소설리스트

〈 52화 〉[하얀(4)] (52/112)



〈 52화 〉[하얀(4)]

던전의 구조는 이전과 다르다.
1,2층과 같이 커다란 통로처럼 이어져 있는곳이 아니라 일종의 거대동굴과 같은 생김새.


정확한 방향을 알  없다면 다음층으로 넘어갈  없을만한 구조.

커다란 크기의 동굴은 천장이 보이지 않을만큼 높았으며, 바닥에는 커다란 호수가 깔려 있기도 했다.


'어떻게된 구조야?' 라면서 미리네나 다른 이들이 생각하려 하더라도 물리적으로는 불가능할만한 구조나 다름 없었는데,

그야 뭐 '던전이니까' 한마디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나타나는마물의 종류도 달라졌고,
 무리의 숫자나, 그 무리의 강함, 흉포성과 공격성, 그리고 지능이 전체적으로 올라갔을 것이다.

던전의 층을 올라가거나 내려간다. 혹은 점점 깊은곳으로 들어간다라고 하는 것은 또 그런것이기에..

"케에엑.."
"키익?"
"케켁!"


3층의 거대한 호수 근처에서 오두막 따위를 지어놓고 저들끼리 대화를 하고 있는 소형 마물들도 더러 보이고 있었을테지.


작은 날뱀들을 길들여서 같이 다니고 있는 녀석들도 종종 있을 정도.

미리네와 그 일행은 그런 곳을 탐험하기 시작했다.
 그대로 던전을, 미궁을, 위험천만한 끝없는 싸움이 기다리고 있는 그 곳을...


...


그렇게 되어

걸린시간 총 5시간 42분.
벌어들인 포인트  800pt 가량.

소유한 총 포인트 1600pt.


얻은 마석은 십수개.
얻은 마물의 잔해를 비롯한 재료등은 수십개가 넘어가는 성적을 거두고,

<검은 공간>

"아이고 죽겠다."
"후우..."
"..."


귀환했다.

싸움의 횟수는 그리 많지 않다.


당장 커다란 동굴은  그대로 너무나도 거대했기에, 그리고 길은 일직선이 아니라 다양한 갈래가 있고, 드문드문 나타나는 것은 커다란 광장이나 다름 없었기에,

적을 찾아 해매는 것에는 다양한 애로사항이 꽃피우고 있었을 것이다.


"감지계가 있으면 좋겟네, 라나의 직감으로는 한계가 있어"

미리네는 푸념섞인 말을 하며 바닥에 드러누워버렸고,
하얀은 이 검은공간이 굉장히 익숙하여 냉장고를 뒤져 간단한 음료와 컵을 꺼내었다.

...

그 후에는
'컵이 부족한데요?' 라는 듯한 표정으로 정수를 보고 있었기에,

"어, 어 응 그래.  컵은싸니까!"


띠링-
['물컵' 15pt]

정수는 15pt짜리 컵을 두개 더 구입해두곤, 테이블에 올려놓아


휴식.

* *  *  *

"감지스킬 같은건 없냐? 던전이 엄청 커져서 뭘 하기가 까다롭잖아. 하루 왠종일 돌아다녔는데 몇번 마주치지도 못했어"

미리네는 6시간 가까이 중노동을 했음에도 생각보다 큰 수확을 거두어 들이지 못한 일에 대해서 불만을 표현했다.

1층과 2층에서였다면 그저 앞으로 걷기만 해도 마물들을 마주치기 쉬웠으나, 3층의 거대한 동굴 부터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주변을 살피지 않으면 안되는 곳이었기에,

육체적 심리적 피로도가 상당할 수 밖에 없는 일.

탐지계, 감지계열의 스킬이 필요하다판단한 것이고,

"라나의 직감에도 한계가 있어, 희망의 마법은 그런 마법 못쓰는거 같고. 맞지?"

"오, 맞아."

지금 보유하고 있는 스킬만으로는 부족하다.
새로운 스킬이 필요한 순간이지만,

"지금은 없어. 파편을 더 모으던가 해야지."

"...흠, 음."


미리네는 팔짱을 끼며 생각을 했다.
던전탐험.


그건 결국 경험을 위해서 였으며, '포인트'라는  다른 자원을 얻기 위한 일.
메인은 결국 마왕의 파편을 모으는것에 있으나,

정직하게 말하면, 이 쪽이 여러모로 이득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포인트로 할 수 있는 일이라 하면, 다양한 음식을 살수도 있었고, 실생활이 필요한 물건들을 구입할 수도 있었다.

그 혜택에 대해서 말하라 한다면 미리네도 몇번인가 '피로회복제'따위로 덕을 본적이 있었을테고, 정수가 입고 다니는 옷이나 여타 다른 생필품들 역시 전부 포인트로 부터 나오는 것을 경험했으리라,


그리고 당장 이 검은공간만 하더라도..

'하얀이는 이곳에서 지내기로 했었지. 그래서 이것저것 생기는 중이고...'

침대. 테이블. 방금 가져다  컵. 냉장고. 음료. 티비. 세탁기

"김치냉장고는 왜 있냐"


"이 동네 필수품 아니야?"

"어. 음,  그래."

김치냉장고랑 전자렌지, 2명분의 세면도구...


"..."


2명분 식기, 2명분의 의자, 2명분의 필기도구...


아무튼 모든 것들이 전부 포인트를 통해 구입한 것.


"에이프라이어는 또 왜?"
"팔길래 사봤어."


"아, 그래."

에어프라이어까지 말이다.

"이상한 물건도 많네"


아무튼 전부 포인트를 통해 구매한 것들이었다.
전부 2인용이라는 것이 조금 느낌이 이상하긴 했지만,

미리네는 다짐했다.

'여러모로 포인트는 중요한거구나'


하얀과 정수를 위해서... 아니  많이 양보해서 그저 하얀만을 위해서라도 포인트라는 것은 필수.


장비를 강화하는것도 개조하는것도 전부 포인트 아니던가?

그러니 미리네는 포인트를 더욱이 벌어들이는것이 좋다고 판단했으며..

"파편"


파편을 모으는데 조금 적극적이 되기로 했다.
이제 남은 파편을 차지하려는 마물들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파편을 가지고 있는 것들은 이미 오래전 이 땅에 와서 파편을 가지고 저 먼 곳 '외부세계' 즉, '잃어버린 땅'으로 사라졌으니..

"그럼 파편에서 쓸만한 스킬이 나와야 한단거지?"

미리네는 그렇게 다짐한 것이다.

"외부세계로 가볼까?"


바깥으로 나가보자고,
여느 헌터와 같이...


"아... 오, 오해할까봐 말해두는건데! 돈을 위해서야! 파편이 많아야! 그 마석... 아니 포인트가 많아야 마석을 얻고! 그래야 돈을 많이 얻을 수 있으니까... 따, 딱히 하얀이를 위해서 하는건 아니니까 말이야!"

"..."
"어...그래."


일행은 곧 외부세계로 향할 준비를 갖추기 시작했다.


* *  *  *


여하튼간에,
아무튼간에,


이번에 고생고생해서 던전 탐험을 해낸 이유를 이야기 하자.

그녀들에겐 쉬운 싸움이었다고 말할 수 있었겠지만, 실제 그 본질을 파고들어가보면, 그녀들은 약 6시간도 되지 않는 시간동안 수십번을 죽을뻔했었다.

보통의 모험가들이라면 죽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싸움을 연달아 했고, 그것이 고스란히 경험이 되고 실력이 되기야 했지만, 마력과 능력에 대한 기력과 자원은 이미 상당히 잃었다는 뜻이다.

그녀들이 살아있을 수 있고, 비교적 멀쩡하게 돌아다닐  있는 이유는 단지 마왕 덕분.


마왕의 존재이며, 시스템의 보조와 마왕의 보조가 함께 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던 일이었을 것이다.


...

다시말해서 약간의 '무리'를  것이다.

 그렇게까지 해서 얻은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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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용 코트'강화를 개시합니다.]
띠링-
['100pt'를 지불하여 '개량형 초보자용 코트'로 강화했습니다.]

['1000pt'  지불하여 '장비 형상변환'스킬을 습득했습니다.]
띠링-
['장비 형상변환' 레벨: 1]

여러 능력.
그리고 하얀의 새로운 장비.

개량된 초보자용 코트는 정수의 바람대로 점차 형태를 바꾸어나가기 시작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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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디자인 변경': 500pt]

시간이 흐르면서 검은색의 코트는 점차 작은 팔찌와 같은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장식은 꽃. 이름모를 꽃의 장식이 달려있는 팔찌.

"이거라면 정체를 감출 수 있겠지."


정체를 감추어주는 코트의 개량형으로 하얀이 하얀임을, 하얀이 마법소녀였음을 감출 수 있게 해주는 것이었다.

어디까지나 하얀의 정체를 알지 못했던 존재에게 밖에 통하지 않는 것이지만...


"이정도면 악마 녀석이 하얀이를 보기라도 하지 않는 이상은 불가능하지."


악마이외, 혹은 하얀의 이전 친구들이 하얀이를 직접 보지 않는 이상은 누구도 알아챌  없게 되었을 것이다.

목적은 이를 위함이다.

 오성 중학교>

A시에 있는 오성중학교.


"넌 이제부터 학교에 간다."
"네?!"


하얀이를 학교에 보내기 위함 말이다.

"네 희망을 위해 필요한건 학교야. 학교."
"아...! 하지만 제 공부는요? 마법공부랑 싸우는 연습은요?"


"네 마법은 그런것 보다 감정을 키우는게 더 효율적이야. 경험은 계속 쌓을거고, 물론 하교후에 말이야!"

"하, 하지만 저는..! 전!"


아직은 반항적이다.
하얀은 싸우고 싶다.


그건 변하지 않는다. 복수하고 싶다. 반드시 이루어야 할 희망임이 분명하다.

어느정도는 마왕인 정수의 말에 따르고 있었지만, 한가로이 학교에 다니라는 말을 들으면 불만스러울  밖에, 다른 이야기들도, 조금씩 취미를 가지라던가, 조금씩 이야기를 하고 타인과 친해지라는 것도 힘겹게 해내고 있는 중이었는데


학교에 가라고?

"친구 100명 만들어라!"


친구를 100명 만들라고?"

"너무 많아요!"

이게 무슨 바보같은 이야기인지,
매번 말하지만 시간이 아깝다. 어느곳에서 마음을 열 수 없을것 같다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하얀은 불만스러웠고,

이번에야 말로 그에게 항의했으나,
매번 그렇듯이 정수는 이야기했다.

"말 들어.  감정을 키워."


감정을 키우고 미래를 그린다. 친구들을 만들고 지킬 사람을 만든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드는 것도 좋으리라, 연애도 나쁘지 않지. 그것은 강한 감정이다.


그야말로 마법소녀다운 희망차고 꿈같은 감정.


"대충 알아들었지?"
"..."

하얀은 이번에도  다시 패배한것마냥 고개숙였고 어쩔 수 없이 정수의 뒤를 쫒았다.


부모님에게 혼나고 있는 딸자식 마냥 말이다.

* * *  *

<오성 중학교>

"이럴수가!"


교장이 소리쳤다.


오성 중학교의 교장. 머리카락은 빠지지 않고 모근이 많은것이 자랑이며 전국 교장협회에서 머리숱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협회장이 된 오성 중학교의 교장 말이다.


그가 소리쳤다.

요즘 세상은 아이들이 귀한 세상인 듯 했다.


어른들이 워낙 많이 죽어나가는 세상이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알아본 바 진짜 이유는 '적성' 때문.

"뭐.. 뭐가?  안돼?!"

보호자 자격으로 적당한 옷과 작전을 준비한 나는 어이없이 반문하고 있었다.

마력은 미리네를 통해 확보했고, '최면'마법따위를 준비해 놓아 입학수속 따위를 쉽게 처리할 작전을 나름대로 세워둔 참이었는데,


처음부터 꼬이고 있는 것이다.


"이 애는 능력자 아닙니까 보호자님!"


"뭐, 그걸 알아요?"


"다, 당연하죠! 능력자는 일반 학교에 입학시킬 수 없어요! 어느 학교에서 어디서 어떻게 오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이고 깜짝 놀랐네 진짜..."

능력자는 일반 학교에 입학할  없다.

"아싸!"


 이야기를 들은 하얀이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지르며 주먹을 불끈   다시 앉긴 했지만, 아무튼 교장은 흐르는 땀을 수건으로 닦으며 어디론가 연락을 취하기 시작했다.


"입학 못한데요 아저씨!"
"쓰읍. 조용히 해봐."


그리곤 속닥거리는 하얀. 보란듯이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마침내 자신이 이겼다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으니, 은근스럽게 얄밉다.

하지만 안돼.
하얀은 입학해줘야 한다.

학교에 다니면서 친구들을 만나고 급식을 먹으면서 학업에 충실하며 면학에 힘쓰는것이 좋다. 미래 어느 직업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을 하도록 해야 하며, 그로 인해 희망을 얻게끔 만들어야 했다.

그 후에 어른이 되고나면 사회적인 지위를 얻고 나를 배후에 둔채로 내 활동이 좀더 용이하게 만드는 역할을 해주어야 해!


'안되는데... 꼭 입학시켜야 하는데..'

그게 아니더라도  많은 이유, 더 많은 필요 가능성이 있었기에, 손톱을 물어뜯는 순간.


"네, 아.. 네, 네네, 아..신원은 잘..네? 상관 없다구요? 아, 네. 알겠습니다."

교정은 어디론가 하던 통화를 마치고는 안도의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어.. 잘 아시죠? 능력은 어린아이들에게 잘 나타난다는거?"
"흠, 뭐 들은 적은 있는데.."


들은적은 있다. 어린아이들은 마력의 영향을 쉽게 받는 덕분이었을까,  파편으로 비롯된 현상의 영향을 받아, 마법이나 마력에 쉽게 눈뜨게 되는 듯 했다.


실제로도 청소년 능력자들이 상당한 숫자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권문제로 청소년들이 능력자로써 활동할 수는 없지만,  숫자는 이미 활동하고 있는 능력자들의 숫자를 가뿐하게 넘어가고 있으며,

기관에서는 그러한 아이들을 모아 전문 학교를 설립하고 능력을 키우고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에 힘쓰고 있는 중이다.

이건 직접 얻어낸 정보.

그러니까 즉.


"아, 능력자 전문 학교로 보낼 생각입니다. 하하, 아이들의 경우 능력이 발현되는게 워낙 갑작스러우니 가끔 모르시는 분들도 있거든요. 그래도 저희 학교측에 마력감지기계가 있어서 참 다행이죠. 하하. 아참, 청소년 능력자는 부모님이 거부하셔도 의무적으로 보내서야 하는거 아시죠?"

하얀은 학교에 간다.


"아싸!"


무심코 일어나 주먹을 불끈 쥐었다가 다시 앉았다.
나의 계획은 변함 없이 진행된다는 뜻.


"너 학교간데 하얀아!"
"크윽...!"


분해하는 하얀,


하얀은 강해지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얻을 것이고...
그리고, 나의 보탬이 되겠지.

아주아주 잘 되어간다.


그리고 아마 능력자 학교라면..

'좋아, 뭔가 더  수 있겠는데..'


알아볼 수 있는 것이 늘어난것 같았다.

시: 오성 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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