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0화 〉[하얀(2)] (50/112)



〈 50화 〉[하얀(2)]

"기적의 마법은 사실 다 거기서 거기야."

기적의 마법이란 감정을 자원삼아 마법을 사용하는 마법.
감정으로 비롯하기에 마력의 크기나 재능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으며 평범하게 낼  있는 힘을 벗어날 수 있으며 다양한 상황에 따라서, 마음먹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마법의 위력이 달라지곤 한다.

감정의 강함에 따라서 말이다.

"믿음, 희망, 꿈, 사랑, 용기. 다 비슷비슷해"

한때 마왕은 자신이 만들어낸  기적의 마법을 다섯가지로 분류하였으나, 사실 생각해보면 하나로 퉁쳐서 '기적의 마법'이라 부르는 만큼 그 성질은 비슷하다.


"미래에 잘 될거라는 믿음, 미래에 대한 희망, 미래에 대한 꿈, 이루어지는 미래인 사랑, 나아가는 미래의 길에 대한 용기."

모든 것은 희망으로 부터 기인한다. 미래에대한 꿈이기도 하며 사랑이라는 강렬한 감정이나 가로막는것에 당당히 맞설수 있는 용기와도 비슷한 편이지. 믿음은 당연하고,


"그러니까 간단해. 그 감정을 키우기 위해서는.."


그러니까 정수.
기적의 마법을 만들어낸 마왕인 그는 그 감정들을 자극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있었으니, 지금 그 하얀 머리칼의 소녀 하얀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미래를 내다 봐야 한다는거지"


조금 난해한 이야기다.
그래도  일은 간단하지.

"희망을 가질때는 '복수에 대한 희망'이 아니라 '복수를 끝마치고 나서 네가 잘 먹고 잘 살거라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미래에 대해 생각할 것.
아주 짧은 내일이나 내일 모래의 미래가 아니라,

당장 눈앞에 두고 있는 복수나 장애물을 쓰러트린다는 개념이 아니라,


'그 후'

뭘 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그러니까 너는 지금부터 희망을 찾는다!"

"희망이요?"


"장래희망! 커서 뭐가 되고 싶은지 진로를 결정하도록 해!"

"네?"

장래희망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장래희망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야 말로, 마법을 쓰고 복수를 해낸 후에 잘먹고 잘사는 것이야 말로 기적마법의 원천.

"그러니까 직업체험을 시작한다."

애초에 마왕은 그를 위해 마법을 만들었다.
용사였던 시절부터 마왕이었을때까지, '마왕을 쓰러트리고  후'를 위해서 '복수를 끝마치고  후' 를 위해서 만들고 연구해왔던 마법이다.


복수에 미치지 않기 위함이었고 사명으로 죽지 않기 위함이기도 했지.

뭐 그건 아무래도 상관 없는 일이다.
 마법은 이미 하얀에게 넘어갔고, 정수는 하얀에게 자신이 창조한 마법의 올바른 사용법과 그 목적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었을 뿐인 일이지.

"장래희망... 이라니, 저한테는.."
"너한테는 복수 말고도 다른 할 일이 많아, 하고 싶은 일이  있겠지. 그런것들을 키우고 만들어나갈 수록, 그 마법은 더 강해질거야."

하얀에게는 얼핏 이해하기 힘든것이었다.


당장, 악마에게 처참한 일들을 당해왔는데 지금 한가로이 장래희망이니 뭘 하고 싶은가 따위를 생각하고나 싶었겠는가?

복수를 위해 모든것을 바쳐도 모자랄 판임을 하얀이라고 해도 알고 있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하얀은 지금도 특별히 할  있는 일이 없었다.

'난 아직  싸울 수 있는데... 더 강해져야 하는데, 그 악마한테 친구들을 되찾아올 생각하는 것도 시간이 없는데...'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그의 뒤를 따라갈 뿐이었지.

유일한 위안거리라면 그의 표정이 굉장히 자신만만했기에,
믿을  밖에 없었다는 것이었다.

 *  * *

정수는 여러가지를 했다.

<행복빌라>


"자, 이번에 볼 직업은 '백수' 라는 거야. 하고싶은건 다 할 수 있지. 직업이 백수라는건 놀고먹어도 돈이 많다는 뜻이라 투자금이 좀 크단다."


"뭐야 시발, 뭔데?"

미리네의 집을 보여주고, 게임에 열중하고 있던 미리네의 모습을 직접 보여주거나,

"아, 안녕하세요."


"아..안녕! 하얀아..어... 여기서 보는건 처음이네!"
"네..."

"나 원래 이렇게 지내는게 아니라... 어, 음..어.. 게임 할래?"

"아뇨."

물론 여기서 하얀은 미리네의 얼굴을 보는것이 화끈거리거나 껄끄럽긴 했지만, 아무튼 그렇게 한번 보여준다던가..


<재력의 집>

"이번에 볼 직업은 '주부'다. 엄연히 직업이야, 꽤 할 일이 많거든... 그리고 이 여자의 경우엔.."
"앗...애가 있으셨던건가요? 그럼..."


"아니, 그보다 네가 신경쓸 필요는 없다."
"앗 네...♡"


평범하게 집안일을 하는 부자영을 보여준다던가,


"이쪽 여자의 남편은 사업가야, 커다란 회사를 운영하면서 그 밑에 많은 부하를 두고 있지, 마치 나처럼."
"..."


뭐 여러가지.

"그 다음에 볼건 학생인데, 네 신분도 직업도 학생이라고 쳐도 돼"
"..."


학교에 다니는 재력이나, 라나를 보여주기도 했고,
요리를 하는 요리사, 영양사, 급식지도사 등. 다양한취미에 입각한 직업을 보여주기도 했다.

"요즘엔 '헌터'라는 직업도 있는 모양이지만 말이야."

헌터라고 해서 직접 바깥, 즉 외부세계로 나가 인류를 위해 힘쓰며 생명수당은 커녕 자기가 직접 구한 물건을 팔아 겨우 근근히 먹고살곤 하는 프리랜서인 직업을 소개하기도 했다.


아무튼 그렇게 한바퀴 도는 동안,
하얀은 점점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대로 알수가 없었다.


'다들 행복해보여'


사람들은 바삐 움직였다. 도심을 스쳐지나가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 저마다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는 중.

한때 하얀 역시 그런 행복을 쥐었다고 생각했었지만, 그 모든것을 빼앗기고 나서, 복수와 힘을 위해서 싸우고있게된 처지.


'부모님들은..'


부모님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도시는..'


하얀과 그 친구들이 지키던 도시는 어떻게 되었을까,

행복하게 지내고 있을까, 그 모든것들을 악마가 빼앗아간것이 아닐까,
그곳을 돌아다니면 돌아다닐 수록, 자신의 희망을 찾아주겠다며 정수가 자신을 이끌고 다니면 다닐 수록..

'원망스러워'

복수에 대한 열의는 점차 커져가기만 했다.
그리고 그 때쯤이다.

그렇게 정수는 하루종일 하얀을 데리고 다녔다.

"흠.."


그 역시 하얀의 문제를 깨달아가고 있는 중.
뭐, 별건 아니다
금방 해결   있는 일이라 여기는 중이었다.


그러니까 하얀은 뭘 좋아하는가?
어디에 관심을 가졌는가?

사람의 무의식은 생각과 같지 않은 법이지 않은가?
무의식적으로 하얀이 관심을 가지게 된 곳.


"학교? 학생?"

학교. 학생
늘 그렇듯이 그런 장소.

교복을 입고 하하호호 웃음을 지으며 같이 등교하고, 하교하고, 하교하는 길 다른길로 좀 새어보기도 하고, 학원에 다니거나 숙제 이야기를 하거나 선생님이나, 다른 친구들...


"우윽..."


하얀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있는 곳이며 결코 잊을 수 없는 곳.
정수는 그것을 알아보았다.

그도그럴것이 시험삼아 한마디 내뱉은 말에 즉각 반응을 보이지 않는가?


하얀은 무의식에 눈물을 흘렸다.
그것을 의식한 후에는 울컥 서러워졌다.


그리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자신의 바람을 자각하기 시작했다.


하얀은 울기 시작하느라 제대로 말하지 못했으니, 여기선 정수가 대신 말해주기로 했다. 하얀이 원하는것, 그녀의 장래희망.

"다시한번 친구들과 학교에 다니고 싶다. 겠군. 어려운건 아니야!"

다시 친구들과 일상을 즐기고 싶다.

"친구들이 어느 상급학교에 가고 싶은지 모르니까 일단 평범한 공부를 통해 성적부터 끌어올려야 하겠구나! 내신은 그렇다 치고, 대학까지 고려하려면 지금부터 꾸준히 공부해서 모의고사라도 보는게 좋겠군!!"

하얀의 희망을 위해 시작되는 일이다.

* * *  *


잠시 후,

<행복빌라>


"학교에 보낼 생각이다."
"뭐? 하얀이를? 악마가 뭐하는 놈인지도 모르고 하얀을 노리고 있을 수도있다고 했으니까 검은공간에서 지내게 하는거 아니었어?"

미리네는 정수의 말에 의문을 표했다.


"아니, 검은공간에서 지내게 할거긴 할거야. 그곳은이제 하얀의 집이니까!"
"... 그래 그래서 악마가 노릴 수도 있는건? 하얀이의 정체를.."

"정체는 당연히 숨긴다."
"그 코트같은걸로?"

얼핏 생각하기에 불안한 부분이 많이 있지 않은가?
하얀이  하얀 마법소녀이자 c시에서 활동했던 마법소녀이며 악마에게 영혼이 빼앗겼어야  존재라는 것을 악마에게 들키지 말아야 하고,


때문에 정체를 숨겨야 하며,


향후 들키는 일이 없어야 한다.


힘의 원천인 희망을 채우기 위해서 학교에 가기도 해야했지,
그리고 잘 먹고 잘 살기도 해야 한다.


할 일은 많다.
조치해야 할것도 많고, 당장 해결 할 수 없는 일도 제법 있었다.

하지만 말해보길.

"강화나 좀 해야겠지."
"엉?"


"전에 말했잖아. 마석으로   있는건 생각보다 더 많다고"
"...?? 아직도 난  모르겠는데"

"내가 못하는 마법은 없거든."

그의 별칭은 마법의 왕.
모든 마법을 통달한 마력이자 마법의 제왕.
악마들에게조차 인정받아 '마(魔)'의 칭호를 얻은 마왕 '마(魔)카론'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건.

"뭐..흠흠, 하얀이를 위해서니까 어쩔 수 없지. 결국 걔한테 평범한 삶을 이어갈 수 있게 해준다는거잖아?"

미리네,
미리네는 수줍은 듯이 기침했다.


갑작스럽게 자신의 집에 쳐들어와있는 정수야 이미 익숙하니까 그렇다 치고,
이제는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될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헛기침을 하는  시선을 흘끔거리고는 준비를 갖추었다.

"뭐..그걸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지. 그, 뭐냐. 어... 오, 오늘은 양옆방에  나갔으니까... 그, 이거 쓰면.."

"큰 사이즈로 사놨네"


"저, 저번에는 안전일이라서 괜찮긴 했는데! 너, 중간에 안끼고 했었잖아!"

"네 준비성에 칭찬해주마 미리네! 먹고싶은게 있으면 저녁에 해주도록 하지!"

"됐어 시발아! 좀! 그, 그래서 할거야 말거야!?"

"마력이 필요하니까 해야지!"


"그렇지! 마, 마력이 필요하니까! 그, 별로 원한건 아니다! 내가 그냥 어?! 알지!? 씻고올테니까 기다려!"

"그래!!"


쿵!
한바탕 소리를 빽빽 지른 후에,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소리나게 닫고는 풀썩-
새빨갛게 달아오르고 있는 자신의 귀를 붙잡아 주저앉는것이 미리네.


'진정해! 진정하자 미리네! 아무것도 아닌! 사무적인 일!!! 작업! 돈들어오는! 그런거!'

미리네는 자기 최면을 시작했다.


* * * *

한참 후,

행위에 대해서 아주 약간 더 솔직해진 미리네는 그렇다 치고,
마력을 얻은 정수는 곧바로 행동을 개시했다.

"우선 해야 할건.."


알몸으로, 지칠대로 지쳐서 이불위에 널부러져 있는 미리네의 귀여운 엉덩이를 흘끔 보면서... 시스템을 조작하기 시작했다.


띠링-
['초보자용 코트'를 강화합니다.]
[필요재료: 마석(최하급)x 5개]


마력과 모아둔 마석을 사용해야 하고,

"흠... 강화 방향은..."


띠링-
['초보자용 코트' 강화를 개시합니다.]
띠링-
['중급자용 코트' 혹은 '개량형 초보자용 코트'로 강화 가능합니다.]


"개량형은 어떤거지?"

띠링-
[인식저해 능력을 상승시키는 대신, 방어능력을 상실합니다.]


일상생활에 쓸테니까 방어능력은 없어도 된다.

"좋네, 디자인 같은건 바꿀 수 없을까?"


띠링-
['장비 디자인 변경': 500pt]
[추가로 시스템 스킬 '장비 형상변환', '장비 염색'  필요합니다.]

"염병...이건 또.."


띠링-
['장비 형상변환' 레벨: 1]
[장비의 형상을 변환할 수 있습니다. 천옷만 가능합니다.]
[필요 포인트: 1000pt]

띠링-
['장비 염색' 레벨: 1]
[장비를 염색할 수 있게 됩니다. 특정 포인트에만 가능합니다.]
[필요 포인트: 1000pt]

"포인트 엄청나게 들어가는군. 시스템 스킬인데도 시스템을 통해 배울 수있는거였나... 그럼 횟수를 늘리는건... 아니 그건 나중에 생각해보고..."

찾은 두가지 스킬의 레벨을 올리는것도 포인트를 통해서만 올릴  있는 것으로, 시스템 스킬중에서 시스템 레벨이 올라야 그 기능레벨을 올릴 수 있는것과 별개의 스킬 취급되는 것으로 나뉘었다는 것을 알아내곤,

정수는 심호흡을 했다.

띠링-
[현재 포인트: 629pt]


포인트는 턱없이 부족하지 않은가?

"하지만 이건 필수스킬인데, 흠..."

필수스킬일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정수는 그것을 필수라고 여겼고, 하얀때문이 아니더라도 확보해 놓아야 함을 다짐하는 중이었다.


그걸 위해 필요한건 당연히 던전 탐험이지만,
여기서부터는 하얀 혼자서 벌기에는 제법 많은 시간이 필요했으므로..

"미리네, 정신좀 차려봐"


찰싹-
정수는 가볍게 미리네의 엉덩이를 툭툭 쳤다.


"으...읏? 엇♡ 뭐, 뭐야.. 으.."


"던전가서 포인트도 많이 벌어와."

"시발."


정신차린 미리네는 배개를 감싸얼굴에 묻으며 욕을 내뱉었다.
이유는... 뭐, 여러가지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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