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7화 〉[미리네2 (5)] (47/112)



〈 47화 〉[미리네2 (5)]

띠링-
['시스템 스킬'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띠링-
[새로운 스킬을 습득했습니다.]
['범위 회복' 4/4]

띠링-
[모든 시스템 스킬의 최대 횟수와 회복속도가 상승합니다.]
['강제 귀환' 2/8]
['회복' 4/7]
['정화' 5/5]

정수는 눈앞에 있는 화면을 바라보았다.

시스템 스킬 레벨이 올라가 있는 모습을 보았다.

정수.
최근엔 분명 마물과 싸운적도 없고 파편을 흡수하지도 못했을텐데도, 미리네를 집까지 바래다 준 후에 갑작스럽게 시스템 스킬의 레벨이 올라간 것이다.

그로써 가질 수 있게 된 스킬은 총 4개.
가지고 있는 스킬의 횟수도 올라갔다.

자유롭게 펑펑   있는 정도는 아니겠지만, 여유를 가질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왜 갑자기 올랐지?"


하지만 여전히 올라간 이유에 대해서는 알  없었다.


의문점.
단서랄 것이 극단적으로 적으니 오히려 그 이유를 알기가 어려운 것.

정수가 굳이 머리를 쥐어짜 생각해보면 미리네와 관계를 가진 후에 올라간 것이 확실하지만, 이전에는 라나가 파편을 회수해 왔을때 올랐고, 또 다른때에는 그저 그냥 갑작스럽게 올라가기도 했었으니,


공통점은 없다고 생각할 수 밖에.

혹여 작정하고 시스템 레벨을 올릴 수 있었다면, 굳이 그가 마력을 얻으려  필요도 없게 되었을 텐데...

라고 생각하면서,





"좀  허리를 써야지 자영."


"읏...응앗♡ 하아...네엣..읏.."

부부 침실에 침범해있다.

자영은 정수의 위에 올라타 있다.
요염하게 허리를 흔들면서, 제 주인에게 아양을 떨듯이 최선을 다해 미소지어보이면서 열심히 허리를 움직여 쾌락을 추구하고 있는 중이다.


언제부터 이렇게 되어버렸는지는 말할 수 없다.
정말 언제부터인지. 자영은 서서히 정수에게 빠져들어갔기에,

빠져들어갔다고 하는 것도 애매했던 것이 그녀는 정수라는 사람이 이질적이고 기묘한, 평범한 능력자도아닌 또 다른 무언가임을 어렴풋이 알아채고 있었고,


그런 그에게 저항할  없고 반항해서도 안되며 그가 노린것은 결국 그의 손에 들어가리란 것을 깨닫고 있었기에 일어난 일이었다.

충성, 혹은 복종. 굴종하여 자영은 그 어린 소년에게 고개를 조아리면서도, 자신의 몸과 마음으로써 그를 위로 할  있다면...

아,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을께 뻔하지.


복종함으로써 자신의 일탈을 합리화 했고,
그로써 쾌락을 추구할  있게 되었다.
복종하고 굴종할때마다 모든 일이 잘 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으며, 실제로 정수가 쥐고 있는 자영과 재력, 그리고 재산의 약점들은 퍼져나가지도 않았고 안전하게 지켜지고 있었으니..

'역시 복종해야 해. 말을 잘 들어야 해!'

자영에게, 상식을 벗어난 일에 대해서 받아들이는 것은 결국 이러한 일 뿐이었다.

그래서 자영은 열심히 허리를 흔들었다.

"기, 기분 좋으신... 가욧..? 읏♡"

"뭐, 그럭저럭 괜찮네"

"하아... 다, 다행이다앗...♡ 앗♡ 앙♡"

겸사겸사 즐거움도 느끼면서 말이다.


그러던 중에 일어난 일이다.
정수는 자영의 봉사를 받으며 한가로이 화면을 확인하고 있었는데,


매일같이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던 미리네와 라나, 그리고 하얀의 화면을 띄워놓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그러고 보니까 재력이는 외출했던가?"

"응♡ 읏♡ 네, 넷..."

재력과, 재력이 모은 아이들과 미리네가 싸우고 있는 그 모습을.

"자영"

"앗...앙! 하으앙♡♡


"네 아들이 사고친 모양이다."

"하앙♡ 앙! 앗... 앗...?"

흐름은 당연히 그렇게 되었다.


 *  * *



짜악-!


연달아 들린 것은 그런 소리다.

짜악-! 짜악-!
뺨을 후려치는 소리.

다른 누구도 아닌 재력의 뺨이 후려갈겨 맞고 있는 소리.

"어?"

재력은 의문을 띄우며 무언가 말하기도 전에 몇번이나 뺨을 맞아 빨갛게 부어오른 자신의 뺨을 어루만지고 있었는데,

몇차례의 구타가 끝난 후에 재력이 고개를 들어올리면 그곳엔 빨갛게 달아오른 손을 가지고 있는 자영이 서 있었다.

씩씩 거리면서 가쁜 숨을 몰아내쉬고 있었고, 화난듯 인상을 쓰고 있는 그런 그녀.
아름다운 어머니이자 자상한 어머니였던 자영.


재력에게  한번 손찌검 한적도 없는 그런 어머니가...

"대체 왜 이러는거니 너는!!"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명백히 재력에게 화가 난 듯. 재력을 쏘아보며, 재력에게 소리지르면서...


그렇게 재력을 쏘아붙이고 있다.

"뭐가 불만인거니!? 말만 잘 들으면 되는거잖아! 말만!"

"아...어, 엄마?"

"정수님에게 대들지 말라고 몇번 말했지!?  말을 안들어 대체 왜!"

"아...어..하, 아...아니..."

재력은 대답할 수 없었다.
뭔가 말해야 하는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재력이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도 갑작스럽고 충격스러운 일.
마치 사람이 바뀌어버린 것같아. 최면술이나 세뇌라도 당한 것처럼. 언제나 자상했던 어머니가 한순간에 돌변해버린 모습을 눈앞에 두고 있으니까..

...


아니 사실 한순간도 아니다.
점차 정수에게 저항이 약해져가는 어머니를 재력은 알고 있다.
정수에게 범해지는 것을 싫어한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즐기고 있었던 것을 알고 있다. 그의 말에 복종하는 것이 일상이 된 것도..

"정수님이 앉으라고 하면 앉아! 일어서라고 하면 일어서고! 그게 그렇게 어렵니!? 뭐가 불만이라 그런거니 대체, 그분은...! 그 사람은 달라! 좀더...!"

"엄마.. 저, 저녀석은.."

그리고 아까부터 '정수님'이라 그를 높여부르는 것도..

재력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부정하고 싶을 뿐이었지.


어머니라면 항상 자신의 편일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을 뿐.
이렇게 하고 있으면 어머니는 도와주진 못해도 뒤에서 응원을 해주거나, 믿고 기다려줄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자영은 그렇게 재력에게 한참 소리지른 후.

"말도  안듣는 아들은... 하 됐어, 들어가면 혼날줄 알아."

그렇게 작게 속삭이듯 재력에게 말한 후에,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곧바로 달려가 꾸벅 고개를 숙이고 말았지.

그것이야 말로 어머니의 등임을 재력은 알런지 모를런지.


"죄송합니다. 제가 교육을 잘못 시켰어요."


"맞아! 잘못시키긴 했지!"

자영. 재력의 어머니로써 재력의 잘못을 대신 사과 하려 고개를 푹 숙인다.
미리네에게도 정수에게도...


그리고는 무릎을 꿇었다.

"버... 벌을 내리신다면 바, 받을께요."


조아려 잘못을 빈다.

"응! 벌은 내려야지!"

그리고 정수는 그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 넘기면서, 흘끔 재력을 보는데,
재력은 멍하니  모습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부모님이 보이는 그 굴욕적인 모습.
몇번인가 기억에 나고 있었다.

재력.
그 과거를 떠올려 볼때. 자신이 괴롭혀왔던 아이들의 부모님이 오히려 자신에게 찾아와서 무릎꿇고 빌고 있던 그 모습을...

피해자는 잘못한것이 하나도 없는데, 그 보호자들이 대신 나서서 무릎을 꿇고 조아려 빌면서 제발 아들을 용서해달라 말하는 그 모습. 그리고  모습을 낄낄대며 보고 있는 재력과, 그 뒤에서 비참하게  있던 피해자들의 모습.


떠올려보면..

조금은 달랐지만..


"아."


재력은 아무것도  수 없었다.


"그런데..."

정수는 망설임이 없었다.
타인의 위에서고 지배하고 복종시키는것이 아주 당연한, 지극히 정상적인 존재인것 마냥, 조아린 자영의 머리를 살짝 발로 밟아 누르면서..

"벌이랍시고, 네가 기대하는건 아니고?"

움찔- 움찔-
정수의 말 한마디에 몸을 움찔대어 기분좋은 듯한 숨을 토해내기 시작한 자영을 보며 씨익 웃는다.

그에겐 그게 당연한 반응이었던 모양이다.

"좋아, 재력이의 훈육은 네게 맡길께."

"...앗..네."

"잘하면 포상도   있고"

"네! 제가 잘 해보일께요!"

자영은 그렇게 다시한번 복종함을 밝히고 재력을 노려보았다. 재력의 온몸에 소름이 돋아올랐다.


이제부터 대체 무슨 일이 생길 것인지에 대한 아주 약간의 상상도 되지 않았으니..


"엄마..."

그저 멍하니 자영을 부르는 것밖에 할 수 없었던 재력이다.

* *  * *

한편 그동안.


라나는 조용히 찌른 청년을 바라보고 있었다.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모습을 바라본다.


"하하, 마물과는 또 다르네"


죽음어가는 모습.
끄윽 끄윽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서서히 죽어가는 그런 모습.
가슴팍에 칼이 박혔으니 목소리야 나오지 않는게 당연하고, 숨조차 들이마실  없어 고통스러워 하는 중이다.

조금 후벼줄까 하면 즉각적으로 손과 발을 바둥거리며 벗어나려고 하는 듯한 모습까지 있으니, 라나는 키득거리며 웃었다.


"죽어가고 있어, 죽으면 뭘 줄까? 마왕님께 도움이 되는 돌맹이같은걸 떨굴까요 이런애들도?"


"... 야 라나, 그만해."


"언니, 언니 위험했어요. 이 녀석들 이상한 도구를 쓰니까 아무리 저희라고 하더라도 잘못하면 큰일  뻔했다구요."

"알았으니까. 그만 해 라나."

"..."


차갑게 내려다 본다.
미리네와는 웃으며 대화했지만, 라나가 아래를 내려다 보면 금방 핏기가신 표정으로 돌아와 주변에 있던 양아치들을 둘러보았다.

"몇  상대해봤어요."

라나에게는 경험이 있다. 이전날 자신의 학교 주변에 모이는 몇명의 양아치들을 상대해본 경험. 일주일에 한번씩. 학교의 정화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정수를 위해서, 학교내의 쓰레기 같은 것을 청소하기로  일 말이다.

떠올리면 우스운 이야기다.


"이 애들은 당하지않으면 몰라요. 애초에 난 당할리가 없으니까, 당해도 금방 복수할 수 있으니까. 라는 생각이 깔려있으니까 이런 일들을 하는 거라구요."

"아무리 그래도..."

"당할 수도 있다. 당한 순간 복수는 할  없다. 라는걸 심어줘야 해. 마왕님은 죽이지 말라고 하셨으니까, 팔이나 다리중 하나 정돈 불구로 만들면 되요. 그럼 복수 못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중이에요."

라나도 여러 방법을 생각해보았다.
팔이나 다리 하나를 잘라내어 물리적인 행동의 반경을 줄여버리는 것. 다음에 또 같은 일이 생길경우 똑같이 팔 하나를 잘라낼 거라는 경고와 같은 일들 말이다.

"..."

미리네는 침묵했다.


라나의 말에 특별히 반박할 수 있는 말이 떠오르진 않았다. 아니 사실은 반박하고 싶지도 않았을테지, 저들은 미리네를 범하려 했던 녀석들이었다. 그 뿐인가? 가족이나 친구까지 건들겠다고..

그런 말을 하면서 낄낄대고 있었으니, 미리네야 화났지. 당하는 모습을 보고는 싶었지.


하지만 막상 눈앞에 두면..

역시 좀 무서운 일이다.


"다른 방법은 없어?"

미리네는 일단 물어보았다.
좀더 온건한 방법이 있길 바라면서,

"음... 그럼 눈을 멀게 할까요? 옛날이야기처럼 그 가족들도 눈먼 자식을 돌보기 위해 기력을 쓰고 복수할 생각도 못하도록?"


아님 말고,
 후에 미리네는 다시금 흘끔 라나쪽을 바라보았는데,


거기엔 라나에게 찔린 이들과 찔릴 이들이 모여 벌벌 떨고 도망칠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모처럼 얻은 도구를  생각을 하는 이들도 없었기에 미리네는 고개를 돌렸다.

"이 새낀 또 어디갔어."


정수를 찾으려 했으나,
그사이에 어딜갔는지 없어져 있었기에..

"그럼 다음엔 누굴..."


라나가 자신의 검을 바로잡아 다른 청년들에게 한걸음씩 다가가며 팔을 자르건 다리를 자르건 눈을 멀게하건 여러 방법을 생각해보는 와중에 미리네가 그녀를 말리니

양아치들은 이제 자신들이 범하려 했던 미리네를 구원의 여신이라도 보는양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본다.


그 시선을 느끼면서, 삐질 땀을 흘리며

"그, 뭐냐... 라나 우리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보자."


"신중하게..."


막는다.
양아치들의 기대치가 점점 커져가기 시작했다.

'어쩌면 살아나갈 수 있을지도 몰라'
'어쩌면 저 사람이 우리들을 도와줘서 아무일 없이 벗어날 수도 있어'
'그냥 재수없어서 일어난 일이라고 치부할 수 있게 될지도 몰라!'

그런 기대 말이다.
그리고 미리네는 연이어 이야기를 꺼냈다.

"그, 그렇지! 이 애들도 써먹을곳이 있을거야! 그렇지?"


"... 그렇긴 하겠죠? 팔이나 다리를 자르면 쓰지 못할지도 모르고... 아, 그러고 보니 저는 옷을 입어서 괜찮지만, 언니는 맨몸이었네요.  문제도..."

"아..! 그, 그렇네... 아 씨. 왜자꾸 이런 실수를..."

"그럼 더더욱 그냥 보내면 안될지도. 눈을 멀게 한 다음에 도망치는게.."

양아치들의 안색이 다시 파랗게 질렸다.
미리네를 향한 눈빛은 반대로 더욱 강해졌지만, 미리네는 다시금 심호흡을 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 그럼.. 그래! 그럼 그... 노예... 그런 마법같은거 있지 않을까?  녀석이라면 있겠지"


"... 마왕님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네요. 하지만 그런데에 사용할 마력 여유가 있으실진 모르겠어요."

복종의 손아귀 라는 스킬이 있다는 것까진 떠올렸지만, 그것도 결국 더 깊이 생각해보면 실패. 쓰기 좋지 않다.

"그럼..."

그렇게 열심히 고민하고 있는 미리네.
그리고 라나는 한동안 고민하다가...


"아참, 그러고 보니 마왕님이 외부세계를 탐험할 준비를 하셨는데."


"응?"

"그 실험용으로 쓸 수도 있겠네요!"


묘한 제안.
양아치들은  이야기를 듣는 즉시. 그러니까 정확히는 '외부세계' 라는 단어를 듣는 즉시 새파랗게 질려 미리네를 향해.
자신들의 구원자를 향해 열심히 눈빛을 보내었지만..

"그거 좋네!"

소용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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