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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화 〉[7. 미리네2] (43/112)



〈 43화 〉[7. 미리네2]

"요녀석!"

"야...야 이 시발!"

우당탕-! 거리는 그 경쾌한 소리와 함께 미리네가 의자에서 떨어졌다.
떨어지는 와중 머리를 쌔게 찧었고 허리가 어긋날만한 자세로 넘어져서는 한참을 바둥대긴 했지만,

마력을 품은 나의 하수인인 이상 그런것에 다칠리는 없어 안심이다.

하반신은 반쯤 벗어내린 채로 어정쩡하게 버둥거리고 있는  모습은 한참 행위에 몰두하던 탓에 번들번들 윤기가 나고 있었고, 상의 역시 반쯤 뒤집혀 있어서 그 앙증맞은 가슴이 드러나고 있었는데..

"시발! 시발!!"

미리네는 할 말이 없을때 욕을 하듯이 그렇게 욕을 하며,
서둘러 자세를 정돈했다.

얼굴은 새빨갛게 변했고, 귀는 만지면 뜨겁다.

"뭐...! 어..어딜 만져 시발놈아!!!"

그리고 신속하게 거리를 벌리는 그녀의 모습에서는 어딘지 모르게 불편한 기색이 넘치고 있었고, 풍성한 머리카락은 귀신마냥 산발이 되어 그것을 정돈하지도 못하고는 구석에 밀어붙여진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띠링-
[이름: 최 미리네]
[상태: 욕구불만]

욕구불만의 상태.
이 최근 상대해 주지 않았던 것이 문제일까..


아니 상대해주지 않았다기 보다는 미리네가 거절하거나 거리를 벌리는 묘한 느낌이 있긴 했지.

그래도 부자영을 내 손에 넣고 나서는 그녀에게서 당장 사용할 정도인 극소량의 마력을 얻어가며 사용했기에 특별히 미리네에게 마력을 추출할 생각을 하진 않았다.


무엇보다. 그 편이 더 좋다.
미리네는 하수인이고 항상 언제든지 싸울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하니까.
약간의 마력손실이나 체력적 손실을 줄일 수 있을만큼 줄이는게 좋은거 아니겠는가.. 하지만 이거라면 이야기가 좀 다르지.

"미리네!"


"뭐! 이 개새끼 진짜 베려라는게 없네 시발..! 좀! 들어오지좀 말라고 좀! 사생활이 필요하다고오!!"

"아니, 지금  사생활이 문제가 아니야! 어차피 네가 매일매일 자위를 하다가도 최근 몇주동안 필사적인 의지로 참았다던가 하는 그런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매일 안했어!"

"뭐! 방안에선 안했겠지만, 나의 하수인이 된 이후 초반엔 불안불안해 하면서도 화장실에서 샤워한다는 핑계로 많이 하고 그랬잖아. 하지만 그건 별로 신경쓸 문제가 아니야."


"시발아!"

그래, 이 점은 미리네에 좋지 않다. 위험한 이유는 하나.


"몽마가 오니까 조심해야지!"


'몽마'

꿈을 먹고 산다고 알려져 있는 마물의 일종이지만, 실제로는 그러한 마물에게 당했던 인간과 마물의 피가 섞여 있는 '마족'의 후손의  갈래.


이들은 대부분이 욕망에 쉽게 취하여 마물성향에 가까운 존재가 되어버리곤 하는데,


그런 이들이 주로 노리는 것은 인간의 욕망이다. 그것도 성적인 욕망.


 옛날, 남자들만 살고 있던 제법 큰 섬 마을 하나가 단 한명의 몽마로인해 싸그리 전멸하여 마의 군대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한 일화. 그 남자들만있던 마을은 상당한 전투능력을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쉽게 무너진 것이다.


"그정도로 무서운 녀석들이라고."

"..."

내가 마왕일때는 이러한 몽마를 경계하여 부하들에겐 쌓이는 성욕이 있으면 가급적 빠르게 풀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었다.


... 그리고  하나...

"사천왕중에도 몽마가 있었어."


"뭐...뭐?"

"악마 녀석이 이곳에 있다는건 다른 사천왕이 이곳에있을 가능성도 높다는건데, 성욕이 쌓이면 즉시 내게 말해 풀어야 해."

"뭐래는거야 미친..."

"그 몽마 녀석... 몽마주제에 쓸데없이 전투력이 높고 연금이나 약물에 도가 튼 녀석이니까... 상당히 번거로운 녀석이야. 마주치지 않는게 상책이지. 지금 너희로는 죽어도 못이기니까.."


미리네, 내가 해주고 있는 이야기에 겁이라도 먹은 듯이 슬금슬금 뒤로 물러서고 있었고, 입고 있던 옷을 마저 챙겨입고는 숨을 고르고 있다.

뭐하러  옷을 입은걸까,
 이야기가 너무나도 두려워 잠시 이성적인 생각을 하지 못한걸까.

"그러니까 벗어야지! 지금 당장 네 성욕을 해소한다!"

"시, 시발...! 오, 오지마! 오지말라고 말했어...! 지금은... 지, 지금은 아니라고! 조, 좀더 준비를 하고 시발아!"

한참 후,

"이미 몽마에게 당했나? 성욕을 해소하는 정상적인 방법을 잊은거야? 노출이나 비정상적인 성벽이 아니고서는 흥분할 수가 없을거 같아? 증상을 정확히 말해 미리네! 가급적이면 협조해줄테니까!"


"아, 아니라고! 이, 이제 그만 좀 떨어져!"

해결하지는 못했다.

미리네, 한참을 바둥거리며 내게서 벗어나려고 했는데, 이미 어느정도 마력을 쌓고 강해진 덕분이었을까, 더이상은 체격으로 밀어붙일 수 없는 상태.

내가 소량의 마력을 머금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미리네는 상당한 저항력으로 나에게서 거리를 벌렸다.

"후우...후우..."


그리고 그렇게 진정되어가고 있을 즈음이다.


미리네는 자신의 몸에 대해  개운치 못한 느낌을 유지한 채로 가쁘게 숨을 몰아내쉬고 있었는데,


그런 미리네를 괜히 자극하지 않기 위해 뒷걸음질 치자 미리네는 조금씩 진정한 듯.


"지, 지금은 아니야."


"그거 위험한거야. 악마 컨피던스가 있으면 다른 놈들이 있을 가능성도 높은거고, 그놈들 전부 나를 노리고 있을게 분명한데, 나의 마력을 가지고 있는 너의 욕구불만 상태가 지속되면...! 그 몽마녀석이 너를 찾아올거야! 지금 못이긴다니까!?"


"... 그... 아... 씨이발 진짜아...!"


아닌가,
자신의 얼굴을 감싸며 있는 힘껏 소리를 지른 후에...

"오분...아니, 시, 십분 기다려... 여, 여기는 진짜 아니야."


"... 좋아."


제안을 해온다.

"마, 마력이 필요하니까? 그렇지? 그래야 네가 마법쓸  있으니까 그런거지? 그리고 모, 몽마인가 뭔가 하는 그거시기 같은거 그렇지? 그거 때문이야. 그거 때문이라고 맞지?"

미리네의 마력이 좋고 오래가긴 하지만 다른 곳에서 구할  있긴 하고, 한때 내 사천왕이었던 몽마의 위협이 있으니까 타당하긴 하다.


타당할 순 있지.

"꼭 그거때문 아니라도 괜찮은데."

"꼭 그거때문이야."

미리네는 힘겹게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나가서 기다려."

"왜"


"기, 기다리라고 좀!"


* * *  *

"젠장."


뚱한 표정.
그리고 왠지모르게 화사한 옷차림.


멍하니 바닥을 내려보다가 이내 못참겠는지 욕지꺼리를 내뱉고 있는 것이 바로 저기있는 미리네다.

성인이라기에는 작은 체구를 하고 있었으며, 꼬물거리는 모습이 귀여운 편.
머리칼은 반곱슬인지 풍성스러워 머리칼을 끌어모으면 얼굴을 다 가리고도 남을 정도다. 다만 꾸미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머리에는 아무런 장식도 없다.


작은 체구만큼이나 갸날픈 팔이나 다리. 그리고 조금 안타까운 눈동자를 가지고 있으며,

한 숨을 내쉬고 있는 작은 입술이나,
한번 말했듯이 오늘따라 차려입은 듯한 옷.

어울릴만한 원피스와 가벼운 외투를 입고서는 쭈뼛거리며 저기에 서 있다.

"야, 따라와."

그리고 퉁명스럽게 말하는 것이 어딘지 어색했는데,
그런 미리네를 영문도 모르고 쫒아가고 있는것이  여기에 있는 나다.


 하겠다고 저렇게 차려입은건지.

평소에 입던 츄리닝이나 속옷같은 바지가 아니게 되다보니 보는 사람도 조금은 어색했는데,  손에는 검은봉투를 하나 그 가는팔목에 걸어 가고 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가.


"모텔?"

"집에선, 하지 마."


미리네, 새빨간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담담한 표정을 지어 어느 낡은 모텔을 가르키며 그렇게 말했으니.

"아, 섹스하는 곳이군."

"야이 개..! 시발... 빠, 빨리 들어가기나 해!"


모텔로 향했다.

지불은 미리네가 했다.
아무리 나라고 하더라도, 아무리 이 세계에 대한 지식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런것까지 알수는 없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생각보다 신선한 장소다.


"여관이잖아."

여관인데, 여관이 아닌듯 느낌. 그야 이 세계는 대부분이 도심거리에 모여살고 있고, 여행을 하는 이들은 극소수였을테니, 지나다니는 손님을 위한 여관이 많이 있을리는 없었을테다.


그런 와중에도 도심 곳곳에 숨어있거나 드러나있는 호텔과 모텔따위의 장소는 수상쩍게도 여행객을 위한 장소로만 사용되는것이 아닌...

"섹스를 위한 장소라, 제법... 흠, 좀 그렇군."


다른 여러 용도로 사용하는 모양이었다.


바로 근처에 사는 미리네 역시 그 행위를 위해 이곳에 찾아왔으니,
어떤의미로는 타인에 대한 배려라던가, 또 다른 의미로는 부끄러움을 조금이나마 감추기 위한? 분위기를 위한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보고 있다.

'모텔에 온다는거 자체가 좀 그런거 아닌가?'


... 조금 다르게 생각하면 '이제부터 우린 섹스를 할거야' 라고 주장하는 느낌이라 좀더. 흥분된다고 해야할까, 묘한 느낌이 들지만 아무튼 상관 없지.

...


열쇠는 카드 키. 안내받은 방으로 이동해서 들어가, 카드를 끼우면 끝.


안에 있는 인테리어는 그럭저럭이고, 적당한 크기의 침대가 있다. 방이 넓은편은 아니라 '생활'을 위한 곳이라기에는 부적절 한곳이었고..

"... 켁."


미리네가 당황한 곳을 한번 살펴보면 성인용임을   있게 하는 여러 매체들이 줄지어서 늘어서 있었다.

"그럼 미리네."


그런 상태가되면 나는 미리네의 이름을 불렀다.


이제 슬슬 준비되었겠지.
미리네와 할 시간이다.

한두번 한것도 아니니까 이제는 익숙해졌을 미리네는 이번엔 저항이나 욕을 한마디 하지도 않고 조용히 몸을 비비적대고 있었을 뿐.

어떻게 해야 할지,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듯 입술을 달짝거리면서 연신 내 눈치를 보고 있을 뿐이다.

그러던 중 이내 입을 열게된 미리네는


"나는.. 그, 뭐냐... 어, 어쩔 수 없는거니까. 그래. 뭐... 그런거니까. 그렇지... 그... 흠. 흠!"


뭔지도 모를 횡설수설을 반복하다가.


"그...그리고... 이, 이거... 해...해야돼. 꼭. 그. 여러모로... 아, 알았지?"

힘겹게 힘겹게, 가져왔던 검은 봉투에서 조그마한 상자를 꺼냈다.
'콘돔'이다.


"...흠."

이정도는 인정.
피임도구야 원래있던 세계에서도 있었지. 사용하진 않았지만!

"사이즈가 맞을지는 모르겠군."

"지, 지랄말고... 그... 흠! 씨, 씻고 왔으니까... 엄...음..."

"좋아."

서둘러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시선을 살짝 돌린채로 흘겨보는 척만 하고 있는 미리네의 외투를 벗긴건 당연했고,

그 사나웠던 미리네가 얌전하게 되어 조용히 시선만 내리깔고 있는것을 보는 순간.

"아..."


"사이즈 안맞겠다."


"..."

미리네는 아무말 없이 시선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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