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0화 〉[재력이네 (10)] (30/112)



〈 30화 〉[재력이네 (10)]

우울하고 두려운 하루가 시작되었다.

재력에게있어서 더할나위 없는 음울한 날이 시작된 것이다.

아침은 어머니에게 배웅받았고, 아버지는 관심도 없이 출근한다. 기사가 딸려있는 차량을 타고 학교까지 등교하고, 그 어수선한 운동장을  돌아가 학교에 도착한다.

얼핏 보면 평범하고 평온한 하루하루라고 생각할 법 했지만, 재력에게 있어서는 가장 끔찍한 하루의 시작이었다.


"자..잘 다녀오렴...으읏..."


"그래, 잘 가 재력아. 좀 있다가 보자."


"...크윽..."


어머니에게 배웅받을때 어머니 자영의 얼굴은 상기된 표정과 얼굴을하고 있었고, 분한듯이 주먹을 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표정은 미소를 띄고 있었던걸 보고 나갈  밖에 없었고,


건방지게 말하고 있는 정수의 말에는 변변찮은 대꾸도 하지 못하고 그냥 홱 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몸에 성한곳이 없어 멍이 들고 배가 살살 꼬이고 있었으니 또다시 어제의 폭력을 생각하면 참을  밖에 없어졌다.


아니, 사실은 폭력자체가 문제인것도 아니었지. 그정도야 얼마든지 참을 수 있었을 것이다. 재력이 당한것은...


아니 당하고 있는 것은 겨우 그런 문제가 아니었다.


정수는 그 이후로 재력에게 다른 손찌검 따위는 하지 않았다.
단지 보여줄 뿐이었지.

압박하고 짖누르는 듯한. 그리고 지배하는 듯한 모습을 말이다.

재력의 어머니가 아무말도 못하고 정수의 말 대로 따르고 있는 것을 보고, 재력은 고통이 무섭고 아버지가 두려워 결국 일어나고 있는 상황조차 아버지에게 말하지 못하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것이 지배였다.
재력은 공포로 자영은 굴종으로, 그 아버지는 무지로써 지배당하고 있는 중이었다.

"..."

부들부들-
그러니 당연 재력은 주먹을 쥐어 손을 떨고 있었다.

무섭다. 정수의 행동이 정수가 더  하려는지. 정수의 발길질이 조금 무섭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생겼으니 그저 분해서 주먹을 쥐고 있었을 뿐이다.

가장 안전했던 집은 가장 안전하지 못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분했겠는가,


하지만 재력.
다행이라고는 생각했겠지.


'아직 학교가 있어'

가장 소중한 곳이 침범당하긴 했지만, 그런 만큼 학교라는 제2의 장소는 안전했다. 아버지의 입김이 아직 살아있는곳, 정수라고 하더라도 함부로 날뛰지 않을거라 생각하는 곳.


조금은 나아질 그곳으로 향했다.

* * * *

스알고.
우수한 곳이다.


대학 잘보내기로 소문난 세개의 고등학교 중 한 곳.
노말고, 레어고 보다도 훨씬더 많은 아이들을 우수한 대학에 보내곤 하는 바로 그 학교.


학생들은 모두가 우수한 성적을 가지고 있으며 학업을 중시하고 바르고 깨끗한 면학생활을 이어가는 그 뜻깊은 곳이다.


 곳도 평소와 같은 아침이 시작되었지만,
두번째 교시가 시작되면서 부터 조금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어수선한 분위기가 되었다는 뜻이다.


시작은 2학년 교실.


 안에 있는 이들이 하는 생각은 모두 하나 뿐이었다.
'정수가 당하고 있을땐 편했는데!'

정수가 당할땐 좋았노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겠지.

정수에 대한 괴롭힘을 포기한듯한 재력이 그곳에 있었다.
생각은 '좆같은 새끼. 뭔지 모르겠으니까 일단은 피하자' 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두려움으로 건들지 않게 되었던 재력 말이다.


사실 조금전만 해도 뒤늦게 등교한 정수를 괴롭히려는 재력의 친구가 있었지만,


"야!"

재력은 그런 친구를 고함 한번으로 막고는


"뭐? 왜? 야... 너 오늘 좀 이상한데?"

"시끄러워 새끼야. 저새끼가 뭘 하던지.. 이것좀 보라고, 존나 웃기지 않냐, 얘 안경에 스티커나 붙여주자."


"잔인한 새끼"


다른 동급생을 괴롭히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니까 그들은 어수선하고 불안하고 또 술렁이고 있었다.

'정수 개새끼! 무슨 일이 있었던건데!'

정말 이상했던 일은.
정수에게서 괴롭힘의 대상을 다른 곳으로 옮긴 재력이 있는데..

'시발! 정수새끼가 당해야 하는건데!'
'나한테까지 불똥 튀면 어쩔거냐고!'


다른 동급생의 분노는 괴롭힘을 실행하는 재력과 그 친구들이 아닌..
그동안 동급생들로 부터 재력의 관심을 가져가고 있었던 정수.

'아 씨발. 정수새끼 다시 어떻게 못하나'
'뭔 일이 있었던거야... 다 마정수  새끼 때문이야!'


그 정수에게 분노가 향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


뭐 그러나 이상해도 어쩌겠는가?
보통 그런 법인걸.
정수 역시 그걸 알고 있는듯 했지만..


'거 참. 이상한 곳이야'


특별하게 신경쓰진 않았다.
자신 대신... 아니지 대신이라고  수도 없긴 하지.

재력이 다른 곳으로 돌려버린 '스트레스 해소대상'을 바라보면서..


"좋아! 라나에게 도시락 줘야지."

가벼운 발걸음을 옮겼다.

3학년 어느 교실.
말했듯이 소란스러워 졌다.


2학년인 짜리몽땅한 녀석이 당당한 표정으로 들어와서는..

3학년의 아이돌이자 가장 인기가 많다고 할  있는, 외모는 물론 성격도 다가가기 어렵지 않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한편, 모두에게 미움받지 않는 성품을 지니고 있는..

"라나야!!!"


라나의 이름을 멋대로 부르고 있었으니 말이다.


"아참 이 교실이 아니지."

교실 몇개를 돌아보며 소란을 일으키는 정수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진 않았을테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들은 어느정도 정상인축에 끼는 이들이 많았기에 특별히 손찌검을 하거나 다가가는 이들은 없었다.


애초에 다짜고짜 남의 교실에 들어가서 선배의 이름을 막 부르고 다니는 후배에게 쉽사리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이 있을리가 없지.

그래서 정수는 몇개의 교실을 돌아다닌 끝에.


라나를 발견했고,

"라나!"


"마... 아.. 어.... 음...! 정수님!"

라나는 그런 정수를 보자마자 대번에 표정을 피며 함박 웃음을 지으며 벌떡 일어섰다.


점심시간의 일이다.

'정수...님?'
'님이라고 했어?'
'뭐야 시발. 라나가 후배를 님이라고 부른다고?'


3학년들의 수근거림. 그 이후의 소문이나 각종 이야기들은 적당히 생략하도록 하자.

"큭큭큭.. 전해주기까지 오래걸렸군! 이 몸의 문제가 있어서 그걸 해결하느라 말이야!"

"네!"


"많이 먹어!"


"네엣!"


우걱우걱. 라나는 그 분의 뜻대로 도시락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다 먹고 난 다음에 빈 도시락은 따로 챙겨놓도록 해라!!! 미리네 집에서 알아서 설겆이를 해둘꺼니까 말이야!!!"


"네!!!"

그냥 그랬었다고,


* * * *



"후우..."


하루 일을 끝마치고 나서야 나는 지친 몸을 주물렀다.

'스트레칭 했고 하루 운동했고, 근력운동도 했고, 명상도 했어.'


물론 이 몸은 뭔짓을 해도 쉽게 강해지지는 못하는 모양이라 고생을  하고 있긴 했지만, 그래도 나아지고 있는 느낌은 들고 있었다.


늘어지는 살 밖에 없던 팔과 다리에 조금씩 근육이 생기는 듯한 기분이었고, 앙상했던 복부도 괜찮은 복근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애초에 이 몸은 가졌을때 부터 너무나도 연약하여 쓸모가 없는 수준이었으니..


이정도까지 끌어올린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지.


'보조한다는 목적도 어느정도는 채운것 같아.'


하수인을 보조하고 싶다는 목적은 어느정도 완수했다.
미리네의 식사와 라나의 식사를 챙겨 만일의 사태를 대비할 수 있게 했고, 만족스러운 과정을 거치고 있는 중.

'마법을 이용하는 것도 성공적이었어'

아직은 불완전하지만 타인으로 부터 '성마법'을 통해 마력을 얻어 보조마법을 사용하는 것도 성공적. 그 보조마법의 효과 역시 충분한 성능을 보여주었다는 것도 보았다.

스스로 마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성마법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흠이었지만...


'쓸만한 베터리도 있으니까'

재력의 집. 부자영 정도라면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성마법을 통해 마력을 얻을 수 있을 것같았다.

'베터리 몇개 더 만드는 것도 좋지 않을까?'

그런 용도를 위해 몇 명의 여성들을 더 찾아볼까 하는 생각까지 할 수 있는단계.
뭐, 나중일이다.


정 급하면 미리네와 하면될것 같고, 그게 여의치 않으면,  몸에 호감을 가지고 있는 양아지라는 동급생을 이용할 수 있겠지.


'후후후..'


순조롭게 진행되어가고 있다.
던전 공략도, 파편 수집도..

"아참."

그렇게 생각난 김에


띠링-
[새로운 스킬을 습득했습니다.]
-['강철피부']
-['굳건한 방패']
-['왕성 방패술']
-['방패 타격']
-['칼날 벽']
-['물체 재생']

파편을 새롭게 얻었다.
파편을 통해. 내가 원래 가지고 있던 능력의 일부를 스킬의 형태로 보존할 수 있게 되었고,


'당장 쓸만한 건 없네'

물론 이 몸에 어울릴만한 스킬은 아니라 하수인들에게 맞추어 전해줄 생각을   있었다.

'시스템 스킬' 레벨은 변함이 없고,
그 이외에 다른 것에도 역시 변함이 없다.

포인트 상점이란 곳에는 여러 물건이 들어오긴 했지만,
그다지 구입하고 싶은 물건이 생겨난것도 아니다.


'아니지.'

아니. 침대 하나정도는 구매할  있지 않나?

그렇게 떠올리긴 했다.

띠링-
['로얄 더블베드 침대' 150pt]

"야 비싸네"

쪼금.
비싼것 같지만...


'긴급 귀환을 통해 돌아왔을때에는 바로 휴식할 수 있는곳이 필요할테니까'

만일의 상황을 떠올린다면 필요한 지출.
어차피 포인트로 구매할 것도 없기에 그동안 라나와 미리네가 던전을 돌아 꾸준히 모아온 포인트를 사용하면..


띠링-
[구입했습니다.]

쿠웅-!
큰 소리가 들리며 아무것도 없던 텅 빈 검은 공간에 커다란 하얀침대가 떨어져 내려왔다.


"오..."

변화가 생기고 있다.
 비어있는 공간에 생긴 아주 작은 변화.


"... 좋네."


좋다.

* * *

침대를 뒹굴며 생각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파편을 열심히 모으곤 있지만, 마법이 없군'

나는 명색이 마력의 마왕. 마법을 지배할 수 있었던, 마법의 근원인 악마들에게 조차 인정받고 있는 마법의  마 카론.

내가 생전에 가지고 있던 능력을 스킬로 말한다면 수백가지는 더 넘겠지만,
당연 그것을 차지하는 압도적인 숫자는 마법이었을 것이다.

마법이 나였다.
난 천재인 마법사였다.


지금 내가 작은 마력으로 만들어내고 있는 [최면 마법]이나 [혼란 마법] 같은건 그런 마법의 티끝조차 되지 않는것이 당연하다.

애초에  정돈되고 잘 엮어진 정식적인 마법이 아니라 즉석에서 조잡하게 그 효과와 성능을 내게끔 만들어낸 마법이니까... 당연히 위력이 떨어진다.


보조마법도 그래.
[마왕의 축복]이란 거창한 이름을 붙이기야 했지만, 재대로된 마력으로 진짜 축복을 내릴 수 있었다면 시간이 끌릴 일도 없었겠지.


아무튼 그렇다.


마법.
마법이 없다.


파편을 노리고 들어오는 마물들 중에는 마법을 가진 녀석들이 드물거나... 아니면 없거나..


그렇다면 내 마법의 파편을 가진 놈들은 누구란 말인가?
어떤 녀석들인가?

 던전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녀석들?
이 세계의 '잃어버린 땅'이라고 하는 곳에 자리를 잡은 녀석들?


"악마?"

아님 악마?
아니면...


"인간 능력자들중에 있는건가..."

인간 능력자들...


"확인정돈 해보고 싶은데.."

확인정돈 해야 할것 같다.
내 위대한 마법의 파편을 가진 녀석들은 누구인가.

"야. 미리네"


미리네를 통해 알아보자.


-"아씨 깜짝이야! 뭐..! 깜빡이좀 키고 들어와라 좀!!"


-"미리네언니?"
-"아냐 넌 그거 계속해. 통화 중이야. 아니! 거기서 큐를 쓰고 들어가면 어쩌니! 우리팀 정글 놀고 있는거 보이면... 안되겠다. 너는 이것보다 시공으로 가는게 낫겠어"

-"이거 너무 어려워..."

-"흠... mmo를 할까. 내가 탱잡고 정수는 힐 시키고 네가 딜... 라나도 딜... 이러면 인던은 편하게 다닐것 같은데..."

"뭐하냐."


-"어? 아참. 뭐? 아지랑 게임좀 하고 있었어. 그냥 말해."


아지와 잘 놀고 있는듯한 미리네.
그런 미리네라면 쉽게 다른 능력자에게 접근할  있는 위치.


즉, 등록된'정식 능력자'이니 다른 능력자들을 확인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일 할 시간이다.


...

'언제 둘이 친해졌데...'

내가 바삐움직이던 사이에 미리네에게 친구가 생긴것 같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