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화 〉[재력이네 (5)]
"큭큭큭"
띠링-
[마물이 감지되었습니다.]
"아! 하필 이럴때!"
한참 집중하고 있을때.
"아앙♡"
자영의 목소리로 부터 애써 참아왔던 신음소리가 터져왔을 즈음에 일어난 일이다.
마물의 등장은 나의 예상과 예측과는 상관 없이 돌연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라 어떻게 대처할 수도 없는 일이다. 어쩌면 파편을 이용해 유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야 했지만..
그 외라면 어쩔 수 없는 이야기.
잠시 자영의 주무르면 손이 파고들어가 버릴듯한 풍만한 유방에서 손을 때낸 후에, 시스템을 살피고 다른 이들의 상황을 살폈다.
라나는 여전히 상자 안,
미리네는 아지와 놀고 있는듯 했는데, 문제될 일은 없으리라.
그런 그녀둘도 막 화면을 확인 한 것인지 움직이기 시작했고, 라나는...
* * * *
이른아침,
띠링-
[마물이 감지되었습니다.]
"악!"
라나는 무심코 소리를 질렀다.
공부상자 안에서, 공허한 필기를 계속하다가. 아차 싶은 순간에 눈앞에 떠오른 그것을 보고 말이다.
너무 놀라서...
아니 너무 기뻐서 내어버린 소리.
그 후에는 아차 싶었는지 자신의 입을 막으면서..
"하악... 하악...!"
거친 숨을 후욱후욱 내쉬고 있었지만, 뭐. 아무튼 라나는 몸을 일으켰다.
철컥- 철컥-
라나를 가두고 있는 공부상자는 여덟개의 잠금장치가 되어 있었기에 쉽사리 열리지 않았지만, 라나는 그 손잡이에 힘을 주었고, 그 후에는 우지끈 거리는 소리와 함께 양념치드향 나무는 부숴져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곧 그 소리를 들은 라나의 부모님이 달려 올라올테지만..
라나에게는 관심도 없는 이야기.
'빨리...! 빨리가자! 빨리 가야지! 빨리가고싶다!'
신이 나서 뺨을 상기시킨채로 남은 문을 마저 부수고, 잠금장치도 겸사겸사 부숴버리면서 방을 나선것이다.
그리고 나면 이제 라나의 앞에는 1층으로 내려가는 쇠창살과, 그 창살을 열려고 막 열쇠를 꺼내 맞추고 있는 어머니가 있었는데.
"이제 학교 갈께요. 엄마."
라나는 아주 평온한 투로 그렇게 말했고,
"어, 어딜 간다는거니! 오늘은 네 개인자습시간이잖아! 학교에 특별 허락받은 시간이야!"
어머니는 늘 그렇듯이 소리를 질렀다.
두 사람의 거리가 잠시 그렇게 정체되고 있을때 쯤이면, 라나는 한걸음 계단을 내려갔고,
어머니는 움찔 그 기백에 눌려 한계단 밑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어머니는 소리쳤다.
"양념치드향 나무로 만든 공부방을 또 부쉈지!?"
소리로 들어 안다. 그 귀한 나무상자가 또 부숴진거겠지.
"어떻게 부쉈는진 모르겠지만 당장 방으로 돌아가렴! 이 창살은 절대 열어주지 않을거란다!"
자신만만하게 소리쳤다.
1층과 2층을 막는 창살. 아주 두껍고 단단한 쇠창살이다. 평범한 여자애가 부술 수 있을리도 없는 것이고, 애초에 부숴지지 않는 종류일 것이다.
라나의 행적에 이해못할 것은 많았지만, 그래도 그녀의 어머니는 조금은 안심했다.
"당장! 올라가! 라나! 올라가서 오늘 공부시간 다 채울때까지 내려오지 말라고 분명히 말했어! 그렇지 않으면 이 창살 문은 영원히 안열릴거란다!"
그래서 협박할 수 있었지만,
라나는 다시 한걸음 계단을 내려오며 이렇게 말했다.
"저는 꼭 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 엄마."
"뭐?"
"제가 아니면 누구도 하지 못할거에요."
"지금 네가 할건 공부야! 내신 이외엔 쓸모도 없는 학교에 가는게 아니라!"
"아뇨. 지금 제가 할건 제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일이에요."
"너...!"
혼란스럽게 만드는 이상한 말.
그녀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 '그게 뭔데?'
'라나가 가장 좋아하는건 공부', '라나가 해야 하는건 공부'
좋은 학교에가서 성공해서, 돈을 많이 벌어서.
'상환받을거야!'
노력과 정성에 대한 보상을 받는것.
어머니가 못다 이룬 꿈을 대신 이루어주는것.
그것이 라나의 존재 이유아니던가!
그러나 라나.
"그리고 제가 제일... 아♡! 그 분께서 내려주신 일이에요 엄마."
"당장..!"
"거기서 비켜요."
철창을 붙잡았다.
시스템의 보정.
마력을 몸에 품은 이상, 그 마력을 사용하는건 자유자재였으니. 두꺼운 창살을 간단하게 부수는건 어려울 지라도..
꾸국- 끼기기긱-
라나가 힘을 주니, 창살의 틈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사이를 막고 있던 철봉은 강한 힘으로 내려치니 떨어져 계단을 굴렀고, 라나는 그 상태로 창살의 틈을 벌려, 그 사이로 한걸음씩 내려가기 시작했다.
"저...저게 얼마짜린데... 널 위해 특별히 달아놓은 방범용 창살인데...! 그걸... 또...!"
"그럼. 아마 저녁전엔 돌아올것 같아요."
라나는 그렇게 작별인사를 했다.
"라, 라나야! 거기 멈춰! 하교하면 바로 와야지 어딜돌아다닌다는 건데!!"
자신을 붙잡으려는 어머니를 무시한채로 말이다.
"아악! 아!!!!"
그녀. 주먹을 쥔채로 계단위에 망연자실하여 앉았다.
'안돼... 라나는... 라나를 이렇게 두면 안돼!'
자신의 딸이 이상해졌다.
단단히 문제가 생겼다.
그것을 비로소 완벽하게 이해한 순간이다.
그러니...
'더 강한 방비가 필요해...'
그녀는 시공업자에게 전화를 하기로 했다.
집의 구조를 조금 바꿔볼 생각도 있었고, 라나의 방에 철통같은 방비를 해놓고 다시는 이런일을 만들지 않으리라 굳게 다짐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편,
"아악!"
미리네는 소리지르며 머리를 싸매었다.
그리나서 곧바로 움직였다.
"어, 어디가?"
"쓰읍... 넌 여기 있어. 집에가던가. 나는 볼일이 생겼으니까.."
그리고는 아지에게 적당한 말을 하고 난 후에, 투덜거리면서 바깥으로 나섰다. 이제와서는 당연히 해야 할 자신의 의무처럼 느껴지고 있었을 것이다.
아지는 어째서인지 어제에 이어 미리네의 집에서 외박을 해버린 상황이었다.
아무튼 미리네, 생활자체는 귀찮은 일이 자꾸꼬여 불편하긴 했지만,
그래도 무언가 해낸다는 그 감각이 영 나쁘진 않았겠지.
서두르지 않으면 사람들이 죽을수도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그런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마치 마법소녀라도 된듯한 감각으로. 미리네는 달려갔다.
'아, 돌겠네 진짜... 언제까지 이래야 되는거지? 언제까지 오대기 같은 짓을 해야 되는거야 시발...'
속으로는 욕지꺼리를 내뱉으며 말이다.
* * * *
툭툭-
발끝을 지면에 치며,
"학교올 생각은 없었는데"
이야기 했다.
그 학교의 교문 바깥에 멍하니 서 있으면 그 전경이 한 눈에 보였는데.
시간은 오후로 접어들어가는 시간이었던지라 운동장에 나와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옆에 있는건 재력의 어머니인 자영.
그 외에는 아무도 없고, 나와 자영을 태우고 온 차량은 멀리 가버렸으니 정말로 자영과 나 둘뿐인 곳이었다.
"흠.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네"
시간은 많이 남아있다.
내 파편을 노리고 마물이 들어오기전, 나는 시스템의 기능으로써 그것을 미리 알고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있는데,
이번에는 더 많은 시간이 있다는 뜻이다.
당연하게도 파편을 노리는 녀석들이 나타나는 곳. 그러니까 파편이 숨어있는 곳은 무작위적이기도 했는데,
이번 장소는 학교.
그러면서도 한번도 마물이 나타난적없는 공간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길진 않겠지만.."
그래도 그리 길진 않겠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럼 여기서 해볼까..."
나는 걸음을 걸었다.
손을 내밀어 자영을 이끌었다.
차에서 내려 어쩔줄 모르고 학교를 바라보다가 내가 이끄니 그제서야 비로소,
"대체 여긴 왜 온거니?"
라고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자영.
아들과 아들의 동급생이 다니고 있는 학교의 근처에 와서 조심하게 굴고 있으니, 혹시 나와 둘만 있는 것이 아들에게 들킬까봐 무서운 모양이지.
뭐, 그런 생각도 좀 하고는 있었다.
예를들면 저 문의 창문.
수업시간.
한가로이 시간을 때울 생각을하거나 내가 뒤늦게 들어와서 교사들에게 혼이 나고 있을 상황을 기다리거나 상상하고 있을 재력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는 지루한 상황에 하품을 하며 창 바깥을 바라볼 것이다.
"있네."
턱을 괴고는 하염없이 무언가를 기다리며, 괴롭힐 정수라는 대상이 없으니 앞에 있는 애를 괜히 툭툭 건드리며 괴롭히고 있었을 수도 있지.
그 녀석에게 수업시간이라는 것은 아무런 장해도 되지않으니까.. 그런 상상을 해보면,
피식- 웃음을 흘린채로 자영을 인적 드물 어느 건물의 뒷편으로 끌고갔다.
자영은 좀처렁 저항하지 않는다.
혼란의 영향인지, 아니면 다른 스킬의 영향인지 모를 일이지만,
혹시 또 몰라, 자영에게 은근히 있던 판타지 같은걸수도 있지.
키는 작아도 아들의 동급생에게 휘둘리는 꼴이 우습기도 하지만, 그런 만큼 굴욕적이겠지만, 욕구를 채워줄 수 있다면 그조차도 쾌락으로 변하게 되는 법이다.
그게 아니면..
원래부터 욕구불만이었다던가?
우물쭈물 거리는 주제에 시키는건 다 하고,
손을 내밀면, 따라오고. 재미있을 따름이다.
"잘 따라오네"
"그...대체 여기서 뭘 하려는거니. 학교엔 대체 왜 나까지.."
"있어봐. 그냥 친구 등교 같이 해준거라고 치고. 이제부터는 재미있는 구경 할 수 있을걸?"
자영은 천천히 쫒아왔다.
이윽고 인적이 드물 창고건물 비슷한 곳의 뒷편으로 올때 쯤이면..
담배꽁초가 여기저기 버려져 있고 가래침과 정체모를 액체들이 널부러져 있는 곳이 나왔는데, 철창 하나와 낡아빠진 책상과 의자 몇개가 놓여져 있고, 먹다 남긴 음식따위도 볼 수 있었다.
흔히 말하는 불량아들의 아지트 비슷한 곳. 조용히 모여 담배나 피던가 다른 일을 하는데 주로 사용하겠지. 폭력과 과시를 위한 나무 몽둥이나 야구배트도 종종 보인다.
"애들은 참 착해. 마약까지 구해서 피진 않잖아. 총칼따위 구하기도 쉬울텐데 아무한테나 겨누고 쏘지도 않고 찌르지도 않고 말이야. 찔러봐야 손가락정도지?"
"무슨 소릴..."
적당한 이야기를 했다.
애들은 착하지.
내가 있던 곳에서야 불량한 이들이라고 한다면 산적이 되겠다고 설치던 놈들이나, 마왕이 되고 싶다고 하는 놈들. 일단 저주부터 걸고 무작위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는 녀석들도 있었고...
뭐, 굳이 그게 아니라도 사람부터 죽이고 시작하는 녀석들이 흔하디 흔했으니 말이다.
'부활 할 수있긴 하니까'
부활 마법의 덕분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이런 광경을 보면 그나마 마음이 편해지고 있었다.
"일단. 준비는 해야 하니까 .당신같은 사람에게서도 마력을 얻을 수 있다는건 좋은 일이지."
"뭐?"
"뭐긴 뭐야. 벗어 부자영."
"여, 여기서!?"
그리고 바로 그런 장소에서 할 짓은 하나,
"콘돔은 준비해 왔어."
마력을 얻을 시간이다.
평범한 사람에게서는 미리네와 같은 이들에 비해 한참 부족하기야 하겠지만..
"큭큭, 얌전히 내 마력셔틀이 되는거다. 곧 이곳에서 있을 싸움에서 그녀들을 보조할 마력을 얻어두겠어."
서둘러 바지를 벗었다.
그녀의 옷을 벗기는 것도 잊은 채로. 그 풍만한 유방을 주무르며,
"시간이 엄청 많은건 아니니까. 좀 서두를까.."
"자, 잠깐! 난 아직 거기까지 허락하지는.."
천천히 조교할 시간 없으니,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 * * *
"안돼엣♡ 그만!"
얼마나 비참할까?
자신보다 한참 어린 소년에게, 남편과 화목한 가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두 컴컴한 뒷골목 비슷한 장소에 끌려와 범해지는 것이 말이다.
아들을 인질로 잡혔다지만, 아들이 학교에서 지내는 영 좋지 않은 이야기가 있고, 그것을 아이아빠가 알게 된다면 상당히 곤란해질지도 모른다는 겁을 먹고 있긴 하지만..
아니, 보통.
'보통 이렇게까지 하진 않잖아?'
보통 이렇게 까지 몰리진 않을것이다.
뭐 그런 부분은 적당히 마법 덕분이었다고 치고,
"하윽...읏!?"
뿌리치려는 그녀는 힘이 부족해 이 몸조차 벗어나지 못하고 더러운 곳에 짖눌려서는 자신의 몸을 내어주고 있었다.
목소리에 달콤한 소리가 베어나오기까지는 그리 오래걸리지도 않았고, 가슴이 지면에 눌려 뭉그러트려지는 그 모습을 바라보아 더욱이 허리를 움직이면.
그녀는 괴롭다고 소리치면서도 다시 달콤한 교태를 부리기 시작한다.
사정욕구가 치밀어 오를때 쯤이면...
-"안녕하세요. 미리네 언니"
-"어...! 으, 응! 안녕 라나야! 하하... 너 엄청 빨리... 아참 여기 너네 학교..."
-"..."
-"아무튼! 오늘은 되게 일찍 알려주네. 시간 좀 남은거 아니야? 뭐 대피라도 시켜야 하는거 아닌가."
미리네와 라나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