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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화 〉[미리네(4)] (13/112)



〈 13화 〉[미리네(4)]

'이정도 마력이라면 이게 적당하겠지'


간단한 조치일 뿐이다.

"벌금...내신걸로...알겠...습..니다..."


"좋아, 벌금... 그래, 좋아 알겠어. 가봐."



미리네의 집에 금방 들어닥친건 몇명의 초능력자들이었다.
하지만 우려했던것처럼 초능력자를 구속하려고 하는 엄청나게 강력한 능력자가 있는대신, '왜 사서 일을 만드느냐' 라는 듯한 눈빛을 가지고 있는 일반인과 능력자 두명이 인상을 쓰며 다가왔었는데..


그런 이들에게 간단한 마법을 걸었다.


임시적이고 일시적이며, 큰 효과를 만들어내진 못하지만... 저들의 업무는 전산상에 보존되는 것이라, 한번 그렇게 기록되면 틀렸다 한들 쉽게 바꾸진 못하리라,


아니면 그땐 기억을 지우는 방향으로 해도 상관 없어지겠지.
당분간 미리네를 조심시키면 그만인 일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초능력자들을 쫒아내었다.

미리네는 모든 죄값. 벌금을 치르고 풀려났다는 식으로, 능력자 등록도 원만하게 되었다는 것으로 '전이'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다는 식으로..


말했듯 얼마나 갈지 모르지만 임시조치다.

"휴우..."


그렇게 한 고비 넘기고 나면...

그 다음에는


"미리네."

"으...으으...우으으윽..."

우는 미리네를 달랠..
필요는 없겠지!


"시스템 스킬레벨이 갑자기 올랐네?"


지금까지 시스템 스킬은 그저 하수인을 늘리거나 그녀들이 무언가 해냈을때 올라간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예를들면 파편을 수집했다던가 하는 걸로 말이다.
그렇게 경험치가 쌓여 올라간다고 여겼는데,

미리네와 한번 하고  이후에는 갑자기 올라가다니?


이것을 좋아해도 될지 말아야 할지 조금 의심스러워 하는 중이었다.

물론  이외에도 생각해봐야 할건 많다.


"미안하다 미리네, 그 가슴이 컴플렉스일텐데 그걸 벗길 생각은 없었거든"


"시...시발...!"


할말이 없으면 욕을 한다.
할말이 없는 모양이다.

조금은 잘못한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귀여운 가슴이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좆까!"


"어? 여기서? 또?"

"?!"

"너 생각보다 밝히는 구나!"

"아악! 이 시발놈아!"

조금은 아닌것 같기도 하고, 아직은 잘 모르겠다.


"뭐, 네가 내 것이 되었을때 부터 결국 일어났을지도 모르는 일이지. 아픈거 먼저 맞았다고 생각해라"


"이런거면...안했어... 난... 안했을거라고..."

"... 했네"

"아오 저거 진짜...!"


바닥에 널부러져 흑흑 울고 있는 미리네.
그 체구와 어우러져 울고 있는 모습이 훨씬더 가련해보이고 동정이 가는 모습이긴 하나, 결국 그 모든 행동은 날 위한 것이었음을 빨리 알게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후.

"그럼... 섹스를 한번 더 해볼까.."

"꺼져! 당장  집에서 나가라고!  강간범 새끼야!!"

"야! 날 끌어안은건 너였어! 해결도 해 줬잖아!"

"나가!!"

시스템 스킬의 레벨이 오른 부분부터 확인하는게 좋겠다.


*  * *



"윽...으으.."


미리네의 삶이 얼마나 박복한지 말하지 않아도  수 있다.


처음에는 부모님에게 버려졌고,
할머니에게 키워졌으나, 할머니는 허무하게 돌아가셨으니 그렇게 되어 온건 자신을 버린 부모님이라,

새로운 가정을 꾸려 나타난 그들은 할머니가 남겨주신것들까지 모두 가져가며 미리네를 두번 배신했고, 미리네가 나가는 것을 붙잡는 일도 없이 그 역겨운 숨을 토해내고 있었겠지.

그걸 생각할때마다 괴롭고 힘드니 작은 방을 얻어 그곳에 틀어박히게 되었으나,  삶은 어두운 방안에 틀어박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말하지 않고 표현하지 않았으며 생각하지 않았더라도 끔찍하리 만치 괴로웠던 삶이었다. 그런 삶에서 구해준 것이 또 정체불명의 목소리었고, 자신을 마왕이라 지칭하는 남자였는데,


아니 왠걸.

그 남자는 자신을 구해주겠답시고 옷을 벗기고 자신을 범하지 않았는가?

믿었던 것에 계속해서 배신당하는 미리네의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하아..."


미리네는 몸을 일으켰다.
자신의 깨끗해진 방에서 몸을 일으켜, 몸을 덮고 있던 이불을 내리고는 자신의 빈약한 몸을 한번 바라보았다.

풍성한 머리칼이 살결을 조금 간지럽히고 있었지만, 마치 어린아이와 같은 빈약한 몸뚱이. 그래도 비율은 괜찮다고 자부하고 있던 몸.

작은 키와 왜소한 몸은 언제나 스트레스 였던 것.


그런 가랑이 사이에서 뚝뚝 하얀 액체가 떨어지고 있었으니, 괜히 더 화가나고 울먹이게 되었는데...


"내가...  더 하겠어..."

미리네는 반쯤 체념한 상태로 화장실로 향했다.
우선은 몸을 씻었다.

흘러내리는 것을 씻어내었고, 몸에는 기운이 없었지만...


'근데 그녀석 뭐가 올랐다고 했었던거 같은데..'


생각은 다시 그에 대한 생각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한번 몹쓸짓을 당했다고 해서 전부포기해버릴  있는 종류의 것은 아니었다.


아니, 굳이 이성적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지. 어떤 목적을 위해 필요했었던 일이라고 한다면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었기도 했었을 것이다.

어느정도는 이야기를 이해하고 있었고,


카론은 항상 자신의 일을 숨김없이 말해주는 녀석임을 알았으니까. '큭큭 능률 향상을 위해...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라면서 친절하지 않게 알려줄 놈임은 확실하니 말이다.

그래서 미리네는 넘어갔다.

"염병할 새끼."


욕은 좀 할지언정.

그의 말대로 문제해결을 위한 '수단'이었다면...

어차피 반쯤 체념한 삶에서 그게 뭐 그리 대수였겠는가?
돈을 더 벌  있다면...

"그래 이제 마석도 합법적으로 많이 팔 수 있겠네"


그렇게 나쁜것도 아니었다.

"..."

거기까지 생각한 후, 미리네는  없이 몸을 씻기만 했다.

* * * *



-"그래, 생각해보면 좀 기분이 좋았던것 같... 지 않았어 그래. 그건 좀 아니지 이건 범죄잖아 미친새끼..."

미리네가 중얼거리는 것을 들으면서 시스템을 살피던 것을 멈추었다.

'시스템 스킬에 관련한건 숨겨놨네...'

시스템 스킬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철저히 숨겨놓고 있었다.
마치 숨은 의도가 있다는 듯이 말이다.


이 시스템 스킬은 상당히 중요한 위치에 있다.


위험할때 긴급히 이곳으로 퇴각시킬  있는 기능도,
죽어가는 사람도 목숨줄 붙여놓을 수 있는 회복기능도,
어떤 상태이상이라도 한번에 풀어버릴 수 있는 정화 능력도 시스템 스킬이다.

거기에 레벨이 오르면 오를 수록 사용할 수 있는 횟수와 쿨타임이 줄어들고, 정화기능이 추가된것처럼 추가 스킬이 더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러한 스킬은 내 마법보다도 유용한 것.
횟수를 소모하는대신 그 이외의 자원을 사용하지 않는 힘은 적재적소에 쓸수만 있다면 그 어떤 마법보다 효율적이고 높은 성능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그런 스킬의 레벨업 방법이..


'숨겨져 있단건가..'


숨겨져 있다.

그저 파편을 회수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히 오르지 않는다는 뜻이었겠지.


 부분은..


그래 실험하는 수 밖에 없나..

미리네가 아니더라도, 하수인이 아닌자에게도 무언가 해보며 실험하는 것이 좋을지도 몰라..

그렇게 생각하면서..


"미리네"


-"뭐, 뭐야!? 시발!!"


"넌 몸에 변화같은거 없어?"


-"뭐... 뭣... 물어본다는게 겨우 그거냐 시발새끼야! 네가 나한테..."

"시스템 스킬 레벨이 좀 올랐어. 지금 말고도  때 느껴졌던 이상한건 없었는지 말해봐."

-"몰...뭐..몰..몰라!"

"흠... 아무튼 기뻐하도록 해라!  다음부터 좀 더 안전하고 쾌적하게 파편을 수집할 수 있게 되었으니! 큭큭! 덕분에  오래,  알차게 너희들을 부릴 수 있게 되었단 뜻이지."

-"..."

미리네에게 말해줄 것을 말해준다.
이후 들린 미리네의 대답은 없었지만, 미리네의 화면을 보면 그녀는 평소처럼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의미없는 클릭질을 반복하고 있었으니 괜찮아 보였다.

...

아무튼 더 많은 것을 확인해야 한다.
시스템에 대해서 더 많이 알아야 한다.

...

미리네가 정식 능력자가 되었으니, 그걸 이용해 '잃어버린 땅'을 확인해보는것도 좋겠지. 그게 아니면 새로운 하수인을 들여서 활동범위를 확장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슬슬, 이미 내 파편을 가져간 놈들이라도 사냥해볼까.."


본격적으로 파편 수집을 고려해보기로 하자.

* * * *

"최 미리네양에 대한 일은 끝났어요? 그래서 결국 어디에서 어떻게 구해온거래요?"


"글쎄요. 자세한건 못들었는데.."

김치조. 그러니까 기관과 능력자 수사 관련으로 협력하고 있는 한국정부. 그 정부소속의 수사관이자 경찰. 그리고 능력자기이기도 한 그는 괜히 동료에게 그런말을 물어보았다.

물론 건질 수 있을만한 정보는 없었고,

탈출했다고 하는 미리네를 쫒았던 능력자들은 죄다 좋게좋게 넘어가자는 이야기를 하니 대수로이여기지도 않았다.


하지만 치조.
그는 제법 한가지에 꼿히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남자였다.


미리네에 대한거라면 처음엔 그냥 흥미나 호감 정도였다고 말할 수 있었겠지.
하지만 계속 눈에 아른거리고 있었다. 평범한 능력자나, 평범한 범법자나, 평범한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치조의 능력은 심리파악.
그녀의 불안하고 불안정한 심리를 아주 조금 알 수 있는 정도의 능력이었는데, 취조 도중에 한순간 느껴졌던 안도의 기운 역시 감지했었다.


그런 그녀가 새로운 능력까지 각성해가면서 탈출을 감행했다고 들었을땐..


'와 진짜 쩐다...'


그저 보이는 심리상태로는... 그리고 외견만으로는 결코 알 수 없었던 그녀의 숨은 비밀이라도 엿본 느낌이었다.

그건 충격이다. 어떤 종류의 사랑이라 해도 괜찮을 정도의 강렬한 충격.


그러니까 치조는 더욱이 미리네에게 흥미가 갔다.
좀 더 알고 싶었다.


어떤 비밀을 품고 있는지.
 때엔 어떤 심리상태인지. 그걸 알고 싶어졌다.


"그런데... 그 사람 주소가 어떻게 되더라?"

"아하.. 사적으로 연락이라도 하시려구요? 하려면 하세요. 암만 능력자라 해도 수사관이 권한을 써서 사적으로 다른 능력자의 연락처를 알아내어 연락하는 미친짓 하면 아이고 기자들이 좋아라 하겠네요."

"그렇지? 내가 그래서 기자들에게 인기가 좀 많지"

"자랑이십니다."

"맞아.  자랑거리중 하나지"

"염병. 여전히 말이 안통하시는 분이네.."


"음... 그래, 그럼..."


그래서 치조.
한걸음 미리네에게 다가가보기로 했다.


수줍지만 조심스럽게 전산을 뒤져 등록당시 미리네의 연락처와 주소를 알아내고, 아주 부끄럽게 한걸음씩 그녀의 주위를 맴돌아볼 생각이었다.


"하아아... 내가 다시 앞에 나서면 그 사람은 어떤 표정을 지어줄까..."


그렇게 주변을 맴돌 자신을 알아채줄 미리네의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알아차리고 난 후에 지어보일 미리네의 얼굴과 그녀의 심리를 확인하는 것도 너무나도 즐거울 예정.

그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스토킹 하신다구요? 차라리 내가 먼저 기자한테 불어서 터트릴께요. 괜찮죠?"

"하하. 걱정하지 않아도 돼. 스토커라니, 난 단지 그 사람이 너무 여리게 보이니까 다른 스토커한테 당할까봐 걱정되니까 주변을 지켜보겠단 뜻이었어"


"아...! 네네, 걸려봐요. 바로 구속해줄테니까"

...


그런 치조가 미리네를 다시 만나게 된 것은 그런 그의 생각보다 더 빠른 하루 뒤.

아주 당당하고 자신 만만하게 어깨를 팍! 피고 걸어오는 그런 귀여운 소녀. 미리네가 기관에 들어왔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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