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 장 각(覺)(1)-(6) (11/18)

[ 창작] 수라기(獸羅記) 26번째 올림 창작야설  

5 장 각(覺)

(1)

 세월이 지나가 어느새 봄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물론 음양조화역에 있는 세 사람은 절기를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매일 매일이  똑같은 

기후를 느끼고 있었지만 하루하루를 세었을때 시간이 꽤 지나갔음을 알게 되었다.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아환은 아침에 일어나서 조식을 취하고 있었다.

 전신에 내공을 대주천 시키면서 무아의 상태에 접어들었다.  음양의 이기가 체내에서 휘감

아 돌며 각 혈맥을 세차게 지나고 있었다. 

 어느 순간 내부의 진기가 무엇에 가로  막힌 듯 멈칫 하였다. 임맥과  독맥에서 가로 막힌 

진기들은 주춤하다가 치솟아 오르는 다른 기운들과 융합하여 다시금 혈맥에 부딪혀 갔다. 

 그러기를 몇차례.

 팡!

 아환의 내부에서 무언가 터지는 듯한 폭발음이 아환의 내부를 진동시켰다.

" 욱!"

 외마디 비명과 함께 뒤로 넘어지는 적무환.

" 으음.."

 아환이 신음성을 흘리며 천천히 눈을 떴다. 가장 먼저  하얀 살덩이 두개가 눈으로 들어왔

다. 칠채광을 부리는 고리 두개가 그 위에서 아침의 빛을 반사시켰다.

 아환이 눈을 다 뜨자 귀에 익숙한 음성이 들렸다.

" 깨어나셨어요?"

" 음."

" 축하드립니다. 환랑."

"?"

 무슨 말이냐는 듯 아환이 조설하를 쳐다 보았다. 

 방긋이 환한 웃음을 지으며 조설하가 아환에게 축하의 인사를 거듭 보내었다.

" 환랑. 드디어 임독양맥을 뚫으셨군요. 정말 기뻐요. 상공께서 관문을 넘어서신 것입니다."

" 응? 임독양맥?"

 아환이 몸을 튕기듯 상체를 일으켰다. 몸이 가벼웠다.

 아환은 내기를 순환시켜보았다. 그러자 텅 비어 있던 단전에서 순식간에 내기가 모이는 듯

하더니 전신을 일주천하였다. 무궁무진한 기운이 샘솟는듯  여태까지의 운기에 비할바가 아

니었다.

" 이게 어찌된 일이지?"

" 말씀드린대로 환랑께선 화경에 접어들어 계신 겁니다. 아직 초식의 깨달음은 충분치 않지

만 그것두 머지 않아 각성을 하시리라 믿어요."

" 그런 것인가? 내가 정말 그 경지의 초입에 접어들은 것인가?"

 아직도 믿기지 않는듯 아환은 반신반의 하는 태도로 되물었다.

" 축하드립니다. 그러나 슬퍼요."

" 응? 무슨 말이야?"

" 환랑께서 정진하는 모습은 제게는 크나큰 기쁨입니다만 환랑께서  깨달음이 가까와질수록 

저희곁을 떠날 시간이 다가온다는 것 때문에 우울하네요."

" 설하.."

 손을 내밀어 섬세한 곡선을 그리는 여인의 고운 어깨를 살며시 안아 보았다.

 아환의 품에 스러지듯 무너지는 조설하의 눈에는 한방울의 이슬이 맺혀있다.

 입술을 내려서 조설하의 입에 갖다 대었다.

 뜨거운 입맞춤의 시간이 한참동안 계속되었다. 부드럽게 조설하의 가슴을 쓰다듬으며 아환

은 부드러운 감촉을 입술로 즐기고 있었다.

" 잠시만요. 아직 아침 진지도 잡숫지 않으셨잖아요."

 살짝 아환을 밀어내며 조설하가 몸을 일으켰다. 젖가슴이 작은 폭으로 흔들렸다. 

" 아침보다는 이게 더 좋은데.."

 아환이 계속해서 검후의 이곳저곳을 매만지자 검후가 발갛게 얼굴이 상기된채로 고개만 푹

숙인채 아환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본격적인 아환이 공세가 시작될 찰나, 방문이 열렸다.

" 아침 드셔야지요."

 고의인지 아니면 우연인지 상운진이 상을 들고 들어왔다.

" 아침이예요."

 모락 모락 김이 나는 아침 밥상을 앞에 두고 세사람은 빙둘러 앉아 아침을 들기 시작했다.

 아환의 양옆에서 두 여자가 이것 저것 시중을 들으며 성의를 다해 아환을 모시며 같이  조

반을 먹었다.

" 흐음.. 맛있는데?"

 아환이 탕을 한 술 떠 입에 넣은 후 감탄성을 발했다.

" 그거 언니가 한거예요."

" 그래? 설하가? 이제 제법 요리를 잘하네."

"..."

 블그스름하게 얼굴을 상기시키며 고개만 숙이고 아무 말없이 젓가락만 놀리고 있었다.

" 근데요. 환랑?"

" 응?"

" 아까 언니의 말을 방밖에서 얼핏 들으니 환랑께서 화경에 들었다고 하던데.."

" 음. 그것은 나도 잘 모르겠어. 내가 그 경지를 경험해 봤어야지..다만 설하가  그렇다고 해

서 그런가보다 생각하는 중이었어."

" 언니. 환랑이 정말 화경에 들었어요?"

" 글쎄..일반적인 내공을 경지로 따지면 그렇긴 해도..아직 깨달음을 얻지  못해서 정확히 화

경에 들었다고 말하기가 좀..다만 그 토대는 확실히 마련되었다고 보아야지."

" 우와! 화경이라니..환랑. 축하드려요."

" 뭘..아직 정확한 것도 아닌데.."

" 그래두요. 환랑께서 절정의 단계에 접어드셨다니.."

 상운진의 눈이 꿈을 꾸듯 몽롱해졌다. 약관의 나이에 무림을 질타하는 아환의 모습을 그리

는 듯.

 그러나 한 구석에서 섭섭한 기색이 올라오는 것은 아마 아환이 경지에 이르면 곧 이  곳을 

떠난다는 것에 생각이 미치기 때문일 것이다.

" 자자..어서 아침 마저 들지."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듯 아환의 수저의 놀림이 빨라졌다.

(2)

 아환은 무리(武理)를 차분 차분 생각하며 검로를 하나하나 머릿속으로 되새기고 있었다.

 두 발은 땅을 굳게 디디고 다리는 어깨 넓이에서 조금 더 벌린 듯, 곧게 편 상태에서 검의 

손잡이를 가볍게 움켜쥐고 검신의 중턱을 다른 손으로 검지와 중지를 갖다 댄채 눈은 반개

(半開)하며 시선을 살짝 내리깔은채 검결을 읊고 있었다.

 지금 아환이 연구하는 검술은 호천검, 검후의 절학이자  천궁의 비전절예이기도 하는 상승

의 검로였다. 일반적인 육합검마저도 그 검의에 통달하려면 오랜 시간과 숙련, 그리고  깨우

침이 필요하다. 하물며 천외의 무공이야 두말할 나위 없었다. 

 일반적으로 강호에서 화경의 경지를 넘어선 이는 대부분 태어나면서부터 무공에 입문한 명

문의 자손이 대다수인 것은 그만큼 깨우침이  어렵고 상당한 노력을 필요로 함이기  대문이

다. 그들은 체계적으로 연구한 무예에 관한 기초부터 차근차근 쌓아 올려 어느 정도 경지에 

올라선 후예야 다음 단계에 대한 입문이 허락되어 고수라 칭함을 받을 지경에 오를려면 꽤 

기간이 걸렸다. 물론 직전의 제자나 뛰어난 재질을 보이는  기재들은 어려서 부터 개정대법

이나 별도의 수련을 하는 것이 상례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아환이 현재 익히고 있는 무예 

수련은 편법이라 아니 할수 없었다.

 아환이 비록 음양신단이라는 절세의 영약을 복용하였고 또 어려서부터 화타오금세와  같은 

정순한 호흡법과 세를 익혔다하나 이는 무예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이기에 무예  수련을 

목적으로 하는 기타 수련과는 궤를  어느 정도 달리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환에게는 

범인을 뛰어넘는 재질에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지만 고차원의  무공비결, 그리고 가장 

중요한 끈기와 노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하여서 아환의 현 경지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래도 화경이란 말그래로 조화의  경지, 뜻(志)과 기(氣)와  신(身)이 어울려야 함인데 그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이미 자신이 지나온 길을  말해주는 검후의 차근차근한 설명에

도 불구하고 아환이 깨달음을 얻기 힘든 것은 그만큼 수련의 시간이 길지 않음을 말해주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아환이 호천검이나 천화선보등의 절기를 접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자신

이 체험적으로 그 무리를 소화하였다기보다는 검후의 형을 따라하는 것이러서 직접적인  수

련의 효과는 다소 떨어졌다.

 또 하나 아환이 깨달음을 쉽사리 얻지 못하는 것은 아환의 수련 방식에도 그 원인이  있었

다. 아환은 경지까기즤 길을 직선으로 행하기보다는 돌아가는 중이었다. 다시말하면  하나의 

무공을 극성으로 익히는 것이 아닌 여러 무공을 병행하여 익힘으로서 각각의 수련은 올라가

나 전체적인 진도가 느린 원인이 되고 있었다. 외공을 익히기 위한 체력의 단련이나 양의심

공으로 생각을 나누어 호천검외에 건곤형을 같이 수련하는 것도 하나에 매진하는 것보다 속

도가 떨어지게 하는 원인이었다.

 물론 그러한 자세가 옳다 그르다 판명할 수는 없었다.  단지 아환이 스스로가 답답하게 여

기는 원인이 이러하다는 것이지 결코 좋고 나쁨을 말할 수는  없다. 추후 아환이 단계에 올

라간 후에야 그 경로를 살필 수 있겠지만..

 아환은 검을 비스듬히 세우고 천천히 검날을 앞으로 내밀었다. 

 시중에서 흔히 볼수 있는 그런 중검크기 재질의 평범한  검이었다. 그래도 날은 시퍼런 금

속 빛을 내는 것이 잘 세워져 있음을 짐작케 했다. 검병도 달지 않은채 검의 손잡이를 대추

나무로 만들고 가죽을 덧댄 것이 전부 일체의 장식이 없는 수련을 위한 검이었다.

 앞으로 향하던 검신이 갈무리되어 아환의 몸주위를 휩싼다 싶더니 사선으로 아랫쪽을 그어

갔다. 신형을 빙글 뒤집은후 검을 뒤로 쾌속하게 찌르곤 거둬들여 몇번 좌우로 휘둘러 보았

다. 검의 잔영이 순간 아환의 전면에 남아있었다.

" 탓!"

 검이 일순간 빨라졌다.

 아환은 검을 대각선으로 위에서 아랫쪽으로 쾌속하게 내려친다음 가벼운 발놀림으로  두세

발짝 걸어나가며 검을 정면으로 세차게 찔러보았다. 세찬 검력이  전해져 아환의 앞에 있던 

이름모를 풀들이 심하게 떨렸다.

 검이 다시 거두어 졌다 싶으면 재차 뻗어나가서 앞에 있는 가상의 상대를 찌르고 베고  또 

가상의 공격을 막아대었다. 발놀림은 천화선보에  따른 방위를 밟아나가며 오른  손의 검을 

휘둘렀다. 아울러 검이 지난 후의 공백은 좌수가 천금수로 제어를 하였다. 아환의 좌수가 은

은한 은광(銀光)을 띄며 검이 지나간 후의 잔영위에 손그림자를 남겼다.

 달리듯 빨리 발걸음을 하면서 아환의  손속 역시 매서운 기세를  뿌려대었다. 점차 수련에 

가속이 붙는 듯 아환의 몸놀림이 세차고 빨라졌다.

" 이얍!. 탓! 헙!"

 간간히 들려오는 기합소리.

 아환은 정면에 보이는 어른 두명이 팔을 뻗어 감싸  안아야 할정도의 나무로 달려갔다. 세

차게 발을 굴러 땅을 박차고 신형을 뛰어 올리며 검을 휘감아 올렸다.

 츠츠츠츳..

 기묘한 소성이 아환이 지나간 자리에 남아 울렸다.

 발을 나무를 걷어차며 아환의 신형이 나무를 타고 오르고  있었다. 동시에 그의 손에 있는 

검은 나무에 달려 있는 작은 나뭇잎을 훑으며 아환과 함께 치솟았다. 

 탓탓탓..스스슷..

 아환의 발소리, 그리고 무언가 잘리는 듯한 음향.

" 처업!"

 강한 기합소리와 함께 아환이 마침내 나무위로 솟구쳤다. 그리고 좌수가 뻗어 나가며 희미

한 은광을 뿌려대었다.

 휘날려 오르는 나뭇잎들..마치 회오리바람이 감아올리듯 기운에 따라 상승하는  나뭇잎들의 

안개가 자욱히 나무를 감싸갔다. 그리곤 천천히 아래로 흔들거리며 떨어지는 나뭇잎들..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나뭇잎이 조각조각 갈라져 있었고 일부는 가루가 되어 땅에 내

려왔다. 나뭇잎이 사라지자 나무의 맨꼭대기에 두 발로 나무가지의  끝을 밟고 서서 오연히 

창공을 응시하는 아환의 모습이 보였다.

 검을 비껴 내려 잡고 꼿꼿히 서있는 아환. 그의 근육이 잘  발달되어 있는 지라 흡사 천상

의 천장(天將)인양 늠름한 기상이 보였다.

 잠시간을 그렇게 호연지기를 발하던 아환, 훌쩍 몸을 날려 아래로 뛰어내렸다.

 어느새 두시진가량이 훌쩍 지나갔다.

 비스듬히 사선으로 내려쬐는 햇빛이 운무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았다. 

 아환은 천천히 화타오금세를 밟아 마무리를 하였다.

" 간단히 국수를 준비하였어요."

 상운진이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소면을 그릇에 담아 들어왔다.

" 흐음. 맛있겠는데."

 아환은 자리를 잡고 젓가락을 손에 쥐었다.

 그러자 양 옆에 항상 그리 해왔던 것처럼 두 여자가 살덩이를 흔들며 가까이 다가 앉아 수

저를 손에 들었다.

 느긋하게 식사를 하던 중 문득 아환이 무슨 생각이 났는지 상운진을 쳐다 보았다.

 길지 않은 세월이 흘렀긴 하지만 여전히 앳된 상운진의 얼굴. 조그마한 입술로 오물거리며 

음식을 먹고 있는 모습이 귀여워 보였다. 빨간 입술 사이로  허연 빛의 국수 가락이 명도의 

어울림을 보였다.

 아환은 서서히 양물이 고개를 드는 것을 느꼈다.

 손을 뻗어 상운진의 머릿결을 살며시 쓰다듬는 아환. 그러자 상운진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환을 쳐다 보았다. 아환과 눈이 마주치자 그 눈에 흥분된  열기가 빛을 냄을 느끼곤 작고 

둥근 얼굴이 상기되었다.

 아환이 상운진의 뒷머리카락을 슬쩍 쥐어서 끌어당겼다. 스르르 끌려오는 상운진의 얼굴.

 아환은 그 입에 가볍게 입술을 대고는 상운진의 머릿결을 끌어서 자신의 하반신으로 가져

갔다. 상운진은 순순히 아환의 손에 이끌려 얼굴을 사내의 사타구니 쪽으로 가져다 대었다.

 젓가락을 상위에 놓고 교수를 뻗어 아환의  하체를 가린 천을 살폿 들어올리자 그  속에서 

거뭇한 음영에 둘러쌓인 검은 살덩이가 우뚝 솟아올라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상운진은 

고개를 내리고 입술을 아환의 남근에 가져다 대었다. 혀를 내밀어 사내의 육봉을 살짝 핥았

다.

 아환은 상운진의 머리를 자신의 다리사이에 두고는 손을 떼고 다시 젓가락을 들어 소면을 

마저 먹기 시작했다. 그것을 옆에서 보는 조설하의 눈가에 은은한 홍조가 돌았다. 

 살며시 조설하가 저를 손에서 놓았다. 그리곤 아환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머리를 상운진의 

머리가 자리 잡은 곳으로 슬며시 가져갔다. 이미 그 곳에선 상운진이 부지런히 머리를 흔들

고 있는 중이었다. 작은 입으로 벅차보이는 거대한 육봉을 크게  입을 벌려 집어 넣고는 위

아래로 머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조설하는 상운진의  머리카락을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쓰다

듬듯 매만지다가 상운진의 이마에 가벼운 입맞춤을 하고는 입술을 내려 아환의 양물이 시작

되는 부분에 갖다 대었다. 혀를 내밀어 아래에서 위로 쓸어  올리듯 양물과 그 밑의 늘어진 

주머니를 핥았다.

" 으흠.."

 아환이 젓가락을 들어 올리다 가벼운 신음을 흘렸다. 눈을  지긋이 감고 젓가락을 손에 쥐

은채 동작을 멈추고 두 여자의 봉사를 즐기고 있었다.

 상운진의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아환의 양물이 검은 빛의 살갗에 희미한 광채를 띄게 하였

다. 상운진은 혀를 세워 남근끝의 작은 틈에 혀끝을 밀어 넣었다. 조금 벌어지는 듯  하다가 

그래도 혀가 들어가기엔 충분치 않은 틈. 상운진은 살짝 힘을 주어 톡톡 찌르듯 그 곳을 노

렸다. 이내 포기하고는 입을 재차 크게 벌려 살덩이를 다시금 입에 머금었다.

 다른 입술은 아직 아환의 양물 밑에서 강하게 빨아당기듯 입술을 놀리고 있었다. 조설하는 

이미 위가 상운진에게 점령이 되어 있어서 계속 한 부위만 집중적으로 핥다가 빨곤 하였다. 

그러다 조설하가 조금 머리를 들어올렸다.

 상운진이 상하운동을 계속하는 것이 바로 눈앞에 있다. 조설하는 입을 살포시 벌려 상운진

의 볼에 입을 갖다대었다. 상운진이 입을 아환의 양물에서 떼었다. 그리고는 입을  조설하의 

붉은 입술에 가져가 입맞춤을 하였다. 가볍게 입술이 부딪힌다  싶더니 서로의 혀가 뒤엉키

며 상운진의 입속에서, 조설하의 입속에서 노닐었다.

 둘은 입을 떼고 사내의 양물로 입들을 가져가 양쪽으로 아환의 양물을 사이에 두고 머리를 

옆으로 하여 양옆에서 사내의 육봉을 입술로 덮어보았다. 양쪽에서  입술의 공양을 하기 시

작하는 두여자.

 아환은 어느새인지 손에 들었던 젓가락을 놓고는 손을 뻗어 양쪽 여인들의 하얀 엉덩이살

을 움켜쥐곤 희롱하였다.

 부드러이 쓰다듬다가 손가락을 세워 음부가 아닌 다른 구멍에 중지를 넣어 보았다.

 동시에 움찔하는 여체들. 몸이 꿈틀거리며  그 손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면서도 

입술은 아환의 양물을 머금고 핥아대고 빨기를 멈추지 않았다.

 상운진이 입술을 위로 가져가서 살덩이를 머금으면 조설하는 고개를 내려서 아환의 아랫부

분을 혀로 쓸고 상운진이 머리를 아래로 내려서 입술로 아래의 늘어져 있는 살덩이를 빨아

대면 조설하는 어느새 인가 입으로 사내의 남근을 삼켰다.

 아환의 손끝에 금속질감이 느껴졌다. 검지를 그 금속, 고리에 끼워보았다.

 여체의 진동이 크게 양물과 접촉되어 있는 몸을 통해 크게 전해져 왔다. 아환은 고리를 살

짝 당겨보았다. 끌리듯 여체가 뒤로 움찔거리다 아환이 손을 풀자 다시금 바싹 다가왔다.

 여인들의 머릿결이 바쁘게 흔들려졌다. 점점 속도를 내며 머리를 흔들어 대는 두 여자.

 아환의 눈가에 주름이 차츰 깊어져 갔다.

" 음.."

 아환의 늘어지는 듯한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멈칫, 두 여자의 입의 놀림이 일순 정지하였다 싶더니 천천히 움직였다. 사내의 양물의  끝

에 두 여자의 입술이 와 닿아 있었다. 그 입을 따라 내려가면 이어지는 가늘은 목덜미 무언

가가 흘러들어가는지 목젖이 위아래로 몇번 움직였다.

 여인들은 아환의 남근을 머금던 것에서 입을 떼고 주위를 혀로 찬찬히 핥으며 뒤처리를 하

였다.

 아환의 손이 젓가락을 들었다. 아무일도 없었던 듯 식사를 마져 하는 아환. 두 여자도 슬며

시 몸을 일으켜 아환의 양옆에 자세를 세우곤 다시 젓가락을 잡았다.

 무언가가 몸에서 배설되어서 그런지 젓가락이 바삐 움직이는 아환과 무언가를 먹었는지 젓

가락질이 느긋한 두 여자. 

 정오의 음양조화역내 한 초옥에서 세 사람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 창작] 수라기(獸羅記) 27번째 올림 창작야설  

(3)

" 헉..허..흐음.."

 달뜬 신음성이 들렸다.

 사내의 하체가, 정면을 향해 돌진하듯 맹렬히 다가섰다가 뒤로 물러서곤 하였다.

 그 앞 희디흰 피부색의 둔부가 보였다. 엉덩이를 뒤로  하고 사내에게 맡긴채 사내의 공격

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 하아..학.."

 교성이 차츰 커지고 있었다.

 사내가 들어서고 나설때마다 하얀 살집이 출렁이며 사내의 동작에 보조를 맞추고 있었다.

 사내의 몸이 뒤로 후진할때 언뜻 사내의 검붉은 살덩이가 미끌미끌한 액체로 뒤덮인 채 그 

위용을 드러내는 것이 눈에 띄었다.

 사내의 육봉이 출입하는 곳 위에는 어떠한 틈도 보이지 않는 걸로 보아 지금 이 사내는 여

인의 비처가 아닌 다른 곳을 즐기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한  사내의 출입이 익숙한 듯 여인

에게서 나오는 신음은 고통이 아닌 열락을 즐기는 쾌성이었다.

 사내가 상체를 숙여 여인의 등에 가슴을 닿게 한체 양 손을 뻗쳐 여인의 젖가슴을  잡아갔

다. 탱탱한 탄력과 부드러움의 모순의 조화를 이루는 유방이 손안 가득 잡혀 들어왔다. 가볍

게 쥐듯 유방을 움켜잡다 싶더니 쥐어짜듯 강하게 그리곤 이리저리 비틀어 변형을 시켜보았

다. 억센 사내의 손에 젖가슴을 맡기고 그 손이 향하는 대로 몸을 뒤틀며 세기에 따라 부위

에 따라 숨결이 틀려졌다.

 사내의 손이 유방이 아래로 향해있어  그 밑으로 쳐진 살덩이의  끝을 매만져갔다. 손끝에 

낯익은 금속성이 걸렸다. 칠채광채의 고리. 사내는 양손의 검지를 살며시 그 사이에 집어 넣

어 보았다.

" 아흑"

 여체가 뒤로 활처럼 몸을 젖혔다.

 사내는 고리에 첫마디가량을 끼운채 젖가슴을 꽉 움켜잡고 허리의 진퇴운동을  가속화시켰

다.

 사내의 하체가 부딪힐때마다 아득해지는  정신을 부여잡으려 혼신을 다하는  갸날픈 여체. 

사내는 더욱더 가학적인 동작으로 비틀고 밀어대며 여인을 학대하였다.

" 으음.."

 굵은 신음성.

 사내가 동작을 멈추고 여인의 몸에  자신의 무게를 싣는다. 여체는  상체를 굽힌 상태에서 

무릅을 곧게 펴고 앞의 나무를 두 팔로 움켜잡고 있는  상태. 사내의 무게가 온몸을 짓누를

듯 무겁게 느껴졌다. 

 사내가 몸을 엎드려 체중을 실은채  몇번 허리를 흔들더니 여체의  몸에서 몸을 일으켰다. 

몸을 여체에게서 떼고 서서 여체의 엉덩이를 한번 본후 손을 들었다.

 짝!

 살과 살이 부딫히는 소리.

 여체의 탐스러운 희디흰 둔부에 빨간  손자국이 남았다. 그 한차례의  손놀림의 결과일까? 

여체가 곧게 피고 있던 무릅을 굽히고 자리에 무너지듯  쓰러졌다. 엎드린 상태에서 무릅이 

굽혀지고 마치 구겨진 듯 몸을 땅에 대는 여체. 사타구니에서 희뿌연 액체가 조금씩 흘러내

려 한줄기 흰 선을 그렸다.

 가쁘게 숨을 몰아쉬는 어깨와 등의 선으로 여인이 대충 어떤 상태인지 짐작이 가능했다.

" 설하."

 사내가 정적을 깨고 여인을 부른다. 어느새인가 두 사람은 자세를 바로하고 서로를 마주보

며 앉아있었다.

" 예. 환랑."

" 벌써 이 곳에 머무른지도 1년이 넘어가네."

" 예. 그렇게 되었지요."

" 그런데도 아직도 난.."

" 환랑. 너무 조급하게 생각마셔요. 불과 1년이라고 생각하세요. 현재 환랑의 성취속도만 하

여도 무척 빠른 것입니다. 저와 함께 한지 3년 가까운 시간입니다. 보통 일반의  무인들이라

면 이제 접신(接身)이나 가까스로 중기(重氣)에 턱걸이 할  정도의 세월입니다. 하지만 환랑

께서는 이미 화경에 근접하시잖아요. 게다가 환랑께서는 외가 무예도 힘써 익히셨습니다. 아

마 환랑의 외공만 하더라도 왠만한 화응계열의 고수와 비등하실 것입니다."

" 허허..그렇지만 내 스스로가 만족하지 못한 걸.."

" 환랑. 깨달음에 있어서 집착은 때로는 독이 될수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크나큰 도움

이 되기도 하지만 방해가 되기도 한답니다."

" 그런 것인가?"

" 그리고.."

" 응?"

" 아!..아니예요."

" 무슨 일인데?"

 말끝을 얼버무리는 조설하를 재촉하는 아환.

" 아무 것도 아닙니다. 환랑."

" 그래? 그럼 뭐.."

 무언가 미심쩍지만 화제를 돌려 어색한 분위기를 돌려보았다.

" 그런데 설하. 내 하나 물어볼게 있는데.."

" 예. 환랑. 말씀하시지요."

" 다름이 아니고 내 병기에 관한 일인데.."

" 병기 말씀이십니까? 검을 쓰고 계시잖아요."

" 그렇지. 현재 내가 잡고 있는 것은 검이지. 하지만.."

" 그런데 무슨 고민이 있으신가요?"

" 이 검이 내게 어울린다고 생각해? 설하는 그리 생각해?"

" 글쎄요.."

 그러면서 시선을 돌려 아환의 손에 들려있는 검을 내려다 보았다.

 이척 팔촌 쯤 될까? 채 석자가 되지 않는 중검(中劍)크기 정도. 날은 세워져 있지 않아 수

련용임을 짐작케 했다.

 그러고 보니 좀 어색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

 생각없이, 정말 아무 생각없이 자신이 쓰던 검과 비슷한  크기의 검을 아환에게 권해서 같

이 수련을 하였지만 자신의 체격은 오척이 좀 넘는 정도 그리 크지 않은, 보통 여자의 체구

보다 오히려 작은 몸이었지만 아환의 당당한 체격은 육척을 훨씬 넘어 거의 칠척에 다다른 

장대한 체격이었다. 그런 사람이 삼척이 되지 않는 검을 휘둘렀다니..

" 킥!"

 손으로 가린 조설하의 입가에 웃음이 배어나왔다. 생각만 해도 우스웠다. 마치 어른이 아이

들의 장난감을 들고 싸우는 격이 아닌가? 물론 이렇게 작은 검을 사용해도 무예를 익히거나 

기타 강호를 행보하여도 비무나 대전에서  문제가 없긴 하였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주위의 

시선이나 또 병기를 가진 이의 기도와 어울리기 위하여는 자신에게 맞는 병기가 필요하기는 

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조설하의 뇌리에 떠오르는 생각.

' 어쩌면 그럴지도..아마 작은 검이기에 환랑의 기세가 충분히 발휘되지 못할지도..'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 환랑.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아환이 대답하기도 전에 조설하가 몸을 띄우더니 나무들이 무성히 자란 곳으로 교구를 날

렸다.

 하얀 엉덩이가 잠시 눈앞에 아른 거린다 싶더니 하얀  선을 그리며 숲으로 날아갔다. 그러

면서 허공에 점점히 뿌려지는 농도 짙은 뿌연 액체들..

" 환랑. 이것을 봐주세요."

 숲으로 간지 얼마 되지도 않아 조설하가  손에 무엇인가를 쥐고 아환의 앞에 다시  나타났

다.

 거검(巨劍)!

 나무를 급히 깎아 만든 것으로 보이는 칠척 정도 크기의 목검. 폭은 남정네의 한뼘보다 클

듯 길고 두터운 폭을 가진 거검을 손에 쥐고 나타난 검후. 자신의  키보다 훨씬 더 큰 검을 

거의 안듯 쥐고 아환에게 내밀었다.

 천천히 아환이 손을 뻗어 검의 손잡이를 움켜잡았다. 그리곤 검후의 손에서 검을 들어올렸

다. 나무로 만들어서 그런지 별로 힘들이지  않게 검을 치켜드는 아환. 자신의 키만한  검을 

곧추 세워들어보았다. 그리곤 천천히 검끝을 내려 자신의 정면을 향하게 하였다.

' 우훗'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조설하는 내심 긴장감이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아환의 전신에서 무형의 기도가 뭉클 뭉클 발산되고 있었다.  단지 검을 내뻗은 것 뿐인데

도 아환에게서 패도적인 기세가 주위를 휩쓸고 있었다.

' 어쩌면..'

 아환이 검을 비스듬히 들어올려 수평으로 크게 내 긋는다.

 휭.

 바람이 일었다. 아환에게서 일장가까이 떨어져 있는 검후의 머릿결이 흩날렸다.

 아환은 천천히 호천검무를 추기 시작하였다. 검로를, 검의를 그리고 자신의 기세를 담아 초

식아닌 초식을 허공에 그려보았다.

 거검이 너울너울 허공에서 흔들리다 쾌속하게 그어지고, 그러다  갈무리를 한다 싶으면 앞

으로 쭉 뻗어졌다. 검 자체의 크기가 큰 관계로 검이 미치는 검역이 훨씬 넓어지고 강한 기

세를 펼치게 하였다.

 몇번을 휘두르더니 아환은 검을 거두고 땅에 세웠다. 손잡이가  자신의 머리를 좀 넘을 듯 

했다.

" 어때요. 환랑."

" 좋군. 아주 좋아."

 흡족한 듯 검을 바라보며 안면에 미소를 지으며 흥분된 어조로 말을 하였다.

" 일반적으로 무림에서는 백일도(百日刀) 천일창(千日槍) 만일검(萬日劍)이라고들 말을 합니

다. 그만큼 검이 어렵다는 말이죠. 환랑께서도 아마 이 말을 들은 적이 있으신가요?"

" 있어."

" 그렇다면 무림에서 도나 창을 쓰는 사람들이 검을 쓰는 이보다 훨씬 많을 텐데 그렇지 않

은 것은 무슨 까닭일까요?"

" 글쎄.."

" 그 것은 다른 병기와는 달리 검은 원래 그  태생이 살상을 하기 위함이기 때문입니다. 다

른 병기가 인간이 살면서 차츰차츰 자연을 극복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것임에 비해 검은 처

음부터 사람을 상대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지요."

" 그렇지."

" 따라서 많은 무림인들이 무예를 익히는것이 원래의 무예의 취지인 호신이 아닌 살상을 위

한 무예로 변질되기 쉬운 까닭이 이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환랑께서는 검보다는 차라리 다른 병기를 선택하시는 것이 

낫지 싶어 이 말씀을 드리게 된 것입니다."

" 다른 병기?"

" 예. 환랑께서는 그 기세가 패도의  기를 발하시는 분. 제 짧은 생각으로  환랑께서는 도를 

사용하시는 것이 어떠신지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 도?..도라..."

" 일반적으로 검과 도는 인(刃)이 하나인지 둘인지로 구분을 하고 있지만 그렇지도 않은 것

이 많은 변형적인 병기들이 있어 그 구분이 쉽지는 않으나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참마도에 

근접한 패도를 권하고 싶습니다."

" 패도라..그럼 이 큰 목검이 패도인가?"

" 그렇지는 않아요. 그 검은 제가 과거에 강호에서 행보할때 한 무인의 병기를 보고 본따서 

만든 것이지요. 저는 환랑께서 직접 그 도를 만드시면 어떨까 해서 드리는 말씀이예요."

" 패도..음.."

" 제가 착각한 것이 하나  있었어요. 제 기도와 환랑의 기도의  차이를 미처 생각지 못했네

요."

" 그게 큰 차이가 있는가?"

" 아직 정확히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제가 아는바에서는 누구에게도 적합하다는 것은  극히 

드문 것입니다. 어떤 하나의 상황조차도 그 것이 각기 다르게 사물과 사람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대부분 자연들이 상대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지요. 따라서 환랑께서도 자신에게 가장 

이상적인 무리(武理)와 병기, 그리고 기세와 내공을 조화시키는 것이 환랑의 깨달음에 어떤 

도움이 되지 않을까 추측할뿐이지요."

" 그런가..?"

" 일정 부분까지는 어울릴 수 있으나 그 이후에는 깎고 다듬어 자신에게 맞추어야 합니다."

" 다듬는다..맞춘다.."

 조설하의 말을 곰곰히 되풀이하여 중얼거리는 아환. 무언가 가로막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틀림없이 자신이 깨달음을 얻기위하여 부수어야 할 

그 무엇!

 조설하가 아환을 혼자 남겨두고 초옥으로 발을 옮겼다.

(4) 

 지난 며칠간 아환은 한가지 일에 골몰해 있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수 많은 나뭇가지를 깎

고 갈고 다듬으며 하나의 물건을  만드는 것. 아환은 그것을 만들기  위하여 수일의 노력을 

기울였다. 꽤 많은 나무가지들을 세밀히  고르고 골라 잘라낸후 검후에게  빌린 한상검으로 

그 가지를 치고 세밀히 다듬었다. 그런후 만들어진 목도(木刀).  단순히 목도라만 하기엔 그 

크기가 무척 큰 거도였다.

 아환은 그 도를 손에 쥐고 몇번 휘둘러 보았다.  그러더니 고개를 설레설레 젓고는 가차없

이 부러뜨렸다. 한 구석으로 그 손에 들고  있던 목도를 던져 버렸다. 그 곳에는 방금  버린 

나무칼과 흡사한 크기와 모양을 지닌 나뭇조각들이 수없이 나뒹굴고 있었다.

 또다른 나뭇가지를 아니 굵은 나무  하나를 손에 들고 조금전의  작업을 반복하였다. 역시 

지난번의 칼과 마찬가지. 이곳 저곳을 칼로 다듬던 아환은 이내 신경질적으로 내던졌다.  아

환은 한상검을 거두곤 묵묵히 그 자리에서 상념에 빠져 들었다.

' 나의 무예..나의 기도..나의 무기라..'

 조설하가 저녁 식사를 위해 아환을 부르러  왔다가 멀리서 아환이 깊은 생각에 빠져  있는 

것을 보곤 발걸음을 돌렸다. 안타까운듯 그러면서도 기쁜듯이 아환을 바라보다가 자신이 해

결해줄 수 없는 일임을 알고 조용히 물러났다.

 깊은 생각에 빠져 있던 아환,  다시금 한상검을 단단히 쥐어잡고는  숲으로 들어가 나무를 

준비하기 시작하였다. 이번에도 역시 비슷한 나무 뭉치를 해  가지고 아까의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역시 반복되는 칼질. 그러나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손안의 한상검과 나무토막. 답

답하였다. 금방 될 것처럼 여기어지던 자신의 칼을 만든다는 것이 이리 힘들 줄이야. 처음에

는 단순히 칼의 모양만 만들면 될  줄 알았다. 또 이 목도를 강호행에서  쓸 것도 아니기에 

그리 중요하게 생각되지도 않았다. 어차피 강호에 나설려면 쇠붙이로 칼을 제작하여야만 하

기에 목도에 큰 의미를 두려고 하지 않았다. 수련을 위한  검이라 생각을 하고 한상검을 빌

려 나무토막을 깎아서 나무칼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그럭저럭 칼의 모양이 만들어졌다. 어느 정도 만족한  미소를 짓고 그 칼을 쥐고

는 몇번 휘둘러 보고는 호천검에 맞추어 휘둘러 보았다. 그러자 무언가 미진한 느낌이 들었

다. 칼의 무게야 원래 금속성의 칼보다는 가볍다는 것을 알기에 그리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크기나 모양등에 조금 불만을 느끼고 다시 한번 제작을 해 보았다. 그러나 나무칼을 제작하

면 할수록 오히려 자신이 원하는 나무칼에서 점점 거리가 생기는 것같았다. 폭을 넓게도 좁

게도 해보고 길이를 일장가깝게 크게도 하였다가 예전의 쓰던 검보다도 작은 이척정도로 짧

은 칼도 만들어 보았다. 도신을 반월처럼 휘게도 해보았고 역날로 앞으로 휘게도 해보고 곧

게 펴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어느 것 하나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다. 그 칼로 호천검과 은하

검, 기타 다른 무공을 펼쳐보니 무언가가 어색하였다.

' 내 무공이 맞지 않는 것일까? 병기가 맞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그  어떤 것이 어울

리지 않는 것일까?'

 아환은 조금씩 지치기 시작한 것이 지금은 꽤 피로한 상태까지 접어들었다. 상당한 심력을 

소모하였기 때문에 몸과 마음이 지쳐서 쉬고 싶었다. 

 아환은 무의식적으로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나무토막을 하나  집어들었다. 그리고 그냥 툭

툭 한상검으로 그 나무에 칼질을 하기 시작하였다. 약간씩 나무의 겉이 깎여 나갔다. 

 거의 길이가 일장이 가까운 나무 토막이 어느새 여섯자 정도로 줄어들었다. 버릇처럼 여기

저기를 칼로 쳐보고 대충 칼의 모양이 잡혀지자 뒤로 휙 내던졌다.

 또 하나의 나무를 집어들었다. 한상검을 나무에 갖다대고 지난 며칠가의 습관을 되풀이 하

였다. 그리곤 몇번 휘둘러보다가 쓰레기 더미로 던지고, 다시 나무를 집어들고..

 한 십여개의 칼을 그 뒤로 더 만들었다. 생각없이  깎고 다듬어 만들고 휘둘러보다가 던졌

다. 벌써 나무토막들이 다 소비되었다. 아환은 자리를 툭툭  털고 일어났다. 오늘은 그만 할

려는 지 검을 천조각으로 잘 닦고 칼집에 넣은 후 몸을 돌려 집으로 들어갔다.

 다음날도 아환의 일과는 변함이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조반을 먹고는 오늘 만들 재료를 

준비하였다. 그리곤 어제의 그 자리에 자리를 잡고 한상검을  쥐고는 의식을 집중하여 세심

하게 칼을 만들었다. 별 성과가 없었다.  그토록 신경을 써서 만든 칼임에도 불구하고  칼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칼을 나무토막이 쌓아진 곳에 부러뜨려 내던진후 아환은 새로운 나무를 잡기 위하여 일어

섰다.

 그순간, 아환은 기이한 느낌이 들었다. 그 어떤 것인가가 자신을 잡아당겼다. 그 것이 바로 

자신의 뒤에 있음을 알고 아환은 시선을 돌려 나무칼의 잔해가 쌓여 있는 곳으로 향했다. 

 나무칼의 더미는 꽤 많은 칼의 무덤이 되어 있었다.  대부분의 칼들이 반으로 쪼개져 쌓여

있는 중에 십여개의 칼이 부러지지 않은채로 사이사이에 흩어져  있었다. 아마 어제 무의식

적으로 만든 칼이리라.

 피식.

 아환은 실소를 흘리고 그 칼들을 향해 다가갔다. 그리곤 하나하나 부러 뜨렸다. 다섯개쯤을 

부러뜨렸을까? 여섯개째를 들어올린 아환의 손이 정지했다. 그뿐 아니라 나무칼을 뜷어지게 

쳐다보았다. 그 눈가에 처음에는 의문이 그러다가 그 의문은  흥분으로 바뀌고 점차 열기를 

띄어갔다.

 아환은 자신을 돌아세운 그 기이한 느낌의 정체를 알았다. 또 자신이 나무칼을 부러뜨리던 

동작을 멈추게한 그 것이 무언지 알았다.

 신기하게도 남아있는 예닐곱개의 칼의 모양이 똑같았다. 길이며 폭이며 다듬어진 모양하며 

마치 하나를 대상으로 하여 여러개를 제작한 것처럼 남아있는  칼의 모양이 일치했다. 아환

은 급히 눈을 돌려 지금까지 부러뜨린 다섯개의 칼을 서둘러 찾아보았다.

 예상대로였다. 하나의 칼을 꺽은 것처럼 반으로  부러진 칼의 모양이 같았다. 아환은  내심 

마음이 긴장이 되는 것을 느꼈다. 남아있는  성한 칼 중 하나를 천천히 들어올렸다.  길이는 

여섯척 반정도 아환의 키와 비슷한 길이에 폭이 성인남자의 한뼘 정도 일직선으로 쭉 뻗어

있어 흡사 대검처럼 보이기도 하는 나무칼의 모습이 눈에 가득 들어왔다.

 아환은 그 목도를 손에 쥐고 서서히 들어올려 머리위까지 가져간다음 세차게 아래로 한번 

그어보았다. 거센 바람이 나무칼에서 일어나고 주위의 작은 보풀들을 솟구치게 하였다. 그보

다 아환의 내부에 흥분이 솟아올랐다.

 아환은 칼을 쥐고 좌우로 몇번  휘둘러 보았다. 처음 잡는 칼이었다.  처음 보는 칼이었다. 

처음 휘둘렀다. 그러나 아환이 오래  전부터 같이 하던 애병처럼 아환의  손에 딱 달라붙는 

칼의 느낌. 

 희열이 솟구쳤다. 몸속에서 열기가 휘돌아 전신이 떨려왔다.

 아환은 나무칼을 들고 흥분된 감정으로 호천검의 검로를,  아니 이제는 호천도라 불리워야

할 무예를 펼치기 시작하였다. 

 초기에는 호천검의 검로를 따랐다. 그 칼의 궤적이,  칼의 기세가, 칼의 운용이 호천검로를 

지났다. 그러다가 조금씩 아주 조금씩  칼의 기세가 바뀌었다. 장중하며 은유로운  호천검의 

기세가 아환이 펼치는 나무칼의 궤도를 따라 변해가며 패도적인 기운이 점차 배어나왔다.

 아환은 점점 정신이 집중되는 것을 느끼다가 어느 순간에서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무작

정 칼을 휘둘렀다. 칼이 아환의 전신 주위에서 크게 춤을 추었다. 그 칼은 이미 호천검이 아

니었다. 그 칼은 호천검도 그렇다고 호천도도 아니고 아환의  뇌리속에 있는 건곤형도 아니

었다. 다른 어떠한 무공이 아닌 그냥 아환이 여태까지 익혀온  무예의 도리가 그 속에서 배

어나왔다. 호천검의 검로를 지난다  싶으면 건곤형의 자유로움이 묻어나오고,  풍도십사식의 

쾌속함과 변화가 느껴졌다. 

 아환의 입가에 뜻모를 표정이 지어졌다. 웃는듯 아님 어이없는 듯 기이한 표정. 눈은  멍하

니 칼의 끝을 바라보기만 하고 칼을 쥐지 않은 손은 자신도 모르게 칼과 호응을 하며  천금

수를, 나한권을 풍도십사식을 만들고 있었다.

 자연스레 내기의 운용이 이루어졌다. 천상신공의 혈맥의 흐름을  따라 이동하던 기운이 어

느새인가 큰 물결, 무상심결로 전이된다 싶더니 아환의 전신에서 용솟음쳐 폭주하듯 아환의 

전신을 휘감았다. 검끝에서 희미한 기운이 보인다 싶더니 나무칼에 기운이 맺혔다.

 나무칼이 그어지는 곳에 경기가 발출되어 칼이 지나간 경로에 기운이 맴돌았다. 미처 나무

칼이 닿지도 않았는데 땅바닥이 움푹 움푹 패였다. 나무칼이  쓰레기 더미를 지나가자 쌓아

놓았던 나무토막들이 쫘악 쪼개졌다.

 아환의 도무(刀舞)가 계속되었다. 발은 풍영보를 밟다가 천화선보로 그러다 태극의  문양을 

그리며 보결이 흘러갔다. 이제 아환의 칼은 더이상 호천검도 은하검도 아니었다.

 상승의 무예는 틀림이 없으나 아환이 한번도 접하지 않은 도법을 지금 아환은 펼치고 있던 

것이다.

 아환의 나무칼에 은은한 백색의 기운이 흘러나옴이 보였다.

 아환이 발로 땅을 크게 박차고 허공에  떠올랐다. 위에서 아래로 수직으로 칼을  내리쳤다. 

그러면서 땅에 내려서 나무칼을 땅에 꽂은 아환.

 멍한 눈에 차츰 촛점이 돌아왔다. 떨렸던 전신이 차츰 그 진동을 멈추었다.

 아환은 시선을 들어 하늘을 쳐다보았다. 운무가 감싸지 않은  동쪽의 하늘이 눈에 가득 들

어왔다. 어느새인지 점심때가 지났다.

" 하하하하.."

 아환이 크게 앙천대소를 터뜨렸다. 손에  쥐어 있던 나무칼이 조각  조각을 내며 부서지다 

싶더니 바닥에 흩어져 내렸다. 

 그 잔해 앞의 공간, 큰 두부가 베어지듯 반으로 갈라진 땅이 눈에 들어왔다.

 무슨일인가 싶어 급히 뛰어오는 발가벗은 두여자의 모습이 가까와졌다. 

[ 창작] 수라기(獸羅記) 28번째 올림 창작야설  

 또 하루를 당겨 올리게 되었습니다. 토요일에 왜 이리 일이 많이 생기는지..

(5)

" 좀 나갔다올께."

 그말 한마디를 던져 놓고는 아환이 음양조화역을 기어올라가 외부로 나갔다.

" 무슨일일까요? 언니."

" 글쎄..그저께 깨달은 것에 관련된 것인가?"

" 그건 그렇고 환랑께서 깨달음을 얻으신건 확실한거예요?"

" 나도 잘 모르겠어. 하지만 환랑의 기도가 갑자기 변한  것을 보면 어떤 변화를 얻은 것은 

분명한데 그 것이 깨달음인지 아니면 다른 어떤 것인지.."

" 언니는 그 경지를 지났다고 했잖아요. 그러면 아시지 않아요?"

" 그렇다고 하지만 확실히 그 길을 안다고만은 할 수  없어. 길이 같아 보이지만 전혀 다를

수도 있고 목적지는 같아도 그 곳에 도달하는 길이 하나라고만 볼수는 없거든."

".... 어려워요. 언니. 환랑이 오시면 확실히 여쭈어봐야 겠어요."

" 그러렴."

 아환이 음양조화역에 돌아온 것은 저녁무렵이 되어서였다.

 등에는 보자기에 쌓인 길죽한 물체를  이고 단애를 내려왔다. 두  여자가 아환을 기다리고 

있다가 해가 진후에야 아환의 모습이 나타나자 급히 아환에게 다가갔다.

" 환랑. 이제 오세요?"

" 오셨어요."

" 음."

 짤막한 대답을 하고는 아환은 절벽에서 내려와 두 여자에게 다가갔다.

" 그런데 왜 여기에 있어?"

" 당연히 환랑을 기다리고 있었죠."

" 나를?"

" 예."

" 왜?"

" 왜라뇨. 아니 여인네들이 낭군을 기다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요?"

" 그런가? 하하.."

" 잘 다녀오셨어요?"

" 음. 별일 없었지. 설하."

 차분한 조설하의 음성에 잔잔한 감정이 밀려왔다.

" 예. 나가셨던 일은 잘 되셨구요?"

" 뭐 일이라 할 것도 없지만..뭘좀 찾느라고.."

" 예. 그러셨군요."

" 뭘 찾으셨는데요?"

 상운진이 호기심에 가득찬 반짝이는 눈빛으로 아환에게 재촉하였다.

" 이거."

 아환이 등에 맨 기다란 물체를 꺼내었다.

" 이게 뭐예요? 꺅!"

 무심결에 아환이 내미는 물체를 받다가 기겁을 하곤 상운진은 물체를 떨어뜨렸다.

 무거웠다. 마치 큰 바위를 들은  기분이었다. 삼척 정도 밖에 되지  않아 보이는 물체인데, 

저것이 쇳덩이라도 이렇게 무겁지는 않을 것이다. 상운진은 힘에  이기지 못하여 그 물체를 

땅에 떨어뜨리곤 깜짝 놀랐다. 눈을 살짝 들어 아환의 눈치를 보았다. 혹시 화가 났으면  어

떡하지? 하나 아환은 별로 개의치 않는 듯 바닥에서 물건을 집어 조설하에게 건네었다.

" 풀러 봐도 될까요?"

 아환이 고개를 끄덕이자 조설하는 가볍게 한손으로 물체를 쥐고 다른 한 손으로 보따리를 

풀렀다. 상운진이 기겁을 할 정도로 무거웠던 것이 조설하에게는  별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

듯 손쉬운 동작. 상운진도 조설하의 이러한 능력에 감탄하였지만 그 것보다는 그 물체의 정

체가 더 궁금했다.

 스르륵.

 천이 풀려저 나가자 그 속에서 검은 빛을 내는 쇳덩이같은 길다란 물체가 그 모습을  보였

다. 흡사 막대기 같은 모양을 지닌 다듬어지지 않는 길다란 금속체. 무엇인가 쳐다보는 상운

진을 옆으로 하고 조설하가 말을 꺼내었다.

" 상당히 무게가 느껴지는 군요. 재질도  처음 보는 것이고. 강도는 음..짐작을  하기 어렵고 

단지 꽤 단단하다는 것은 알겠네요. 탄력도 있는 것처럼  보이고 그러면서도 특이한 질감이 

느껴집니다. 환랑, 이것이 무엇인가요?"

" 나도 잘 몰라. 전에 상가진에서 나무를 하다가 우연히 주워서 수련을 할때 썼던  거지. 나

는 혹시 설하가 알까 해서 가지고 왔는데.."

" 저도 그리 식견이 많지 않아 잘 모르겠어요. 진매는 이 것이 무엇인지 알아?"

" 예?..예. 아니 저도 몰라요. 그런데 꽤 무거워요.  보통을 쇠라면 이런 무게는 나가지 않을

텐데.."

" 그래. 진매. 이것은 일반 철이 아니야. 현철도 아니고 그렇다고 만년한철, 묵철계열이나 기

타 내가 아는 금속에는 이런 것이 없어."

" 그래요? 그럼 뭐지?"

" 환랑? 혹시 이 금속을 가져온 것이 병기를 만들려고 한 것인가요?"

" 정확히 집네. 역시 설하야. 그래. 그 것으로 내 도를 만들려고 해."

" 어떻게요? 보아하니 이것은 환랑께서 다듬은  나무칼과는 그 크기나 모양이 전혀  다른데

요."

" 물론 그 것을 갈거나 불에 달구어 모양을 변형시키는 정도로 칼을 만들생각은 없어. 다른 

쇠와 섞어서 만들어야지."

" 다른 쇠요? 어떤?"

" 나도 잘 몰라. 그것 때문에 설하에게 물어볼려고. 설하?"

" 예. 말씀하세요."

" 혹시 이름난 장인(匠人)을 알아? 병기나 금속을 제련하는  사람들 중에서 꽤 명망있는 이

말야."

" 글쎄요. 강호에서 이름난 병기제련 하는 곳은 병기보밖에..아!"

" 응?"

" 항주의 근처에 가면 악철옹(惡鐵翁)이라 불리는 장인이 한분계셔요. 무림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제가 우연히 알게된 사실인데 그는 꽤 철에 관하여  많이 알고 있었어요. 그 사람

을 찾아가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 그래? 악철옹이라.."

" 그런데 하필이면 왜 '악(惡)'자가 들어가요? 나쁜 사람인가요?"

" 그렇지 않아. 단지 그의 성격이 무척 무뚝뚝하고 괴팍해서 그렇지 좋은 분이야."

" 설하. 그런데 병기보는 뭐야?"

" 아! 병기보에 관하여 잘 모르시는 군요. 병기보는 강호의 수많은 문파중 병기를  제련하는 

것으로 그 업을 삼고 있는 단체가 있어요. 그 병기보에서 제작된 다수의 병기들이 강호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지요. 비전 무예는 그리 높지 않지만 불을 다루는 기술과 신기(神器)를 만

들어내는 능력이 뛰어나요."

" 그래? 그런 단체도 있었군."

" 따라서 많은 무림의 단체들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고 또 재산도 꽤  되어서 무림의 

거부중의 하나입니다."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눈이 빛나는 것을 보아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 참. 환랑. 저 물어볼께 있어요?"

 대화가 멈추어지자 이제 막 생각이 난듯 호들갑스럽게 말을 꺼내는 상운진.

" 뭘?"

" 다름이 아니고요. 저, 환랑. 환랑께서는 깨달음을 얻으셨어요?"

" 깨달음? 깨달음이라..글쎄 그렇다 봐야  되나? 새로운..아니 이제야 어떤  길을 본 것같아. 

하지만 그게 깨달음인지는.."

" 환랑. 저한테 그게 어떤 것인지 말씀을 해주실수 있으세요?"

 조설하 역시 궁금한듯 아환에게 질문을 하였다.

" 말을 하기보다는..음..설하, 나와 대련을 한번 해볼까?"

" 대련이요? 예. 그렇게 하지요."

 아환이 달려가 나무가 쌓여있는 곳에서 부러지지 않은 나무칼 하나를 손에 들고 뛰어왔다.

" 자! 시작한다."

" 예."

 조설하가 긴 머릿결을 뒤로 흩날리며 꼿꼿이 서있다. 갸름한 목덜미를 반듯이 세우고 탱글

탱글한 젖가슴이 볼록 솟아 아환을 쳐다보고 있었다. 검을  비스듬히 내려 바닥으로 향하게 

하고는 다리를 살쩍 벌려 사이의 붉은 속살이 그 모습을 보일듯 말듯 하게 자리를 잡았다.

 이미 초식의 경지를 벗어나 있는 지라 굳이 기수식같은 형식자체가 의미가 없는 검후의 기

세. 손에 들려 있는 목검의 투박함과 여체의 유연함이 부조화를 보였다.

 아환은 나무칼을 천천히 치켜들고 칼의 끝을 조설하를 향하게 하였다.

" 이얍!"

 아환이 발을 크게 한걸음 내딛고 일직선으로 칼끝을 내뻗었다. 갈색의 선이 일직선으로 검

후에게 다가왔다. 검후는 검신을 비스듬히  돌려 옆면으로 칼끝을 밀어내려  찔러오는 칼의 

동체에 갖다대곤 손목을 비틀었다.

" 어엇!"

 깜짝 놀란듯한 여인의 고성(高聲)이 순간 흘러나왔다.

 급하게 몸을 젖혀 칼을 피해내는 검후.  모양 좋은 유방이 크게 흔들리고  그 위의 유실에 

달린 칠채의 고리가 세차게 움직였다. 대나무처럼  등을 휘고 칼을 피해낸 검후, 발을  몇번 

옮긴다 싶더니 아환의 공세권에서 벗어났다.

 연속적인 공격을 할 의사가 없는 듯 검후가 다시 자세를 잡자 아환이 칼끝을 서서히  이동

시킨다. 작은 원을 그린다 싶던 아환의 나뭇칼이 차츰 그  궤도를 크게 하더니 급기야는 허

공에 여러 잔영을 남겼다. 그러다 칼이 큰 궤적을 그리며 검후를 베어왔다.

 감히 경시하지 못하고 신형을 뒤로  빼며 칼의 영향권에서 나가려고  하는 검후, 그럼에도 

다가오는 나무칼의 공세에 목검을 들어 막았다.

 빡!

 나무칼끼리 부딪혔다. 그런후에도 쓸어오는 경기에 검후가 몸을 뒤로 빼내었다.

 가벼워진 느낌. 손을 들어 목검을 바라본 검후는 목검이  반토막으로 부러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얼마간을 부러진 목검을 응시하던 검후는 시선을 들어 아환을 바라보았다. 그 눈길에는 자

랑스러움과 존경, 그리고 설레임등의 복잡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 왜 전력을 기울이지 않았지?"

" 축하드립니다. 환랑."

 동문서답.

" 응? 무슨말이야?"

" 환랑께서는 드디어 화경에 들으셨네요."

" 화경? 내가?"

" 예. 제가 느낀 바로는 틀림없습니다."

" 화경이라..내가 화경이라.."

 갑자기 멍해졌다. 화경이라니. 얼마전까지만 해도 깨달음을 얻지 못하여 조급해 하던  내가 

화경이라니. 가깝지만 멀게만 느껴지던 화경이라니.

" 정..정말이야? 내가 이제 한단계 높아진 건가?"

" 예. 축하드려요."

" 축하드려요. 환랑."

 상운진이 한걸음에 달려와 아환의 팔에 매달려 축하를 보냈다. 멍하니 서있는 아환의 팔을 

잡고 연신 흔들어대는 상운진. 고운 자신의 젖가슴에 아환의 팔을 부비며 감격에 겨워 어쩔

줄 몰라했다.

" 어찌된거지?"

" 그것은 제가 여쭙고 싶은 것인데요. 어떻게 해서 깨달음을 얻게 되신건지.."

" 깨달음이라..난 단지 내가 익히던 무예가 나와 어울리지 못하다는 느낌을 우연히  받게 되

었지. 칼을 깎다가 알게 되었어. '작위(作僞)'라는 것을."

" 작위요?"

" 그래. 내가 지금껏 익혀왔던 무예. 무공의 의미를 알지 못하고 그저 그 기세나  형식을 흉

내내는 것에 집착을 하였지. 그러던 중 우연히 내가 무의식적으로 칼을 만들다가 몇개의 칼

들이 내가 아무 생각없이 만들었을때 똑같은 모양을 가진 것을 보았어. 그 순간 느낄 수 있

었지. 나의 순수한 무예가 아니다라는 것을. 그리곤 칼을  휘둘러 보았지. 그저 마음이 가는

데로, 칼이 가는데로. 그러자 전혀 경험하지 못한 기이한 감흥이 들었고 처음보는 길이 보였

어. 그 길로 칼을 보낸것 뿐이야."

" 길로 칼을 보내었다.."

 조설하가 아환의 말을 되풀이하였다.

" 왜? 이상해? 그런거 아니야?"

" 이상해요. 하지만 틀린 것은 아닌듯 해요."

" 그게 무슨 말이야? 설하가 이상하면 틀린 거 아냐? 설하는 그 길을 이미 걸어왔잖아?"

" 그렇지 않아요. 저와 환랑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무예를  익히며 깨달

은 것이 그 무예의 뜻을 깨달은 것이지요. 환랑은 '자신'을 깨달으신 겁니다."

"..."

 무슨 뜻이냐는듯 눈만 말똥 말똥 뜨고 조설하를 바라보고 있는 상운진.

" 저도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는.."

 말끝을 흐렸다.

"... 그럼 언니. 환랑께서는 화경이 아니신가요?"

 불안한듯 조심스레 질문을 던져보았다.

" 그렇지는 않아. 기실 화경이라는 것 아니 무공의 단계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지. 

실제로 무예의 단계란 그렇게 칼로 나뉘듯 잘라지는 것은 아니니까.  내가 말할 수 있는 것

은 적어도 환랑께서는 무림에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화경의 경계를 넘어선 것은 분명할뿐 그 

이상은 나도 무어라 말을 못하겠어. 조금전에 내가 환랑과 대련을 할때 통상의 화경의 초입

이라 불리우는 정도의 기운만 담았었지. 그 결과가 조금전에 이루어진 것이지."

"... 너무 어려워요."

" 나도 어렵네. 자. 그만하고 이제 들어가지. 배고프네. 아직 저녁 전이지?"

" 예? 예. 저녁 잡수셔야죠. 깜빡 했어요. 맛있는 오향소육과 진사삼채 그리고 봉란탕이예요. 

얼른 들어가요."

 대충 정리를 한 후 서둘러 초옥안으로 세사람은 들어갔다.

 맛있게 음식을 먹는 소리. 불이 꺼지고...

(6)

" 어! 시작했나?"

" 예. 오늘 아침부터.."

 발갛게 얼굴을 상기시킨채 조그마한 목소리로 대답을 하는 상운진이었다.

 검은 머릿결을 뒤로 곱게 빗어넘기고 동그란 얼굴이 사뭇  귀엽다. 벌써 스물이 넘은 나이

임에도 앳되어보이는 상운진의 동안은 성숙한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조설하의 미안과 대조를 

이루어 음양조화역내의 세 사람의 관계에 나름대로의 일조를 하였다.

 가늘은 목덜미와 봉긋한 젖가슴, 처음 이 곳에 들어왔을때보다는  더 커진듯 한창 물이 오

른 몸매였다. 금빛의 고리는 여전히 유두위에서 빛을 내고  있었고 매끈한 피부로 이어지는 

배와 그 밑의 아랫배는 도톰한 둔덕을 이루었다.

 하나 눈에 띄는 것, 다름아닌 작은 하얀  천이 상운진의 다리 사이에 있어 비처를  가렸다. 

이 작은 고의 아닌 고의는 바로 여자들이 한달에 한번 겪는 생리때문이었다. 조설하는 이미 

그 과정을 지나 경도가 끊겨 더이상 생리를 하지 않았지만 그와는 달리 이제 스물이 갓넘은 

상운진은 매달 사오일 가량을 천조각, 가끔은 기저귀라고 놀리기도  하는 것을 걸치고 다녀

야 했다.

 처음에는 무심결에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채 월경을 맞이했다가 점점히 핏자국이 비처에서 

배어나와 하얀 허벅지를 타고 흘러 내리는 것을 아환이 우연히 목격하고 그로 인하여 부끄

러움에 어쩔줄 몰라하던 상운진을 두고 세사람이 결정하여 그 기간만큼은 상운진의  사타구

니에 무언가를 대게 하였다. 그 것이 지금의 기저귀, 안에 덧감을 댄 작은 천조각이었다.

" 그래?"

 아환은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내려 놓고는 상운진에게 다가섰다.

" 이리와봐."

 아환은 상운진을 불러 자신의 앞에 서게 하였다. 머뭇거리면서도 아환의 말에 복종을 하고 

사내의 앞에 붉게 물든 얼굴을 하고 고개를 숙여 시선을  내리깔은 상운진. 그 모습이 귀여

운지 아환이 슬쩍 손을 내밀어 상운진의 쓰다듬듯 뒷머리칼을 잡았다.

 아환이 살며시 머리를 끌어당겼다. 못이기는 척 따라 오는 상운진의 얼굴, 그 이마에  아환

이 가볍게 입을 가져대었다. 입술을 조금 내려 눈을,  코를 입술을 빨아보았다. 부드러운 설

육이 아환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왔다.

 사내의 입속에서 노닐던 두 혀가 떼어졌다가는 다시 붙고 휘감았다. 입술이 떼어지자 가느

다란 태액의 선이 두 입을 연결하고 있었다.

 아환이 무릎을 굽혀 머리를 상운진의 하반신 앞쪽으로 내렸다.  손을 들어 하얀 천에 갖다

대고는 슬며시 끌어내렸다.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내는 상운진의 비처. 하얗던 피부에서 붉어진다 싶더니 갈라지고 갈

라지자 마자 금빛의 동그란 고리가 눈에 들어왔다. 밑으로 더  내리자 갈라진 틈이 점점 넓

어지고 붉은 입술이 삐져나와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삐져 나와  있는 아랫입술에 점점히 

묻어있는 붉은 액체가 눈에 들어왔다. 마치 빨간 물감을 찍어  놓은 듯 붉은 음순에 번들거

렸다.

 아환이 손가락을 하나 세워 그 빨간 액체를 찍어보았다. 그리곤 냄새를 맡아보았다. 독특한 

체향이 코에 스며들었다. 피냄새와는 다른 그러면서도 비릿한 느낌이 풍겨나왔다. 

 슬쩍 손에 묻은 액체를 천조각에 닦고는 일어서자 붉다 못해 아예 새빨개진 상운진의 얼굴

이 보였다. 매우 당혹스러운듯 부끄러운듯 그러면서도 수치감이나 모멸감은 보이지 않았다.

" 이런 느낌이로군."

 거의 스물이 다되어서 처음 맡아보는 냄새였다. 우연히 잠깐 상운진의 생리를 본적은 있지

만 이렇게 가까이서 보고 코로 냄새를 맡은 것은 처음이었다. 이 곳에서 일년여를 살아오며 

몇번 상운진이 생리를 하는 것을 알기는 하였지만 손을 갖다댄 적은 없었다.

 아환은 어쩔줄 몰라하는 상운진의 머리를 잡고 입맞춤을 하고는 머리를 자신의 하체로 끌

어당겼다. 상운진은 입을 최대한으로 벌려 아환의 남근을 입에 물었다. 언제나 그렇듯  입에 

꽉 차는 기분. 무릎 근처에 걸린 천조각때문에 걸음을 옮기지도 못하고 제자리에 무릎을 꿇

은 상태에서 아환의 양물을 입안 가득 집어넣고는 혀로 아환의 귀두부분을 휘감고는 빨아대

었다.

 익숙하다 못해 능숙하다고 말할 수 있는 숙련된 동작으로 아환의 남근을 정성껏 혀로 어루

만졌다. 그러다가 낭심밑으로 혀를 넣어 이곳 저곳을 간지럽혔다. 다시금 혀를 떼고  입술을 

크게 벌린채로 동그랗게 말고는 아환의 살덩이를 물고 머리를 앞뒤로 움직였다.

 굳게 두 다리로 땅을 딛고 상운진의  봉사를 받던 아환은 상운진의 머리를 잡고는  일으켜 

세웠다. 뒤로 돌리게 한후 엎드려 땅을 두 손으로 대고 상체를 굽히게 하였다. 체조하는  모

양으로 유연하게 굽혀 두 다리를 곧게 펴고 손으로 땅을 짚고 비처를 살짝 벌려 아환을  맞

아들일 준비를 하는 상운진. 

 아환은 손을 상운진의 비부에  가져가보았다. 생리혈과는 또다른 미끈미끈한  느낌이 드는 

습기가 이미 홍건히 상운진의 비처를 적시고 있었다.

 아환은 곧추 세운 양물을 상운진의 비부에 맞추고는 단번에 밀어넣었다.

" 아흑!"

 여체가 출렁였다. 머릿결이, 젖가슴이, 금빛의 고리가, 탱탱한 둔부의 하얀 살결이 춤을  추

었다. 남근이 슬쩍 빠져나온다 싶더니 세차게 여체에게  밀착되었다. 그러기를 몇차례, 여체

에서 나올때의 남근은 원래의 검은 빛에서 붉은 액체가 묻어 나와 기괴한 빛을 내었다.

 탁..탁..탁..

 살과 살이 맞부딪히는 소리가 반복해서 울려나왔다. 

 상운진은 자세를 흐트리지 않은채로  아환의 돌진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곱게 

찡그려진 얼굴은 고통이 아닌 쾌락을 맛보는 여체를 보여  주었다. 색다른 시기에 맞이하는 

육봉이 또다른 감흥을 가져다 주고 있었다.

 상운진의 양 허리춤을 잡고 거세게 밀어붙이는 아환의 양물이 점차 속도를 빨리하고 있었

다. 그에 따라 상운진의 교성과 몸의 출렁임은 그 강도를 더하여 갔고 아환 역시 지긋이 눈

썹을 내리 깔며 성기르 조여오는 감촉을 즐기며 마찰에 의한 쾌감을 만끽하고 있었다.

" 으음.."

 나직한 신음성이 아환의 입속에서 새어나왔다.

 아환은 잠시 동작을 멈추다가 천천히 마무리를 하며 최후의 절정의 순간을 즐겼다.

 퐁.

 아환의 양물이 빠져나오자 압축되어  있던 공기가 새어나오며 기이한  소음을 발생시켰다. 

붉지만 피와 다른 빛을 내는 생리혈과 아환의 체액이 섞여 분홍빛을 내며 남근의 검은 피부

를 장식하고 있었다.

" 후우.."

 아환이 크게 숨을 몰아쉬며 상운진의 허리를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풀썩 주저 앉는 상운

진,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그  자리에서 내려 앉았다. 잠시간을 그러고 있다가  아환을 

향해 몸을 돌리고 무릎을 끓은 채로 무릎걸음으로 아환의 앞으로 다가왔다.

" 움.."

 크게 입을 벌려 아환의 양물을 입에 무는 상운진, 아마 뒤처리를 해주려는가 보다.

" 환랑. 이제 금방 이 곳을 떠나시겠네요. 깨달음을 얻으셨으니.."

 쓸쓸한 어감이 느껴졌다. 사랑하는 정인이 얼마가 될지 모를  긴 시간을 자신을 놔두고 어

딘가 가려고 한다. 얼마의 시간이 흐를지, 그동안 자신에 대한 애정이 식지는 않을지..여러가

지 두려움이 앞서 상운진을 근심시켰다.

" 글쎄. 그래야겠지. 세상으로 나가봐야겠지. 더 전진해야겠지."

 저 멀리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상운진을 감싸 안고 아환이 흘리듯 말을 했다.

" 전..전...흑흑.."

 말을 채 끝맺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 운진."

 감미롭게 상운진을 부르며 꼭 안아주었다.

" 흑흑.."

 어깨를 들썩이며 계속 눈물을 흘리는 상운진이 그래도 안스러웠는지 아환은 상운진을 부드

러이 쓸어주었다.

" 얼마가 걸릴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허나 곧 우리는 다시 만날거야. 나를 믿고  여기서 운

진도 스스로를 성장시키라고.."

 울음을 멈추지 않고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환은 어깨를 토닥이며 그런 상운진을 말

없이 위로했다.

"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지만 현재 환랑의 경지는 저도 무어라 정확히 정의를  내리기 힘들어

요."

 조설하가 눈빛을 초롱초롱 빛내며 말을 꺼내었다.

 막 저녁을 마치고 빙 둘러 앉아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 중 상운진의 질문이 나왔

다.

" 그럼 나의 지금 무예는 어느 정도이지?"

" 화경이라 말씀드리고 싶지만 환랑께선 일반 무림인들과 차이가 나는 것이 있어요."

" 그게 뭔데?"

" 경륜 혹은 경험이지요."

" 경험?"

" 예. 실전을 의미합니다."

" 실전?"

" 실제로 강호의 수많은 무인들은 수십 수백번의 비무와 생사를 다투는  결전으로 나름대로

의 무예를 익히고 있어요. 전혀 예상밖의  상황이 닥쳤을때의 대처요령과 응급상황하에서의 

처리, 순발력등이 지금 환랑이 갖추지 못한 부분이지요."

" 그렇지만 환랑께서는 언니와 많은 대련을 하였잖아요?"

" 그것은 단순한 대련 수준일뿐 내가 말하는 강호인들과의 싸움과는 비교가 안돼."

" 그런가? 그럼 나의 수준은 어느 정도이지?"

" 냉정히 말씀드리자면 화경의 고수를  만나면 필패, 화경의 초입이나  화응의 끝에 다다른 

고수를 만나도 어려워요. 간신히 화응의 단계의 무인들과 필적하다고나 할까요?"

" 응?"

" 정말요? 언니?"

" 적어도 제가 느끼기엔 그렇습니다.  강호에 경험이 칠이요 실력이 삼이란  말이 있습니다. 

실제로 수많은 강호초출의 고수들이 자기보다 무예가 낮은 이들에게 패해서 목숨을 잃는 경

우가 비일비재해요. 저도 초창기 무림에  출도를 하였을때 그것때문에 고생을 좀  하였어요. 

그리하여 많은 비무를 가질려고 노력을 하였지요."

" 으흠.."

 무거운 신음이 아환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 언니. 그렇다면 환랑은 어찌 하셔야 되는데요?"

 아환의 내심을 알기라도 하는 듯 조설하에게 상운진이 재차 질문을 던졌다.

" 무엇보다 환랑은 사람을 살상한 적이 없다는 것이 문제일 수 있어. 환랑? 혹시 사람을 해

치신 적이 있나요?"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다. 실지 아환이  떠돌아 다닐때나 기타 다른  사람과 마찰을 빚어 

싸워 부상을 입힌 적은 꽤 있었으나 사람을 죽여본 경험은 전무하였다.

" 그것도 중요합니다. 실제로 목숨이 걸린 싸움에서 일시간의 망설임은 삶과 죽음을 판단하

지요. 만약 자신에게 기회가 왔는데 머뭇거림으로 그 기회를  놓친다면 치명적일 수도 있어

요. 더군다나 고수들의 싸움에서는 그 것이 더욱 그러하지요."

" 그렇다면 그 경험이라는 것을 쌓아야 하는가? 어떻게 해야하지?"

" 그것 역시 환랑 스스로 해결해야할 문제입니다. 머지  않아 환랑께서는 강호에 출도를 하

시겠지요. 그러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상황에 수없이 직면하실 것입니다. 회피할  수 

없는 상황도 있을것이예요. 그때 환랑께서 독한 마음을 갖느냐  아니냐에 따라 저희가 미망

인이 되느냐 아니냐도 판가름납니다."

" 무서워요. 언니."

 과부란 말로 표현을 하였지만 그 의미를 짐작 못할 상운진은 아니었다.

 묵묵히 끄덕이는 아환, 하나같이 중요한 말들임을 알고 깊이 새겨들었다.

" 환랑. 이제는 제가 더이상 환랑께 도움이 될 게 없네요. 단지 이 몸으로  환랑께서 휴식을 

취하시는 것외에 환랑의 정진에 기여를 못하겠네요."

 차츰 조설하의 말투가 애잔하여짐을 알고 아환이 손을 뻗어 부드러이 고운 여체를 안아주

었다. 다른 손으로 상운진의 어깨를 감싸 끌어당겨 두 여인을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워

낙 넓은 가슴인지라 두 여체가 안겨듦에도 넉넉한 아환의 품.

 아환의 출도가 얼마 남지 않은 음양조화역의 또 하루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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