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화 (3/14)

신기한 것은 그녀가 흥분하는 감도가 다르다는 것이었다.

보지 왼쪽의 안쪽은 보통신음이 흘러나오지만, 오른쪽을 공략하면 막 미친듯이 소리를 질러댔다.

' 자 이번엔 왼쪽 '

솩솩!

손가락의 마디는 두번째 까지밖에 들어가지 않았다.

" 아!~ 아!~ "

그녀는 신음을 질러대느라 바쁜지, 나의 애무도 까맣게 잊은 채 흥분하고 있었다.

익숙해서 그런지, 나도 애무가 들어오지 않으니 흥분이 식어갔다.

" 자지 좀 계속 빨아줘. "

말을 하자마자 그녀는 정신을 차린듯, 다시 열중하여 애무하기 시작했다.

신기한 것이, 아까는 사까시 몇번에 그렇게 흥분했었는데

내가 직접 보고 있지를 않으니 그저 그런 기분이었다. 약간 야릇한 기분.

' 이번엔 오른쪽이다. '

솩솩!

" 아~! 아~! 오빠 날 죽여줘! "

죽여줘? 그정도로 좋다는 뜻인가. 후후! 여자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니! 손가락 한개로!

Mental control 의 힘이 아닌 자력으로 그녀를 손아귀에 지자 너무 재미있었다.

섹스는 놀이였다.

" 오빠, 넣어줘. 이제 그만 괴롭히고.. "

그녀의 눈은 나의 자지를 향해 집중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왼손은 계속 보지의 위쪽을

만지고 있었다.

클리토리스가 있는 곳이라 했던가.

아까 그녀는 나에게 말했다.

' 삽입하는 것도 박자가 있어. 그냥 무턱대고 박으면 여자는 싫어해. 조금씩 조금씩 일정한

시간대로 박아주는것도 기술이야. '

그녀는 나에게 다가왔다. 서로 키스를 한번 쪽 한후, 그녀는 나의 자지를 보지 안에 넣었다.

" 아. "

정말 말로 표현하지도 못할정도로 흥분되고 아파왔다.

얼마나 자지를 꽉 깨물어오는지 그 조임이 환상적이다.

박자! 박자란 말인가. 좋다!

나는 천천히 1초에 2번씩, 약하게 3번을 넣었다 뺏다 한후, 크게 1번으로 보지를 공략했다.

과연, 아까와는 질적으로 다른 신음을 느낄 수 있었다.

" 아~~아~~아~~아 오빠 나 미칠거 같아 !! "

과연, 보지의 조임도 예사롭지 않았다.

그녀가 흥분하면 할수록 나의 자지에 걸려오는 압박도 장난이 아니었다.

하지만, 왠지 나는 신음을 질르고 싶지 않았다.

그녀를 내가 지배하고 싶은 생각이 조금 들었기 때문에,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기 때문에.

나는 그녀에게 자세를 바꾸게 했다. 자세를 바꿔서 섹스하는 것은 전혀 몰랐다.

하지만, 서로 얼굴을 보고 있는 자세가 나에게 꽤나 부담을 안겨주었던 것이다.

나는 이른바 뒷치기 라는 자세로 그녀를 공략했다.

당연히 아까 그녀의 보지 안을 괴롭히던 것과 다르게 뒤로 넣는것은 보지 벽을 공략할 수 있게

했다.

역시 리듬은 3 대 1 을 탔다.

" 아아앙~ 아아앙~ 헉! 헉! 아아앙~ "

그녀의 미묘한 콧소리가 나를 자극했다. 엄청 흥분한 모양이다.

사실 나도 꽤나 흥분해 있었다.

" 오빠~ 살살해! 살살! "

나는 무시했다. 오히려 좀더 속도를 빨리했다.

" 아아 아아 아아앙 으허허헝 "

마지막에 아주 깊숙하게 찔러 놓은 것은 그녀의 정신을 혼비백산하게 만들 정도의 일격이었다.

아주 두 다리가 덜덜덜덜 떨리고 있었으니까.

그것을 기점으로 나도 절정에 치달았다.

" 아... 오빠 싼다... 오빠 싼다... "

나도 모르게 나의 최고의 허리놀림으로 그녀를 가격하고 있었다.

" 으아...으아... 으하..... 간다!!!!! "

그녀가 아까 피임했다고 그랬지? 나는 안심하고 그녀의 보지 안에 움직임을 멈춘채

울컥울컥 사정했다.

그녀의 허리를 꼭 붙잡은채로.

" 후우.... "

" ........ 기분은 좀 어때, 오빠? "

" 씨... 다시 샤워해야 되겠어. 몸에 땀 났잖아.. "

시간을 보니 새벽 1시가 좀 넘어있었다.

" 같이 씻으러 가자. 오빠. "

이제 오빠 소리가 자연스러웠다. 하하! 실질적으로 나보다 5실이나 누나라구!

그녀는 욕실에서 나를 정성스럽게 씻겨주었다.

아직도 만족하지 못했는지, 자지를 씻어주면서 한번 입으로 쭉 빠는 것도 잊지 않았다.

" 오빠, 여자친구 있어? "

" 아니. "

" 나, 오빠 여자친구 하면 안돼? "

" ........몰라. "

" 아잉~ 내가 어때서. "

하긴 그녀만큼 이쁘고 색골인 여자가 또 있을까. 사귈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후두둑! 후두둑! 창밖에선 가랑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그녀를 껌뻑 죽여놓는 천연성분 강력 정력제

집에서 한참 자고 있던 중이었다.

오늘 새벽까지 이런저런(?) 일이 있었던 터라, 워낙 피곤했으니까.

한참 꿈속에서 할아버지와 대화를 나누고 있을 즈음, 한 통의 전화는 나의 잠을 깨웠다.

따르릉!

" 음냐 음냐 ~~ "

따르릉!

" ....음? "

따르릉!

" 아이 쉬팔 ! ... "

제대로 자지도 못했기에 전화를 받으러 거실까지 가는 동안, 걸음은 약간씩 기우뚱거렸다.

" 여보세요. "

평소에 내가 받는 목소리보다 훨씬 낮은 톤에 목소리를 깐 채 였다.

솔직히 아는 사람도 이 세상에 아무도 없으니, 나의 안부를 위해 전화를 해줄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것 아닌가!

" 안녕하십니까? 로이어 변호사 센터의 변호사 김 성 호 라고 합니다. "

" 네. (?!) "

" 고(故) 임 재 성 씨께서 남겨두신 유언장이 오늘 날자로 송신인에게 공개되기를 희망했기에,

유언장을 편지에 넣어 그쪽 주소로 송신해놓았습니다. "

" 유언장이요???? "

어라... 나는 유언장 이미 예전에 읽어보았는데... 그리고 이 변호사는 그때의 그 변호사가 아니었다.

" 돌아가신지 6개월이 지나면 이 유언장을 전달해 달라는 고인의 소망대로 제가 보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럼, 이만. "

김 성 호 변호사는 전화를 먼저 찰칵 끊었다. 하지만, 나는 수화기를 내려놓지 못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할아버지의 유언장에 꽤나 호기심이 발생했다.

또 재산이 나에게 오는 것일까. 아니면 생전의 자신이 못다한 말 같은 것을 남겨놓은 것일까.

물론 아무것도 없어도 상관없었다. 할아버지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것이라면 백지장이라도 좋았다.

그 시간 이후부터 나는 롯데캣슬의 1층 편지함을 수시로 확인했다.

" 아, 뭐 필요하신 것이라도 있으십니까? "

나보다 30살은 많아보이는 경비원이 주위를 설렁거리자 친절하게 물어보고 있었다.

" 아뇨. 됐습니다. "

나는 빠르고 짧게 딱 끊어말한 후, 계속 편지함을 주시하고 있었다.

싸가지 없는 행동이었지만, 내가 지금 하는 행동은 다른사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롯데캐슬에 사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주변이웃 과의 친분도 없었고, 경비원을 인간으로 생각하지도

않는 듯 했다. 어린 아이들이나 캐슬 출입시에 ' 안녕하세요 ' 인사를 할 뿐이고, 어린이들의 모범이 되어야할

어른들은 아니꼬운 태도로 그를 쳐다봤을 뿐이다.

하긴, 여기 사는 사람들의 프라이드가 좀 높은 편이긴 하지...

그런데다, 요새 캐슬 주민 입주회 인가 그곳에서 종이가 하나 왔는데

경비원 대신 SACOM에서 나온 최신 시설로 바꾸자는 그런 내용이었다.

뭐 여하튼, 그런식으로 대접을 받아온 경비원이었기에 뭐 나는 정상이라는 듯이 TV만 묵묵히 보고 있었다.

좀 불쌍해보였다.

" 편지는 매일 언제쯤 여기 오나요? "

" 아, 예. 매일 오후 3시에서 4시 사이에 배달부가 들르더라구요. "

시간을 보니 한 2시간 정도 남아 있었다.

후,, 이렇게 긴 시간을 기다리려고 했다니 참 바보 같았다.

나는 캐슬 입구를 나왔다. 시원한 바람이 나를 스쳤다. 주위에 있는 나무들... 확실히 풍경이 좋다.

우리 롯데캐슬의 좋은 점은 다른 곳처럼 지상복합 시설이 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주거공간으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치 일반 아파트와 비교해서 별 차이를 느끼지 않기도 한다.

큰 도로변으로 조금 걸어나왔다. 나는 지나가던 사람들의 옷차림이 워낙 화려해서 내 옷을 잠시 보았다.

밋밋해 보인다.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지 않는 인도 구석에 잠시 몸을 웅크리고 앉았다.

기분도 기분인데다가, 마음도 혼란스럽고 잠도 많이 못자서 그런지 머리가 띵했다.

무엇인가 마음속의 안에는 감정이 존재하는데 내가 그것을 느끼지 못하는 기분이라고 해야할까..

" 아, 니미 씨발... "

괜히 욕설이 터져 나왔다. 솔직히 남부럽지 않은 현재였다. 그런데 왜 막연히 답답할까.

정오라 그런지 도로엔 차가 많이 없었다. 담배나 한대 피워볼까..

중, 고등학교 6년 동안 금연 교육은 상당히 효과가 있었음에 틀림없다. 내가 이렇게 머릿속에서

담배는 안된다고 외쳐대고 있으니까.

나는 무시했다. 담배 하나.... 피워보자는 생각이 그냥 들었다.

길가에는 때마침 아저씨 하나가 지나가고 있었다. 나는 Mental Control 암시를 주었다.

' 담배를 줘. '

앞만보고 바삐 지나가던 아저씨는 나를 향해 발걸음을 돌려, 담배 하나를 꺼내주었다.

담배의 필터 앞 부분에는 ' Marboro ' 라는 이름이 씌어 있었다.

말보로? 우리나라 것은 아닌것 같은데 ?? 일단 입에 물고 불을 받았다.

흐으읍!

한모금 빨아들인 순간, 머리가 띵했다. 이런 씨발놈들. 이런것을 피우고 있었냐.

하지만, 바로 담배를 뱉을 수 없었다. 머리가 띵하기도 하지만, 다시 한모금 빨아들일 때마다

머리가 띵한 것이 없어지기도 한 느낌이었으니까.

" 고맙습니다. "

아저씨는 뭐 담배 하나 나누는 것이 대수냐고 하면서 길을 다시 갔다. 후후후. 이런 쓸데없는 일에

Mental control 을 쓰면 죄 짓는것 같다.

"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그녀 생각이 났다.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던가.

나는 핸드폰을 꺼내어 그녀의 전화번호로 연락을 했다.

0 1 0 - 3 2 6 8 - X X X X.

" 오빠 ? "

여보세요 를 기대하고 있던 나는 깜짝 놀랐다.

" 어, 어떻게 알았어. 나 인줄. 내 번호는 안알려줬잖아. "

" 아, 이 번호. 오빠 밖에 모르는 번호야. 어제 바로 바꿨거든. 엄마도 몰라. "

대단하다. 번호를 나를 위해 바꾼 것인가.

" 어디야? 내가 갈게. "

" 어.....아니야, 괜찮아. 그냥 목소리 듣구 싶어서 전화한거야. "

" 어디야? "

피곤했다. 우리집을 알면 매일 찾아올 것 같았다. 하지만, 이 목소리를 듣고 대답을 안해준다면

그 놈은 고자다.

" 동작구..신대방동 롯데캐슬 11층에 XXX 야. "

" 역시나.. 오빠 페라리 보고 부잔 줄 알았는데 그런 곳에 사는구나. 곧 갈게. "

젠장.. 왠지 피곤해질 듯한 기분이었다. 나는 계속 담배를 피웠다.

아직 1시간 30분이 넘게 남았다. 도대체 무엇을 하고 시간을 떼울까...

집안으로 다시 돌아가기로 결심을 했다. 곧 있으면 그녀도 올테고 말이지.

' 인터넷이나 좀 서핑해야겠다. '

찾고 싶은 정보가 하나 있었다. 그녀가 오기 전에 습득해야할 정보가.

나는 네이버 검색 창에 '섹스 기술' 이라고 입력 검색했다.

곧 그녀가 오는데 어제와 같은 부끄러운 내 모습은 다시 보여주기 싫었기 때문이다.

성인 인증은 할아버지의 주민등록번호로 하고 보았는데, 정말 대단했다.

체위가 이렇게 많았다니... 다양하고도 신비한 체위가 많았다.

" 이런, 씨발놈들. 존나 이상한 체위는 다 만들어놨네. "

하지만, 그런 내 혼잣말은 마음과 달랐다. 나는 그녀가 오면 이 체위 를 해봐야하지 하는

생각이 계속 들고 있었으니까.

삐익!

벽에 걸어놓은 전자 알람 시계가 정각을 알렸다. 오후 3시였다.

그래! 편지!

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밑에 내려갔다. 그리고 확인했다. 편지가 온 것을.

보낸 사람이 김 성 호 이니 확실했다.

" 아니, 경비 아저씨. 3시~4시 사이에 온다는데 오늘은 좀 빨리 왔네요? '

" 아, 방금 왔다갔어요. 오늘은 그러게 빨리 왔네요. "

할아버지의 유언장을 아무에게나 보이고 싶지 않았기에 봉투를 품에 끼고 올라왔다.

집에 도착해서 나는 바로 봉투를 열었다.

그녀가 곧 오겠지만, 상관 없었다. 나는 너무도 내용이 궁금했으니까.

' 잘 지내고 있느냐! ' 로 부터 시작되는 유언장. 나는 천천히 읽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경악에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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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고 있느냐!

할아버지를 이미 잊어버린 것은 아니겠지? 이 유언장만은 대필하지 않고 직접 쓰고 있다.

그만큼 이 내용은 중요하다는 것이니 잘 보고 불에 태워라.

Mental control 은 나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것은 영국의 Jenisson Ray 라는 사람과 합작의 이론으로 완성되었다.

Mental control 은 실제로 나오지 말았어야 할 연구였다.

절대 최면술이라고도 불릴만한 것이지.. 사실 십수년전, 아들을 사고로 잃고 말았다.

뭐, 몰라도 괜찮다. 하여튼 그 당시에 나는 매우 분노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래서, 지나가던 사람들의 감정이 나와 같게 되기를 소망했었던 것이고, 그래서 그것을 조절하기 위해

Mental control 을 죽고 살기로 연구했는데... 연구하는 동안 분노는 날아가고 따뜻함만이 내게 남았다.

연구된 이론을 하지만, 그냥 버릴 수는 없었기에... 우리나라 고아원이란 고아원은 다 찾아서

IQ 를 가장 높은 아이 둘을 색출했지. 남자와 여자.

그 중의 하나가 바로 너다. 그런 말 해서 미안하다.

당시 너의 아이큐는 180. 다른 하나는 190. Jenisson Ray 가 그 아이를 양육했지.

하지만 그 사람은 잊어도 상관없다.

3년전쯤 장례식장에 내가 그곳에 있었으니까. 내가 이것을 알려주는 이유는 그저 하나의 정보에 불과할 수

있지만, 명심해라. 아마 그 아이도 너처럼 Mental control 을 쓸 수 있을 게다.

그래서 부탁인데, Mental control 을 쓸 수 있는 그 아이와 네가 마주치지 않기를 바란다.

서로 Mental control 을 사용한다면 둘 중 정신력이 약한 쪽은 반드시 육체는 살아있으되 정신은

백치가 되는 효과가 일어나니까. 나는 둘 중 어느 누구도 피해를 보지 않길 바란다.

그리고, 한가지 더 당부하자면.. 절대 나쁜 일에는 능력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솔직히 나도 그런 능력이 나에게 있다면, 나쁜 짓을 하고픈 마음이 들겠지만,

할아버지와 약속해주렴. 도둑질, 살인과 같은 간접범죄... 생각만해도 무섭구나.

이만 말이 많았다. 이 늙은이의 노파심에서 하는 소리니 너무 심각하게는 받아들이지말고.

행복하게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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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 딩동!

현관에 차임벨이 울렸다. 하지만, 나는 움직일 수 없었다.

나 외에 Mental control 을 쓰는 여자가 있다고 생각하자 소름이 돋아서 굳어버린 것이다.

그녀를 껌뻑 죽여놓는 천연성분 강력 정력제

딩동! 딩동!

' 여기가 아닌가? 11층에 이곳 확실히 들었는데.. '

태경은 주춤대고 있었다.

자신도 그리 못사는 집은 아니었으나, 이 곳은 너무 고급스러워서 자주가는 클럽의 부자들 동네와도

비슷했다. 오면서 대충 차를 보니 제일 안좋아보이는 차가 에쿠스 정도로 보였다.

' 제발, 오빠네 집이 맞기를....... '

다른 사람이 나와서 문을 여는 그런, 뻘쭘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기를 기도하며 태경은 벨을 한번 더 눌렀다.

그리고 왼손으론 발신자표시로 알아낸 기범의 핸드폰으로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찰칵!

" 들어와. "

통화가 빨리되길 기다리며 현관문을 주시하고 있던 태경은 허탈해질 수 밖에 없었다.

" 아, 뭐하느라고 이렇게 늦게 문을 열어!! "

" 어.... 잠시 바쁜 일이 있었어. "

얼른 편지를 불에태우느라 집안엔 약간 타는 냄새가 배어 있었다.

" 오빠, 여기서 뭐 했길래 타는 냄새가 나는 거야. 환기 좀 시켜야겠네. "

정오의 날씨는 꽤나 푸근했다. 하지만, 아직 따뜻하다고 할만한 계절은 아니었다.

" 오빠? "

태경은 기범을 주시했다. 어제와 좀 많이 달랐다. 이상하게 얼이 빠져 있다고 해야하나, 아니면

혼이 빠진 것일까.

" 야! "

기범의 귀에 한차례 ' 야! ' 라고 소리를 크게 지르자, 기범은 허둥지둥 그녀를 쳐다보았다.

" 야, 나 귀 안먹었어. "

" 무슨 생각 하느라고 아무리 불러도 정신을 못차리는거야. 거의 10번은 넘게 불렀을걸. "

" 아 그랬어? 미안, 나. 생각할게 좀 있어서. "

기범은 말을 얼버무렸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그 감정을 공유하고 싶었지만

태경에게 Mental control 얘기를 한다해서 알아듣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미친놈 취급을 받을 것이었다.

" 무슨 새---ㅇ 각? 내 생각은 아닌것 같던데? 다른 여자? "

" 아니야, 그런거. 점심은 먹었어? "

" 당연하지. 오빠 안먹은거야? "

" ...... 응. "

" 에이, 뭐야 밥을 먹어야 힘을 쓰지. 내가 밥 차려줄게. "

" ......... 미안, 오늘 하고픈 기분 아냐. 밥도 먹기 싫어. 집에 조용히 있다 가줬으면 해. "

나는 그렇게 말을 내뱉었다.

" 나....요리 잘하는데........ "

" 그런게 문제가 아니야. 정말 나 생각할게 오늘 있어서, 미안해.. "

솔직히 그녀가 오면 여러가지 체위를 시험해 보고픈 생각이 있었으나, 할아버지의 숨겨진 유언장을

읽고 난후 나는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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