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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뜨거운 성기가 이제야 제자리를 찾았다는 듯 그녀의 내벽에 달라붙어 예민한 점막을 샅샅이 문질렀다. 끝까지 들어와 허리를 뭉근히 돌린 것만으로도 자궁구는 물론 아기집까지 둥둥 울려대는 통에 소희의 입에서 끅끅대는 신음이 샜다.
그는 서두르거나 급히 찧어대지 않았다. 질벽의 주름을 일일이 긁으며 느릿하게 빠져나간 성기가 귀두만 걸쳐졌을 때, 소희가 호흡을 고르기 위해 급히 숨을 내쉬었다.
그 모습을 보며 입가에 나른한 미소를 올린 지겸이 한 손으로 그녀의 가슴을 천천히 쥐고 주무르기 시작했다.
“하, 하으… 핫!”
그의 흉흉한 기둥은 아직도 선단만 들어와 있었다. 지겸이 그녀의 가슴을 치대듯 만지다 엄지와 검지 사이에 유두를 끼고 세게 비튼 순간, 소희의 입에서 참을 수 없는 교성이 흘렀다. 동시에 남자의 것을 끼운 구멍이 빠듯하게 수축하는 바람에 지겸의 반듯한 미간에도 미세한 주름이 졌다.
“소희야. 힘 좀, 풀어봐….”
이러다 정말 끊어먹겠어.
“나도, 흑. 그러, 읏, 고 싶은데. 아응.”
노력해도 될 리가 없었다. 아래에 힘을 빼려 할 때마다 몸 여기저기를 빨고 핥는 자극에 자꾸만 더 힘이 들어가 그를 재차 조였다. 자신도 모르게 눈가에 방울져 나와 고인 눈물을 지겸이 기쁘게 핥아먹었다.
아니야, 다 괜찮아. 그런 속삭임이 귓가를 은근히 울렸던가. 지겸이 소희의 양 발목을 잡아 가위처럼 벌리더니 허리에 힘을 줘 그의 것을 더 깊이 욱여넣었다.
푹, 찌걱, 푸욱. 일부러 더 천천히 빠져나갔다가 느릿하게 파고드는 통에, 진입하는 성기에 맞춰 제 내벽이 확장되는 게 그녀에게도 선명히 느껴졌다. 깊은 곳의 여린 점막은 형형한 핏줄이 솟은 굵은 불기둥에 뭉개져 경련했다. 충실한 속도로 이어지는 삽입에 깊은 곳에서 휘어진 귀두가 극점을 후벼팠다. 얼얼하게 자극받은 온몸의 근육이 바르르 떨렸다. 본능적으로 개폐를 반복하는 질구가 자꾸만 애액을 뱉어냈다.
“아흣, 흐….”
한계까지 파고드는 압박감에 허리가 뒤틀렸다. 뭉근하고 느긋한 추삽질일 뿐인 걸 알겠는데도 아래에서 점점 커지는 물소리와 회음부에 비벼지는 그의 주름진 살덩이에 쾌감은 가속화되고 있었다.
“후으….”
돌연 굳게 다물렸던 지겸의 입술에서 신음이 새어 나오자 소희가 눈을 떴다. 그 눈동자를 마주친 순간 그녀는 알 수 있었다. 이 남자, 많이 참고 있구나. 도드라진 눈썹뼈 아래 깊게 파인 눈가가 정염에 휩싸여 더욱 낮게 가라앉고 있었다. 어쩌면 지금 이게… 이렇게 일정한 속도로 진퇴를 반복하는 삽입이 자신을 위한 배려였던 걸까. 자신은 이것만으로도 버거워 어쩔 줄 모르겠는데.
“지, 겸…. 흑.”
그녀의 입에서 제 이름이 나오자 지겸은 못 참겠다는 듯 소희의 붉은 입술을 혀로 할짝대다 아랫입술을 마음껏 빨아들였다.
“왜 자꾸 부르지. 귀엽게.”
나 미치는 꼴 보고 싶어서? …응?
입으론 짓궂어도 아래는 여전히 부드럽게 들어왔다 나가길 반복할 뿐이었다. 그의 목소리가 소희의 귀 바로 옆에서 녹아내렸다. 순간 생각했다. 조금 더, 조금만 더 느끼고 싶다. 한계까지 몰고 가 결국 터트리고야 마는 지겸의 강한 본성에 오롯이 내맡기고 잔뜩 안기고 싶다. 같이 그 파도에 휩쓸려 자신도 놓고 완벽히 하나로 맞춰지고 싶다. 그런 마음이 들자 저도 모르게 골반이 들썩여졌다. 그가 성기를 삽입하는 순간 그녀도 모르게 박자를 맞춰 제 몸을 흔들었다.
“조금만 더… 세, 세게 해 줘… 읏, 요. 응, 으으으.”
“…뭐?”
순간, 지겸이 추삽질을 멈추고 그녀를 응시했다. 히트 사이클도 아닌데 그를 부추기는 소희가 믿어지지 않았다. 애써 붙잡고 있던 팽팽한 끈이 툭 끊어져 버렸다. 그녀 아래가 헐도록 거칠게 쑤시고 싶은 욕심을 참느라 조절한 호흡과 욕망이 그의 가슴께에 딱딱하게 뭉쳐 있다가 아래로 모여들며 다시 부풀어 올랐다.
퍽!
허리를 느릿하게 물렸던 지겸이 소희의 두 다리를 홱 들어 올려 반으로 접더니 좀 더 벌어진 구멍 속으로 제 것을 한 번에 내리꽂았다.
“핫! 우으… 잠, 깐. 하앙!”
놀란 소희가 침대 시트를 꽉 붙들었다. 지겸의 인정사정없는 삽입이 재개됐다. 푹, 푸욱, 푹, 푹. 자비 없이 끝까지 박혀 자궁구를 짓찧는 성기에 소희의 머릿속도 같이 뭉개져 내렸다. 고개가 절로 휘고 발끝부터 전신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침대가 출렁이는지, 제 몸이 출렁이는지, 그도 아니면 격렬한 쾌락에 잠식된 마음이 요동치는지 구분할 수 없었다.
버거워하는 소희를 달래기 위함인지 거친 추삽질과는 다르게 한없이 부드러운 키스가 입술을 파고들어 혀를 가져갔다. 위로는 그에게 빨리면서 아래로는 치받치는 쾌락이 너무 셌다. 남자의 뜨거운 살기둥이 무서울 정도로 거칠게 꿰뚫을 때마다 장골이 소희의 회음부에 부딪혀 턱, 턱하고 야한 살 소리가 냈다. 주름진 두 살덩이도 계속 퍽퍽 부딪치니 하얗던 엉덩이가 붉게 물들었다.
느른한 삽입도 좋기만 했지만 이건 차원이 달랐다. 깊숙한 질벽을 거칠게 쑤시며 아쉬워하던 점막들을 긁어주는 쾌감이 황홀하다 못해 무서울 정도였다. 눈을 질끈 감는데 갑자기 몸이 일으켜지며 시야가 바뀌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누운 지겸의 위에 소희가 올라앉은 자세가 돼 있었다.
“소희야.”
그가 제 위에 앉은 그녀를 황홀한 듯 바라보며 허리를 뭉근히 돌려 접합부를 짓뭉갰다.
“아아… 흐, 잠, 흑, 깐… 읏.”
무게가 같이 실려서인가, 바뀐 체위만으로도 결합이 더 깊어졌다. 솔직히 이미 배꼽 안쪽, 한계까지 차올라 박아대던 성기가 그보다도 더 깊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게 믿어지지도 않았다.
“계속 말했던 것 같은데….”
잠깐은 없다고.
단숨에 부여 잡힌 소희의 골반이 위로 붕 띄워졌다 퍽 내려앉았다. 선단만 아슬아슬 걸쳐졌던 성기가 까슬한 체모가 비벼질 정도로 깊이 처박혔다. 자궁까지 치받힌 귀두가 지금껏 건드려진 적도 없는 극점을 미친 듯이 찧어댄다. 푹, 푸욱. 흠뻑 젖은 길목마다 미끈거리고 딱딱한 기둥에 꿰뚫렸다. 뱃속이 부글부글 타오르는 것 같았다. 귀두의 갈라진 모양이 그대로 배에 새겨지겠다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지겸이 제 골반을 힘주어 올렸다. 그와 함께 엇박자로 소희의 몸을 번쩍 들었다가 놓으며 계속 치니 두 사람의 아래에서 쉴 새 없이 비어져 나온 액으로 교접부에 어느덧 흰 거품이 일어났다.
“하윽, 응, 흐으 아!”
쾌락으로 사람이 죽을 수도 있을까. 통증을 닮은 선연한 쾌감이 발끝부터 차올라 가슴을 치고 또 숨통을 조이는 것만 같았다.
무너져 내린 소희의 몸이 지겸의 가슴으로 풀썩 쓰러졌다. 그 등을 감싸 안고 쓸어내리는 남자의 손길이 안온하다. 쿵, 쿵. 그의 심장이 소희의 귓가에서 거세게 뛰었다. 그 소리가 이상하게 안쓰럽게 느껴졌다. 그녀를 놓지 않으려고 깊이 파고들어 거칠게 움직이는, 본능에 휩싸인 움직임에서조차 지겸의 간절한 진심이 읽혔다.
가지 말라고, 모든 것을 내어 줄 테니 제발 제 것이 되어달라고, 곁에 있어 달라고. 그리고… 사랑한다고.
한계까지 몰아쳐진 쾌락의 고조에서 어쩐지 섬뜩한 슬픔이 차올랐다. 자신을 갈구하는 남자의 몸짓에 내내 숨기고 쌓아왔던 무언가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그 끝에 놓인 것이 절정인지, 눈물인지도 모호해졌다. 소희의 눈앞이 뿌옇게 흐려졌다.
그녀를 더 단단히 끌어안은 지겸의 성기가 해일처럼 밀려 들어온다. 건드리기만 해도 죽을 것 같은 극점이 귀두 끝에 짓눌리고 으깨지며 온몸을 둥둥 울렸다.
“좋아해요. 흑. 나도 좋아…해. 흐아… 아아앙!”
“큭. 소희야….”
두 사람의 몸이 빈틈없이 하나로 합쳐졌다. 소희의 머릿속이 일순 멍해지더니 온몸을 오싹하게 가르는 격렬한 절정이 찾아왔다. 터져버린 투명한 사정액이 줄줄 새어 나왔다. 길고 긴 오르가슴의 여파에 부들부들 떠는 여체를 더욱 깊이 끌어안으며, 지겸은 소희의 가장 깊숙하고 은밀한 곳에 제 정액을 가득 쏟아냈다. 참아왔던 만큼 길게, 아주 오랫동안.
“하, 하아….”
소희는 그의 단단한 가슴팍에 몸을 묻고 거친 호흡을 애써 가다듬었다. 지겸이 들썩이는 그녀의 어깨를 부드럽게 토닥였다. 아래는 아직도 단단히 연결된 채로, 두 사람의 심장이 속도를 맞춰 뛰는 것만 같았다. 머리를 쭈뼛하게 했던 흥분이 조금 가라앉자, 홧홧하게 데인 가슴에 정체불명의 감정이 밀려 올라왔다. 안온감, 기쁨, 충만감. 어딘가 아련하게 전신을 감싸는. 자신을 단단히 끌어안고 있는 이 남자의 품속이라 느낄 수 있는 뭉클한 무언가.
“행복, 하다….”
지겸의 목소리가 가슴을 울리며 귓가를 간지럽혔다. 아, 그거구나. 그게 자신도 지금 똑같이 느끼고 있는 기분의 이름이구나. 소희가 빼꼼히 고개만 돌려 남자를 바라봤다. 여전히 자신만을 향한 그의 눈빛이 부서져 내리는 햇살에 반짝이는 금빛 모래처럼 따스하다.
“사랑해….”
알면서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소희는 그의 이 고백을 들을 때마다 흠칫, 놀라게 된다.
그가 고개만 살짝 들어 소희의 이마와 눈썹, 파르르 떨리는 눈꺼풀에 다정한 키스를 내려놓았다.
간지럽고 기분 좋아. 으응. 소희가 저도 모르게 옅은 신음을 입술 새로 내뱉었다. 순간, 그녀가 기대고 있던 그의 가슴과 배의 근육들이 긴장되며 굳더니 여전히 소희 안에 파고 들어있던 남자의 분신이 그 크기를 키우며 딱딱해졌다.
“흣….”
소희의 눈이 커다래졌다. 설마 또? 혹은 뒤늦게 노팅이라도 하려는 걸까?
하긴 이렇게 한 번만 하고 마는 게 더 어색한 사람이기는 하다. 그녀는 싱가포르에서의 아찔했던 나날들을 떠올리며 고민했다. 너무 힘들다고, 그만하자고 할까. 아니, 사실 한 번쯤은 더 해도 괜찮을 것 같기는….
“이제 씻을까?”
“…응?”
그렇게 생각하며 괜히 긴장하고 있는 사이, 몸을 바로 일으킨 지겸이 그녀의 겨드랑이와 무릎 아래 팔을 넣어 가볍게 안아 들었다. 핫. 놀랄 새도 없이 자연스럽게 그의 것이 빠져나간 자리에서 후둑. 그녀의 애액과 남자의 정액이 섞여 조금 흘러내렸다. 당황한 소희가 눈을 질끈 감자, 그 위로 지겸의 입술이 부드럽게 닿는다.
아깝다.
그녀의 귓가에 부러 장난스럽게 속삭인 농담에 소희가 고개를 돌려 노려봤다.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 견딜 수 없다는 듯, 지겸의 낮은 웃음소리가 뒤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