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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차례 절정이 휩쓸고 간 여체는 여진으로 가늘게 뒤틀렸다. 소희는 숨을 헐떡이며 정신을 부여잡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지겸도 여유가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그는 조금 급하게 소희의 치마와 속옷을 벗기고, 블라우스와 브래지어를 함께 잡아 올렸다.
하. 꼿꼿하게 일어선 분홍빛 유두를 발견한 지겸이 억눌린 한숨을 천천히 뱉어냈다. 잔뜩 흐트러진 호흡이 맨살에 닿자 소희의 마음속에서 부끄러우면서도 동시에 묘한 뿌듯함이 피어올랐다. 그의 진심을 뻔히 알면서도 이상하게 더 확인받고 싶어졌다. 자신을 원하고 또 갖고 싶어 어쩔 줄 몰라 하는 저 남자의 욕망을. 아슬아슬한 정점으로 그녀를 사정없이 몰고 갈 때, 한층 짙어지는 그 눈동자를 똑똑히 보고 싶었다. 어느새 같아져 버린 제 마음이 그의 진심과 만나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이상했다. 지겸을 좋아한다고 인정한 순간, 전신을 다독이는 안온함과 동시에 처음 느껴보는 조바심이 일어났다. 그의 표현이 부족할 리는 없었다. 오히려 과할 정도로 말과 행동, 눈빛에서 자신을 향한 사랑만을 드러내는 남자니까. 그런데도 더, 조금 더 느끼고 싶었다. 계속 사랑 받고 싶었다.
“흣, 으응….”
도드라진 정점을 손가락 사이 끼워 나른하게 비비면서, 그가 소희의 하얀 살결 여기저기를 핥고 빨기 시작했다. 천천히 고양되는 쾌감에 소희가 지겸의 목덜미를 손으로 더듬으며 발끝을 시트 위에 비비적댔다. 다시 아래로 모여들어 맺히기 시작하는 흥분에 붉은 속살이 촉촉하게 젖어 들었다.
“흐으…, 아앙!”
배꼽 주변을 할짝대던 축축한 혀가 가느다란 몸의 중심선을 타고 단숨에 미끄러져 올라왔다. 핥아지는 곳마다 울렁이며 새로운 감각이 피어났다. 커다란 젖무덤 사이에서 멈춘 지겸의 입술이 그늘진 가슴 사이 깊은 계곡을 씹고 빨아들여 울혈 자국을 남겼다. 언젠가, 그녀의 몸에 처음으로 흔적을 남겼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소희야.”
가까워진 목소리에 소희는 저도 모르게 눈을 아래로 향했다. 일부러 기다린 건지 눈으론 그녀를 보면서 지겸이 한입에 가슴을 베어 물었다. 적나라하게 외설적인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흐읍. 기분이 너무 이상하니 오히려 신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그가 손으로 가볍게 가슴을 모아쥐고 제 볼이 홀쭉해질 정도로 강하게 빨아들이더니 그 안에서 혀를 굴려 유두를 짓뭉갰다. 잘 익은 과육을 으깨 먹듯 정성을 들이는 애무에 소희의 허리가 본능적으로 움찔거렸다. 아찔한 쾌감에 척추가 저릿해서 소희는 가슴을 좀 더 그의 입 속으로 붙이며 부추겼다. 처음 느끼는 적극적인 호응에 지겸이 순간 주춤하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곧 더 격렬하게 첩첩 소리 내 빠는 바람에 소희는 그의 뒷덜미를 양손으로 꽉 감싸 안으며 신음했다.
“하, 하으….”
그가 혀를 길게 빼 유두를 할짝대다가 조금씩 조금씩 다시 아래로 내려갔다.
“왜 이렇게 젖었어. 응?”
나무라는 말투 같지만 그의 말끝엔 기꺼운 웃음이 잔뜩 묻어나 있었다. 흥분해서인지 끝이 살짝 갈라진 저음에 소희의 심장께가 간질거렸다.
“모, 몰… 앙!”
그의 혀가 다시 소희의 은밀한 둔덕을 갈랐다. 음순을 양 검지로 벌려 선홍빛 속살을 드러내더니 젖은 점막을 혀로 핥고는, 이내 입술을 모아 자꾸만 흐르는 애액을 목마른 사람처럼 받아마셨다. 그의 혀끝에 닿는 부분마다 지나치게 뜨거워서 그녀는 꼭 제 살점이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
후으. 지겸의 숨소리도 떨리고 있었다. 상체를 천천히 일으킨 그가 바지와 드로즈를 한 번에 벗었다. 대체 저 안에 어떻게 욱여들어 가 있었는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굵고 흉흉한 성기가 퉁 튕겨 올라 그의 아랫배로 올라붙었다. 처음 본 것도 아닌데 다시 봐도 놀라운지 소희의 눈이 커졌다.
“왜.”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머금고 지겸이 손가락으로 살살 소희의 뺨을 쓰다듬었다.
“다시 보니까, 후회돼…?”
내려가서 그냥 밥이나 먹을까?
단단한 굵기나 크기, 어느 면에서 보나 그냥 무기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였다. 싱가포르에서 지겸에게 얼마나 시달렸었는지를 떠올리니 한 5초 정도, 멈칫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은 그녀도 이전과는 달랐다.
“아니…. 흐.”
“그럼 더 벌려야지.”
소희야. 네가 밥 대신, 내 거 먹고 싶다며.
한없이 다정하고 젠틀한 평상시와는 다르게, 침대 위에서만은 끝없이 짓궂어지는 그를 잘 알았다. 빨갛게 달아오른 제 얼굴을 숨기지도 못하고 소희는 천천히 제 다리를 더 옆으로 벌렸다. 그 모습이 그를 자극했는지 꼿꼿이 서 있던 성기가 크게 꺼덕이며 선단에서 쿠퍼액이 흘렀다. 과할 정도로 야한 광경에 소희가 눈도 제대로 깜빡하지 못하고 그를 응시했다. 곧 일어날 일을 기대하는 듯 그녀의 구멍도 덩달아 뻐끔댔다.
자신을 향해 한껏 벌어진 허벅지를 손끝으로 쓰다듬으며, 지겸이 천천히 제 것을 소희의 음문에 가져다 댔다. 두텁게 갈라진 귀두 끝이 촉촉한 꽃잎에 닿은 것만으로도 등골이 쭈뼛하는 쾌감이 몰려들었다. 벌써 쫄깃하게 성기에 달라붙는 속살을 어서 뚫고 들어가 길을 내고 싶었다.
“흣….”
문제는 그 순간 지나치게 굳어버린 소희의 몸이었다. 내내 예전보다 적극적이었던 것과 달리 막상 삽입을 앞두자 긴장되는 모양이었다. 그것을 눈치챈 지겸이 완전히 허리를 물렸다. 살짝 맞물렸다 떼어진 사이로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투명한 애액이 길게 늘어졌다.
“계속해도… 될까?”
지겸이 소희의 종아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더니 한쪽 발목을 쥐어 자그마한 발 여기저기에 입을 맞추며 물었다. 발가락 사이사이를 핥고 발등을 깨물기도 했다. 그녀가 걱정스러웠다. 지금은 히트 사이클도 아니고, 저렇게 작은 구멍에 이대로 욱여 넣으면 아프진 않을까. 소희를 한번 놓쳤던 이후 절대로, 다시는 그녀가 원치 않는데 억지로 안는 일은 없으리라 다짐했다.
그의 손에 잡힌 소희의 복숭아뼈 주변이 움찔댔다. 종아리에 조심스럽게 와닿는 입맞춤이 무릎 뒤와 허벅지 안쪽에도 수없이 눌러졌다. 게다가 사이사이 그녀의 표정을 살피기 위해서인지 지겸이 눈동자를 깊게 맞춰오는 통에 명치 부분이 뻐근할 정도로 설렜다.
“응, 나, 흐으, 괜찮아요.”
어린아이 주먹만 한 귀두와 딱딱하게 발기한 성기가 아래를 뚫고 들어올 걸 생각하니 덜컥 겁이 났던 건 사실이지만 여기서 멈출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자신의 젖은 질구를 당장이라도 밀고 들어올 것 같던 선연한 감촉이 물러나는 순간 휑하니 드러난 아래가 허전하고 아쉬웠다.
“혹시 무리하는 거면 지금이라도 말해.”
지겸이 상체를 기울여 한 팔로 지탱한 뒤 그녀의 뺨을 다른 손으로 감쌌다. 진심을 전하는 손의 온기가 따스하다. 그 크고 안온한 손에 제 뺨을 비비면서 소희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아니. 나, 계속 해…줘요 키스하면서….”
순간 지겸의 눈동자에 잔잔한 빛의 물결이 일어나는 게 보였다. 그는 놀란 것 같기도, 감동한 듯도 했다. 어쩐지 까만 눈동자가 조금 촉촉해지며 더 짙어진다고 느꼈을 때.
“아아…! 으음.”
지겸이 고개를 꺾어 소희의 입술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그의 혀가 부드럽게 입 안의 점막을 두드리는 동시에 페니스는 애액으로 흥건한 음부 위를 아래위로 질척대며 비벼댔다. 그가 음순 새를 파고들 듯 지나쳐 발기한 음핵을 뭉근히 짓누르고, 다시 내려와 새어 나온 애액을 제 선단에 마구 처발랐다. 처음엔 은근했던 물소리가 소희의 여성을 문대는 그의 허리 짓이 거칠어질수록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야하게 찌걱댔다.
“흐으, 읍.”
그의 것이 자신의 아래에 마찰하면 할수록 아랫배가 뜨끈하게 달아올랐다. 그의 페니스에 적나라하게 뭉개지며 부어오른 클리토리스가 부들부들 떨렸다. 찌릿찌릿한 쾌감이 등허리를 타고 올라와 몸이 자꾸 의지와 다르게 들썩였다. 본능에 따라 골반을 움직이니 애액에 듬뿍 젖어 풀린 질구로 그의 선단이 끌려와 맞춰졌다.
쪽. 그때 지겸이 끌어당겨 빨던 소희의 혀를 놓아주며 입술에 부드럽게 입을 맞췄다.
“소희야.”
달콤한 부름이 어딘가 몽환적이라고 느껴질 때 즈음, 그의 귀두가 미끄러지듯 들어와 음순 새를 확 갈랐다.
“하, 하응!”
지금까지 그가 정성스레 녹여줬는데도 워낙 작은 구멍을 뚫고 박혀오는 거대한 남성에 빡빡한 아래가 둘로 쪼개지는 것만 같았다. 겨우 선단 정도 들어온 것 같은데 벌써 숨이 목까지 턱턱 차올랐다. 온몸에 빠짝 힘을 주자 그가 소희의 입술을 핥으며 달래듯 허리와 골반을 부드럽게 쓰다듬고 엉덩이를 주물러 준다
“괜찮아. 힘 빼….”
“응, 흑.”
소희가 달달 떨리는 팔을 뻗으니 의도를 알아챈 지겸이 고개를 더 숙여준다. 단단한 목을 끌어안고 호흡을 고르자, 지겸이 손으로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튕기고 짓이겨 조금씩 더 내벽을 벌린다. 소희가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만, 그녀만을 위한 속도로 아주 천천히 허리를 밀어 넣는 그의 이마에도 어느새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처음 귀두가 질구를 뚫고 진입해 내벽을 긁을 때는 버겁고 숨이 막혀 죽을 것만 같더니, 지겸의 애무에 윤활유가 더욱 쏟아진 덕분인지 압박감이 조금씩 쾌감으로 바뀌었다. 머리가 쩡 하고 울리는 것 같았지만 어딘가 부족했다. 소희는 그가 제게 이보다 더한 쾌락을 줄 수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조금, 읏, 더, 들어와도 돼요.”
그의 목을 끌어안고 매달리듯 하며 귓가에 소희가 속삭였다.
“후으. 뭐…?”
그를 오롯이 받아들이려는 소희의 한마디는 그 무엇보다 지겸을 흥분시켰다. 뒷골이 얼얼하게 당길 정도의 정욕이 그의 몸 구석구석을 날카롭게 꿰뚫었다.
퍽, 푸욱.
지겸이 상체를 낮춘 그대로 두 손으로 소희의 머리를 끌어안아 당기면서 허리를 조금 뒤로 물렀다가 제 페니스를 깊게 쑤셔 넣었다. 우둘투둘 흉흉하게 돋은 좆 기둥의 핏줄이 질벽의 주름을 펴낼 듯 빠듯하게 진입하는 게 세세히도 느껴졌다.
“하으읏. 응!”
두 사람의 몸이 단단히 엉겨 붙으며 성기의 삽입도 자연스레 깊어졌다. 지겸이 소희의 귓바퀴를 살살 깨물고 귓불과 귓구멍을 혀로 핥으며 그대로 성기를 뭉근하게 쑤석였다. 마침내 두 사람의 체모가 서로 비벼질 정도로 뿌리까지 박혀 들었다.
완전히 새롭게 길을 내는 기분이었다. 소희의 좁은 내벽이 아득바득 달라붙어 그의 기둥을 조여대는 통에 아득한 사정감이 몰려와 지겸이 그녀의 목덜미에 코를 묻고 밭은 호흡을 이어갔다.
“임소희.”
“흥, 으아, 흣….”
벌써 흐물거리며 풀어진 눈동자가 애써 지겸을 찾았다.
남자의 새까만 눈동자는 바로 제 앞에 있었다.
두 사람이 서로를 깊숙이 들여다봤다. 더없이 깊게, 하나로 연결되고 있는 아래만큼이나 두 눈동자 또한 오직 서로만을 파고들었다.
그가 아래를 거칠게 헤집을수록 새로운 감각이 깨어나는 선득한 기분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녀도 몰랐던, 그동안은 해갈되지 못했던 본능이 빼곡히 일어났다. 소희가 제 다리를 들어 그의 허리에 휘감았다. 지겸의 움직임에 맞춰 골반을 앞으로 밀었을 때, 그가 허리를 물려 귀두까지만 아슬아슬 걸쳤다가 빠른 속도로 즈푹 성기를 짓쳤다.
“큭.”
“하앙, 아!”
마침내 그의 남성이 뿌리까지 파고들었다. 채워진 것은 아래뿐인데 제 몸과 마음이 구지겸, 이 남자로만 온통 가득 차 버린 기분. 그리우면서도 아찔한,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복잡한 감정이 뭉클하게 전해져 눈시울을 적신다.
아, 이 남자를 완전히 갖고 싶다. 그리고 오롯이 그의 소유가 되고 싶다.
그건 소희가 태어나서 처음 겪어본, 두려울 정도로 어두우면서 깊고 강렬한 감정.
이미 빈틈 하나 없이 이어져 있으면서도, 자신을 끌어안은 남자의 품에서 조금도 벗어나고 싶지 않아서. 소희는 그의 어깨를 끌어안은 제 손끝에 더더욱 힘을 줘 단단한 근육 위를 더 깊숙이 파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