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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강탈-76화 (76/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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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모든 걸 빨아들일 것만 같은 키스. 그에게 맞춰 허겁지겁 따라가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숨이 막혀 왔다. 소희가 그를 끌어안은 손으로 주먹을 쥐고 다급하게 단단한 어깨를 콩콩 내리쳤다.

“자, 잠깐, 아응, 으, 만.”

“응?”

깊게 얽혔던 혀를 빼낸 남자가 그에게 빨려 잔뜩 부은 입술 위에 쪽, 쪽 가볍게 키스하며 물었다. 여전히 두 사람의 입술은 아슬아슬하게 맞닿아 있었다.

“숨… 흐, 막혀요. 불편, 해.”

아. 지겸이 그녀를 부드럽게 내려놓았다.

“숨 편히 쉬어.”

그렇게 말하더니 그가 소희의 목덜미에 코를 파묻는다. 마치 자신이 편히 숨 쉴 곳은 거기라는 듯이.

소희가 밭은 숨을 몰아쉬며, 제 목 언저리를 간질이는 지겸의 숨결을 오롯이 느꼈다. 그의 뜨거운 입술이 천천히 아래로, 아래로 내려와 블라우스 위 드러난 맨살을 지분댔다.

“으응….”

고양이 같이 갸르릉 대는 신음이 달다. 빠르게 뛰는 소희의 심장 언저리에서 어느 때보다 짙은 오메가 페로몬이 피어난다. 지겸은 다시는 그녀를 놀라게 하거나 조금이라도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다. 임소희란 여자의 목소리, 체향 한 자락에도 시시각각 발정하는 제 본능을. 꾹꾹 참아왔던 그 정욕에 휩싸여 성급하게 안지 않겠다고 거듭 다짐하는 중이다. 그런데도 정작 그녀에게 입을 맞추고 보드라운 살을 매만지고 있으면 조금이라도 더 세게, 깊숙이 파고들고 싶어 죽을 것만 같다.

손끝으로 블라우스가 파인 라인을 따라 살살 매만져 주니 소희가 몸을 옅게 떤다. 한입에 삼켜버렸으면 좋겠는데. 지겸이 그녀의 블라우스를 스윽 보더니 낮은 한숨을 내쉰다. 거슬려. 단추가 많이도 달렸다. 이 블라우스를 제 손으로 제대로 벗길 수나 있을까. 참지 못하고 찢어발기지나 않으면 다행이었다.

그의 한숨에 이유를 모르는 소희가 움찔하는 찰나, 지겸이 그녀의 손을 끌어다 블라우스 맨 위 단추에 얹어놓는다.

“직접 벗어봐.”

“…!”

당황한 소희가 고개를 내렸을 때 지겸은 이미 그녀 아래 무릎을 꿇었다. 눈이 마주치자 그가 가만히 턱짓한다. 어서 벗으라는 재촉에 소희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와 이러는 게 처음도 아닌데 왜 이렇게 긴장되는지 모르겠다. 제 마음이 바뀌어서인 걸까. 툭. 소희가 떨리는 손으로 블라우스의 윗단추를 풀었을 때, 지겸이 그녀의 한쪽 발을 잡아 들더니 발등에 입을 맞췄다. 얇은 스타킹 위로 축축한 입술이 와닿자 야릇한 기분에 등골이 저릿했다.

“하응, 으.”

발등 위를 핥던 혀가 복숭아뼈를 감싸며 입 안에 넣고 초옵 빨았다. 스타킹이 그의 타액에 젖어 들었다.

“하, 하지… 마요. 더러워, 흐.”

하나도 안 그래. 그녀가 손을 내려 그의 어깨를 밀어내려 하자 지겸이 그 손을 낚아채 블라우스 위에 올려둔다.

넌 네 할 일을 해, 난 내 할 일을 할 테니.

소희의 귓가에 언젠가 그가 뱉었던 나른한 음성이 들려오는 것만 같다. 어쩔 수 없이 단추를 하나 더 풀었을 때 그가 발목부터 무릎까지 단숨에 핥아 올렸다.

“핫!”

아까 차 안에서 제 옆에 앉은 소희가 매끈한 스타킹 위로 손을 꼼지락대고 있을 때부터, 지겸은 실은 내내 이러고 싶었다. 혀에 감기는 척척한 질감이 생각보다 더 좋았다. 이것도 찢어버리면 좋을 텐데. 이런 속마음을 내보이면 소희가 또 놀라 도망가겠지. 그가 허벅지 중간까지 이어진 밴드 스타킹을 손톱으로 살살 긁으며 불쑥 튀어나오려는 저급한 욕망을 집어삼켰다. 대신 얄미워서 더 어여쁜 동그란 무릎 위를 아프지 않게 씹어댔다.

소희가 입에서 달뜬 숨을 천천히 뱉어냈다. 블라우스 단추는 몇 개 풀지도 못했는데, 제 아래 자리한 남자 때문에 집중할 수가 없다. 스타킹 위로 질척하게 이어지는 애무에 허벅지 안쪽이 절로 움찔댄다.

“소희야.”

너무 느린데.

나긋한 질책과 함께 그녀도 모르는 새 치마가 말려 올라간다. 자신을 올려다보는 남자의 눈동자가 너무 야해서 소희는 오히려 눈을 감지도 피하지도 못했다.

“힉.”

방심한 새 한쪽 다리가 들려 그의 어깨에 걸쳐진다. 제 두 다리 사이 자리한 남자가 뱉어내는 숨이 안쪽 허벅지로 파고들었다. 그제야 무슨 일이 벌어지려는지 직감한 소희가 다리를 오므려보려 했지만 될 리가 만무했다. 토실한 사타구니에 쪽, 쪽 그의 입술이 내려앉았다. 고개를 꺾으며 점점 올라오는 그의 마지막 목적지가 어디인지 모를 수는 없었다.

“흑. 씨, 씻고. 아앙!”

이미 젖어서 비부에 찰싹 달라붙은 속옷 위를 남자의 혀가 뭉근하게 핥았다. 아래에서 위로, 다시 아래에서 위로.

“이게 더 달아.”

제 음부에 찰싹 붙은 남자의 입술이 또 변태 같은 소리를 뱉는다. 진심이었다. 그녀의 체향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편이 훨씬 기껍다. 지겸이 손가락으로 그녀의 속옷을 한쪽으로 젖혔다.

“흐읏.”

젖은 아래에 공기가 맞닿아 차갑다. 소희가 저도 모르게 허리를 움찔댔다. 발끝부터 촘촘한 긴장감이 스멀스멀 타고 올라온다.

하아. 그가 파르르 떨며 수줍게 다물린 선홍빛 살을 천천히 제 입술에 머금었다. 틈새에 맺혔던 애액을 혀끝으로 살살 퍼내 츕츕 핥고 빨아들이는 행위가 적나라하다. 결국, 제 블라우스 벗는 걸 포기한 소희가 신음을 토해 내며 그의 뒷머리를 움켜쥐었다.

혀를 통통한 음부의 둔덕 사이로 밀어 넣기 전에, 지겸이 먼저 좀 더 위쪽으로 혀를 굴려 올린다. 얇은 점막에 쌓인 공알을 튕기듯 살살 굴려주니 소희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의 머리카락에 파고들었던 손끝에 힘을 줬다. 금세 발기한 음핵이 그의 입술 새에 끼워져 빨린다.

“하앙, 아. 아니, 응!”

원래 이랬던가…? 눈앞이 흐릿해지고 어질어질해 소희가 눈을 거듭 깜빡였다. 빨리는 건 저 아래 작은 살점뿐인데 온몸이 녹진하게 녹아내린다. 한순간에 힘이 빠져 바닥을 지탱하고 있던 한쪽 다리가 자꾸만 무너져 내리려 했다.

지겸은 세게 누르거나 돌려대기보다 최대한 혀끝을 뾰족하게 세워 조심스럽게 클리토리스를 유린했다. 그런데 오히려 닿을 듯 말 듯 그 은근한 자극이 그녀를 점점 더 가파른 절벽으로 몰아세우는 기분이다. 입이 절로 벌어지고 고개가 뒤로 젖혀졌다. 계단 위 천장에 달린 조명에 눈이 부시다. 질끈 감으니 불꽃이 튀듯 잔상이 어린다.

그때 그의 혀가 예고도 없이 음문을 뚫고 들어왔다. 질구의 주름을 쓰다듬으며 들어온 축축한 살덩이가 예민한 점막을 훑는다.

“그, 그만. 흑. 그만!”

갑작스러운 자극에 소희가 다급하게 외치자 지겸이 고개를 빼고 그녀를 응시했다. 조명 아래 그의 코끝과 입술이 반질반질한 게 너무 야해 보여서, 당황한 소희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만?”

아쉬움이 담긴 눈이지만 지겸은 꿇은 자세 그대로 그녀의 답을 기다린다.

이 남자, 이젠 정말 개….

도리도리. 소희가 눈을 질끈 감았다 뜨고는 말했다.

“치, 침대로 갈래요.”

아. 지겸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그려진다.

“주인님 분부대로.”

그가 소희를 번쩍 안아 들고 계단을 올랐다. 단단한 어깨에 매달려 올라가다 문득 의문이 들었다.

“주인… 님?”

지겸의 눈썹이 장난스럽게 휘어진다.

“나보고 개, 같다며. 방금도 딱 그런 눈빛이던데.”

그러니까 네가 내 주인. 개 주인.

딱 들켜버린 소희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귀여워서 참지 못하겠다는 듯 그 눈가에 지겸의 키스가 연신 내려앉는다.

“있잖아요….”

응. 대답하며 2층 가장 안쪽 방으로 들어선 지겸이 소희를 침대에 조심스레 눕혔다.

“그러고 보니 나, 당신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지훈을 떠올리게 해서 어쩐지 지겸 오빠라고 부르긴 싫은데.

그렇다고 계속 구지겸 씨라고 부르는 건 너무 남 같고.

“어떻게 불러도 상관없는데. 개새끼라고 부르던가.”

네가 날 부른다는 것만으로도 사실 정신을 못 차려서.

“네? 아니 아무리 그래, 도….”

당황한 그녀는 제 다리가 넓게 벌려지는 줄도 몰랐다. 소희의 양 무릎을 세워놓고 그사이를 파고든 남자가 양 검지로 음순을 붙잡아 벌리더니 지체 없이 제 혀를 밀어 넣었다.

“아니, 흐, 아흣, 그렇게, 흑, 갑자….”

지겸이 다소 거칠게 혀를 쑤석이자 질구 안쪽에도 고여있던 애액이 찌걱이며 빠져나왔다가 그의 입 안으로 삼켜졌다. 검지로 음핵을 굴려주고 혀로는 안쪽을 느긋하게 문지르며 쵸옵, 쵸옵 자꾸 소리 내 빨아대는 통에 소희가 골반을 움찔댔다.

소희는 스스로 느끼기에도 아래가 흠뻑 젖은 걸 알 수 있었다. 혀를 잠깐 빼낸 그가 흐른 애액을 손끝에 묻혀 소희의 음부 전체에 펴 발랐다. 이젠 제법 부어오른 음핵이 같이 톡, 톡 건드려지며 찌릿한 쾌감을 선사했다. 그가 검지를 세워 의도적으로 음순 새를 가르고 좀 더 파고들 듯 위아래로 문지르며 말했다.

“그냥 이름, 불러도 되고.”

“하으, 으응?”

“해 봐.”

소희야.

그가 손가락이 들어갈 자리를 가늠하듯 질구 위로 둥글게 쓰다듬었다. 무심한 듯 여린 속살을 헤집는 손길에 야릇한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소희의 구멍이 그의 손가락을 물어댈 듯 뻐끔댔다.

“지…겸아… 아!”

다시.

하나가 아니라 동시에 두 개가 쑤셔졌다. 음문을 뚫은 마디가 두껍고 긴 손가락이 소희의 안 여기저기를 휘어 다니며 견딜 수 없는 곳을 꾹꾹 누르고 두드렸다.

“흐응, 지, 겸, 아흣…”

그녀의 입술에서 제 이름이 나올 때마다 음부를 가르는 손가락이 거세졌다. 세 개로 늘어난 손가락이 하나처럼 붙어 그녀 안을 파헤치고 깊숙이 팬 곳을 둥둥 때린다. 발끝이 절로 곱아드는 쾌감에 소희의 턱이 덜덜 떨린다.

또.

“하, 잠, 아니… 지겸, 아으. 응.”

속도가 붙은 움직임에 소희가 겨우 숨을 들이켜며 울 듯이 그의 이름을 내뱉었다. 왠지 제 아래에서 피식, 하고 낮은 웃음이 흐른 것도 같았다.

지겸이 음핵을 까득이며 아프지 않게 깨물었다. 자꾸 튀어 오르는 골반은 다른 손으로 누른 채 예민한 내벽의 한 지점을 집중적으로 부딪기 시작했다. 소희가 좋아서, 아찔해서 절로 높은 교성을 내지르게 하는 곳. 그는 이미 그녀의 구석구석 모르는 곳이 없었다. 질척이는 소리 사이 흥분한 남자의 숨소리가 섞여들었다. 넘쳐 나온 애액이 픽, 픽 새어 나와 지겸의 손목까지 적셨다.

또….

“지, 흑, 흐윽, 겸아… 하앙!”

이젠 정말, 한계다. 그녀의 배꼽을 지나 심장 언저리까지 쌓여버린 쾌감이 한순간 폭발했다. 팽팽하게 잡아당겼던 끈이 툭 끊어진 듯, 그녀의 몸도 허물어져 바들바들 떨었다. 줄줄 터져버린 투명한 사정액은 시트로 떨어질 새도 없이 지겸의 혀에 감기고 입 속으로 모조리 빨렸다.

소희에겐 절정이고 지겸에겐 절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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