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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희는 몇 시간 전부터 몸에 확 열이 오르는 것을 느꼈다. 겨우 엊그제 잠잠해졌던 히트 사이클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약의 부작용 때문인지 뭔지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그녀는 지겸에게 도와달라고 애원했던 며칠 전 그 날보다 훨씬 더 고통스럽고 아파서 어찌할 줄을 몰랐다.
몸 마디마디가 저리고 뜨거웠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축축하게 젖은 음부는 홀로 벌름거렸다. 유두가 발딱 서고, 클리토리스는 살집을 헤치고 도드라져 딱딱해졌다. 잠옷이 답답하고 살에 닿을 때마다 미칠 것 같아서 벗어버렸더니, 이번엔 가슴과 아래에 닿는 속옷의 감촉만으로도 몸이 절로 꼬였다. 몸 여기저기에서 쌓여 있던 용암이 폭발해 끊임없이 흘러 나오는 기분이랄까.
거기다 밖에서부터 꽤 분명하게 풍겨오는 알파의 페로몬에 소희는 정말 미칠 것만 같았다. 달려가서 안아 달라고, 만져 달라고, 제발 허전하고 간지러운 제 구멍에 그의 것을 넣어 달라 애원하게 될 것만 같았다.
숨이 점점 가빠지고, 눈앞이 흐려질 정도로 어지러웠다.
‘혼자, 혼자서라도 해 보자.’
소희가 생각해낸 해결책은 겨우 그런 거였다. 처음엔 말도 안 되는 것처럼 생각됐으나, 두 시간쯤 앓고 나자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절대 구지겸에게 도와달라고 하고 싶지 않았고, 당장 먹을 억제제도 없으니 달뜬 몸을 조금이라도 진정시켜 보려는 의도였다.
옷은 다 벗어버렸다. 어차피 곳곳에 와 닿는 부드러운 천의 감촉이 그녀의 성감을 더 확대할 뿐이었다.
처음엔 천천히 가슴을 주물렀다. 작은 손으로는 봉긋한 가슴이 채 잡히지 않아 손가락 사이로 살이 튀어나왔다. 그렇게 가슴을 위아래로 주무르다 엄지와 검지로 유두를 꼬집어봤다.
“흣….”
조금 좋은 것 같긴 했지만 여전히 감질맛이 났다. 큰 손으로 반죽을 치대듯 주무르던 지겸의 애무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그가 긴 손가락 사이에 그녀의 핑크빛 정점을 끼고 비비면 소희의 아랫배가 절로 움찔대며 수축했었다. 머릿속에서 그의 잔상을 지워보려 계속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으응, 으….”
지겸이 뜨거운 입술과 혀로 그녀의 가슴을 희롱하던 걸 떠올렸다. 촙촙 소리 나게 빨고 이를 세워 아프지 않게 당기듯 씹으면 기분이 좋아서 입술이 달달 떨렸던 것을.
아 빨리고 싶어. 그가 혀로 유륜을 핥다가 꾹 유두를 누르며 자극할 때, 그때 기분이 정말 좋은데.
소희는 가슴만으론 성이 차지 않아 손을 좀 더 아래로 미끄러뜨렸다. 음부를 겉에서 쓰다듬으니 이미 음순 새가 촉촉이 젖어 애액이 번져 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다리를 조금 벌려 손가락을 음순 사이에 끼고 애액을 묻힌 손끝으로 위아래로 문질러 봤다. 가슴께가 간질거리며 배꼽 주변이 찌르르했다.
“으흐, 흐앙….”
하지만 아직 뭔가 조금 부족한 기분에 음부 여기저기를 매만지다, 소희는 지겸이 삽입 중에도 자꾸 어루만지던 부위가 떠올랐다. 약간 위쪽이었는데. 뭔가 작고 딱딱한 공알 같은 게 그의 손끝에서 뭉개지고 입술에 끼워져 빨리면 허리가 휠 정도로 좋았었다.
스스로 그 부분을 찾아보려고 손가락으로 더 애타게 문지르고 비비는데 생각처럼 잘 안 되었다. 그러다 딱딱하게 발기한 음핵을 겨우 찾고 누른 순간.
“아아앙, 아흐, 흐…. 아아!”
자신도 당황스러울 정도로 야한 교성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동시에 문이 벌컥 열리고 지겸이 들어왔다.
***
원래 소희의 페로몬은 달큼한 복숭아 냄새에 꽃향기가 섞인 향이다. 하지만 그와 몸을 섞을 때 그녀 몸에서는 더욱더 야하고, 자극적인 페로몬이 피어올랐다.
요 며칠 그 체향을 떠올리기만 해도 지겸의 성기는 자연스레 발기했고, 그는 당장 그녀가 잠든 방에 들어가 소희의 몸 위에 올라타고 싶은 욕망에 시달렸다. 게다가 아무리 문을 사이에 두고 있어도, 침실에서부터 은은하게 배어 나오는 소희의 체향은 지극히 유혹적이라, 지겸은 제대로 잠들지도 못했다.
그런데 소희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맨몸으로 누워 다리를 벌리고 스스로 그녀의 꽃잎을 손가락으로 지분거리는 장면을 발견하자, 그는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기분이 들었다.
“임소희. 소희야….”
“흐, 흐으, 으응….”
방으로 들어오는 그를 흘긋 보았음에도 소희는 개의치 않고 손을 계속 움직이며 몸을 움찔댔다. 히트 사이클이 또 찾아온 모양이었다. 열이 심한지 하얀 몸 여기저기가 붉게 물들어 있었다. 달뜬 눈동자는 흐려져 제대로 초점을 맞추지 못한 채 깜빡였다. 유난히 빨간 입술이 벌어지며 교성을 뱉어내는 순간, 지겸의 눈에서도 불꽃이 튀었다.
“소희야. 도와줘…?”
“아, 아니…. 만, 만지지 마. 보, 보지 마…요.”
소희가 마지막 남은 이성을 끌어모아 고개를 내저었다.
오지 마. 보지 마. 아무것도 하지 마.
하지만 지겸의 눈동자도 이미 평소와는 달랐다.
“내가 직접 안 만지면, 도와줘도 되나…?”
“읏, 으아, 앙.”
지겸의 눈동자가 이채를 띠었다. 그가 벌어진 소희의 다리 아래 자리 잡고 천천히 제 셔츠의 소매를 끌어올려 접었다. 지겸의 굵은 팔뚝이 그녀의 가녀린 팔에 겹쳐지고, 그가 소희의 검지를 잡아 클리토리스를 천천히 짓누르기 시작했다.
“자, 잠깐…만. 흑, 흐읏.”
큰 손의 무게가 실리며 음핵을 자극하는 힘 자체가 달라졌다. 게다가 모든 접촉에 민감한 지금의 소희는 자신을 바라보며 낮게 내쉬는 지겸의 숨결이 맨살에 닿기만 해도 파드득 놀라 아래가 더 젖어 들었다. 그걸 본 지겸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감돌았다. 그는 이제 그녀의 손가락을 좀 더 내려 음순 사이를 파고들어 비볐다. 척척하게 흘러나온 애액을 그 손끝에 잔뜩 묻힌 뒤 다시 클리토리스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봉긋 솟아오른 가슴과 딱딱하게 발기한 정점이 그의 눈앞에 어른거렸다.
입 안에 머금고 빨아 당기고 싶은 욕망. 유두 끝을 잘근잘근 씹어버리고 싶은 욕구. 그 모든 걸 참아내면서 지겸은 천천히 소희의 손을 대신 놀렸다.
“이제… 넣어야지.”
네 손이 이렇게 가늘고 작아서, 과연 만족할 수 있을까 걱정이지만.
피식. 입가에 짓궂은, 마치 유혹하는 듯한 악마의 미소를 흘리며 지겸이 소희의 손가락을 잡고 음문 주변을 간질이다 구멍에 꾸욱 찔러 넣었다.
“흣!….”
“천천히 안을 휘저어야지.”
아니, 속에서 손끝을 굽혀서 내벽을 더 세게 눌러줘야 해.
응, 그렇지.
잘하네, 우리 소희.
“하, 하응.”
지금 뭐 하는 거냐고, 당장 나가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도저히 그럴 수 없었다. 그가 하라는 대로 따라서 손가락을 질구에 넣고 쑤셔댈수록, 소희는 오히려 기분이 점점 더 좋아져 신음성만 짙어졌다.
턱이 덜덜 떨릴 정도로 그녀를 괴롭히던 통증과 열도 이젠 쾌락으로 바뀌었을 뿐 더 이상 힘겹지 않은 것 같았다. 다만 부족했다. 하나만 넣어도 질 안을 꽉 채우던 그의 손가락과 달리, 그녀의 손가락은 두 개를 넣어도 너무 얇았다.
조금만 더 가득, 더 깊이 채워 넣고 싶었다. 솔직한 욕망에 소희가 골반을 살짝씩 들어 올리며 손가락을 더 깊게 삽입시키려 애썼다.
하아. 지겸의 한숨이 깊어졌다.
소희는 내벽을 어설프게 찌르는 제 손짓을 느끼며 애액을 마구 흘리면서도, 뭔가 성에 차지 않는지 미간을 찌푸리며 허리를 들썩였다. 지겸이 참지 못하고 손을 뻗으려다 멈췄다. 그걸 눈치챈 소희가 꺼져가는 이성을 총동원해 고개를 내저었다.
“손, 손 치워요. 만, 만지지 마… 으응.”
이제는 손가락을 세 개나 아래 넣고 움찔대며 질질 싸면서 만지지 말라니. 손도 치우라니.
“그럼 입으로는…?”
“뭐, 뭐요? 흣.”
“손 치우라며. 그럼 입으론 해 줘도… 될까.”
그렇게 물으며 지겸이 그녀의 손목을 낚아채고는 소희의 아래를 쑤시던 손가락의 속도를 더 높였다.
“아, 자, 잠깐. 으응. 너, 너무 빨…라.”
애무도 애무지만 점점 짙어지는 그의 알파 페로몬에 온몸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스모키하면서 청량한 그의 알파 페로몬을 맡고 있으면 온몸에 기분 좋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흐, 하으, 조금, 만. 더….”
“더 뭐…?”
푹, 푹. 소희의 손가락을 더 깊이 구멍에 쑤시는 지겸의 눈길이 집요했다. 그의 인내심도 점점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아, 아응, 아니, 흑.”
“이렇게?”
찌걱찌걱. 소희가 손을 계속 놀리게 도우면서 지겸이 고개를 숙여 소희의 클리토리스를 혀끝으로 튕기듯 할짝대며 핥았다.
“아흥!”
깜짝 놀란 소희의 허리가 뒤로 휘었다.
“시, 싫어….”
“정말?”
네 여기는 좋다고 난린데.
할짝, 할짝.
“하, 하으, 응.”
지겸이 그녀의 음핵을 핥고 이를 세워 살살 긁으니 소희의 다리가 달달 떨린다. 그녀 아래서 참을 수 없는 단내가 난다. 질구에 들어가 있던 소희의 손가락을 빼고 지겸이 제 입에 넣고 쪽쪽 빨았다.
“임소희. 솔직히 말해 봐.”
“흐으… 몰라. 몰라요.”
아니, 둘 다 알았다. 서로의 페로몬에 완전히 젖어든 두 사람은 이미 이성적인 판단력을 놓은 상태였다. 그가 조금만 밀어붙이면, 조금만 더 톡 건드리면. 알알이 잘 여문 이 과육을 슬며시 찌르기라도 하면. 톡, 하고 달콤한 과즙이 잔뜩 터져 나오겠지.
“박아줘?”
소희 앞에 무릎을 꿇은 그가 천천히 버클을 끌렀다. 드로어즈까지 한 번에 벗어버리자, 한계까지 발기한 묵직한 페니스가 툭 퉁겨져 나왔다. 배꼽 위까지 치솟은 그의 검붉은 물건은 며칠 만에 보니 더 흉흉해 보였다.
“아흐, 아, 아니….”
“정말… 아니야?”
지겸이 제 좆을 위아래로 길게 훑었다. 꺼떡이던 그의 분신 선단의 갈라진 틈에서 쿠퍼액이 연신 흘렀다.
“넣, 넣지 마요….”
“어디에 넣지 마?”
흐릿한 눈을 겨우 떠 소희가 지겸을 응시했다. 뭘 묻는지 알아듣지 못하는 눈치였다.
“윗입이랑 아랫입. 어디가 안 되냐고.”
“아, 아래. 넣지 마요, 흑.”
“분명 네가 그랬어.”
“네…?”
“윗입에 박아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