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신부강탈-18화 (18/104)

-18-

마치 뱀 같았다. 선악과를 따먹으라며 최초의 인간을 유혹했다는 그 뱀처럼, 지겸의 남성이 여유롭게 소희의 음부를 파고든다. 제 아래를 뚫고 들어오는 그의 물건이 아직도 버거워 소희는 숨이 막히는데, 지겸은 나른하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허리짓을 거칠게 반복했다.

턱, 그가 그녀의 내벽 주름을 긁으며 천천히 빠져나갔다가 퍽, 하고 다시 빠르게 박아오면 소희는 황홀함과 허전함 사이를 오가는 어질어질한 쾌감에 눈을 질끈 감았다.

“흐, 흐아…. 응, 으흣.”

힘들다고, 정말 그만하고 싶다고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는데도 지겸은 피식 웃을 뿐이었다. 그럴 수밖에. 그의 추삽질이 기꺼워 사타구니를 넘어 허벅지까지 흘러내리는 애액으로 온통 흥건한데. 그녀 안에 물이 가득 차 그의 좆이 음문을 뚫을 때마다 찌걱대는 물소리가 소희의 귀에도 선명했다. 신기한 오메가의 몸뚱어리는 마치 알파와의 섹스만을 위해 만들어진 양, 끝도 없이 젖어 들고 남자의 좆을 꿀떡이며 받아먹었다.

퍽, 퍽, 찌걱, 찌걱.

“크. 이렇게 잘 씹으면서, 엄살은. 응?”

“모, 몰라. 흑. 아앙. 아!”

허리를 계속 쳐올리면서, 지겸이 소희에게 고개를 숙이고 자신이 각인한 목덜미의 상처를 혀로 살살 핥았다.

움찔. 놀라서 움츠리는 것도 예뻐 죽겠다. 그가 문신처럼 남은 잇자국 위에 부드럽게 입을 맞췄다.

어젯밤 마침내 각인한 이후, 소희 목에 새겨진 이 붉은 증표를 볼 때마다 지겸의 심장 한편이 서걱댄다. 머리끝까지 차오르는 충만함과 함께 섞여드는 불안감. 하지만 소중한 것을 얻기위해서 겨우 이 정도도 감당하지 못할 리 없었다.

그의 혀가 목덜미에서 내려와 쇄골을 지분대다 가슴 무덤 사이를 미끄러졌다.

“흣.”

이미 원래의 흰 피부색이 눈에 잘 띄지 않을 정도로 가슴에는 온통 그가 남긴 빨간 울혈 자국뿐이다. 잔뜩 씹히고 빨려 퉁퉁 부어버린 젖꼭지를 지겸이 제 혀끝을 세워 살살 할짝대며 찌르고 입 안에 휘감아 맛을 보았다.

“아흐, 오, 오빠. 흑.”

“흐, 으.”

가슴이 빨리니 소희가 여지없이 질구를 꽉 조인다. 지겸이 제 음경이 쫀득하고 물 많은 살점에 짜내어지는 걸 오롯이 느끼며 턱, 턱 좀 더 깊이 페니스를 박아 넣었다.

“이, 이제, 해 줘요. 빨리. 읏.”

“…뭐?”

안다. 너무 힘드니 제발 이제 끝내 달라는 뜻이라는 걸. 여우처럼 굴 줄도 모르고 좋으면 좋은 대로 아프면 아픈 대로, 얼굴과 몸에 그대로 드러내는 여자다. 아래로는 여전히 오물오물 제 좆을 삼키며 흥분액을 줄줄 싸면서도, 체력이 다해 입술을 깨물며 근근이 버텨내는 모습이. 밤새 교성을 내지르느라 쉬어버린 목으로 어쩔 수 없어 계속 뱉어내는 신음이 오히려 지겸을 더 자극시켰다.

온통 단 내음만 풍기며 안겨 오는 이 여자 때문에 박고 또 박고, 갖고 또 가져도 몸이 단다.

“으응, 흑. 제…발. 응?”

허. 재촉이라. 정말 힘들긴 힘든가 보지. 푹, 푸욱. 그 모습이 오히려 더 꼴려서 지겸의 허리짓에 속도가 붙었다.

“제발?… 뭘?”

소희의 눈이 동그래졌다. 정말 모르는 건지 놀리는 건지 가늠하려는 걸까.

“네 입으로 말해 봐. 뭘, 자꾸만. 그렇게 빨리해 달라는 걸…까.”

“진짜 너무, 해! 흐으….”

그렇게 말하며 자신을 노려보는 소희의 부드러운 갈색 눈동자에 지겸의 심장이 간지럽다. 크큭. 귀엽기는. 밤새 촉촉했던 아래처럼 눈물을 머금은 눈가에도 쪽쪽 입을 맞췄다. 뺨에도, 턱에도, 코끝에도. 사랑스러워 미치겠다며 뽀뽀를 계속하면서도, 그는 잔인하게도 뭉근하게 쑤시는 아래는 멈추지 않았다.

“괜찮아. 말해. 그래야 원하는 대로 해 주지.”

소희의 도톰한 아랫입술을 초옵, 빨아 당기면서, 지겸이 한 손으로 그녀의 젖가슴을 뭉개며 재촉했다.

턱, 턱, 턱. 추삽질에 따라 위아래로 흔들리면서, 소희는 떨리는 손을 올려 그의 양어깨를 꽉 잡았다. 정말 이러다간 그가 영원히 멈추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몰려왔다. 잠시 고민하다, 대단한 결심이라도 한 듯, 소희가 벌려 있던 다리를 들어 지겸의 허리를 꽉 휘감았다.

큭. 안 그래도 좁은 음문이 더 조여드는 통에 지겸의 눈썹이 살짝 치켜 올랐다.

소희는 입가에 맴돌지만 도저히 나오지 않는 말을 머금고 입술을 달싹였다. 지겸이 그 어여쁜 입술을 혀로 핥았다.

“해 봐, 소희야.”

더, 더 졸라봐.

아무래도 그녀는 모르는 듯했다. 이 상황에서 빨리 빠져나가기 위해 머리를 굴리는 모습이 남자의 정욕을 더 부추긴다는 걸.

지겸이 혀끝으로 소희의 귓불을 빨아 당기며 속도를 더 높여 좆을 처박았다. 밤새 그녀의 비좁은 안에 길을 내었는데도 여전히 빠듯하다. 그의 것이 들어갈 땐 한계까지 벌어지는 질구가 귀두만 걸친 채 빠져나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확 다물어지며 조인다. 그럴 때마다 그의 인내심도 극에 달한다. 온몸을 파고드는 흥분감에 뒷골이 얼얼하다.

“하응, 응, 으응.”

벌써 그의 모양에 맞게 소희의 질구가 바뀌기라도 한 걸까. 그녀가 자지러지는, 가장 깊은 곳 은밀한 지점이 쉽게도 귀두 끝에 걸려 뭉개진다. 찌걱, 찌걱, 푹, 푹. 지겸의 허리를 감은 소희의 다리가 잘게 경련한다.

“오, 빠…. 흣. 제발 해 줘요. 응? 싸, 흐응. 줘.”

제발… 살려, 줘요.

“그래, 나도. 사랑해.”

지겸의 낮은 웃음소리가 그녀의 입가를 간질이다 뜨거운 혀가 소희의 입술 새로 파고들었다. 혀가 얽히고 그녀의 타액이 사정없이 그에게 빨렸다. 숨이, 숨이 차서. 턱턱, 마지막까지 아래를 쑤시는 이 남자 때문에 온몸에 전기가 오른 듯 찌릿 대서.

“으음, 흡, 흐으, 응.”

산소가 부족했다.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어쩔 줄 몰라 바둥거리는 소희의 골반을 꽉 쥐고, 마지막 절정의 순간. 지겸의 몸이 일순 굳으며 그가 제 좆을 그녀의 질궁에 그대로 깊이 꽂은 채 파정했다.

촙. 떨어진 입술 사이로 가는 은실이 이어졌다.

헐떡이며 내민 소희의 혀를 지겸이 좀 더 빨아주다 놓았다.

“소희야.”

다정하게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지겸의 눈동자에 이채가 들었다.

“이제 조금, 힘들지도 몰라. 그렇게 만들어서 미안….”

“흐…. 네…?”

답 없이 그녀의 귓바퀴를 지분거리는 그의 입술이 간지러웠다.

아직도 밭은 숨을 겨우겨우 쉬던 소희가 혼란스러워 고개를 갸우뚱했다.

뭐가 힘들다는 거지. 그래도 이제 끝난 것 아닌가….

“흣. 아, 으… 아아으윽?!”

지겸은 원래 정사가 끝나도 그의 것을 잘 빼지 않고 은근히 후희를 즐기다 결국 다시 시작하긴 했지만, 이번에는 진짜 끝인 줄만 알았다. 한번 사정하면 워낙 오래 걸리기도 했고. 소희는 지금도 그런 게 아닐까 생각했을 뿐이다.

그런데 울컥거리며 그녀 몸속에 흘러든 뜨거운 사정액이 멎는가 싶은 순간. 그녀를 껴안은 지겸에게서 더욱 강한 알파 페로몬이 솟구치더니 질구에 파고들었던 그의 성기가 조금씩, 천천히 몸집을 부풀리기 시작했다.

“자, 잠…깐. 흐, 흐아…아….”

소희가 팔을 버둥거리고 허리를 들썩였다. 제 질벽을 터질 듯 압박하며 팽창하는 남자의 페니스가 두려웠다. 원래도 버거웠는데, 그게 어떻게 더 커질 수 있는 거지? 대체 왜, 왜 이러는 거지.

“오, 오빠…?”

“쉬…. 괜찮아.”

소희야, 괜찮아.

“흑, 흐윽….”

지겸이 그녀가 움직이지 못하게 품에 꽉 끌어안았다.

소희가 바들바들 떨리는 손을 더듬어 내려 둘의 접합부를 만졌다. 제 음문을 꽉 막으며 부풀어 오른 남자의 성기가 뿌리까지 단단히 처박혀 있었다. 먼지 한 톨 들어갈 수 없게, 한 방울의 정액도 빠져나오지 못하게 제 것으로 비부를 틀어막은 채 지겸이 소희의 자궁에 노팅을 시작했다.

“아아, 아… 아파, 흑. 아아….”

성애가 주는 고통과는 또 다른 종류의 아픔이었다. 역시 쾌락을 닮았으나, 제 몸을 기이할 정도로 틀어막은 성기가 배 속 장기까지 압박하고 쥐어짜는 기분에 소희의 온몸이 덜덜 떨렸다. 누가 묻는다면, 그냥 딱 죽을 것 같다고. 이제 곧 죽을 것만 같다고 외쳤을지도 모를 일이다. 우스운 건 그 중에도 가슴이 뻐근한 쾌락이 함께 찾아왔다는 것이다. 이게 바로 제 알파와 오롯이 결합하는 진정한 첫 경험이라는 걸 그녀 몸이 먼저 눈치라도 챈 듯이.

지겸이 그녀의 작은 손을 그러쥐고 천천히 올려 아랫배를 쓰다듬었다. 그가 노팅 중인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납작했던 그녀의 아랫배, 음부 위쪽이 볼록 튀어나온 게 선명히 만져져 소희는 소름이 돋았다.

“이, 이게…. 흐응.”

놀란 소희가 손을 빼내 제 입을 틀어막았다. 그의 몸이 그녀 안에 가득 차오른다. 숨이 턱턱 막혔다. 하나가 된 두 사람의 몸이 다시는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만 같았다.

“소희야. 소희야, 괜찮아…?”

본능적으로 자신의 암컷에게 노팅하려는 알파의 본능과, 힘겨워하는 제 여자를 안타까워하는 이성 사이에서 지겸도 혼란스러워하며 소희를 더 깊게 껴안았다. 그리고 떨리는 몸 여기저기에 입 맞추고 부드럽게 주물렀다. 그녀의 몸이 긴장으로 너무 굳어 온몸이 새하얗게 질리는 것만 같았다.

“흐으, 흑. 아…파….”

그가 파정한 정액이 뜨겁게 안쪽을 채우면서 제 자궁에 스며드는 듯한 묘하고 간질거리는 느낌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깜빡깜빡이던 소희의 정신이 조금씩 흩트려졌다. 이미 절벽 끝까지 몰렸던 그녀에게 더 이상의 자극은 한계였다. 그렇게 지겸의 노팅을 받아내며, 높은 곳에서 추락하는 듯한 쾌락과 아픔 사이에서 소희는 결국 기절해 버렸다.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