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신부강탈-13화 (1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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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읍…. 오, 빠… 하으.”

열이 오르고 고통스러웠던 소희의 몸이 그의 페로몬 안에 가둬지자 눈에 띄게 진정되며 빠듯한 긴장과 예민한 감각만이 남았다.

어떻게 침조차 달 수 있지. 보드랍게 달라붙는 입술은 또 어떻고. 지겸이 거칠게 파고들었던 것과는 다르게 소희의 입 안을 혀로 부드럽게 매만졌다. 처음 키스할 때만 해도 어쩔 줄 몰라 방황하던 그녀의 혀가 이제는 제법 그의 움직임에 맞춰 감겨 온다. 츠읍, 하고 조금 세게 빨아 당겼더니 깜짝 놀라면서도 제 혀를 기꺼이 내어준다.

귀여워. 코끝이 간지럽다. 겨우 그녀 입 안을 빠는 것만으로도 척추뼈가 곧추선다.

하긴, 마음에 담은 지 20년. 여자로 느낀 지도 10년이다.

평생을 기다려 온 여자와의 첫 경험. 아무리 지겸이라고 해도, 긴장되지 않을 수 없다.

발정기를 맞이한 알파와 오메가들이 어떤 식으로 몸을 섞는지는 들어서 안다. 짐승의 짝짓기가 더 우아하다 할 정도로 오직 본능에만 충실하다지.

하지만 그렇게는 싫었다. 서두르고 싶지 않았다. 소희와의 모든 순간을 세세하게 기억하고 싶었다. 단순히 알파와 오메가의 본능에 얽매이는 관계가 아니라 진심으로 서로를 원하고 갈망하는 사이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더욱 조심스럽게, 짙은 키스를 오래도록 이어갔다. 제 몸을 허락한 오메가 앞에서 이토록 자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 건 그나마 지겸이라서 가능한 것일 테다.

“으응….”

붉은 아랫입술을 혀로 핥고 입술 새에 넣고 빨아들이며 지겸이 느릿하게 소희가 입은 로브의 허리끈을 풀었다. 실크 로브가 살결을 미끄러지며 벌어져 얇은 속옷으로 음부만 겨우 가린 여체가 그의 눈앞에 낱낱이 드러났다.

하아. 지겸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하얗고 풍만한 가슴과 그 가운데 먹음직스럽게 자리한 연분홍빛 정점은 눈에 띄게 곤두서 있었다. 시선을 내리니 얇고 정교한 레이스로 된 흰색 속옷이 하도 젖어 그 뒤로 언뜻 체모가 비쳤다.

“웨딩드레스네….”

나만을 위한.

“임소희. 이 침대 위에서, 오늘 밤 내 신부가 되는 거야….”

지겸이 소희 귓불을 지그시 빨며 속삭였다.

“흣… 오빠….”

원래 이런 걸까. 히트 사이클 때문일까. 겨우 키스에, 옷이 벗겨지고 속옷을 입은 몸이 드러나는 정도에 온몸이 간지럽고 예민한 게 정상일까. 소희는 드러난 팔과 다리에 와 닿는 공기의 느낌마저도 그의 애무로 느껴져 본능적으로 무릎을 세워 다리를 조금 비볐다.

“임소희…. 조르지 마.”

네가 안 그래도 이미 죽을 것 같으니까.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지겸이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며칠 전에, 네 집에서. 그러고 돌아가서 내가 어떻게 했을까….”

소희가 자기도 모르게 시선을 내려 그의 남성을 쳐다봤다. 순간 꼿꼿하게 발기한 검붉은 기둥 선단에 고여 있던 투명한 액체가 두툼한 귀두를 타고 조금 흘렀다.

“…아!”

할짝. 그 눈길을 알아챘는지 지겸이 그녀의 목부터 윗가슴까지 단번에 혀로 핥아 내리며 꾸짖듯 말했다.

“우리 소희, 생각보다 야하네. 어딜 봐. 응?”

맞아.

“밤새 혼자서, 했어.”

자꾸만 머릿속에 네 이 몸이 떠올라서. 하얗고, 부드럽고, 달고, 곡선투성이인 이 몸이.

“거, 거짓말….”

자기를 놀리는 게 확실하다며 뺨이 빨갛게 달아올라 볼멘소리를 하는 소희의 눈가에 키스하면서, 지겸이 키득키득 웃었다.

“진짜였을지 아닐지는, 소희 네가 지금부터 직접 확인해 보든지.”

“하읏. 으응…!”

그런 그에게 눈을 흘기느라 정신이 팔린 사이, 지겸이 단숨에 그녀의 한쪽 가슴을 입 안에 물었다.

태어나서 처음 사탕을 맛본 아이처럼, 그는 정성스럽게 소희의 가슴을 빨았다. 크게 베어 입 안에 머금고는 혀끝으로 유두를 할짝대며 자극하더니, 소리 내어 몇 번이나 쪽쪽 빨아 당겼다. 그동안 얼마나 이러고 싶었는지.

“아, 아으…, 으….”

풍만한 가슴 가운데 연한 핑크빛 유륜과 그 주변을 혀를 굴려 진득하게 핥아주자, 석류알처럼 잘 여문 유두가 빳빳하게 일어났다.

“봐, 소희야. 좋대….”

내가 빨아주니까, 네 몸이 좋다잖아.

“여기가 이렇게 딱딱해진 거, 느껴져?”

지겸의 말이 뜨거운 숨결이 되어 그녀 가슴을 훑고 지나갔다.

“모, 몰라…요. 흐응.”

“거짓말하면, 혼나.”

가르치는 사람이 그것도 몰라서 어떡해. 하더니, 지겸이 아프지 않게 이를 세워 소희의 유두를 잘근잘근 씹었다.

놀란 소희의 허리가 튀어 올랐다. 그런 그녀를 다독이듯 누르며 지겸은 다른 쪽 가슴을 터뜨릴 것처럼 손으로 쥐고 주물렀다. 지겸의 손이 유독 큰 편에 속하는 데도 다 담기지 못하고 손가락 사이로 뽀얀 살덩이가 비어져 나왔다. 그의 애무가 기꺼운지 그녀 입에서 계속 신음이 새어 나왔다. 지켜보던 지겸이 이번엔 엄지와 검지를 세워 유두를 잡아당기고 비틀었다.

“아흣!”

“임소희. 벌써 왜 이렇게 예민해.”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응?

“오, 오빠….”

타박하는 말투와는 다르게 그녀 가슴을 입술로, 혀로, 손끝으로 뭉개고 짓누르고 빨아 당기는 지겸의 애무는 한없이 다정하고 부드러웠다. 마치 소중한 사탕을 절대 깨물지 않고 마지막까지 입 안에서 굴려 정성스레 빨아먹는 아이의 마음처럼.

하. 정염이 깊게 벤 한숨을 토해낸 그가 허리를 조금 세워 그녀 몸을 제 다리 사이에 가뒀다.

지겸이 한 손으로 쥐어도 한참을 남는 가느다란 발목을 감아쥐고 발바닥과 복사뼈, 그 옆 움푹 파인 부분에 차례로 입술을 눌렀다. 그가 하는 대로 맡긴 채 스르르 눈을 감고 가늘게 몸을 떠는 여체가 어여뻤다.

소희야….

그의 뜨거운 혀가 그녀 발목 주변을 간질이며 핥았다.

그렇게 차츰차츰 종아리를 지나고 무릎을 건너 천천히 허벅지까지 다가와 누르는 입술과 혀의 감촉에 소희가 눈을 더 질끈 감았다. 마침내 사타구니 안쪽. 속옷 옆의 가장 은밀하고 여린 살결까지 다가온 그가 조심스럽게 혀를 빼 할짝거렸다.

“흐읏. 흑….”

아. 너무 떨려서, 소희는 심장이 으스러질 것만 같았다.

지겸은 집요했다. 허벅지 안쪽과 사타구니, 속옷 선을 따라 예민한 살을 꾹꾹 짚어가며 혀끝으로 누르다 갑자기 혀를 넓게 펴 핥았다. 그러면 흠칫 놀란 소희가 어깨를 움츠리며 떨었다. 모든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았다. 그의 애무가 닿는 곳마다 펑펑, 하고 폭죽이 터져 올랐다. 이 쾌락을 감당해낼 길이 없어 소희는 결국 눈을 다시 감아 버렸다.

“눈, 떠야지. 소희야.”

후우. 그녀 음부 주변에서 복숭아향이 진동한다. 다디단 삼각지에서 흐르는 소희의 페로몬은 지금껏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그를 흥분시켰다. 뒷골이 너무 당겨서 뻐근하다. 조금만 방심해도 겨우 다잡고 있는 그의 이성이 완전히 휘발될 게 분명했다. 그녀가 뭐라 하든, 그를 때리고 소리를 지르며 엉엉 울어도 멈추지 못하고 거칠게 자신을 파묻어버리겠지.

하지만 지겸은 소희가 제대로 느끼기를 바랐다. 그의 입술이 그녀에게 어떻게 닿는지, 그가 어떻게 그녀를 빨고 핥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세세하게 느끼고 알아서, 그에게 알려주기를 바랐다. 거칠어지는 숨소리와 교성으로, 또 몸의 떨림으로. 어디가 가장 좋은지, 그녀의 제일 예민한 부분이 어디인지를. 지겸은 그녀에 대한 아주 작고 사소한 것까지도 다 알고 싶었다. 그녀 자신이 모르는 것까지도.

“이제 봐야지….”

그의 손끝이, 소희의 속옷 가운데를 톡, 건드렸다.

“네가 나 때문에 얼마나 젖었는지.”

“응, 으응….”

소희 스스로도 아까부터 끊임없이 흘러나온 애액으로 척척해진 속옷이 적나라하게 느껴졌다. 그녀 비부에 착 달라붙은 속옷 때문에 천천히 손끝으로 그 위를 더듬는 지겸에게도 통통한 음순의 모양과 갈라진 틈새가 여실하게 만져진다.

그가 만지는 건 겨우 저 아래, 그 작은 부분뿐인데. 온몸에 파드득하고 감각이 되살아난다. 저릿한 쾌락이 발끝부터 감겨 와서, 소희는 입술 한쪽을 잘근 깨물었다.

그에게서 제 짝을 눈앞에 둔 알파답게 마치 굶주린 짐승의 것 같은, 그르렁대는 신음이 낮게 뱉어졌다.

지겸이 그녀 허벅지 안쪽을 잡고 다리를 양옆으로 벌려 다리 사이에 제 얼굴을 가까이 붙였다. 소희의 비부를 감싼 흰 속옷은 이미 젖을 대로 젖어 짙은 색으로 바뀌어 있었다.

“오빠… 자, 잠깐! 흑.”

자신의 다리 사이에서 남자의 뜨거운 입김이 느껴지자 소희는 화들짝 놀랐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몸은 더 젖어들었다. 다리를 오므려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점점 짙어지는 그의 알파 페로몬이 소희 폐부까지 파고든다. 무릎이 바들바들 떨렸다.

“잠깐이, 어딨어.”

“으흣…!”

지겸이 두꺼운 제 혀로 스윽 그녀의 속옷 위를 진득하게 핥았다. 그의 혀끝에 소희의 단내가 감겨 왔다. 발정기를 맞이한 오메가에게선 평소보다 짙은 페로몬 나온다. 그런 그녀의 달큼한 체향을 음미하며 속옷 위를 몇 번 더 혀로 지분거리던 지겸이 천천히 속옷을 벗겼다.

가느다랗게 떨리는 여체는 히트 사이클 중인데도 불구하고 이 모든 첫 경험이 긴장되는지 잔뜩 굳어 있었다. 그 모습조차도 너무 예뻐서. 지겸은 심장이 뻐근했다.

“엉덩이 좀.”

“으, 으응… 네?”

“들어봐, 소희야.”

순간 무슨 소린가 싶어 당황했다가 그녀가 아, 하고 짤막한 탄식을 뱉어냈다. 온몸이 그에게 빨려 울긋불긋한데도 소희는 새삼 부끄러웠는지 얼굴까지 더욱 붉게 달아올랐다.

지겸이 해도 될 일이었다. 허리를 손으로 받치고 살짝 들어 올려 벗기면 됐겠지만….

놀린 것이다. 알려준 것이다.

소희가 지겸 앞에서 실 한오라기 걸치지 않은 몸이 될 거라는 걸. 곧 그가 그녀 안으로 밀고 들어갈 것이라는 걸.

“다 벗어야 박아주지.”

“흐읏….”

소희가 바들바들 떨면서도 엉덩이에 힘을 줘 살짝 들어 올렸다. 피식. 지겸이 자조 섞인 미소를 흘렸다. 그녀의 이런 모습에 설레고 만족스러워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자신도 보통 미친놈은 아닐 테지. 그가 한 손으론 그녀의 골반을 받친 채 지그시 누르며 마지막으로 그녀를 가린 작은 천을 단숨에, 참 쉽게도 벗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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