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4화 (19/20)

10 검 령 - 4.

남이 나를 알아주지 못함을 탓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아주지 못함을 걱정하라. (공자)

 "아직 멀었나요?"

 "이런...보챈다고 될 일이 아니지요...그 보다도 '진' 동생은 왜 연락이 없는지 모르겠군요...

먼저 나가보겠다며 움직였는데..."

 손 안에서 빙글빙글 돌며 움직이는 '나경'...육십갑자 라고하는 것이 표시 된 독특한 나침반을 보며 

무언가 지도에 기록하고 있던 윤 성훈이 고개를 내 젓는다.

 "저기...아저씨? 아니, 오빠라고 해야하나요? 지금 기록하고 계신것이...선생님에게서...

아니, 정획히는 그 검에서 나오는 기운을 표시하시는 건가요?"

 호기심어린 스미레의 목소리 윤성훈이 하하 웃어 보인다.

 "네...맞습니다. 그 기운이 움직이는 지점을 표시하고 있는 겁니다. 지금 한 곳에 가만히 있지 

않고 있군요..."

 애가 탓는지 히노기가 보채듯 안달이었다.

 "저기...그럼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지 않나요? 우리도 움직여야..."

 윤성훈이 하하 웃으며 히노기의 어깨를 두드린다.

 "걱정마세요! 아까 점괘를 뽑아 봤더니 조금 고생은 하겠지만 오늘 안에 이사미 상은 히노기

에게 안긴다는 괘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아까 진 동생의 말대로 혼자 움직였다간 낭패를 볼 

수가 있습니다. 지금 진 동생이 우리를 도와줄 사람들을 데리러 간 것이니까...조금 기다렸다 

같이 움직이는게 좋을듯 싶군요..."

 "네...네에..."

 하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숙이며 나직이 한숨을 토하는 히노기였다.

 그 때 삐리리! 윤성훈의 휴대 전화가 울렸다.

 "아...여보세요? 응? 진 동생이로군요...그래 어딥니까? 아...네네...네? 경찰 쪽에서 

움직임이 있다고요? 이런! 알겠습니다 우리도 곧 뒤따르지요..."

 삑! 전화를 끊은 윤성훈이 표시가 된 지도와 '나경' 을 품 안에 넣고는 황급히 몸을 일으킨다.

 "우리도 이제 움직여야 겠군요...밖에 스우죠상이 대기하고 있다고 했지요?"

 "네...아까 밖에서 차를 대기시켜놓고 있겠다고 하셨어요..."

 "저도 갈께요..."

 "흐음? 스미레 상?...으음...뭐 좋습니다. 단, 위험할 수도 있으니 주의하도록 하십시요..."

 "네! 걱정 마세요! 호호호..."

 한적하던 생태공원이 갑자기 경찰들에 의해 일반인들의 출입이나 차들의 왕래가 끊겼다.

 아와카즈'시(市)'의 외곽에 위치한 이곳...왠지 분주하게 움직이는 경찰관 들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간혹 이 곳의 도로를 이용하려는 운전자나 생태공원의 산책로를 향하던 자전거 마니아들이

경찰의 제지를 받고 투덜거리며 돌아서기도 한다.

 그러다 잠시 후, 흡사 커다란 야수의 움직임 같이 컨테이너 차의 모습이 드러난다.

 경찰 마크와 검을 든 천사의 모습이 그려진 문장의 컨테이너...치이익! 가스가 빠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컨테이너의 문이 열렸다.

 "엇차! 그러나 저러나 이것 뿐이야? '충격 그물포'...난 이런것 보단 '펄서 라이플' 같은 

거라도 쏘고 싶었는데..."    

 "쯧쯧...상대는 M급 요마 같은게 아니라 인간 이예요! 물론 제정신인지 아니면, 빙의 되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자기 몸집만한 바주카포 처럼 생긴 병기를 터엉! 내려놓으며 투덜거리는 갈색 피부의 소녀와 

양 갈래로 머리를 땋아내린 작은 몸집의 소녀가 한 말이다.

 "네~ 알아 모십죠...그건 그렇고 중화기는 이것 뿐인가? 좀 허전한데?"

 "하아아...지난번에 고작 바스락거리는 고양이한테 '레일건'을 난사해서 주변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고 아직 정신이 덜 든 건가? 정말 문제야 문제..."

 "치이...너무하는군...에이미선배..."

 "자아! 잡담은 그만! 에이미의 분석대로라면 대상자는 '요마'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했으니...하지만 그래도 위험성은 있는 만큼 우리가 나서게 된 거예요...모두 신속히 작전을

수행 하도록 하세요...작전지역은 개인 단말기에 표시된 내로 제한합니다! 요코! 시작하도록 

하세요!"

 "네...대장님..."

 신기루같이 생기가 없는 하얀 피부의 소녀가 앞에 나섰다.

 천천히 양 손을 모으며 정신을 집중하는 소녀...점차 소녀의 몸 주위로 은은한 빛 무리가 

몰려 들다가 확! 하고 주변으로 퍼져 갔다.

 검은 해초처럼 나부끼던 머릿결이 잦아들며 은은한 빛을 내 뿜는다.

 느릿하게 소녀의 손이 한 쪽을 가르킨다.

 "저쪽...입니다...대장님..."

 "그렇군요...자...모두 전진! "

 순간...쿨하고 차가운 이미지의 여자가 겨드랑이의 홀더 안의 커다란 권총을 꺼내들고 손짓한다.

 스팟! 네명의 여자들이 한줄기 그림자가 되어 빠르게 공원 안으로 빨려들 듯 사라진다.

 "후우욱...후우..."

 아주 나직한 숨소리...흡사 물 위에 깃털이 흘러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알몸으로 가부좌를 틀고 앉아 양 손을 늘어뜨려 '인 (印)'을  맺고 있는 여인...늘씬한 몸매에 

커다란 가슴이 유혹적 이었다.

 부드럽게 일렁이는 가슴...특히 아랫배의 율동이 꿈결 같다.

 단순한 호흡이 아니라 공기를 순환시켜 전신으로 보내어 몸 구석구석까지 미치게 한 뒤에 

다시 내보내는 듯 정교하고 느릿한 호흡이었다.

 마치 청소기로 온 몸의 노폐물을 뽑아내는듯 한...선도에서 말하는 '태식'이라는 것이었다.

 이런 호흡을 지속적으로 반복하게 되면 몸 안의 독소가 사라지고 신체는 갓난아기때의 그

상태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문득...여자의 눈이 반짝 떠 진다.

 묘한 중얼거림이 새어 나온다.

 "뭐지? 알 수 없는 기운이 느껴진다...이곳으로 오고있어...하나...둘...넷인가? 적대적인 

느낌...그래...나를 노리고 있군...후후후..."

 야시시한 웃음을 지으며 여자의 손이 한쪽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옷 뭉치를 집어든다.

 "하아아!...대단한 기운들을 지니고 있는걸? 호호호...좋아...적대적이라면 굳이 가릴 필요가

없겠지...좀 더 힘을 모아야 이 육체를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을 테니까..."

 할짝! 야릇한 미소와 함께 혀를 내밀어 입술을 핥는 그녀...이사미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요녀' 바로 그것 이었다.

 "이동하고 있습니다...저쪽으로...상당히 빠른 속도 입니다."

 "눈치챘나 보군요...대단한 감각을 지니고 있는것 같네요..."

 "이런! 느껴진다! 꽤 날쌘데? 자칫 놓치겠어! "

 "아앗! 카오루! 혼자 앞서나가면 안돼!"

 "걱정 붙들어 매! 자아...먼저 갑니다!"

 엄청나게 무거운 장비를 짊어지고도 굉장히 빠른 고속으로 움직이는 소녀...미처 막지 

못한 다른 여자들이 소리를 질러 멈추라고 해 보지만 듣지 못했다는듯 앞서기 시작했다.

 "카오루! 명령입니다! 카오루!"

 "이런...대장...할 수 없어요...일단 빨리 뒤쫏는 수 밖에..."

 "하는수 없죠...자...빨리!"

      

 촤촤촤촤! 상당히 자란 풀과 작은 나무가지 같은 것이 좌 우로 갈라지며 무시무시한 속도로

뿌연 그림자만 남긴 채로 질주하고 있었다.

 가히 인간의 움직임 이라 부를 수 없는 엄청난 빠르기였다.

 "젠장...엄청 빠른데? 도저히 타이밍을 잡을 수가 없으니..."

 철컥! '충격 그물포' 라는 포획용 장비를 겨눴다가 쳇! 혀를 차며 내려놓는 소녀...

 "이럴줄 알았다면 같이 움직일 걸 그랬나? 쳇쳇! 하지만 그랬다간 또, 지난번처럼 공을 

빼앗길 수도 있다구...다른 요원들이 없는 지금이 절호의 기회...날보구 뭐? '파괴의 마녀'?

쳇쳇! 어디 이번만큼은..."

 카오루...소녀는 단단히 결심한 듯 이빨을 앙다물었다.

 "이번 만큼은 절대로...! 간닷!"

 팟! 소녀의 신형이 부옇게 흐려지며 엄청난 속도로 쏘아나가기 시작했다.

 "거기 섯!"

 "파앙! 파앙!"

 앞서가는 그림자를 어마어마한 속도로 뒤 쫏으며 손에 든 권총을 쏘는 소녀...일반적인 

경우라면 명중하기란 거의 어려울 테지만, 소녀가 쏜 총은 아슬아슬하게 그림자의 궤적을 

따라 연달아 명중한다.

 다만, 그림자의 속도가 매우 빠르고, 지그재그로 움직이고 있어 계속 빗맞고 있는 것

이지만...실로 놀라운 솜씨라고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체...뭐 저런게 다 있어? 임팔라 영양 이라도 되나?"

 임팔라 영양...육식동물에 쫏기면 지그재그로 뛰어 달아나는 습성을 가진 초식동물...

아주 적절한 비유였다.

 "젠장...왜 나만 이런걸 주는거야? 대장이 가진 '헤비 건'은 안되겠지만 '충격 고무탄'의 

피스톨이라...너무하는거 아냐! 정말..."

 투덜 투덜...자신이 한 일은 생각도 하지 않고 남 탓만 하는 전형적인 청개구리 스타일...

소녀는 쳇! 혀를 차며 탄창이 다 비어버린 피스톨을 갈무리한다.

 충격 고무탄...일반적인 총탄과는 달리 맞더라도 외상은 없지만 그 강한 충격으로 인해 

대상자가 기절, 내지는 무력화 되는 일종의 진압병기였다.

 "제길!...어떤 한이 있어도 잡고 만다...차앗!"

 등에 맨 그물총의 무게도 잊은 채 소녀는 빠른 속도로 쏘아나가기 시작했다.

 "위...위험해요! 앞쪽은 막다른 곳...아무래도 우리를 유인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이런...어떻하죠? 대장...내 생각엔 일단 장비를 보강하든가 지원을 요청한 다음 

작전을 재개하는것이 나을것 같은데...예감이 안 좋아요..."

 "......"

 왠지 을씨년 스럽고 기분 나쁜 숲...어스름히 자잘한 가시를 지닌 나무와 넝쿨로 휘감긴 

무성한 숲으로 이루어진데다 바닥은 질퍽거리는 진흙이 배어나오는 습지...그야말로 

최악의 조건이었다.

 "아무래도 실수한것 같군요...카오루의 성격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는데...작전에 

참여 시킨것 하며...지원없이 우리만으로 작전을 강행한 것이...하지만, 철수라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일단 지원연락은 해 두도록 하세요...그리고, 위험이 닥쳤을 경우 '신속이탈'을 원칙으로

합니다...설령 다른 대원의 신상이 위험하더라도요...아시겠습니까?"

 "네!"

 "라져...알았습니다."

 냉철한 눈빛을 흘리는 대장이라는 여자의 말에 둘은 짧게 대답한 후 정면의 숲을 노려본다.

 함정인줄 알면서도 들어가야하는 마음의 부담은 있었지만, 셋은 신중한 발걸음을 옮겼다.

 "거기 서!"

 빠른 속도로 달려나가던 둘의 속도가 어느정도 느려졌다.

 카오루...소녀의 눈에 앞서 달리던 그림자의 모습이 재대로 보이고 있었다.

 길고 치렁한 머리칼을 휘날리는 섬세한 몸매의 늘씬한 여자였다.

 한 손에는 천에 둘둘 말린 검 같은것이 들려 있었다.

 "거기서! 경찰이다! 손에 든 것을 내려놓고 양 손을 머리 위로 올려라!"

 철컥! '충격 그물포'의 안전장치를 푸르고 위이잉! 에너지가 충전된 총구를 앞쪽으로 향하게

했다.

 막다른 곳...바닥이 질척거렸고 빽빽한 가시나무들이 들어차 있는데다 한쪽은 울퉁불퉁 

미끌거리는 바위에 졸졸 맑은 물이 흘러 작은 연못이 이루어져 있었다.

 출구가 없이 삼면이 막힌 곳...어디도 빠져나갈 수는 없다.

 오직 출구 쪽을 막고 있는 카오루를 제압하고나 하지 않는 한은...

 어쩔 수 없는 것을 안 것일까? 잠시 멈칫하던 긴 머리 여자...이사미가 천천히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내려 놓았다.

 그리고, 양 팔을 높이 올렸다.

 "좋아! 그대로...움직이면 발포하겠다!"

 딱딱한 목소리로 말을 하고는 천천히 다가온 카오루...한 손으로 충격포를 겨눈 채 이사미의

몸을 수색하기 위해 손을 뻗쳤다.

 이사미...이상하게 그녀의 입 가에 싸르르...기묘한 미소가 맺혔다.

 "어엇! 무...무슨?"

 스팟! 이사미의 몸이 날렵하게 뒤집어졌다.

 바짝 다가온 카오루의 양 어깨를 짚고 넘어가 카오루의 배후로 넘어갔다.

 퍼엉! 충격 그물포가 발사 되었지만 이미 이사미는 카오루의 배후를 장악한 상태...지지직 

거리며 넓게 퍼진 그물은 헛되이 잡풀과 넝쿨만 뒤덮고 말았다.

 "으? 뭐...뭐야! 놔! 크윽!..."

 커억! 이사미의 팔이 카오루의 목을 휘감았다.

 가늘고 부드러운 팔이었지만 이상하리만치 조여드는 힘이 세찻다.

 털겅! 충격포가 나뒹굴었다.

 "으...흐윽!...놔...놓으란 말야! 으윽!"

 "쿡쿡쿡쿡...'

 몸에 배인 호신술대로 뒤쪽을 장악하고 있는 이사미를 공격했다.

 팔굽으로 치고 이사미의 발 등을 세차게 밟았다.

 그러나...퍼억! 뒷덜미에 둔탁한 충격이 느껴지며 몸이 축 늘어지고 만다.

 쿡쿡쿡...이사미의 눈빛이 요사스럽게 빛나며 사르르 혀가 내밀어져 입술을 핱는다.

 "굉장해...여자애가 이렇게 진한 '양기 (陽氣)'를 지니고 있다니...호호호호..."

 차르르 이사미의 혀가 길게 뻗쳐져 축 늘어진 카오루의 목덜미를 핥아 올렸다.

 한쪽...미끄러운 바위 위...양 손을 번쩍 쳐들어 손목이 묶인 카오루가 눕혀졌다.

 투툭! 방호복과 보호장구를 연결한 고리와 끈이 뜯겨지고 드러난 제복...얼굴은

보이시 했지만 몸매 만큼은 어느 누구보다 빼어났다.

 특히, 유니폼 상의를 뚫고 나올 듯한 가슴...흥미로운 눈으로 내려다보던 이사미의 입에서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굉장해...꿀꺽..."

 찌이익! 유니폼 상의가 찟겨지며 양 옆으로 갈라졌다.

 헐렁한 면 티로 감싸인 상체...가슴부위를 가린 속옷은 입고 있지 않았다.

 아니, 아무래도 맞는 속옷이 없었던 듯...그 정도로 소녀의 젖가슴은 크고 풍만했다.

 살짝 양 손으로 떠 받치자 풍부한 햇솜 뭉치를 만지듯 보드랍고 간지러운 감각이 가득 

전해져 온다.

 왈칵! 움켜쥐자 넓게 벌려진 손가락 사이로 스믈거리며 삐져 나오는 젖무덤의 살점...

굉장히 감미로운 기분이었다.

 부드러운 촉감...자르르 윤기가 흐르는 물개의 그것처럼 건강미 넘치는 피부였다.

 쿠쿠쿠...기묘한 웃음을 지으며 이사미의 꽃잎같은 입술이 살포시 벌어져 터업! 수줍게

고개를 내민 젖꼭지를 머금었다.

 퍼득! 축 늘어진 여체가 분명히 반응하며 꿈틀 거린다.

 "쯔...쯔읍! 철벅...쯥!..."

 젖꼭지를 빨리우며 젖가슴이 정교한 손놀림으로 주물려졌다.

 단순히 주물려지는 손짓이 아니라 차근차근...젖가슴 전체를 꼼꼼히 마사지하듯 매만져 

진다.

 포록! 입안에서 빨려지고 굴려지던 젖꼭지가 도톰하게 부풀어 오른 채 내 뱉어졌다.

 타액에 흥건히 절여진 채 잘 여문 포도알처럼 탐스럽게 변한 유두와 반대쪽과 확연히 

비교될 정도로 부어오른 유륜이 아우성치며 모습을 드러낸다.

 "후후...반응이 좋은데? 굉장해...하아...으응...쯥!"

 이어 반대쪽 젖꼭지를 공략해 나가는 이사미...푸들푸들...몸부림치던 카오루의 여체가 크게

꿈틀거린다.

 하악! 하는 신음소리와 함께 카오루가 정신을 차린다.

 하지만 곧 공황에 빠진 듯 엄청난 반응을 보인다.

 "아...아앗! 뭐...뭐야! 이...이런 건?...아아! 시...싫어!"

 부들부들 몸부림치는 소녀...이사미는 흐응 나지막한 콧소리와 함께 천천히 고개를 쳐 든다.

 "호호홋...귀여운 아이네...걱정하지마...널 괴롭히려는 것은 아니니까...으응?"

 "아..."

 팔랑 스스로 풀어헤쳐진 상체를 마주 부벼왔다.

 짙은 장미꽃향기...은은하게 풍기는 살내음...더구나 차르르 매끈한 긴 머릿결을 뒤로 넘기자

드러나는 농염한 얼굴...카오루의 눈이 크게 떠지며 놀람으로 물들었다.

 달콤한 유혹을 머금은 듯한 두 눈...폭발적인 아름다움과 요기를 갖춘 얼굴...도톰한 입술은 

잘 여문 딸기송이를 보는듯 육감적이다.  

 어쨋든 아름다운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여자든 남자든 아름다운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따뜻한 살끼리 부드럽게 마주 부벼지는 감촉...화사한 장미꽃 향기 또한 기분이 좋았다.

 점차 기분이 고양되어 간다.

 "안돼...그만...흐윽!"

 살포시 꿀벌이 꽃술을 희롱하듯...톡톡 가벼운 입맞춤을 목덜미와 양 볼에 퍼 부었다.

 아주 가벼운 자극...하지만 소녀는 여태껏 이런 느낌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다.

 점차...몸에서 힘이 빠져 나간다.

 태어날 때부터 특수한 신분을 가지고 있었고, 엄선된 교육만을 받아 온 소녀에게 이런 

부드러운(?) 자극은 난생 처음이었다.

 "정말...예쁘고 귀여운 걸?...후후훗...정말...굉장해...하아..."

 매끌매끌 서로 마찰되다가 오도독! 솟아오른 젖꼭지끼리 스치며 아찔하게 느껴지는 감촉...

'특별 범죄 수사대' 소속의 소녀는 짜릿! 온 몸에 줄달음치는 감각에 전신을 고양시키며 

떨고 있었다. 

 어느새 카오루의 입에서도 하아...나직한 한숨같은 신음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흐응...귀염둥이...자아...어떻게 해 줄까나...호호호"

 살포시 촉촉한 입술이 부비어져 왔다.

 톡톡 입가를 혀 끝으로 두드리며 재촉하는 자국에 자신도 모르게 가만히 입술을 열었다.

 퍼득! 길고 치근거리는 이사미의 혀가 진한 장미향을 머금고 파고들어 온다.

 멈칫! 경직되는 여체...그러나, 어느 새 차근차근 공략해 들어오는 혀를 마주 얽으며 맞이

했다.

 짜르르 온 몸에 퍼지는 열락감...

 달콤한 타액이 교환되고 진한 충족감이 전신을 치달린다.

 꿈틀꿈틀...뜨거운 혀끼리 서로 얽혀든다.

 몽롱해지는 정신...아찔할 정도로 고양되는 쾌감...어느새 카오루는 몽롱하게 풀어진 눈으로

하아앙...농염한 콧소리를 내고 만다.

 한참의 입맞춤...천천히 타액이 긴 은빛 아치를 그리며 이사미와 카오루의 입술이 아쉽게 

떨어진다.

 나직하게 할딱이는 소녀...이제는 오히려 먹이를 보채는 강아지를 보는듯한 애처로운 

눈으로 이사미를 올려다 본다.

 쿠쿠...이사미의 입에서 만족한 웃음이 흐른다.

 "자아...너를 위험하게 하거나 하지는 않겠어...다만 네 기운을 좀 나눠 받을께...응? 

조금만...말이야..."

 싸아아...입술을 핱으며 농염한 미소를 짓는다.

 이사미는 천천히 상체를 일으켜 카오루의 늘씬한 양 발목을 넓게 벌리고 아랫도리를 감싼

하의에 손을 내밀었다.

 아아아...두려움과 기대로 전신을 떨며 카오루는 나직한 신음을 토하고 있을 뿐이다.

 파앙! 무언가 강한 충격파가 터지며 한쪽 바닥이 움푹! 패였다.

 철컥! 다시 장전하는 소리가 이사미의 배후에서 들린다.

 "거기까지! 머리에 바람구멍이 나기 전에 천천히 일어 서도록 하세요!"

 "그만! 뒤돌아보라고 하지 않았다! 어서! 머리 위에 손을 올리고 일어서라! 허튼짓은 용서 

않겠다!"

 철컥철컥 연달아 금속성이 울려 퍼졌다.

 언뜻 놀라는 듯한 모습의 이사미였지만 후우...아쉬운듯 한숨을 지으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찰칵! 양 손이 뒤쪽으로 모아져 수갑이 채워졌다.

 비로서 어느정도 안심을 한 여자들은 아직도 축 늘어져 헤롱거리고 있는 카오루를 살폈다.

 "다행이예요...생체에네지를 잃거나 하지도 않았고...다른 외상 같은것도 없어요...다만, 

지금 정신이 조금 혼미해진 상태일 뿐이예요..."

 "...카오루짱! 정신차려요..."

 "흐흠...이번엔 저 사고뭉치 덕분에 일이 쉽게 끝났다고 해야 될 것 같네요...어찌되었든...

말이죠...하지만, 좀 꼴이 웃기게 된 듯 한데..."

 절레절레 갈래머리 소녀의 고개가 흔들렸다.

 차가운 눈빛으로 이사미에게 커다란 총을 겨누고 있는 여자의 눈 앞에 이사미가 가만히 

무릎을 꿇은 채 앉아 있었다. 

 "......"

 다독다독...긴 머리의 소녀...요코가 찬 물에 적신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주고 옷매무새를

고쳐 주며 카오루가 깨어나기를 기다렸다.

 "대단하네...엄청난 생체에너지의 소용돌이...게다가 엑토 플라즈마까지 검출되고 있어...

이 여자 도데체 정체가 뭘까?"

 측정기 처럼 보이는 것을 이사미에게 들이대고 살피던 갈래머리 소녀...에이미 에게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끄응...가벼운 신음과 함께 카오루의 눈이 제대로 떠졌다.

 "이제야 정신이 드는가 보군요...됐어요...자, 모두 주변정리를 합시다."

 번쩍...눈이 떠졌을 때 눈 앞에 보이는 것은 다행이라는듯 자신을 향해 웃어보이는 요코...

그리고, 수갑이 채워진 채 꿇어 앉아 있는 긴 머리 여자...이사미와 총을 겨누고 있는 대장...

이사미에게 측정기를 대고 무엇인가 살피고 있는 에이미의 모습 등 이었다.

 퍼뜩 온몸에 찬물이 퍼부어진 듯 써늘했다.

 "카오루! 정신이 들었으면 어서 일어나도록 하세요! 시간이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어서

움직이도록 하세요..."

 "네! 제가 도울께요...카오루짱! 일어설 수 있겠어요?"

 "......"

 울컥 무언가가 치밀어 오르는 느낌이다.

 또 사고뭉치 로서의 명성을 떨친 결과가 되고 만 것이다.

 수갑이 채워진 채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여자...원래는 전라나 다름없는 모습이었지만 

그나마 누군가 걸쳐주었는지 긴 외투를 걸치고 있는 상태다.

 부글부글 끓어올랐지만 결국 푸욱...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어쨋든 이번에도 자신이 잘못한 것이니까...

 "카오루짱...너무 마음 상하지 마요...응?"

 띨방한 요코에게 또 위로받고 말았다.

 후우...살짝 한숨을 쉬며 일어서려는데 약간 다리가 휘청거린다.

 기묘한 느낌...아까 이사미의 손길이 닿았던 가슴부위가 아직 저릿저릿 하다.

 "카오루짱...불편해요? 불편하면 좀 기대요...어? 카오루 짱?"

 "내 몸에 손대지 말아줘...미안하지만..."

 찰싹! 들러붙는 요코를 떼 놓으며 멀리 널브러진 충격 그물포를 집기 위해 발 걸음을 옮겼다.

 "카오루...짱..."

 저벅저벅...걸음을 옮기는 소녀...자신도 모르게 스스로에 대해 혐오감이 솟구친다.

 "빌어먹을..."

 "자...일어나! 어서..."

 철컥...총이 겨눠진 상태로...이사미를 닦달한다.

 느릿하게 일어선 여인...오만할 정도로 여유롭다.

 천천히 돌려진 두 눈...오싹할 정도의 요사스러운 기운이 이글거렸다.

 흡사 맛있는 먹이를 보는 듯한 야수의 눈초리...소르르 소름이 돋았다.

 "휘이...이것 좀 봐...대단한걸? 마치 박물관에서나 봄직한 명품이야..."

 천에 아무렇게나 둘둘 감겨있던 '진태도 (陳太刀)'를 살짝 뽑아보자 검 날의 광채가 섬뜩하게 

비쳐 보인다.

 그 때...갑자기 요코가 뾰족한 비명을 지른다.

 "어...언니! 위험해요!"

 "어? 꺄아악!"

 스릉! 검이 스스로 뽑아져 허공에 날아로름과 동시에  섬뜩한 느낌과 함께 에이미의 한쪽 어깨가

베어져 피가 솟구친다.

 피를 뿌리며 나뒹구는 에이미...화끈 어깨가 지져지는 통증 뿐 아니라 전신에 쩌르르 강한 

전류가 통하는 듯한 충격파가 왈칵 밀려든다. 

 그나마 요코가 외친 바람에 몸을 움츠려 치명상은 피한 결과다.

 휘리릭! 검 날은 정확히 이사미와 대장 이라는 여자 쪽으로 날아와 떨어져 내렸다.

 "......!"

 날렵하게 대장 이라는 여자는 피했지만 이사미는 오히려 떨어져 내리는 칼날에 몸을 맡기듯 

허공에 솟구친다.

 태앵! 섬뜩한 금속파열음과 함께 이사미의 팔을 묶은 수갑의 사슬이 터지듯 끊어진다.

 "후후훗! 아 하하하핫! 깔깔...!"

 미친 듯 끼득거리며 이사미가 태도의 손잡이를 잡고 내려선다.

 처억 늘어뜨린 진태도의 광채가 시린듯 눈부시다.

 "멈춰!...크윽!"

 거대한 자동권총을 들이댔지만 슈카앙! 무시무시한 속도로 휘둘러 진 검격에 바닥을 데구르 

구르며 간신히 몸을 피했다.

 단순한 휘두름이 아니라 거대한 빛줄기가 갈 지자 형으로 그어졌다 다시 위 아래로 크게 

휘둘려진다.

 서걱! 베어진 머리칼이 우수수 흩날렸다.

 '차명시각 (此命時刻)'! 극한으로 단련된 '발도술' 명인 이상의 솜씨...얼른 몸을 추스려 일어

나려는 여 경찰...그 것도 일반 범죄가 아닌 특수한 임무를 담당하는 베테랑 여경이었지만 

그림자처럼 다가들어 차 올리는 발에 얻어맞고 철퍼덕! 쓰러진다.

 텡그르르 커다란 자동권총이 멀찍이 날아가 바닥에 나뒹굴고 만다.

 얼른 일어나려 했지만 어느 새 다가온 이사미가 콰득! 목덜미를 짓밟는다.

 크륵! 숨이 막히는 고통이 퍼진다.

 몇번인가 발버둥치는 그녀를 향해 이사미가 차가운 비웃음을 흘린다.

 "발버둥치치마...그래봤자 다칠 뿐이니까...후후후...응?"

 그 때...철컥! 금속성과 함께 보이시한 인상의 소녀경찰...카오루가 충격 그물포를 겨누며 

소리친다.

 "멈춰! 멈추란 말야!"

 잠시 이사미가 멈칫 했지만 스윽 고개를 돌려 카오루 쪽을 바라본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두 눈...배시시 웃음을 짓는 요사스러운 얼굴...카오루는 자신도 모르게 

방아쇠를 당기고 만다.

 "퍼엉! 지지직!"

 충격그물...말 그대로 탄소섬유와 메탈질로 만든 촘촘한 그물...거기에 상당한 '전하 

(電荷)'가  담겨있어 휘감긴 대상은 그 충격에 기절하거나 꼼짝할 수 없게 된다.

 넓게 퍼진 그물...하지만, 정작 이사미는 맞지 않았다.

 "아아악!"

 "대...대장! 으...으윽!"

 퍼억! 어느틈에 유령처럼 나타난 이사미...둔탁한 충격이 복부를 강타한다.

 추욱 늘어진 카오루...쿡쿡쿡...이사미의 입가에 잔인한 미소가 머금어진다.

 아랫배를 움켜쥐고 주저앉아 울컥 뱃속의 내용물을 게워내는데 가차없이 뒷덜미에 

'수도(手刀)'가 내리 꽂힌다.

 카오루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널부러지고 만다.

 너무도 일방적인 승부 라고나 할까...

 "머...멈춰요! 그만!"

 "......!"

 앙칼지게 소리치며 막아서는 소녀...그렁그렁 두 눈에 눈물을 가득 담고 있었다.

 "제발...멈춰요...더 이상은..."

 절망적으로 소리치는 소녀...이사미는 큭큭 기묘한 웃음을 터뜨린다.

 "이런 이런...무서워서 어쩌나? 호호홋!...그나저나 이상한 일이네...어째서일까? 나보다

그쪽이 더 떨고 있쟎아? 호호호홋!..."

 "......"

 파들파들...떨리는 손으로 이사미를 향해 겨눈 자동권총...아까 대장 이라고 불렸던 여자가 

떨어트린 그 커다란 '헤비 건'을 들고있었다.

 하지만...저벅 저벅 다가오는 이사미를 향해 발사하지는 못하고 있다.

 "다...다가오지 말아요! 더이상..."

 부들부들...떨림은 더욱 커져간다.

 "바보...어울리지 않은 것을 들고 뭘 하는 거지? 너에겐 그런 무기는 어울리지 않아...자아..."

 터억...총이 치워져 멀찍이 던져진다.

 그리고...울먹이는 소녀를 이사미는 부드럽게 끌어 안는다.

 향긋한 장미꽃 향기가 코 끝을 간질이고...비 맞은 새끼고양이처럼 이사미에게 안겨든 

소녀는 바르르 잔 떨림을 보인다.

 살포시 치켜 든 얼굴...찰랑찰랑 눈물이 고인 눈망울이 이사미를 향한다.

 하아...나직한 탄성처럼 들리는 신음과 함께 부드럽게 두 입술이 마주 대진다.

 짜리릿! 전신에 충격처럼 감미로운 쾌감이 퍼져 간다.

 쿡쿡...만족스러운 웃음 소리가 퍼진다.

 "...마음을 편하게 가져...해치거나 하진 않을테니까...으음...감미로운걸? 아주 진한 

'음기 (陰氣)'...후후훗...천천히...즐겨 주겠어...쿠쿠쿠..."

 "하아아...하아..."

 몽롱하게 변한 눈으로 이사미를 올려다 보는 소녀...요코의 눈망울은 아까의 카오루와 같이 

도취된 빛을 띄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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