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요 검 (妖劍) 7.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혀 지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숫타니 파아타 : 초기불교 경전)
잠시 노인의 안내로 신사 주변을 둘러 보고, 여월신사 에서 주관하는 제례에 참석도 했다.
엄숙하고 장대하게 펼쳐진 제례...신관 하나가 사람들을 축복하며 관정의식을 행했고,
한해의 수확을 감사하고 내년에도 풍요를 비는 의식 역시 벌어졌다.
근처 마을 주민들로 보이는 사람들 역시 성황리에 참석하였고 커다란 '신목 (神木)'을 지고
가서 다시 세우는 의식 또한 구경 했다.
의외로 알려진 축제인듯 꽤 많은 외지인 들 역시 보이고 있었다.
날이 저물 무렵 기무라가 기다리고 있는 주차장으로 와서 차에 올랐다.
기무라의 말을 들어보니 자신 역시 꽤 성대한 대접을 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짐탄에 예의 그 상자가 실려 있다고도 했다.
모두는 일단 진경룡의 고택으로 향하기로 하고 그 쪽으로 차를 돌리게 했다.
나무탁자 하나가 깨끗이 치워지고 그 위에 비단천으로 싸인 상자가 올려졌다.
우선 윤성훈이 진지한 표정으로 상자를 살폈다.
언젠가 처럼 윤성훈의 양 손이 은은한 금빛을 띄며 빛나기 시작한다.
나직이 진언을 외우며 상자 위를 살피던 윤성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물러나자 이번엔
진경룡이 조심스레 봉인된 부적을 떼어내고 천으로 꼬아 만든 새끼줄을 끌러 내었다.
그리고, 드러난 상자...
진경룡이 고개를 외로 꼬았다.
"기묘하군...문장 인듯 한데...이런 문장은 어디서고 본 바가 없는데...혹시 아시겠습니까?"
"어디...흐음...그렇군요...나 역시 꽤나 이런 쪽을 잘 안다고 했지만, 처음 보는 문장
입니다..."
윤성훈 역시 고개를 갸웃 거리며 이상하다는 듯 말했다.
초생달과 세장의 비파잎이 장식된 문장...금박으로 되어 있던 듯 했지만 많이 낡고 헤어져
있었다.
어쨋든 뚜껑이 열리고 여러겹으로 싸인 천이 풀려졌다.
"이건..."
"으음...묘한 기운을 흘리는 군..."
"상당히 오래된 듯 한데...양식 또한 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태도 (太刀)' 한자루...히노기가 보기에도 상당히 고풍스런 형식이었다.
검집 표면에 붙은 부적을 떼어내고 천천히 흰 장갑을 낀 손으로 받쳐들어 스가강...검을
뽑았다.
"호오..."
"흐음..."
탄성이 터져 나온다.
서릿발...아니 잘 얼린 투명한 얼음 표면을 보는 듯 시리며 맑기 까지 하다.
완만하게 이어진 곡선...파도처럼 굽이치는 몽롱한 나이테 같은 문양...여인의 나신처럼
미려하기 없는 모습이었다.
"명품이로군요...여태껏 여러점의 일본도를 봤지만 이 것 만큼 대단한 것은 처음 이로군요."
사람들이 감탄스런 표정으로 들여다 본다.
특히 이사미의 경우 왠지 아련한 듯한 표정으로 살짜기 그 시리디 시린 검날을 바라보며
할짝 임술을 핱는다.
그때였다.
"우우웅!"
"허억!" "이게 뭔가!"
검이 울리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어느정도 나직이 였지만 얼마 안가 찌잉 찌이잉 머리를 울릴 정도로 세찬 울음을
토한다.
더구나 검을 받쳐든 손이 후들후들 떨릴 정도로 세찬 진동까지...
"후웁! 옴! 나무 사만타 바쥬라남 챤다 마하로다스 브헤다야...훔 트라타 캄맘...(namo
samanta vajranam candah mahakrodhas bhedayahum trata humam)"
윤성훈의 입에서 낭랑한 진언이 흘러 나온다.
양 손이 기묘하게 교차되며 황홀한 금빛을 뿌린다.
후르륵 윤성훈의 주위로 금빛 광휘가 넘실거린다.
이른바 광배...불화에 표현된 불 보살이나 대신들의 위신력을 일컬음이다.
엄청난 화염같은 빛이 넘실대며 윤성훈의 몸 주위로 한 손에는 검을 한 손에는 오라를
거머쥔 분노한 '명왕 (明王)' 의 형상이 떠 오른다.
"급하긴 급하셨나 보군...'부동명왕 주력'...형님께서 잘 펼치지 않으신다고 하신 것인데..."
끌끌 혀차는 소리가 들렸다.
찌이잉...찌잉...울어대던 검이 어느 순간 삐이익! 기성을 흘리더니 잠잠해져 온다.
털썩...윤 성훈...그가 '수인 (手印)'을 지은 채로 축 늘어지며 엉덩방아를 찧듯 쓰러진다.
"형님!"
히노기가 얼른 달려들어 부축한다.
"빨리...그 검을...검 집에..."
"아! 네...네네!"
히노기가 더듬더듬 힘겹게 이야기하는 윤성훈의 말을 쫒으려 했지만 어느 틈엔가 진경룡이
먼저 손을 뻗쳐 채캉 꽂아 넣었다.
그리고는 한쪽에 떼어 놓았던 부적을 얼른 검 자루에 붙인다.
한참 후에야 윤 성훈은 휘유...한숨을 쉬며 정신을 차린다.
"정말...힘들었습니다...하아...대단한 '요기 (妖氣)'...전설에 듣기로 '무라마사 (村正)'라는
검이 일본 역사상 손꼽히는 요검이라고 하지만, 저 것 만큼은 안 될 듯 하군요..."
허어...엽차를 한모금 들이킨 뒤에야 간신히 고개를 흔들며 하는 말이었다.
잠시...무언가 불만스레 고개를 젓던 진경룡이 노기가 은은히 섞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왜일까요...형님께서 그 정도로 애를 먹어야 할 정도라니...분명 무언가가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그런 요물을 히노기 군 에게...무슨 꿍꿍이 라도 있는 것일까요?"
감정이 섞인 은은한 분노마저 어린 나즈막한 목소리 였다.
진 경룡...그가 호흡할 때 마다 입고있는 '화복 (華服)'이 부드럽게 부풀었다가 가라 앉는다.
그리고, 전신에 은은한 뇌성이 일 듯한 기세가 위협적으로 발출되기 시작한다.
쯧쯧...윤성훈이 혀를 차며 만류한다.
"이봐요...진 형제! 진기가 뜨고 있습니다...화를 내는 것은 좋지 않다고 했지요? 가라
앉히도록 하세요..."
"죄송합니다...형님...하지만..."
진경룡이 급히 고개를 숙였다.
"글쎄...괜찮대두요...흐음...히노기 군이라...그렇군요...그 기무라 란 노인양반 최소한 남을
이렇게 곤경에 빠지게 할 분 같지는 않았지요...그 분이 굳이 히노기 군을 지목했다...흐음..."
윤성훈은 남은 엽차를 홀짝이며 하하 웃어 보였다.
"그렇다면 결국 남는것은 히노기 군...이로군요...조금 위험성이 있겠지만 한번 시험해 볼
가치는 있을 듯 합니다...하하..."
히노기...그가 천천히 손을 모으고 정신을 집중하며 서 있었다.
"자아...천천히 정신을 모으고 진기를 일주천 합니다...그리고, 양 견정으로 이끌어 팔로...
손으로 '도인 (導引)' 하세요...자아...천천히...네 좋습니다..."
윤성훈의 지시대로 진기를 이끄니 뜨거운듯 차가운 기운이 쭈우욱 몰려들어 양 손에서
맴을 돌기 시작한다.
"자아...히노기군...이제 진기를 충분히 돋우어 검의 손잡이를 잡습니다...네...천천히...
좋아요! 자아...어떤 느낌이 옵니까?"
후우우...숨을 고르며 진기를 돋우워 검의 손잡이를 잡았다.
순간...쩌르르 전율이 일며 손 안에 돋운 진기가 쭈욱 감 손잡이를 통해 빨려 나가는 것이
느껴진다.
우우웅...검 손잡이가 진동한다.
이잉...잉...울어대는 느낌이 느껴진다.
검은 말을 한다...반갑다고 왜 이제 왔느냐고...기다렸다고...
반가운 듯 검이 울어대며 배고파 칭얼거리는 아기가 그러하듯 히노기의 진기를 맛있다는듯
빨아 들인다.
그리고, 어느 순간...빨아 들였던 진기가 토해지듯 서늘하고 청량한 기운이 팔로 역류하듯
전해진다.
서늘하고 차가운 기운...우욱! 머리끝이 쮸뼛 설 정도로 기분 좋은 충만감이 느껴진다.
"혀...형님...이건...?"
덜덜...떨리는 얼굴로 간신히 입을 열러 말한다.
진 경룡이 놀라 일어섰지만 윤성훈은 미소를 지으며 제지한다.
"그렇지요? 좋습니다...자아...이제 천천히 '발도 (發刀)'하도록 하세요...천천히..."
벅찬 가슴으로 천천히 손잡이를 당긴다.
째앵! 하얀 달빛같은 빛줄기가 서리서리 사방으로 퍼져 가기 시작한다.
"오오!"
"허어..."
"......!"
흡사 하늘에 뜬 달빛마냥 그렇게 빛무리를 뿌린다.
길이 잘 든 고양이 처럼 우우웅...부드러운 소리를 내며 진동한다.
아까같이 미친 '광녀 (狂女)'같은 느낌은 전혀 없었다.
"역시...그 노인 분이 굳이 히노기 군을 지목한 이유가 있었군요...'요검 (妖劍)', '마검
(魔劍)'이라도 사람에 따라서는 '신검 (神劍)'이 되는 수가 있다고 하던가요...좋습니다...
아주 좋군요...하하하!"
낭랑하게 울리는 해맑은 웃음 소리가 막 뜨기 시작한 달과 함께 허공을 울렸다.
스르릉...천천히 검날이 아쉽게 모습을 감추고 탁자 위에 올려졌다.
새로운 동반자를 얻은 듯 기쁘기 한량없는 기분이다.
결국 기무라 노인이 보관해 달라며 넘겨준 상자의 '태도 (太刀)'는 히노기가 가지고 오게
되었다.
남자를 유혹하는 기운을 강하게 풍기는 것이 차가운 금속질의 느낌 이라고 했다.
더구나, 차가운듯 으스스한 칼날...그 것만큼 남자의 가슴에 불을 당기게 하는 것이 또
있던가...
모든 날카로움엔 '마성 (魔性)'이 존재한다.
히노기...비록 마족이 계약으로 인간의 삶을 살게 되었지만 계약이 이루어진 이상 이전의
이 육신의 주인이었던 소년의 능력 외에는 현세에 나툴 수 없었다.
게다가 성향 까지도 어느정도는 이 소년의 그것 그대로 였으니...기억 마저도 제한된 터라
이 아름다운 검 날의 마력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도종유 (刀綜油)'를 바르고 잘 손질한 검 날을 몇번이고 지켜보다 결국 아쉬운 마음과 함께
타악! 꽂아 넣었다.
천천히 정성스러운 손길로 천을 감고 나서 검이 들어있던 나무 상자에 넣었다.
사르르 누군가의 부드러운 몸이 자신을 휘감는 것을 느꼈다.
"누님..."
살짝 웃는 얼굴로 바라보니 얼굴 가득 야시시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사미...바로 그녀였다.
할짝 이사미의 혀가 길게 내밀어지며 가까이 다가온다.
"후후..."
그녀의 달콤한 혀를 맞아 들이며 깊이 흡입했다.
처억...남녀의 몸이 바짝 밀착되며 휘감겼다.
차박차박...히노기가 가만히 누워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이사미가 주도권을 잡는다.
사실 아까 진경룡의 고택에서 기무라 노인에게 받은 검을 다룬 뒤로 왠지 몸이 나른하고
진정되지 않는 기분이었다.
(이런 일은 한번도 없었는데...)
왠지 흠뻑 질릴 정도로 여성과 정사를 나눈 뒤 같다고나 할까...
그래도 다행히 히노기의 몸은 여느 남자들과는 달리 정상적으로 반응한다.
아니 오히려 음기선도의 수행자 다운 면모를 과시하며 천천히 우뚝 곶추선다.
거기에는 이사미의 헌신적인 봉사 역시 컷다.
소년의 아랫도리에 얼굴을 묻고 있는 그녀...음낭부터 천천히 혀끝을 사용해서 소년의
감각을 깨우고 있었다.
데굴데굴...입 안에서 음낭 안의 고환을 잔잔히 굴려대며 흡입한다.
너무 아프지도 않고 그렇다고 자극이 약하지도 않게...
뱀이 휘감아 나무 둥치를 오르듯 뜨겁게 달궈진 살 기둥을 차박차박 길게 뻗쳐진 혀가 휘감으며
타고 오른다.
검붉게 달궈진 귀두...타액이 흠뻑 묻어나 번들거리며 윤기를 발한다.
사르르 곳꼿이 세워진 혀가 한껏 벌려진 요도를 찔러대며 꾸물꾸물 파고든다.
"으...으윽...굉장해..."
히노기가 비명같은 탄성을 발하며 와락 이사미의 탐스러운 머리결을 와락 움켜쥔다.
"후후...굉장해요...정말...머리끝까지 찌르르 울리는데요?"
"후..우웅...쿠욱...!"
또륵! 여자의 커다랗게 떠진 눈 가에 찰랑찰랑 이슬이 맺힌다.
아프다...그리고, 뜨거웠다.
꿈틀거리는 소년의 하물을 한가득 입에 물고 있다가 그 뜨거운 살 기둥이 느릿하게 목젖을
관통한다.
꾸물...꽃잎 이 맞물린 듯한 입술이 한껏 벌어지며...불칼로 지지는 듯한 고통이 목구멍을 훝고
지나간다.
하지만 거부나 불쾌한 기분 같은것은 없다.
새큰새큰...느릿느릿 움직이며 전후 운동을 하는 살 기둥에 밀려갔다 나오며 전율하는 목젖과
입 안의 살점...거기에 힘겹게 소년의 달궈진 기둥을 휘감으며 조이는 혀의 움직임...
짜르르 전류가 통하듯 야릇한 감각이 이사미의 목으로 부터 피어오른다.
"흐응...훅! 짜륵...짜르륵...하으읍..."
우웅...약간은 거친 소년의 움직임을 그대로 감당하며 머리를 흔든다.
살짝 달궈진 양 볼...몽롱한 두 눈...주르륵 타액이 밀려나와 목을 타고 흘러 내린다.
퍽! 퍽! 이사미의 입에서부터 울리는 기이한 소리...살끼리 부딛치는 격한 음성이었다.
그러나, 이사미는 고통스럽다기보다 무언가 도취된 음란한 표정이 역력하다.
(아...기분...좋아...더...더...)
"흐읍! 으응...웅...철벅...철벅..."
쾌감을 느끼고 있는 여인...입으로 부터 관통되어 꼬치처럼 꿰인듯한 기분이 들 정도의 충격
이었다.
자세는 바뀌어 이사미는 짐승의 암컷처럼 엎드린 채로 히노기에 의해 머리채가 휘어 잡혀
느릿느릿, 혹은 빠르게 끄덕여지며 한껏 벌려진 입으로 히노기의 양물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실룩실룩 그 리듬에 따라 엉덩이 부위가 근질거리며 같이 움직인다.
자신도 모르게 엉덩이 께로 뱀처럼 스며든 손...질척이며 함뿍 애액을 담고 있던 조가비를
활짝 열어 젖히며 어느틈에 파고든 손가락이 꿈틀 거린다.
농도짙은 꿀같은 애액을 듬뿍 흘려내며 쭈르르 파고든 손가락을 아프게 조이며 꿈틀거린다.
"으...으윽...누...님!"
히노기의 표정이 언뜻 괴로운듯 일그러진다.
쭈우욱 허리를 펴며 깊숙히 허리를 밀어 붙였다.
"......!"
퍼득! 강하게 둔기로 머리를 얻어맞은 충격...그렇지 않아도 뜨겁던 소년의 살 기둥이 크게
부풀어 올라 와락 밀려들 듯 목구멍을 깊이 찔러든다.
콰르릉! 터져나오는 화산처럼 터져 나오듯이...그렇게 폭발하는 정액 줄기가 목구멍 깊이 뿜어
지며 천둥 소리를 낸다.
꿀럭, 꿀럭...그득히 뿜어지는 용암을 맞이하며 한껏 목을 열어젖혀 위로 흘러들게 했다.
걸쭉하면서 강렬한...정액의 흐름이 밀려든다.
그리고, 미처 받아들이지 못한 희 뿌연 체액이 역류하여 커다란 먹이를 삼키는 뱀 처럼 벌려진
이사미의 입 가로 주르르 흘러 허옇고 탁한 빛을 발하며 벌꿀처럼 찐득거린다.
"아으응...쭈웁! 쩝...쭈웁...꿀꺽..."
(맛있어...기분...좋아...더...)
주르르...두 줄기 눈물이 흘러 내리며...묘한 도착감을 느끼게 하는 이사미의 눈빛이 요기를
흘리고 있었다.
싸아아...파르르 떨리던 입 꼬리가 천천히 곡선을 그린다.
흡사 먹이를 삼켜가는 암컷 보아뱀 처럼 요사스러운 웃음 이었다.
자박...자박...소리 죽여 일어난 섬세한 여체가 은은한 조명 아래 모습을 드러냈다.
출렁이는 가슴과 미끈한 복부...거기에 조심스레 발 걸음을 내딛는 늘씬한 다리...사라라 윤기를
발하며 베일처럼 흩날리는 검고 아름다운 머릿결...더구나 온 몸에서 풍기는 장미향기 까지...
그러나, 살짝 드러난 두 눈...그것은 무언가에 흠뻑 도취된 요사스러운 빛을 뿌리고 있었다.
아니...무언가에 홀린 듯 허옇게 촛점 잃은 눈빛이다.
아침까지만 해도 흑요석 처럼 맑고 아름다운 빛을 뿌리던 것이 어느 틈엔가 허연 욕실 유리같이
뿌옇게 흐려 있었다.
"......"
어디로 가려는 것일까...이사미의 발 길이 거실을 지나 히노기와 그녀 자신의 수련장으로 쓰이는
다용도실로 향한다.
위쪽의 탁자...간접조명 아래에 고풍스런 형태의 '태도 (太刀)' 한 자루...바로 기무라 노인이
히노기에게 맡긴 그 문제의 검이다.
"하아아..."
도취된 표정으로 할짝 혀를 내밀어 싸악 입술을 핱는다.
"위이잉..."
순간 검에서 부터 은은한 울림이 들려온다.
무언가를 유혹하는 듯한...아니 정확히는 이사미의 귀에만 들리는 그 소리 인지도 모른다.
아까 히노기와의 구강성교를 시작으로 늘 그랬듯이 만만챦은 강도의 정사를 벌였었다.
이전 같으면 축 늘어져서 아침까지 단잠에 빠져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사미의 머리 속에 언젠가부터 울리기 시작한 저 소리...그 소리가 그녀를 부르고 있었다.
째앵! 섬뜩한 빛이 드러나며 방안을 서리서리 비춘다.
스릉...은은한 소리와 함께 드러난 검 날...시리디 시리며 푸른빛 까지 보인다.
위이잉...진동은 더욱 커져 간다.
차아아...이사미의 혀가 길게 뻗쳐져 검 날을 부드럽게 핱는다.
흡사 아까 히노기의 하물을 애무한 것 같이 조심스럽고 정성어린 혀 놀림이다.
위이잉...기분 좋게 울리는 검의 울림...그러나, 검은 그 정도는 성이 안 찬다는 듯 채근한다.
가쁜 숨을 할딱이며 이사미의 양 손이 검을 쥐고 야릇하게 쪼그려 앉는다.
흡사 재래식 화장실에서 일을 보는듯...민망한 자세...그 사타구니 아래 검 날이 놓여진다.
"하윽! 하아아...으응..."
갑자기 하얗게 눈을 치뜨며 전율하는 그녀...
기묘한 기류가 검에서부터 흘러 나오기 시작한다.
마치 아지랑이나 연체동물의 촉수처럼...
활짝 열려진 가랑이를 지나 가슴과 목덜미...심지여 입술까지 파고드는 몽롱한 기류...
"흐응...흐으읍!...우웅...웅!...철벅...첩!"
무언가를 가득 물고 있는듯이 입술이 움직이며 혀가 허궁중에 드러나 사르락 휘감는다.
엉덩이는 한껏 벌려지고 은밀한 밀궁 마저 입술을 벌려 애액을 뚝뚝 흘리고 만다.
심지어 항문까지 실룩거리며 쪼르르 직장 내부를 드러내며 벌어져 꿈틀 거린다.
누군가와 정사 라도 벌이는 것일까?
"하아앙...하아...쭈읍...쯥!"
몽롱하게 도취된 얼굴...이사미의 모습은 흡사 요마에게 걸려든 희생자 처럼 음란하면서도
애처롭게 보인다.
"하아악!"
이사미의 엉덩이가 허공에 튀겨 오르며 양 손은 흡사 엉덩이의 항문과 농밀한 애액을
흘리는 꽃잎을 파고든 무언가를 움켜쥐며 부드럽게 일렁인다.
기이하게도 투명한 무언가가 칭칭 휘감고 주무르듯 이사미의 풍염한 젖가슴이 마구 허공에서
뒤 틀리며 심지어 푸릇푸릇 멍 자국까지 생겨난다는 것이다.
실룩 실룩...항문과 은밀한 꽃잎이 활짝 열려져 츄륵 츄륵 무언가를 휘감아 빨아들이며 꿈틀
거린다.
툭...툭툭...애액이 흘러내려 떨어진다.
타액이 목덜미를 따라 주르륵 흐른다.
그러나, 어딘가로 흡수 되기라도 하는 듯 목덜미께에서 사라지는 타액과 엉덩이 아래로 떨어
지는 애액 마저도 바닥 어디에도 흔적이 남지 않고 사라지고 만다.
"흐으응! 좋아...더 더...하아아..."
이사미의 자세가 바뀌었다.
엉덩이를 높이 쳐든 자세...양 팔로 바닥을 받치고...히노기와의 정사에서도 잘 보이지 않는
후배위의 그 것도 아주 적극적인 태세였다.
위이잉...야릇하게 진동하며 '검광 (劍光)'이 이사미의 몸을 비춘다.
흐윽! 전율하며 엉덩이를 높이 쳐들고 마구 일렁인다.
발정기를 맞아 미쳐가는 암캐처럼...엉덩이를 높이 쳐들고 교미하며 화르르 전신을 불태운다.
어느 순간...째애앵! 검 빛이 섬뜩하게 번개불이 치듯 빛나며 이사미의 몸을 거칠게 훝고
지나간다.
"하아아악!"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턱을 높이 치켜들며 이사미가 전율한다.
허옆게 흰자위만 보이는 두 눈과 요사스럽게 벌려진 입술...환희에 찬 표정이다.
푸들푸들...엉덩이를 높이 쳐들고 고개짓을 하며 버티던 팔이 풀썩 무너진다.
하아...하아...땀에 절은 여체는 무엇엔가 홀린듯 몽롱한 눈빛을 발하며 쳐다본다.
이사미의 두 눈이 향한 곳...음산한 빛을 뿌리며 한 자루 '요검 (妖劍)'이 뒹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