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화 (2/20)

2. 반전. 

모든 만남은 극적인 편이 좋다. 일어나는 사건 역시 충격적일수록 좋다. (W세익스피어)

"어이! 바가 히노기!"

"오랜 만이야 히노기...이번 학기에도 실망시켜주지 않겠지?"

"하하! 바가상! 그동안 잘있었냐?"

후줄근한 교복에 아무렇게나 걸친 넥타이 어딘지 음침하게 보이는 갸냘픈 외모의 소년...

오토리학원의 구제불능이자 바가상 으로 불리는 히노기라는 소년의 모습이다.

현재 오토리 학원의 왕따이며 누구도 말을 붙이려 하지 않는존재요 외톨이...한마디로 미운

오리새끼 같은 존재...

대놓고 놀리거나 하지 않는 학생들도 마치 무언가 싫은 것을 보는듯 눈도 마주치려 하지 

않는다.

"......"

닳아빠진 작은 노트를들고 무언가 정신 없이 보면서 웅얼거리는 소년은 그러나 이전과는 

달리 겁에질리거나 위축된 기색은 없었다.

물론 다른 소년 소녀들은 그런 것을 알 수 없을 터였겠지만...

'정말 짜증나는군...이 인간의 고충이 약간은 이해가 되...그나저나 얼른 다 외우고 나서

시작하자...어디까지 했더라...?'

히노기는 자기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아 정신없이 들여다 보던 내용을 암기하기 시작했다. 

며칠밤을 꼬박 새가면서 파악한 봉영화동의 책표지에서 찻아낸 마계의 문서...그 중 

핵심적인 부분을 요약하여 암기하는 중이었다.

특히 일반적인 내용이 아닌 마법같은 경우 일종의 파워 워드를 외우고 분류하는데서 수련이 

시작되고 끝나기 때문에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현실 세계의 청소년들과 마찬가지로 마계 역시 공부는 암기 위주였던 것일까...

"어이! 히노기! 너 방학동안 간덩이가 많이 커졌나봐~ 히노기 주제에...그나 저나 뭘 보는

거야? 이리 줘 봐!"

"...!"

누군가 건들거리는 목소리로 함참 외우고 있던 암기수첩을 탁 채어갔다.

슬쩍 고개를 들어보니 꽤 커다란 덩치를 지닌 곰같이 생긴 소년이다.

'곤도...라는 녀석이로군...나 원...뭐 시작은 이 녀석으로 할까나...'

"뭐야? 주제에 꽤나 요상한 것을 보고 있쟎아? 웃기고 있네..."

곤도라는 소년은 히노기가 한창 보고있던 암기수첩을 바닥에 팽겨쳐서는 콰직 짓밟으며 

으르렁 거린다.

"어이~히노기짱...이런 하챦은것이나 보고 있으니까 넌 바가히노기인 거라구...큭큭...그보다

우리 재미있는것 시작해 보는게 어때? 이번엔 스트립 댄스라든가...아니, 우선 영양 보충부터

할까? 야! 류노스케~ 우유 가져와 봐~ 히노기한테 좀 먹이게..."

"후핫핫!"

"어 알았어!"

짓궂은 웃음을 지으며 소년 하나가 빠르게 어디론가 사라진다.

아마도 우유를 사러 가는것일 터였다.

군데군데 다른 아이들이 있었지만 철저히 외면하던지 자기들끼리 시시덕 거리고 있었다.

누구의 도움도 받을수 없는 상황...히노기는 고개를 외로 꼬며 탄식했다.

'하아...인간세상도 많이 삭막해 졌군...우리 마계만 해도 이런일은 없을 텐데...아니 이런

식으로 대했다간 '대칭의 법률'에 따라 처벌이 기다리고 있을껄? 그리고, 현재 약하더라도 

성장하면서 힘의 질과 양이 결정되는 터라 이렇게 유생때 약하다고 무시하고 까불었다가 

그 뒷감당을 나중에 어떤 식으로든 해야 하니까...이런 식으로 대하지도 않겠지만...'

히노기는 싱긋 미소를지으며 그 곤도 라는 소년을 쳐다보았다.

히노기의 웃음은 여유 만만한 웃음이다.

거기에 반쯤은 경멸과 비웃음을 담고 있었다.

'웃기는 놈이로군...두뇌력도 훨씬 떨어지고 가진 것이라곤 약간의 완력 뿐인데다가...

그나마도 유연성이 부족해...쯧쯧...뭐 그래도 시작으로 삼기엔 딱이겠는데?'

히노기는 전날 진경룡과 대련할 때가 떠오른다.

마계의 전투 경험도 있었지만 마계의 경험은 인간과 계약한 그 순간 아련하게 잊혀지기 

때문에 가장 큰 경험인 진경룡과의 대련이 현재로선 가장 또렷이 떠오르는 정보였다.

움찔 곤도의 몸이 가볍게 떨렸다.

무언가 위축감이 느껴진다.

마치 잘 쉬고있는 야수를 건드린 철부지의 마음 이랄까...

그러나, 곤도는 눈 앞의 소년이 히노기 라는 것을 깨닫고는 속으로 고개를 내젖는다.

바가 히노기...방학 전날 바로 그 자신의 오줌이 섞인 우유를 억지로 들이켰던 그 녀석

이니까...곧 분노가 솟구친다.

"어쭈? 웃어? 이게 어디서 실실 쪼개고 있어? 당장 그치지 못해?"

터억 멱살을 움켜쥐고 들어 올리자 달랑 히노기의 몸이 올려진다.

투박한 뿔테안경을 쓰고 언뜻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는 히노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그도 잠시였다.

천천히 뿔테안경 속의 히노기의 눈동자가 차가운 빛을 머금기 시작한다.

거기에 다소 부드럽게 풀어져 있던 얼굴 역시 얼음덩어리 처럼 변하기 시작했다.

"이거 놓으시지...후회하기 전에..."

"...!"

약간은 빈정대는 투였다.

잠시 적막감이 감돌았다.

"후하핫! 뭐...뭐야? 하하핫!"

"야! 후회하기 전에 놓으란다..."

"우와! 히노기 대단해요! 야 곤도! 너도 들었지!" 

"충격! 히노기 드디어 쇼크먹고 돌았나? 아니지...이거 겁대가리를 완전히 상실한거야!"

까르르 아이들이 웃어댄다.

그러나, 곤도 그 자신은 머리속이 하얗게 되었가다 풀리는 착각에 빠져야 했다.

다른 아이들은 보지 못했지만 히노기의 얼음장 같으면서도 엄청난 힘을 내포하고 있는 

눈빛을 직접 보고 만 것이다.

"어지간히 참으려고 했지만 더 이상은 안되겠군..."

씽긋 히노기가 차가운 미소를 한조각 머금었다.

그리고...멱살을 움켜쥐고 있던 곤도의 양 팔에 자신의 손을 얹고 살짝 심호흡을한다.

갑자기 터엉 히노기의 몸이 우아하게 공중으로 튀겨 올랐다.

그 반동 이었을까...곤도의 꽤 육중한 몸이 멀리 나가 떨어지며 의자와 책상 몇을 같이 

휘몰아간다.

콰타탕 요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타악 가뿐하게 내려선 히노기가 이번엔 주위에 둘서선 악동들에게로 눈을 주었다.

"먼저 나선 녀석도 녀석이지만 하이에나 떼같은 너희들도 그냥은 둘 수 없지..."

싸아아 아이들의 얼굴에서핏기 빠지는 소리가 들리는듯 했다.

짜자작 히노기의 손이 번개처럼 움직여 갔다.

순간 화근해져 오는 양 볼따귀...어느틈에 작렬하는 뜨거움과 입 안이 터지고 코피가 나왔다.

개중에 혀를 갑자기 깨문 녀석도 있는듯 했다.

퍽퍽퍽 연달아 복부에 강렬한 충격이 느껴진다.

주르르 밀려가던지 콰다당 나뒹굴고 만다.

그러나, 그 것이 끝은 아니다.

곤도를 위시하여 쓰러진 녀석을을 마구 짓밟으며 다녔다.

이건 대항을 하고 자시고 틈조차 없다.

그 것도 그럴수 밖에...이미 전의 히노기가 아니다.

강력한 권법가인 진경룡에게 사사받은 범상치 않은 솜씨...더구나, 히노기의 실체는 인간이 

아닌 상위 마족...상대가 될 리가 없다.

삽시간에 교실 안은 아비규환으로 변하고 만다.

바가 히노기...전의 분풀이를 하려는 걸까?

몇몇이 말리려는듯 다가섰지만 잔인하게 타오르는 히노기의 시선을 대하자 우뚝 자리에 

멈출수 밖에 없다.

"크...크왁!"

"살려줘!"

"그...그만!"

히노기는 웃음을 지었다.

"그만하라고? 내가 전에 그만하라 했을때 그 말을 들은 녀석이 있었던가? 아니 누구도 내 

말을 들어주는 녀석이 있던가? 웃기고 있군..."

히노기는 같쟎다는듯 웃음을 지었다.

우뚝 자리에 서서 잠시 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이들 몇이 비칠비칠 일어나 간신히 섰다.

하지만 그 것을그냥 두고볼 히노기는 아니다.

슈욱 히노기의 몸이 날듯이 움직였다.

퍼퍼퍽 간신히 일어선 아이들의 무릎과 허벅지 안쪽을 발 끝으로 톡톡 걷어찬다.

작고 단순한 차기...그러나, 그것을 피하거나 견디는 소년은 없었다.

큭...크윽 낮은 비명을 토하며 주저앉고 만다.

처억 히노기는 곤도의 앞에 의자 하나를 빼서 앉아 발을 얼굴에 올렸다.

"이봐 곤도...뭐라고 했더라...그말 그대로 돌려주지...곤도상...주제파악이나 하시고...네가

전에 그랬던것 처럼 이번엔 내가 널 가지고 놀아줄까나? 아니 그럴 필요도 없겠군...바가 

곤도상~ 이제부터 넌 바가 곤도상이야...알았니? 바가야로~후훗..." 

퍼억 곤도의 얼굴을 발로 짓 뭉개듯 갇어차 주고 히노기는 바닥에 나뒹구는 수첩을 집어 

탁탁 털어 집어넣었다.

그리고, 히노기의 발길은 교실 문 쪽으로 향했다.

이미 그곳에는 많은학생들이 몰려들어 구경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한 마디만 하지...이 정도로 일단은 끝내겠다. 물론 유감은 많지만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

하고 넘어가 준다. 단, 만일 내가 돌아와서 그때도 계속 이런식으로 대하는 녀석이 있을 

경우...이번에야 말로 진짜 지옥이 어떤 곳인가 몸으로 느끼게 해 주겠어...잘 알아서 처신

하기 바래..."

히노기는 그 말을 끝으로 교실 문을 나섰다.

지켜보던 아이들이 쫘악 갈라섰다.

"응? 류노스케던가? 땡큐...그 우유 나 마시라는 거였지? 이리 내..."

우유를 사서 들고오던 류노스케만이 멀뚱이 있다가 손에 든 우유를 빼앗기고 멍 하니 서 

있을 뿐이었다.

학원의 이층 옆쪽에 자리한 세면실 겸 화장실...히노기는 사물함에서 잘 포장된 종이백을

꺼내 이곳으로 왔다.

먼저 문을 잠근 소년은 세수를 한 후, 후줄근한 교복은 물론 속옷까지 벗고는 차근차근 다시

종이백에 든 새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구겨진 교복은 벗어서 다시 종이백에 넣었다.

나중에 그것은 소각장에 버릴 생각이다.

이전에 여러차례 수난을 당한 옷인데다가 오물까지 묻은적이 있어 진작에 처리하려고 

했었다.

대신 교복을 다시 고급옷감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특별 주문해서 맞춘 것으로 갈아 입었다.

넥타이도 이탈리아제 메이커로 바꿨으며 시계와 안경 역시 이전의 것이 아닌 세련되고 

우아한 것으로 다시 맞췄다.

눈이 아주 나쁘지는 않았지만 안경이란 잘만 쓴다면 자신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 동안 자르지 못해 길게자란 머리도 단정히 묶어 늘어뜨렸다.

역시 수난을 당한 신발도 새로 바꿨으며 이전의 신발 역시 종이 백에 우겨 넣었다.

"흐음...역시 괜찮군 그래...이만하면 나쁘지는 않은걸? 좀 갸냘퍼 보이는게 흠이지만..."

어느정도 마음도 가라 앉고 거울 속의 자신 역시그런대로 훨씬 나아 보였다.

아닌게 아니라 누구도 지금의 히노기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일 것이다.

"자아...나가볼까나?" 

히노기는 싱긋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며 상큼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자네...도데체 그 안에서 무엇을 했나? 바른대로 말하게! 어디 몇학년 몇반 누구인지부터 

들어볼까?"

문을 열고 나오려는데 가로막은 인물이 있었다.

주먹코에 훨렁까진 앞이마...게다가 가늘고 고약스레 보이는 두 눈...더구나 만만치 않은 

고집과 오기로 똘똘 뭉친듯한 남자...오토리학원 최악의 교사 야마모토 학생 주임이다.

히노기는 일순 앗차 싶었다.

그러나, 이 히노기는 이전의 히노기가 아니다.

얼른 정색을 하고 똑똑 부러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 죄송합니다! 전 1학년1반의 나카야마 히노기 라고 합니다. 선생님! 진창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옷이 더럽혀져서 새 것으로 갈아 입느라 그랬습니다. 얼굴도 씻었구요...실례가 

되었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

야마모토 선생은 천천히 안경을 고쳐쓰며 눈 앞의 히노기를 위 아래로 훝어 보았다.

선이 가는 곱상한 얼굴이다.

그러나, 똑똑 부러지는 말투하며 공손한 태도가 마음에 든다.

다만 교복을 얼핏 살펴보니 약간 원래 디자인을 고쳐 입은듯한 것이 보였고 머리를 길게 

길렀다는 것이 흠 이었지만 고어체가 살짝 섞였다는 느낌이 드는 예의바른 말투에 가식없는

밝은 표정이 마음에든다.

더구나, 소년이 들고있는 종이 백을 보니 엉망으로 보이는 교복 자락과 옷가지 등이 보였다.

흠흠 냄새를 맡아 보았지만 담배냄새 같은 것은 나지 않았다.

하긴, 무언가 구린 녀석이라면 당당하게 자신의 학년 반과 이름같은것을 말할리는 만무하다.

야마모토는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타당한 이유가 있는듯 하니 이번만은 봐주도록 하지...나카야마군 이라고 했나? 

...마침 1학년 1반에 용무가 있었으니...시간이 있으면 도와주겠나?"

히노기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인다.

"네, 선생님!"

"어머? 쟤좀봐!"

"누구지? 처음보는 녀석인데?"

"큭! 저 야마모토랑 같이 들어왔는데 비윗장도 좋다..."

"하아...저 남자애 잘 생겼다...얘" 

아이들의 표정이 볼만하게 변했다.

오토리 학원 최악의 교사...야마모토 선생...고문과 역사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그의 수업은

자장가로 유명했으며 점수를 짜게 주는 것으로도 악명이 높았다.

그런 그의 뒤를 산더미 같은 프린트물을 여유만만하게 들고 들어오는 남학생 한명이 있었다.

선이 가는 얼굴에 붙임성 있는 미소...게다가 산뜻한 옷차림이 돋보이는 소년이었다.

여학생들의 눈초리가 이상하게 변하기 시작한다.

전학생인가? 라고 아이들이 수군댈 무렵 야마모토 선생이 으흠 헛기침을 한다.

"아아...나카야마군...수고했네...자기 자리로 돌아가 앉도록 하게...그 전에 프린트물은 각 

줄대로 맨 앞사람에게 나눠 주도록 하고..."

"네 선생님..." 

아이들은 더욱 웅성댄다.

"나...나카야마?"

"서...설마..."

"그...그럴리가..."

야마모토 선생이 아아! 조용! 하고 교탁을 두들겼다.

히노기는 아이들의 시선을 받으며 맨 앞사람에게 일정량씩 인원수에 맞춰 프린트를 나눠

주고 자신의 자리...그 나카야마 히노기의 자리에 앉는다.

아이들의 술렁거림이 멈추지 않았다.

한참만에야 재차 야마모토 선생의 지도를 받고 나서 아이들의 소란이 어느정도 가라 앉았다.

아이들은 버릇처럼 헛기침을 하는 야마모토 선생에게 억지로 시선을 집중했다.

"에...그동안 이 반을 담당하셨던 하세가와 선생께서 몸이 몹시 불편하셔서 교사직을 

그만두셨습니다. 

때문에...당분간 본인이 이 반의 임시 담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본인도 가슴이 아프지만, 학업에 열중해 달라는 하세가와 선생의 당부가 있었던 만큼 다시

정식 교사분이 오시는 일주일 후 까지 내가 이 반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그런고로...짧은

기간이지만 많은 협조 부탁드립니다...그리고..."

야마모토 선생은 힐끗 아이들을 둘러 보다가 혀를 끌끌 찻다.

자신을 바라보며 어딘지 침울해 있는 표정들...더구나 몇몇은 개학 첫날부터 싸움질이라도

했는지 얼굴이 부어있는 녀석까지 보였다.

오직 아까의 그 남학생...나카야마 히노기...라고 했던가 하는 그 소년만이 편안한 모습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슬쩍 손에 든 수첩을 넘겨 보았다.

나카야마 히노기...학업성적 중상...특히 '고문 (古文)'과 외국어 성적이 높았다.

게다가 반 석차도 괜찮고 저만 하면 대인 관계도 무난할 터였다.

무엇보다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온화함과 싹싹함이 마음에 든다.

좀 거슬리는 부분인 긴 머리와 조금 남자답지 못한 구석이 있는 것만 빼고...

마음을 굳힌 야마모토 선생이 흐음 잔 기침을 하며 고개를 들었다.

"일단...오늘은 새 학기 첫날인 만큼 이따가 전체 학생이 강당에 모여 시업식을 하는 것 

외에는 수업은 없습니다. 그런 만큼 모두 일찍 집에 귀가하시기 바랍니다...그리고, 일주일

동안 이 반의 대표를 뽑도록 하겠습니다. 원래는 선거로 제대로 뽑아야 하겠으나 그 것은 

새로 오시는 선생님께 미루고...혹시 추천이나 내가 반 대표를 하고 싶은 학생 없습니까?"

"......"

있을리가 없었다.

반 대표가 되면 야마모토선생을 매일 가까이서 봐야 할 텐데 누가 그런일을 하겠는가...

"없다면 내가 지명하도록 하겠습니다...에...26번 나카야마 히노기군! 일어 서도록 하세요..." 

"...!"

아이들의 눈이 휘둥그레 진다.

"일주일동안 그럼 히노기 군이 맡도록 하세요...어쨋든 누군가는 있어야 할 테니...히노기군

어떻습니까? 맡아 보겠습니까?"

히노기는 잠시 생각하는듯 하다 고개를 흔쾌히 끄덕였다.

"네...누군가 해야 한다면 한번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영광입니다. 하지만 잘 해낼 수 

있을지..."

야마모토 선생은 손을 휘휘 내 젖는다.

"아아...다른말 할것 없어요...히노기군...맡도록 해요! 어차피 내 밑에서 자기가 맡겠다고

나올 녀석이 있을리가 없지...쯧쯧...어쨋든 이것으로 조례를 마치겠습니다. 잠시 쉰 후에

시업식 준비를 하도록 하세요...이상!"

나카야마 선생은 더 볼일이 없다는 듯 인사를 받고는 교실을나갔다.

물론 인사는히노기가 하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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