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0화 (20/29)

한편, 진환의 저택 내에 위치한 거대한 풀장 안에서는 발랄한 웃음소리와 함께

매끈하고 늘씬한 몸매의 소녀들 넷이 물속에서 물장구를 치며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여러가지 색깔의 꽃무늬로 화사하게 장식된 원피스 수영복을 입고 

가장 활발하게 장난을 치는 소녀는 태연이었다.

옆구리가 과감하게 파인채로 노출이 많은 검은색 비키니로 몸매를 아슬아슬하게 가린 소녀는

태연 못지 않게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물장구를 치는 유리였고

한 셋트로 이루어진 밝은 색깔의 요란한 줄무늬가 그려진 탑과 랩스커트를 입고 

같이 장난치고 있는 소녀는 티파니였다.

그리고 한 쪽에 걸터앉아 셋의 장난을 흥미롭게 웃으면서 지켜보며 밝게 웃고 있는 소녀는 윤아였다.

윤아는 탑의 끈을 뒤로 묶게 디자인되어있는 하늘색의 여성스러운 수영복을 입고 있었다.

그리고 이 넷을 그 누구보다도 대견해하는 표정으로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는 사내가 있었다.

그는 바로 진환이다.

오랜만에 받은 휴가로 업무에서 자유로워져 있는 그는 해변가에서 자주 쓰는 

비치 의자(beach chair)를 풀장 바깥쪽에 펴놓은 채 

몸을 편안하게 누이고 와인을 맛보며 지상 낙원을 즐기고 있었다.

이제 그녀들은 그가 원하면 언제든지 육체를 맡길 준비가 되어있는 소녀들이다.

실력있는 용병대를 고용하고 최음제와 각종 시설, 그리고 프로젝트를 구상하느라 만만치 않은

비용과 시간을 소비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로 인해 얻은 소득은 분명 그만큼의 가치가 있었다.

뭇 남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젊고 싱싱한 육체의 그녀들이 자신의 육노예라는 사실은 그에게 

꽤나 큰 성취감과 정복감을 맛보게 했다.

풀장 속의 소녀들은 그러한 진환의 음흉한 의도 따위는 관심도 없다는 듯이 장난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제 그녀들에게 낯선 상대가 아니라면 '주인'이라고 불리는 존재, 또는 자기 멤버들끼리 몸이 달아올라

육체적 관계를 맺는 것은 더 이상 금기시해야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그녀들의 성감대는 진환과 그의 일당에게 길들여지는 동안 

매우 발달하기도 했거니와 다양한 테크닉과 체위를 익힘으로써

욕구가 생기면 바로바로 해소하면 되는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그래서일까. 가볍게 보면 순진하고 해맑은 소녀들이 아무 생각없이 물장난을 치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 면면을 살펴보면 그녀들은 하나의 성적 유희를 즐기고 있었다.

특히 성적인 욕구가 가장 왕성한 유리와 티파니는 

서로의 매끈한 몸매를 어루만지며 누가 더 성숙한 몸매를 가졌는지

비교해보기도 했고 태연과 함께 슬쩍슬쩍 가슴과 엉덩이를 터치하며 

서서히 서로의 몸을 달아오르게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들을 지켜보고 있자니 윤아 역시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난 너의 이 늘씬하고 섹시한 다리가 항상 부러워..."

한참 시끌벅적하던 풀장이 서서히 정적이 자리잡기 시작하더니 

티파니가 유리의 허벅지를 쓸어내리며 나직하게 말했다.

"자기도 못지 않으면서... "

유리는 입꼬리 한쪽이 올라가는 매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티파니의 귓볼을 서서히 어루만지던 유리의 손이 티파니의 볼과 턱선을 따라 내려왔다.

그리고 둘 사이에 끼어서 두 눈을 깜빡거리며 갑작스러운 분위기 전환에 멍 하니 

둘만 쳐다보고 서있던 태연의 엉덩이를 유리와 티파니가 한쪽씩 움켜쥐었다. 

"태연이 너도 이리와... 우리 태연이는 엉덩이가 너무 예뻐.."

유리가 자신보다 신장이 작은 태연의 이마에 쪽 하고 살짝 키스하며 말했다.

탱탱하게 적당히 살이 오른 엉덩이를 유리와 티파니가 주물럭거리면서

나머지 한 손으로는 서로의 목선과 어깨, 가슴언저리를 매만지며 서서히 몸이 가까워졌다.

그리고 이 야릇한 분위기를 알아챈 윤아 역시 걸터앉아 있던 몸을 일으켜 

우아한 걸음으로 물살을 가르며 걸어오더니 티파니의 뒤쪽에 자리를 잡았다. 

물에 젖어 헝클어진채 아무렇게나 티파니의 어깨에 들러붙어있던 긴 머리카락을

뒤에 서있던 윤아가 정성스레 가다듬어주었다. 

그리고 티파니의 머리카락을 정돈한 후 윤아는 티파니의 옆구리를 양팔로

안듯이 뒤에서 껴안고 티파니의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아아~ 윤아야.. "

한창 몸이 달아오르고 있던 터라 윤아의 손길에 신음소리를 내며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 

티파니는 고개를 돌려 윤아와 키스를 나누었다.

그리고 유리 역시 옆에 있던 태연을 껴안고 끌어당겼다. 

자연스레 유리의 가슴언저리에 태연의 얼굴이 파묻히게 되었고

태연 역시 유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겠다는 듯 유리의 허리를 끌어안고 혀를 내밀어

유리의 가슴의 유두와 유륜 주변을 핥아주기 시작했다.

"하응~ 아아.. 거기.. 좋아..태연아....."

태연의 혀가 침을 잔뜩 묻혀가며 유리의 딱딱하게 솟아오른 젖꼭지를 핥았고 

이제 몸이 예민해진 유리는 고개를 젖히며 한껏 기분을 내기 시작했다. 

혀를 얽히며 서로 딥키스를 하고 있는 티파니와 윤아 역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기는 매한가지였다.

"으응... 음... 쭈웁... 쪽.."

"흡.. 아앙.... 윤아야.. 쭈웁.. 춥..."

예쁜 외모의 두 소녀가 눈을 지그시 감고 서로의 혀를 찾아가며 신음소리를 내는 모습은 정말이지 음란한 광경이었다.

그 사이에 벌써 유리와 태연은 풀장의 물 바깥쪽으로 나가 타일 위에 몸을 누이고 서로의 육체를 탐하고 있었다.

몸을 똑바로 눕히고 설레는 표정으로 파트너의 손목을 잡고 검지 손가락을 펴게해 빨고 있는 소녀가 태연,

그리고 그 위에 몸을 바싹 마주한채 태연의 목덜미와 쇄골, 젖가슴을 부드럽게 애무해주고 있는 이가 유리였다.

이미 둘의 몸을 아슬아슬하게 가려주던 수영복은 벗겨진채 물 위에 둥둥 떠다니고 있었고 

둘은 황홀감에 젖은 채 나체로 몸을 얽고 분위기에 심취해있었다.

티파니와 윤아는 여전히 물 속에서 진하고 음란한 키스를 계속하고 있었다. 

윤아가 입술을 벌리고 티파니의 입술을 맞이하는 순간 티파니의 혀와 함께 

뜨끈한 타액이 윤아의 입안으로 흘러들어왔고

윤아 역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 타액을 목구멍으로 꿀꺽 꿀꺽 삼켜댔다.

티파니와 윤아의 손은 서로의 옆구리, 허리와 엉덩이를 정신없이 오고가며 후끈후끈하게 열기를 더했다.

이 음란한 네 명의 천사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진환은 입꼬리 한쪽이 올라가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녀석들... 잘 하는데.. 특히 유리와 티파니 녀석은 타고난건지도.. 조금만 더 지켜볼까..? '

진환에게도 소녀들의 레즈플레이를 구경하는 것이 꽤나 흥미로웠는지 아직 나서지 않고 있었다.

진환의 옆에는 언제 다가왔는지 고양이처럼 몸을 웅크린채 진환이 앉은 의자 옆에 몸을 기댄 승연이 있었다.

소녀시대의 멤버들과 승연이 하는 역할은 조금씩 달랐다. 

승연은 완벽하게 길들여진 이후에는 거의 그림자처럼 진환에게 따라붙었다. 

겉모습은 도도하고 새침한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실지로는 애완동물과 다름없었다.

언제나 주인의 말에 절대복종하고 필요할 때면 언제나 곁에 있는 승연은 

진환이 원하는 어떠한 하드한 플레이도 소화가 가능했다. 최근 수영이 승연 못지않게 

하드한 플레이에 흥미를 보이고 있기는 했지만 진환의 소녀들 중 아직 하드 플레이어의 최고는 한승연이었다.

"네 녀석도 흥분되지..? "

진환이 옆에 웅크리고 있는 승연의 머리 윗통수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러자 승연도 맑은 눈망울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방송 때와는 다르게

진환의 저택 안으로 들어와 진환과 함께 할 때면 눈에 띄게 조용해지는 승연이다.

그녀는 눈을 깜빡꺼리거나 귀여운 표정을 짓는 것, 에로틱한 자세를 취하는 것 

등으로 대부분의 의사표현을 대신했다.

여의도에 위치한 한 빌딩.

이곳에서는 요즘 한참 인기를 얻고 있는 모 드라마의 오피스씬 촬영이 한창이었다.

"이봐 이봐.!! 자네, 요즘 왜 이렇게 정신을 못 차리는건가! 인기 좀 얻었다고 벌써부터 그럴거야! "

촬영 중 중요한 씬에서 주인공이 대사를 해야하는 타이밍에 입만 벌린채 멍하니 있자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네..? 아..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이완이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스탭들에게 허리숙여 사과했다. 벌써 몇 번째 NG인지도 모른다.

스탭들에게는 연기에 대한 열정이 누구보다 뛰어났고 부단한 노력 끝에 데뷔 때에 비해 급향상된 연기력에

놀라고 있던 터라 최근의 넋이 나간 듯한 이완의 모습이 의아할 뿐이었다.

"안 되겠어. 이렇게 가봐야 필름만 낭비야. 오늘은 아예 자네 좀 쉬게. 딴 씬부터 먼저 찍으면 되니. 먼저 귀가하게.."

"아.. 그게.. 제가 잘 해보겠습니다. 감독님.."

"됐어. 됐으니까 그냥 가보게. 대신 다음 촬영때는 정신 똑바로 차리고 와! "

"네.. 감독님 죄송합니다.."

고개를 꾸벅 숙여 감독에게 인사를 하고 어깨가 축 처진 채 이완은 촬영장 바깥으로 빠져나왔다.

벌써 일주일 째다. 꿈같던 제시카와의 정사 이후 그 때의 짜릿한 기억이 머릿속에 잔상으로 남아 사라지질 않았다.

밤마다 찬란한 금발머리를 하고 순백색의 우윳빛 피부를 한 제시카가 

육탄공세를 펼치는 꿈을 꾸는 것은 물론이었다.

흡사 첫사랑에 빠진 순진한 소년의 그것과도 같이 이완에게는 제시카와의 정사가 신선한 충격이었다.

'하아... 내가 왜 이러지.. 이제 갓 스물이 된 여자애에게.. 나란 녀석도 참 한심하군.."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차를 운전해 집으로 향하는 이완의 핸드폰에서 갑자기 문자 도착 메시지가 울렸다.

이완이 확인한 핸드폰 메시지의 발신자는 처음 보는 번호였다. 알 수 없는 번호는

'your angel'이라고 역시 의문스러운 이름으로 저장되어 있을 뿐이었다. 

< hurry. boy.. >

짧고 강렬한 문자 하나가 남겨져 있었다. 이완은 엑셀레이터를 밟고 차의 속도를 올렸다.

누가 어떤 의미로 보냈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었지만 본능이 이끄는대로, 감이 향하는대로 그는

집으로 향하는 차의 속도를 더할 뿐이었다. 심장이 또 다시 설렘에 두근거리며 뛰기 시작했다.

제시카가 머릿속에 떠오를 때와 비슷한 신체적 반응이다. 

도로에서 앞선 차들을 이리 저리 추월하며 신호까지 무시하는 그의 차는 

지나치는 사람들에게는 운전자가 누구인지는 몰라도 아주 다급한 일이 있음에 분명하다는 것이 추측 가능케 했다.

교통법규를 한 번도 지켜본 적이 없는 사람처럼 정신없이 운전해 집으로 돌아온 이완은 벌컥 문을 열었다. 

그리고 결국 그는 그의 예감이 틀리지 않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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