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부 드러나는 진실들 Ⅱ
동우는 써니가 눈치 채지 못하게 최대한 거리를 두고서 써니 뒤를 따라갔다.
그러자 동우의 눈 앞에서는 두 사람이 서로 마주보며 서 있는 모습이 보였고
곧 써니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젊은 남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멀리서 보기에도 제법 덩치가 있어 보이고 훈남스타일의 남자였다.
동우는 써니가 남자친구를 만나러 이곳까지 왔다는 생각이 들자
이제까지 자신의 몸을 옥죄이던 초조함에서 벗어나 깊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동우는 마지막으로 두 사람의 모습을 다시 한번 확인 한 뒤
다시 숙소로 돌아가려는 순간...
그 곳에서 흘려 나오는 희미하지만 애절한 써니의 목소리가
동우의 귓가에 맴돌았다.
“제발 이제 절 놓아주세요...부탁 드려요.”
동우가 듣기에도 일반적인 연인들이 나누는
그런 달콤하면서도 애틋한 대화들이 아니었다.
동우는 다시 발길을 돌려 조심스럽게 경민과 써니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그 순간 경민의 손이 써니의 상의를 조금씩 벗기는 것이 아닌가
그런 경민의 손을 뿌리치는 써니의 행동들 역시 동우의 눈에 확연히 들어나기 시작했다.
이윽고 경민의 거친 손에 의해 써니의 풍만한 가슴이 달빛에 들어났다.
그 모습을 본 동우는 무엇인가가 잘못 돌아간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앞뒤 젤 것도 없이 막무가내로 경민과 써니가 있는 곳으로 달려들어갔다
다행히도 경민은 써니의 매혹적인 가슴에 빠져들어 동우가 자신에게 달려드는 것을
눈치 채지 못했고 그 짧다면 짧은 시간에 동우는 달려드는 탄력을 이용하여
경민을 쓰러뜨린 후 바닥에 쓰려진 경민의 위로 올라가 주먹을 날리기 시작했다.
“이 개새끼가 어딜 감히”
격분에 가득 찬 동우의 주먹에 경민의 입술은 터져 새빨간 피가 동우의 주먹에 묻어나갔다.
써니는 갑작스러운 동우의 등장에 당황을 하며 멍하니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현재 모습을 본다면 누가 보더라도 동우가 쉽게 경민을 제압하는 듯이 보였다
동우의 주먹에 경민의 얼굴은 피가 튀면서 양 옆으로 제쳐졌지만
그 부릅뜬 두 눈만은 동우를 향해 고정되어있었다.
한참을 그냥 맞기만 하던 경민은
기분 나쁜 웃음소리와 함께 동우를 향해 의미 심장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크흐흐흐”
동우는 그런 경민의 모습을 보자
등 뒤로 식은 땀이 흘려 내리기 시작하면서 섬뜩한 기분마저 들었다.
‘뭐야 이 사이코 같은 새끼는..’
연이어 경민을 향해 맹공을 날리던 동우의 주먹은 경민의 알 수 없는 행동에
순간 멈칫거렸고 경민은 충분히 놀아줬다고 생각했는지 드디어 반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경민은 동우의 멱살을 잡고서는 동우가 벗어나지 못하게 앞으로 당긴 후
다른 한 손으로는 동우를 향해 힘껏 주먹을 날렸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동우는 경민에게서 나가 떨어졌고
쓰러져있는 동우에게 천천히 다가선 경민은 입안에 고인 피들을 한번 뱉어 내더니
“이제 보니 그때 그 애송이구먼
날 감히 건드리다니 크크크 내가 왜 미친개라고 불리어지는지 확실히 보여주지”
경민은 쓰러져있는 동우를 천천히 일으켜 세웠다.
곧이어 경민의 주먹은 큰 궤적을 거리며 동우에게 날아갔고
동우는 피할 틈도 없이 그대로 그 주먹을 고스란히 받았다.
또 다시 차디찬 바닥으로 쓰러진 동우는 이번에는 충격이 큰지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동우는 싸움을 하는 것을 싫어해서 그렇지 어디서 맞고 다닐 정도로 약한 남자는 아니었다.
혈기왕성한 대학교 시절에는 동네 양아치와 시비를 붙어 몇 번 싸움을 해봤지만
그때 맞아 본 주먹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경민의 주먹에 맞은 부위는 마치 뼈가 다 산산조각 나는 듯한 통증을 느낄 만큼
경민의 주먹은 너무나 강력했다.
이미 동우의 새하얀 이는 새빨간 피로 물들여있었고
헛기침을 하자 입안에 고인 피들이 함께 쏟아져 나왔다.
“아~악~”
그 모습을 본 써니는 공포에 질려 소리를 질렸고
어떻게든 동우를 도와주려는 마음에 경민에게 무작정 달려들었다.
달려드는 써니를 경민은 무지막지하게 땅바닥으로 내동댕이쳤다.
연약한 여자가 상대하기에는 터무니 없는 상대였다.
바닥에 쓰려진 써니는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고
충격이 큰지 잠시 기절을 한 써니에게 경민은
“잠시만 기다리라고 크크 이 허무맹랑한 애송이를 처리한 다음에 주먹이 아니라
다른 걸로 죽여줄 테니까 크크크 오늘 황홀한 밤을 기대하시라고”
쓰러져있는 써니의 모습을 본 동우는 힘들게 다시 일어섰다.
동우는 또 다시 경민에게 달려들었지만 동우의 주먹은 허공만을 가를 뿐이었다.
실실 웃으며 동우의 주먹을 요리저리 피하던 경민은
“주먹은 그렇게 쓰는 게 아니라고 크크크”
동우에게 틈이 보이자 경민은 빠르게 접근한 뒤에 동우의 복부를 향해
강력한 한방을 날렸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지는 경민의 주먹에 동우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또다시 맥없이 쓰러지는 동우였다.
“이봐 이봐 왜 그래 벌써 쓰러지면 재미없잖아 크크크”
어릴 적 소년원에서부터 감방까지 두루 섭렵한 경민에게 동우는 애당초 상대가 될 리가 없었다.
경민은 감방에서 썩는 동안 그 곳에 선배들에게 몸소 맞아가며 격투기를 배운 몸이었다.
동우는 이미 무릎을 꿇은 채 겨우 두 팔로 몸을 지탱하고 있었고
엎드려있는 동우의 입 안에서는 피가 흘려 내려와 땅바닥으로 한 방울씩 떨어지고 있었다.
경민은 엎드려있는 동우에게 천천히 다가가더니 또다시 기분 나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윽고 동우가 마치 샌드백인 냥 이번에는 주먹이 아니라 다리로 내려치려는 것이었다.
보기에도 축구선수처럼 단단해 보이는 그 다리는
큰 원을 그리 듯 엄청난 속도로 동우의 얼굴을 향해 날아왔고
동우는 순간 정말 저것을 맞으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살기 위한 방어본능으로서 겨우 두 팔로 막아보았지만 이미 균형을 잃은 동우는
그 위력에 밀려 또 다시 나가 떨어졌다.
이것은 싸움이 아니라 일방적인 폭행이었다.
또박 또박...
차디찬 바닥에 쓰러져있는 동우에게 또다시 경민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동우는 마지막 모험을 하기로 결심했다. 동우는 기절을 한 척 일어나지 않았고
경민이 최대한 자신에게 다가오도록 기다렸다.
경민은 이미 의식을 잃은 듯한 동우를 보자 흥미를 잃었는지
이번에는 써니에게로 시선이 옮겨갔다.
경민이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돌아서는 순간
동우는 경민의 한쪽다리를 낚아 채더니 경민을 쓰러뜨린 후
정말 젖 먹던 힘까지 모두 써가며 경민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하였다.
예상하지 못한 동우의 반격에 경민도 충격이 큰지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였다.
헉..허..헉
동우의 거친 숨소리만이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동우는 그 절대적인 찬스를 이어가지 못하였다.
동우도 역시 바닥으로 쓰러졌다. 이미 자신의 한계를 넘어버린 것이었다.
그렇게 두 사람 모두 바닥에 쓰러진 채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환한 달빛이 드는 공원 안은 써니를 포함해 세 사람이 모두 바닥에 쓰러져있었고
고요한 정적만이 공원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것도 잠시 그 정적을 깨고 한 사람이 천천히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제일 먼저 일어서는 것은 경민이었다.
경민은 자신의 턱을 이리저리 만져보며
“시발 이번에는 내가 제대로 당했군”
경민은 쓰러져있는 동우에게 무차별적으로 발길질을 했다.
한참을 분풀이를 하던 경민은 써니가 깨어나기 시작한 것을 보자
이제 써니에게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이제 애송이도 처리했고 이 밤을 즐겨볼까 크크”
하지만 그 순간 경민은 자신의 다리한쪽을 잡아 당기는 느낌을 받았고 밑을 내려다 보자
동우가 자신의 바지가랑이의 붙잡고서는 천천히 일어서려는 모습이 보였다.
처절한 동우의 모습이였지만 그 눈빛만큼은 분노로 피어 오르고 있었다.
“헉,,,허.. 아직 우리 싸움이 끝나지 않았잖아!! 어디 가는 거야“
써니를 구하기 위해 처절하게 자신의 바지가랑이를 붙잡고 있는 동우의 모습을 보자 경민은
이번일과는 다르게 남자대 남자라서 동우가 맘에 드는지
또 다시 웃기 시작했고 그 웃음소리는 또 다시 공원 안으로 울려 퍼지고 있었다.
“크하하하 그래도 남자라고 꽤 버티는군 크크크
그 맷집과 눈빛 하나만은 마음에 드는군
좋아! 기분도 그런데 이번만은 그냥 넘어가주지
근데 내가 널 위해 충고 하나만 할까
내 밥그릇에 관심 갖지 말고 네 것이나 잘 관수 하라고
다 가르쳐주면 재미가 없고 내가 퀴즈를 한 개 내주지
4월 3일에 너에게 소중한 사람에게 무슨 일을 있었는지 조사해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될 거야 크크크”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야!!!”
“내가 그랬잖아 다 가르쳐주면 재미없다고 알아서 밝혀보라고 크크”
동우에게 이야기를 끝낸 경민은 이제는 써니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조용하지만 또렷한 목소리로 써니에게 말하였다.
“내가 어떤 놈인지 알지
저놈이 다음 번에 또 다시 내 눈에 띄면 그때는 봐주지 않고 정말 죽여 버릴 거야
그리고 허튼 짓을 한다거나 하면 그 다음날 신문에 아마 재미있는 사진이 실리게 될 거야
그 점 명심하고 다음주에 다시 보자고 오늘 못한 것을 다음주에 더 화끈하게 풀테니까 알았지 써니양 크크크”
경민은 마지막으로 써니에게 자신의 말을 전하고서는 천천히 공원 안을 빠져나갔다.
음산한 공원 안에는 이제 써니와 동우 단 둘만이 남게 되었다.
경민이 자신의 시야에서 벗어나자 마자 동우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지금까지 정신력으로만 버텼지만 경민이 사라진 것을 보자 그것마저도 무너진 것이었다.
한참의 시간을 흐른 후 정신을 차린 동우는 자신의 무능함에 화가 났다.
동우는 자신의 분에 못 이겨 땅바닥을 손으로 내리치기 시작했다.
‘내가 무슨 매니저야!! 소녀들을 눈 앞에서도 지켜주지도 못하는데..’
동우는 천천히 눈을 떠보니 자신의 옆에는 써니가 하염없이 울고 있었다.
써니의 귀여운 얼굴은 이미 눈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미안해 써니야, 내가 못난 꼴을 보여줘서...”
“아니에요 오빠, 저 때문에 오빠가 이렇게 다쳐서 어떡해요 흑흑흑”
동우는 가까스로 상체를 일으킨 다음 써니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런데 써니야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써니는 자신의 소매로 흘려 내리는 동우의 핏물을 닦아주며
“오빠 일단 숙소로 돌아가서 치료부터 해요
모든 건 숙소 안에서 이야기 해 드릴께요”
그렇게 동우는 써니의 부축을 받으며 공원 안을 빠져 나왔다.
동우는 차 안에 두고 왔던 휴대폰을 열자 태연에게서 수십 통의 문자와 전화가 와 있었다.
동우는 괜히 이 상황을 이야기하면 혼자서 애만 태울 태연이 걱정이 되어 숙소로 돌아가서
모든 것을 이야기 해주기로 마음먹었다.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운전을 하는 동안 동우는 경민이 자신에게 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4월 3일이라..
도대체 그 날 무슨 일이 있었길래 나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걸까..’
동우가 운전을 하는 동안 써니는 동우의 상처가 걱정이 되는지 계속해서
동우를 쳐다보고만 있었다.
숙소에 들어온 써니와 동우는
다른 소녀들이 눈치 못 채게 조심스럽게 태연이의 방으로 들어갔다.
방안에 들어서자마자 침대에 쪼그려 앉아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태연이의 모습이 들어왔다.
얼마나 울었는지 이미 태연의 눈은 퉁퉁 부어있었다.
동우는 그 모습만 보더라도 얼마나 태연이가 자신걱정에 안절부절 못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태연은 동우를 보자마자 동우에게 달려들었다.
동우는 그저 말 없이 태연을 안아주었다.
“오빠!!! 이 상처는 또 뭐야, 그리고 내가 얼마나 걱정한 지 알아,
어떻게 연락도 안 해줘!! 정말 못됐어 흑흑흑”
태연은 동우의 품 안에 안겨 동우의 가슴을 두드리며 사랑스럽게 앙탈을 부리고 있었다.
동우는 그런 태연을 다독거려주었다.
곧바로 태연의 명령에 의해 동우는 태연이의 침대에 눕혀졌고
두 소녀는 동우의 얼굴에 난 상처들을 정성껏 치료해주고 있었다.
태연과 써니는 동우의 상처를 보며 마음이 아픈지 그 작은 눈망울에서 계속해서 눈물이 흐르고있었다.
동우도 역시 그런 소녀들을 보며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꼭 지켜주리라고 다시 한번 다짐을 하였다.
동우는 다운되어있는 방 안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야~ 이거 2명에게 이렇게 대접받으니까 꼭 내가 왕이 된 기분인데
자주 맞고 들어와야겠는데 히히”
그런 말을 하는 동우에게 태연은 소독약을 상처에 들이 부으며
“오빠! 또 다쳐 들어오기만 해봐 그 때는 정말 오빠 안 볼 줄 알아!!! "
동우는 태연을 손을 꼭 잡아주었다.
"미안해 태연아.. 널 가슴 아프게 해서.."
동우의 말에 태연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다.
동우는 다시한번 태연을 꼭 안아주었다.
시간을 흘려 안정을 찾은 태연은 다시 치료에 몰입하였고
아주~ 조금한 상처에도 태연은 상처가 덧날까 걱정이 되는지 밴드를 붙였다
그로 인해 동우의 얼굴 중 반은 밴드로 뒤덮여 있었다.
동우의 치료를 모두 마친 태연은 그제서야 모든 상황이 궁금해졌다.
“그건 그렇고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어떤 나쁜 놈이 우리 오빠를 이렇게 때린 거야?”
동우가 먼저 말을 꺼내려고 하자 써니는 동우의 말을 끊으며
경민을 만났던 이야기를 시작으로 해서 자신에게 일어났던 이야기를
동우와 태연에게 모두 말하기 시작했다.
써니의 이야기가 시작 될려는 순간 거실에서는 한 소녀가 찌부둥한지 기지개를 피며 거실로 나오고 있었다.
목이 말라 잠에서 깬 제시카는 주방으로 향하다가 낯익은 목소리를 듣고서는 그 자리에 멈추어 섰다.
‘이건 동우 목소리잖아’
제시카는 동우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 늦은 시간에 태연이방에서 뭐 하는 거야’
이 늦은 새벽에 태연과 동우가 함께 방안에 있다는 생각이 들자
괜히 성질이 난 제시카는 방안으로 들어가 훼방을 놓으려고 방문을 열려는 순간
그 안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써니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가...도대체 무슨 이야기지..’
한참을 문 밖에서 이야기를 듣던 제시카는 그만 그 자리에서 주저 앉고 말았다.
‘경민...경민이라니.. 설마 내가 아는 그 사람일까..
아니겠지 설마...절대로 아닐 거야.. 경민이라는 이름이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