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부 또 다른 희생양
이수만과 윤아 그리고 김권욱의원, 이 어울리지 않을 거 같은 3사람이 이 늦은 시간에
호텔 안에서 만나는 것을 목격하는 경민이었다.
그 순간 경민은 자신의 차 안 구석구석을 뒤져 무엇인가를 찾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이수만에 명령에 의해 찍었던 소녀들에 대한 사진들의 원본이었다.
그 사진들을 보자 경민은 다시 자신의 복부에 생겨진 상처들이 날뛰기 시작하더니
뼈 속까지 파고드는 듯한 고통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이것 때문에 내가 죽을 뻔 했는데 이렇게 써먹게 될 줄이야 크크크’
경민은 어떤 한 소녀를 떠 올리며 이수만이 했던 것과 같이 똑 같은 방법으로
이수만에게 복수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경민은 지난번 지하실 안에서 느꼈던 한 소녀의 부드럽고 감칠맛 났던 입 안의 질감을
다시 한번 되뇌기 시작했다.
그러자 온 몸에 모든 감각들이 자신의 한 부분에 모이는가 싶더니
바지 앞춤을 뚫고 나올 기세로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경민은 바지지퍼를 내린 후 거대하고 흉측한 자신의 물건을 잡고서는
눈을 감은 채 그 소녀의 벗은 몸을 상상하며 고개를 뒤로 재친 후 흔들어 대기 시작했다.
경민이 생각하던 소녀는 바로 이수만의 조카인 써니였다.
‘개 같은 이수만 자식,
자기 조카인 써니가 똑 같은 일을 당하게 될지는 생각도 못하겠지 크크크’
경민은 자신의 목숨을 노렸던 이수만에게 복수함과 동시에
야들야들한 아이돌 그룹의 한 멤버인 써니를 먹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흥분감에 사로잡히며 그곳에서 걸쭉한 정액을 뱉어 내었다.
다음 날 ..
자동차로 빼곡히 들어 찬 도로 한 중간에서 동우는 말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날 따라 더욱 더 차 안을 환하게 밝히는 숫자들...
바로 시간을 알리는 그 숫자들이 마치 동우를 조롱이라도 하는 듯 평상시와는 다르게
빠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동우는 그 숫자들을 잡아채어 도망가지 못하게 붙들어 놓고 싶은 심정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제시카의 얼굴이 점점 더 굳어지는 게 눈 앞에 선명하게 보이는 것 같았다.
이렇게 동우를 허겁지겁 애태우게 만든 것은 모두 오늘 새벽에 일어난 일부터 시작되었다.
김의원과의 그 일이 있은 후 윤아는 울적한 마음도 달랠 겸
동우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동우에게 전화를 걸었고
다운되어있는 윤아의 목소리를 듣고서는 무슨 안 좋은 일이 있는지 걱정이 되던 동우는
윤아의 기분을 풀어 줄려고 새벽에 숙소로 찾아가 윤아를 만났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 둘은 다른 소녀들 몰래 숙소를 빠져 나와 심야영화도 같이 보고
아무도 없는 새벽 길을 팔짱을 낀 채 걸으며
오랜만에 단 둘만의 데이트다운 데이트를 즐기며 연인 기분을 만끽했던 것이었다.
그렇게 윤아를 다시 숙소로 바래다 주었고 하늘이 훤하게 밝아 질 때쯤
집으로 들어온 동우는 잠시만 누워 있는다는 게 깊은 잠에 빠져버렸다.
물론 알람을 맞추어 놓았지만 피곤한 나머지
무시해버리고 잠을 선택한 순간부터 하루 일과가 엉망이 된 것이었다.
그래도 윤아와의 달콤했던 데이트를 떠올리며 기분이 좋아 질려는 순간
또다시 무섭게 울리는 휴대폰 벨소리가 동우를 압박하고 있었다.
역시나 그 전화는 제시카의 번호였다.
동우는 크게 한번 심호흡을 한 후 전화를 받았다.
동우가 전화를 받자마자
반대편에서 들리는 하이톤의 냉랭한 목소리가 귓가를 때리고 있었다.
“뭐해!! 빨리 안 오고!! 벌써 2시간이나 지났잖아”
“미안해 시카야, 차가 너무 막혀서 말이야”
“매니저란 사람이 매일 이 시간에 막히는 것쯤은 알고 있잖아
그러면 약속시간에 딱 맞추지 말고 여유시간을 넉넉히 잡고 일찍 나왔어야 하는 거 아냐?”
동우는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그저 제시카에게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었다.
그렇게 자기 말만 하고서는 끊은 제시카였지만
왠지 동우는 그런 제시카가 밉지 않았다.
아직 파티를 시작하지 않고 자신을 끝까지 기다려주는 제시카가
한편으로는 예뻐 보이기도 하였다.
‘조금만 더 나긋해지면 정말 내가 잘 해 줄 텐데
하긴 뭐 까칠한 게 시카의 매력인데 어떻게 하겠어’
유리는 조용히 제시카의 방안으로 들어갔다.
방안에 들어오자마자 전화기를 끊고서는 연신 씩씩거리며
평소와는 다른 제시카의 모습을 보자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너 오늘따라 더 이상하다.
오고 있다는데 왜 자꾸 오빠한테 그렇게 전화를 해?”
제시카는 유리에 말에 뜨끔했다.
사실 제시카는 오늘따라 왠지 동우가 더 보고 싶었다.
자신의 생일날, 이 특별한 날에 동우와 조금이라도 더 같이 보내고 싶은 것이
제시카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내가 뭐? 그냥 다른 사람들 다 기다리는데 빨리 안 오니까 그런 거지...”
“너 작년 생일 때는 민호오빠 늦게 와도 이러지 않았잖아
그리고 태연이나 다른 얘들이 너 기다리게 해서 미안한지
그냥 먼저 생일파티하자고 그러는데 니가 미루고 있는 거잖아“
자신의 속마음을 들키는 게 부끄러운지 제시카는 다른 변명거리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건,,, 동우를 기다리는 게 아니고 팬들이 보내준 선물을 가지고 온다니까
그게 보고 싶어서 그런 거지”
뜸을 들이며 약간 말까지 더듬는 제시카의 모습을 보며
유리는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말해봐,
팬들이 보내 준 선물이 보고 싶은 거야 아님 오빠가 보고 싶은 거야?”
“야~ 몇 번을 이야기 해야 돼! 난 그냥 선물이 보고 싶은 거라고!!”
“알았어, 왜 화를 내? 그러니까 더 이상하잖아”
유리는 화를 내는 제시카를 달래고서는 거실로 데리고 나갔다.
거실로 나오자
다른 소녀들은 모두 고갈모자를 쓰고서는 맛있게 보이는 케이크 앞에 둘려 앉아
동우만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태연은 계속 시계를 쳐다보며 제시카에게 미안한지
“시카야, 오빠가 늦네.
우리 때문이라면 신경 쓰지 말고 먼저 하자, 오빠도 이해 할 꺼야
처음에는 오빠랑 같이 파티 하고 싶어서 기다리려고 그랬는데
늦어도 너무 늦네, 윤아랑 서현이도 그렇게 하기로 했어”
“괜찮아, 지금까지 기다렸는데 조금만 더 기다려보지 뭐”
가만히 앉아 이야기를 듣던 효연이도 계속 시계를 쳐다보며
다른 소녀들에게 이야기를 꺼내었다.
“근데 얘들아, 내가 다른 사람 한 명 초대 했는데, 그래도 되지?”
다른 소녀들은 모두 놀라면서도 기대를 하는 눈치였다.
특히 그 중에서도 수영이와 유리는 잔뜩 기대를 하고 있었다.
“누구? 누구? 남자야 여자야? 설마 소지섭, 강동원?”
“아니, 너희들도 아는 사람이야”
그 순간 누군가가 벨을 누르는 것이었다.
“왔는가 보다”
효연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현관문으로 달려갔다.
문이 열리자 자신의 다리 위에 예쁘게 포장되어있는 선물을 놓고서는
휠체어를 끌고 들어오는 용준이의 모습이 보였다.
소녀들 모두는 용준이의 모습을 보자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용준이를 보아서 놀란 것 보다는
효연이의 초대로 온 남자가 용준이인게 더 놀라웠다.
용준도 예전에 소녀들을 많이 보았지만
이런 자리는 아직 머쓱한지 자신의 머리를 만지작거렸다.
평상시 태연과 윤아에게 밀려 동우의 사랑에서 뒤쳐졌다고 생각하고 있던 서현은
용준이의 그런 모습을 보자 용준이에게 점수를 따고 싶은지 용준이에게로 달려가 더욱더 살갑게 맞아주었다.
그에 뒤질세라 태연이와 윤아도 용준이에게 다가가 머쓱해하는 용준이를 위해 너스레를 떨며
“오빠~ 벌써 효연이랑 그런 사이에요 히히”
그 말은 들은 효연이와 용준은 얼굴이 빨개졌다.
“그렇게 됐네 히히
아~ 맞다 시카야 생일 축하해”
용준은 곱게 포장되어있는 상자를 제시카에게 건네 주었다.
제법 값이 나가 보이는 선물에 제시카보다 다른 소녀들이 더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선물을 뜯자 여자라면 누구나 갖고 싶어 한다는 그 명품 핸드백이 들어있었다.
용준은 효연이가 제시카의 생일파티에 오라고 자신을 초대 하자
아직 사귄 지 며칠 되지 않은 효연이에게 점수를 따고 싶은지 명품 핸드백을 사 온 것이었다.
소녀들은 모두 용준이가 사온 핸드백을 보면 넋이 나가 있었다.
연이어 소녀들은 용준이가 최고라면서 치켜 올려주었고
효연이 역시 자신의 남자친구가 인정받는 거 같아 기분이 좋았다.
소녀들이 용준이의 생일선물에 빠져있을 동안 동우는 겨우 숙소로 도착할 수 있었다.
동우는 숙소 안으로 들어서자 낯익은 얼굴을 발견하였다.
“용준아 왜 니가 여기 있어?”
“오늘은 니 친구가 아니라 효연이 남자친구로 왔어 히히”
“오~ 짜식 나한테는 귓뜸도 안 해주고 사람 놀라게 하고
근데 너희들은 뭘 그렇게 열심히 보고 있어?”
동우는 소녀들이 모여있는 곳 앞에 다가서자
눈에 확 띄는 선물이 보였다.
자신이 제시카에서 사 줄려고 했지만 자금의 압박으로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명품 핸드백이 놓여있었던 것이었다.
유리는 자신도 그 핸드백이 너무나 갖고 싶은지 이리 저리 돌려보며
“이거 용준오빠가 시카 생일 선물로 사 온 거예요”
그 이야기를 들은 동우는 용준이를 쳐다보았다.
용준은 소녀들의 예상 밖에 호응에 기분이 좋은지 해맑게 웃고 있었다.
동우는 그런 용준이에게 무언의 텔레파시를 보내고 있었다
‘야!! 니가 저런 선물을 사오면 난 뭐가 되! 이놈아~’
용준은 동우의 입 모양을 보고서는 대충 짐작해보았다.
[야! 니가 언제부터 효연이랑 사귀게 된 거야? 이놈아~]
용준은 그래도 자신을 생각해주는 동우가 고마운지 동우의 어깨를 토닥거려주었다.
그런 용준이의 모습에 동우는 애간장이 탔다.
동우가 왔는데도 선물을 주지 않자 제시카의 눈에서는 레이저가 나오기 시작했다.
“야~ 김동우 늦게 온 주제에 맨손으로 온 거야?”
동우는 그래도 제시카에게 특별한 선물을 해주고 싶었지만
용준이의 선물을 본 다음 자신이 사온 선물을 보자
괜히 제시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동우는 팬들이 보내준 선물 꾸러미 사이에서 자신의 선물을 꺼내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화분을 건네며 괜히 미안한 마음에
“이건 돈으로 따질 수 없는 ‘특별한 의미’ 가 담긴 그런 선물이라고!!”
윤아는 그런 동우의 마음을 캐치했는지 분위기를 띠워주려고 하였다.
“와~ 예쁘다, 근데 이런 꽃은 처음 보는데 이름이 머예요?”
동우는 역시 천사 같은 윤아 뿐이라고 생각하면서 태연이와 서현이를 째려보며
종업원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소녀들에게 그대로 이야기해주었다.
“응, 그거 봄바람을 타고 잠깐 피었다가 바람을 타고 져 버린다고 해서 Wind Flower,
아네모네라고 한데”
눈치가 늦은 태연이와 서현은 그제서야 윤아의 행동을 간파했는지 거들기 시작했다.
“우와~ 진짜 예쁘다~”
제시카도 동우의 선물이 마음에 드는지 미소를 잠시 띠웠지만 곧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다시 도도한 표정을 지으며
“뭐야 이거 사온다고 그렇게 늦었어?”
그렇게 한바탕 소란을 겪은 후에야 무사히 생일 파티를 끝낼 수 있었고
소녀들과 동우는 이제 본격적으로 뒤풀이에 들어갔다.
거실에 모두 모여 술을 마시면 게임을 하던 그들이었다.
소원 들어주기가 걸려있는 만큼 게임에 임하는 소녀들의 열기는 달아 올랐다.
특히 제시카와 태연을 필두로 한 4명은 동우를 향해 무자비한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게임의 달인 동우 앞에서는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짓이었다.
‘귀여운 것들 히히
내가 대학교때 MT를 가서 얼마나 단련이 되어있는데 그런 어설픈 공격을 하다니 키키’
하지만 게임의 달인 동우도 서현이가 걸리자 술을 못 마시는 서현이를 위해
매번 흑기사를 해주노라 알코올이 조금씩 들어가자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족족 걸리기 시작했다.
동우는 이미 필름이 끊기지 오래였고 어떻게 앉아 있는지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후 동우는 잠에서 깨기 시작했다
깨어나자마자 타오르는 갈증과 함께 아랫배에서는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동우는 깨질 것 같은 머리를 부여잡고 천천히 일어 날려는 순간
누군가가 자신의 팔을 꼭 잡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눈을 떠 주위를 살펴보니 서현이의 방 침대에 누워 있었고
옆에는 서현이가 자신의 팔을 꼭 붙들고는 잠이 들어 있었다.
“아~ 머리야 어떻게 내가 여기 있는 거지”
동우는 잠이 들어있는 서현이를 사랑스럽게 쳐다보았다.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보니 더 예뻐 보이잖아 헤헤
요~ 귀여운 우리 막냉이”
동우는 서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이마에 가볍게 입맞춤을 해주었다.
서현이는 잠을 자면서도 동우의 따뜻한 입술감촉을 느꼈는지 얼굴에 미소를 띤 채
동우의 품에 더욱더 파고 들어왔다.
동우는 서현이가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떼어내고 거실로 나왔다.
거실로 나온 동우에게는 장관이 펼쳐져 있었다.
나머지 소녀들이 아무렇게나 거실에 널브러져 뒤섞여 있었다.
“이런 모습을 팬들이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 휴~”
오늘은 기분이 좋은 날이라서 그런지 평소보다 많은 술을 마신
소녀들은 모두 거실에서 그대로 잠이 들었고
술을 먹지 않은 서현이만 남게 되자
이때가 기회다 싶어 동우를 데리고 자기 침대로 데리고 간 것이었다.
동우는 소녀들을 방으로 옮기기 위해 살펴보는 도중에 2명이 안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 이상하네, 용준이랑 효연이가 안보이네 벌써 집에 간 건가?”
동우는 먼저 효연이 방에 들어가 보기로 하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방안은 컴컴했지만 거실에서 들어오는 빛만으로도 어느 정도 안을 볼 수 있었다.
방 문을 들어선 순간 동우는 경직되고 말았다.
바로 용준이는 침대에 누워있었고 그 위를 효연이가 올라 타고 있었다.
효연이는 고개를 뒤로 한껏 젖히고서는 달아 오를 데로 달아올라 연신 아래위로 움직이는 것이었다.
비록 얇은 담요로 가려져 있었지만 동우는 두 사람의 표정만으로도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멍을 때리고 서 있는 동안 효연이랑 눈이 마주치자 동우는 어쩔 줄 몰랐다.
“어,, 미안...”
동우는 황급히 문을 닫았다.
“짜식들~ 그걸 하려면 문을 잠그고 하던지 보는 사람 민망하게 히히
근데 벌써 저렇게 진도가 나갔나
숙맥인지 알았는데 용준이가 그래도 재주가 있네 키키”
동우는 효연이와 용준이가 잘 되는 것 같아 마치 자신의 일처럼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다사다난했던 생일 파티가 끝난 후
제시카는 시간이 날 때마다 동우가 선물해준 화분 앞에 앉아 꽃을 쳐다보았다.
그걸 볼 때마다 제시카는 어제 동우의 모습이 떠올랐다.
진지하게 자신의 앞에 다가 와
첫 번째 선물인 화분을 건네던 동우의 모습이 아련하게 피어 올랐다.
흐뭇한 표정으로 앉아 화분을 지켜보는 제시카에게 유리는 다가왔다.
“그게 그렇게 좋아? 근데 그거 탄생화마다 꽃말이 있는 걸로 아는데”
유리의 이야기를 들은 제시카는 괜히 궁금해졌다.
제시카는 인터넷에 들어가 동우가 선물해준 꽃에 꽃말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아네모네라.. “
제시카는 곧 아네모네의 꽃말을 확인하자 얼굴이 붉어 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그 꽃을 선물하면서 동우가 말 했던
이건 특별한 의미가 들어있다는 말이 생각났다.
“먼데 그래”
유리가 다가오자 제시카는 부끄러운지 인터넷 창을 닫아버렸다.
“아무것도 아니야”
제시카는 얼굴이 홍씨처럼 변한 체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동우가 선물해준 아네모네라는 꽃말은 바로 ‘그대를 사랑해’ 였다.
제시카는 침대에 누워 마음을 진정 시켰지만
그대를 사랑해 라는 꽃말은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며칠 후..
그 날도 역시 소녀들은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었다.
경민은 오랫동안 계속 써니 곁을 맴돌았다.
드디어 그때가 왔고 매니저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를 노려
경민은 써니에게 조심스럽게 접근을 하였다.
“써니씨, 잠깐만요
전 스포츠코리아에 연예부기자 김경욱이라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경민은 가짜 명함을 내밀며 써니에게 자신을 기자라고 속였다.
“..아.. 네”
평소 기자들을 많이 보았던 써니는 처음 보는 듯한 경민에게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잠시만 인터뷰 좀 할 수 있을까요?”
“혹시 매니저하고 이야기는 끝나셨나요? 전 인터뷰에 관한 건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
경민은 고개를 숙인 채
“아뇨, 제가 신문사에 들어온 지 며칠 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인지 매니저 분이 인터뷰허락을 안 해주시더라고요
그러니까 이렇게 직접 써니씨를 찾아와서 부탁 드리는 겁니다.
정말 잠깐이면 됩니다. 저기서 커피 마실 시간, 5분이면 충분합니다.”
경민은 옛날 어린 여자아이들을 꼬실 때 써먹었던
최대한 부드럽고 선해 보이는 말투로 써니에게 호소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써니도 처음 경민을 볼 때 가졌던 경계심이 사라지고
이제는 측은지심까지 생기기 시작했다.
평소 마음이 약한 써니는 결국 인터뷰를 허락해 주었고
한쪽 구석에 놓여진 커피자판기 앞으로 경민을 따라갔다.
경민은 그런 써니의 모습을 보면 마음속으로 쾌재를 부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