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0부 (21/54)

 20부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 지리라

 숙소 안…

 모두가 잠들어 있는 시간..

 태연은 서랍장 속에서 동우가 선물 해준 수첩을 꺼내었다. 

 그리고 무엇인가 간절하게 적기 시작했다.

 그 수첩 속에는 한가지 소원만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태연은 그 수첩을 달빛이 드는 창문가에 고희 놓아 두면서 두 손을 꼭 잡고서는 기도를 드렸다.

‘달의 여신님!! 제발 제 소원을 이루게 해 주세요!!!’

 그러면서 태연은 동우를 생각했다

 마치 동우가 자신의 옆에 있는 듯 다정하게 이야기하였다.

“비록 오빠와 떨어져 있지만

  오빠에 대한 제 사랑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에요.”

 허름한 방 안…

 동우와 아이들은 옹기종기 모여 앉아 다같이 밥을 먹고 있었다.

 비록 초라한 반찬들이었지만 서로가 함께하기에 그들은 행복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은영은 그런 동우와 아이들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미소를 띠었다.

“선생님, 이러니까 우리 꼭 가족 같아요. 히히”

 가 족…

 동우는 은영의 이야기를 듣고서는 그리운 가족들의 얼굴이 떠 올랐다.

‘요즘은 꿈 속에서도 볼 수가 없네… 

  아버지.어머니. 그리고 주현아.. 너무 서운하네요...

  이제는 제가 보고 싶지 않은가 봐요…이제는 꿈속에서라도 보고 싶은데..’

 동우는 가족들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동우는 시간이 허락된다면 오랜만에 가족들을 찾아가 보기로 결심했다.

 며칠 후..

 때마침 아르바이트를 쉬는 날이 오자 

 동우는 부모님과 주현이가 잠들어 있는 납골당으로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동우는 납골당으로 들어서자 마자 보고 싶은 가족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오랜만에 오네요..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주현아..”

 동우는 안으로 들어서자 주현이 유골함 앞에 낯이 익은 한 소녀가 서있었다.

 바로 서현이였다.

 서현은 이곳에 오면 

 혹시라도 동우를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이곳을 찾아 오고 있었다.

 동우는 황급히 몸을 숨겼다.

 서현이는 주현이의 유골함 앞에서 서글프게 울고 있었다.

 하지만 동우는 소녀들에게 상처만 주었기 때문에 서현이에게 다가 갈 수 없었다.

 동우는 그렇게 서현이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 보기만 하였다.

“흑흑흑 주현아.. 또 만나네..

  거기 세상은 행복하니..

  근데 너 참 나쁜 거 아니… 

  오빠를 도대체 어디로 숨긴 거야…”

 서현은 동우을 보지 못하는 애타는 감정을 주현이에게 하소연 하는 듯이 보였다.

 한참을 그렇게 서럽게 울던 서현은 

“이제는 자주 못 올 것 같아 

  이번 주말에 우리 컴백하거든..

  주현아….하늘나라에서 우리 모습을 지켜봐 줘”

 서현은 그렇게 주현이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떠나갔다.

 동우는 서현이가 떠나간 뒤에서 한참을 그 자리에 서있었다.

 그때 동우 곁에 관리아저씨가 다가왔다.

 동우는 아저씨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그래 동우군이군. 오랜만에 보는구먼

  근데 저 처자는 누군가?

  안 만나고 그냥 보내도 되는 거야?

  얼마나 서글피 우는지 내가 다 안쓰럽더군”

 동우는 서현의 우는 모습을 떠올리며

“네.. 다시 보더라도 저 얘기는 하지 마세요 아저씨”

 아저씨는 동우와 서현 둘 다 딱해 보였다.

“무슨 이유인지도 몰라도 한번 만나보지 그래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찾아오는데”

“….네….아저씨”

 동우는 잠시 가족들을 만나 후 동우는 그곳을 빠져나갔다. 

 돌아가는 내내 서현이의 눈물이 마음속에서 떠나지가 않았다.

 동우는 서현의 모습을 가슴 속에 담고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이사실 안…

 이수만은 책상에 앉아 서류를 검토하면서 

“여기 명단에 있는 기자들한테 몇 푼 던져주고 이번 컴백기사 잘 써달라고 그래

  그리고 연습생들 중에서 반반한 여자애들 몇 명 데리고 가서 붙여주고 알았지?

“네 이사님”

 강실장에서 서류를 건넨 이수만은 또 다른 일이 생각이 났는지

“참 그래, 그 일은 제대로 처리 했겠지?”

“네 이사님. 깨끗이 처리했습니다.

  김의원님측 도움을 받아 민증이며 다른 자료들 전부 바꾸어났습니다.

  진짜 경민이놈 자료는 없애버렸고 그 자리를 밀입국을 한 조선족 남자로 대체 해 났습니다. 

  한마디로 또 다른 충견 한 마리가 새로 생긴 거죠 크크크”

“또 다른 개라…

  오랜만에 마음에 들게 일 처리를 하는군

  그래 가 봐”

“네 이사님”

 그렇게 강실장은 이사실을 빠져 나갔다.

 교실 안…

 소녀들은 주말이 되자 화려하게 컴백을 하였고 그 반응은 뜨거웠다.

 소녀들은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떠들썩 하게 만들었고.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소녀들에게 빠져 들었다 

 그 열기는 성수가 다니는 학교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반 남자아이들 중 대부분이 한 아이의 책상 앞으로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성수만이 자기 책상에 앉아 자기 자리를 꿋꿋이 지키고 있었다.

“승찬아 이거 정말 소녀시대 싸인 맞아?”

“당연하지~ 우리 아빠가 소시누나들한테 직접 싸인 받은 거야!!”

 승찬이는 어깨에 힘을 꽉 준 채 거만하게 앉아 있었고

 다른 남자아이들은 한번이라도 더 소녀시대의 사인을 보기 위해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성수도 소녀들의 사인을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며칠 전 승찬이랑 싸운 후부터는 승찬이랑 말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자존심 강한 성수에게 자신이 먼저 승찬이에게 다가가는 것은 굴욕으로 느껴졌다.

 승찬이는 소녀들의 사인을 성수에게 흔들어 보이며

“니가 먼저 미안하다고 빌면 내가 이거 한번 보여 줄게 키키”

 승찬이는 그렇게 혼자 앉아 있는 성수를 보며 놀리기 시작했다.

 성수는 승찬이의 이야기를 듣자 마자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왔다.

 성수는 그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서더니

“그깟 종이 쪼가리가 머가 대단해!!

  난 소시 누나들이랑 친해~~!”

 순간 교실은 조용해 졌다.

 그리고 한 순간 모든 것이 반전되었다.

 아이들은 우르르 성수 앞으로 몰리기 시작했고 승찬이는 혼자가 되었다.

“성수야 정말이야? “

“소시누나들하고 친해?”

 아이들은 성수에게 질문들을 퍼붓기 시작했다.

 성수는 웃고 있었지만 웃는 게 아니었다.

 성수는 자신이 엄청난 일을 저질렸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성수는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가 않았다.

 승찬이는 성수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다른 아이들을 선동하기 시작했고

 자신처럼 증거를 가지고 오라고 성수를 몰아 부쳤다.

 성수도 그기에 질세라 승찬이의 말을 맞받아 치면서 증거를 가지고 오겠다고 아이들에게 큰소리 쳤던 것이었다.

 모든 것은 한 순간이었다. 거짓말이 또다시 다른 거짓말들을 만들어 내고 만 것이었다.

 성수는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풀이 죽어있었다.

‘이 일을 어떡하지..’

 동우는 그런 성수의 모습을 보자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성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성수는 그렇게 마당 한구석에 쪼그려 앉아 땅바닥에 무엇인가를 적으면서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아이들이 말 다툼을 하고 있었다.

 그 아이들은 소녀시대 중에서 누가 젤 예쁜지 다투고 있었다.

 동우는 아이들에게 다가가

“요 녀석들아~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무슨 얘기를 그렇게 해”

 동우가 다가오자 한 아이가 동우에게 매달리면서 

“선생님!! 선생님은 소녀시대 중에 누가 제일 예뻐요?”

 동우가 대답하기도 전에 다른 아이가 먼저 대답해 버렸다.

“야! 그걸 말이라고 해~ 당연히 태연누나지~”

 그러자 동우에게 매달려있던 아이는 얼굴까지 붉히며

“아니야~ 제시카누나야~ 제시카 누나가 얼마나 착하고 예쁜데~”

 가만히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던 동우는 제시카가 착하다는 소리를 듣자 혀를 내둘렸다.

 그리고 자신이 겪었던 제시카를 생각하면서 

“야~ 거기에서 제시카가 착하다는 소리는 빼!”

 그러자 그 아이는 동우를 쳐다보면서 

“치~ 선생님이 어떻게 알아요? 선생님은 거짓말쟁이야”

“요 녀석이~ 선생님보고 거짓말쟁이라니!! 

  내가 제시카를 좀 알고 있거든~ 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소리야!”

“에이~ 거짓말!!

  선생님은 뻥쟁이야~”

 동우가 그렇게 말을 하여도 아이들은 믿지 않았다.

 한 아이가 동우의 팔을 잡아 당기며

“선생님 이리 와 보세요~ 이거 보면서 누가 젤 예쁜지 얘기해주세요”

 그렇게 해서 동우는 아이들의 손에 이끌려 방 안으로 들어갔다.

 마당에 가만히 앉아 이 상황을 어떻게 빠져 나갈지 궁리를 하고 있던 성수에게

 한 줄기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성수는 동우와 아이들의 대화를 듣다가 동우가 한 이야기가 머리 속에서 떠나지가 않았다.

‘머야 진짜로 아빠가 소시누나들을 알고 있는 거야?

  그럼 그 이상한 아줌마가 진짜 태연누나야?’

 하지만 성수의 그 기억력으로는 도저히 전화번호가 떠오르지 않았다.

 지난번에 그 일로 엄청 혼났기 때문에 동우에게 이야기해서 태연이에게 전화하기도 힘들었다.

 성수는 결국 때를 기다리기로 하였다.

 방 안에서 아이들은 동우에게 이번에 새로 나온 소녀들의 뮤직비디오를 보여 주려고 하였다.

 동우는 소녀들이 컴백을 하였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보지 않았다.

 화면상이라지만 소녀들을 보면 자기 자신이 힘들어 질 거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런 동우에게 아이들은 뮤직비디오를 보여준다고 떼를 쓰고 있었다.

 동우는 결국 아이들에 이끌려 뮤직비디오를 보게 되었고

 뮤직비디오를 보던 도중 

 동우는 한 장면을 보고 순간 모든 것이 정지된 느낌이었다.

‘저건 내가 예전에 태연이한테 얘기했던 춤이잖아….

  태연아…이건 뭘 뜻하는 거니?’

 동우는 그 장면을 본 뒤부터는 다른 장면은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동우의 눈 앞에서는 그 장면만 무수히 되풀이 되는 것 같았다.

 아이들은 뮤직비디오가 끝나자마자 동우에게 질문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선생님 누가 젤 예뻐요?”

“태연누나가 제일 예쁘죠?”

“아니죠 제시카누나가 더 예쁘죠?

 동우는 아이들을 떼어내며

“내가 보니까 다 예쁘구먼~ 그만들 보고 빨리 공부해!!”

 아이들이 하나 둘씩 동우에게 멀어지자 

 동우는 자신도 모르게 다시 그 뮤직비디오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화면 속에서 나오는 소녀들을 보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동우는 그날 따라 태연이가 더 보고 싶어졌다.

 달빛이 선명한 어느 날…

 동우는 또 다시 휴대폰을 두고 온 자신을 질책하고 있었다.

‘아! 또 휴대폰 안 가져왔네..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이제는 덜렁 되는 것까지 태연이를 닮아가는 건가…’

 그때 한 소녀가 편의점 안으로 들어왔다.

 모자를 깊게 눌려 쓰고 목도리로 얼굴 반을 가린 채 무엇인가를 애타게 찾는 모습이었다 

 동우는 그런 소녀의 모습을 보며

‘자기가 무슨 연예인이라도 되나 왜 저래 가렸대..’

 그 소녀는 물건을 사지 않은 채 동우의 주위를 맴돌면 기웃거리고만 있었다.

 동우는 이상한 기분이 들자 그 소녀에게 다가갔다.

“손님, 뭐 필요한 거 있으세요?”

 그 소녀는 동우를 보자 감정이 복받쳐 올랐는지 울먹이면서 말하였다

“…여기에 사랑도 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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