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인연의 시작
동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노트를 꺼내어 무엇인가를 적기 시작했다.
그리고 노트 한페이지가 검게 변할때까지 쓰기를 반복했다
동우는 그렇게 침대에 쪼그려앉아 펜을 잡은채 잠이 들었다.
드디어 소녀들을 만나는 날..
띠~리~링 띠~리~링
'아~ 흠~ 제일 싫은 알람소리'
새벽까지 생각에 잠겨 잠을 잘 수 없었던 동우는 자신도 모르게 그냥 알람을 꺼버렸다.
몇십분 후 또 다시 알람이 울리기 시작했고 동우는 그제서야 생각이 났는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거 늦은거 아냐? 첫날부터 이러면 안되는데'
동우는 아침도 거른채 허겁지겁 샤워실로 들어갔다
간단히 샤워를 마친 후 거울 앞에 서 자기모습을 바라 보았다.
"샤워 후 거울을 보면 자동뽀삽과 조명빨로 누구나 얼짱이 된다던데...
난 이런 젠장..거기서 누구나는 빼야 하는거아냐"
동우는 그렇게 혼자말을 하고서는 머리를 뒤로 묶고 밖으로 나갔다.
겨우 제 시간에 도착한 동우는 숙소 앞에서 소녀들을 기다렸다.
10분.. 20분.. 시간은 흘려갔다
'음 왜 안 나오지..'
순간 동우는 민호와 술을 먹으면서 한 얘기가 생각났다.
동우가 직접 숙소에서 차까지 에스코트까지 해야 한다는 걸..
동우는 민호가 알려 준 데로 소녀들의 숙소에 도착하였고 문 앞에서 심호흡을 한번 한 후 벨을 눌렸다.
"누구세여?"
집안에서는 천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동우는 그 목소리를 듣고서는 비로소 어제밤 그렇게 생각해오든 상황이 현실로 닥쳐온것을 느꼈다.
동우는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네. 저...저는 민호형 대신에 온 매니저인데요."
"아~ 네!"
찰~칵
문이 열리면서 한 앳띤 소녀가 나타났다.
아담한 키이지만 저 백만 불짜리 미소. 진짜 남자를 홀리는 구미호였다
실제로 태연을 본 동우는 목소리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인 충격이 몰려왔고
머리속은 이미 하얀 백지장이 되어버렸다
'분명해.. 태연이야 이렇게 가까이서 태연이를 볼 수 있다니...'
연예인과의 첫 만남 그것도 예쁜 여자연예인과의 첫만남..
이 모든것은 동우에게로 하여금 움츠러 들게 만들었다.
"저는 이번에 땡빵 아니 임시로 매니저를 맡은 27살 김동우라고 합니다.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그러면서 동우는 태연이에게 90도로 인사를 하고 있었다.
허리를 숙인 동우는 부끄러워 고개를 들수 없었다.
'아~ 이 형님인사는 머야! 깍두기도 아니고..
어제 그렇게 연습했는데 아무 생각도 안나
그리고 저 촌스런 멘트는 머람.. 아 쪽팔려ㅠㅠ'
고개를 겨우 든 동우는 더이상 입도 떨어지지가 않았다
"아.. 네 저는 소녀시대 리더를 맡은 태연이예요. 잘 부탁드려요."
동우의 모습을 본 태연도 무슨 충격을 먹었는지 동우와 마찬가지로 어슬픈 대화를 이어갔다
둘 사이에는 영하 100도의 냉기쓰나미가 몰려왔다.
동우는 자신도 모르게 그 쓰나미에 쓸려 태연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었다.
태연이는 약간 놀란 듯이 보더니 곧 동우의 악수를 받아주었다.
그렇게 태연이와 동우의 첫 스킨십이 이루어졌다.
"일단 안으로 들어오세요..."
"누구야 태연언니?"
뒤에서 또 한명의 엘프가 등장하였다
"어. 이번에 민호오빠 대신 오신 매니저오빠"
태연이는 윤아에게 동우를 간단히 설명해 주었다.
윤아는 동우에게 간단하게 인사를 하였다.
‘쟤들은 뭘 믿고 저렇게 예쁜 거야, 환장하겠네 진짜..
사진작가들은 다 짐싸야겠는데 도대체 사진을 발로 찍는거야 머야'
동우는 사진보다 휠씬더 이쁜 실제모습을 본뒤 사진작가들을 원망하고 있었다.
동우가 생각에 잠겨 말이 없어지자 또 다시 분위기는 냉랭해져 있었다.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윤아가 먼저 말을 꺼내었다.
"아.. 태연언니, 매니저 오빠랑 다른 언니들 좀 깨워줘
나랑 수영이는 먼저 씻을테니까"
"네? 제가요?"
동우가 당황한 모습을 보이자 태연은 친절히 설명해 주었다
"네 원래 민호오빠도 다 깨웠어요.
매니저오빠가 얘들 깨우는 게 처음이라서
아마 민호오빠가 7시까지 여기오라고 얘기한 거 같은데.
원래 우리 얘들이 잠이 많거든요.
그리고 말 놓으세요 우리가 다 불편하네요."
"그럴까?"
동우는 그 어색함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태연은 잠시 생각하더니 어떤 방으로 동우를 안내해주었다.
그 방은 윤아와 유리가 쓰는 방이였다
"일단 이 방에 유리부터 깨워주세요."
"어.. 그래"
"잠깐만요!!"
갑자기 뒤에서 소리치는 태연이였다.
태연은 먼저 방을 둘려보더니 유리의 옷 상태를 확인을 하고
그제서야 동우를 들어보내 주었다
"매니저오빠 절대 유리가 무슨 말을 하던 넘어가면 안 되여 무조건 깨워야 해요 알았죠?"
"어"
동우는 어떨껄에 대답을 했지만 그게 먼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동우는 그렇게 유리가 있는 방에 들어갔다.
여자방 치고는 약간 지저분했다
뭐 여러 명이 쓰다 보면 지저분 할수도있지라고 동우는 생각하였다
하지만 자고 있는 유리의 얼굴을 보자마자 조금 전의 지저분한 방의 이미지는 이미 안드로메다로 가버렸다.
유리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 방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방이 되어있었다.
동우는 천천히 유리 앞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동우의 눈앞에는 파라다이스가 열려있었다
유리의 잠옷상의가 말려 올라간 것이였다
눈앞의 직접적인 자극에 동우의 분신은 벌써 반응을 시작할려고 하고 있었다.
‘참자 참아 아 신이시여, 나에게 이런 시련을…’
동우는 마음속으로 애국가를 부르면 유리를 조심스럽게 부르기 시작했다
"유리씨...유리야 일어나 이제 연습하러 가야지"
그러자 유리는 더욱 이불속으로 파묻히면
"응~~음 제가 오빠 좋아하는 거 알죠 5분만 더 잘께여.."
"헐.. 먼 소리람"
그렇게 동우는 진짜로 5분을 기다렸다.
'먼 짓인지..'
5분을 기다린 동우는 조심스럽게 손을 유리의 몸에 대고 살짝 흔들면서 깨우기 시작했다.
"유리야 이제 일어나 5분 지났어"
이번에도 역시 유리는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동우의 마음은 타 들어갔다.
마음을 가다듬고 또 다시 동우는 유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유리야~"
"음~ 오빠 진짜 제가 오빠 사랑하는 거 알죠 그러니까 10분만 더요 .."
"켁~"
유리의 사랑한다는 그 말에 동우는 또 다시 부동자세가 되버렸다.
"매니저오빠 유리 안 깨우고 머해요?
풉~홍당무처럼 얼굴은 또 왜 그래요?"
방문이 열리면서 태연이가 들어왔고 동우의 그런 모습을 보고 간신히 웃음을 참고 있었다
"어. 지.지금 깨울려고.."
"제가 깨울 테니까 얘들 아침이나 차려 주세요
반찬은 다 냉장고에 있고요 밥만 퍼주시면 되요."
동우는 그렇게 도망치다시피 유리가 있는 방에서 나왔다.
거실에 나오니 여기저기 소녀들이 바쁘게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 소녀들 사이에서 동우는 이미 투명인간이 되어있었다.
'얘들아 난 안 보이는거니 남자가 들어와 서있는데도 ㅠㅠ'
서현이만이 동우에게 와서 간단히 인사를 하였다
'역시 막내는 다 착한건가..'
동우는 서현이를 보자 동생 주현이가 생각났다.
'만약...이지만 우리 주현이도 살아있었다면 지금 서현이 나이가 되어 있겠지'
동우는 오늘따라 주현이가 더 생각이 났다.
'어젯밤 꿈에도 봤잖아 주현아... 근데 제길 또 생각나네..우리 꼬맹이..'
동우는 약간의 눈물을 훔치고서야 진정이 되었다.
그 장면을 태연은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다
'내가 너무 심한 장난을 쳤나....남자가 그런걸로 울기는 치..'
태연은 동우의 눈에 눈물이 맺힌것을 보고서는 이상한 마음이 들었다.
동우는 마음을 가다듬고 아침을 차리기 위해 냉장고 문을 열였다
냉장고는 방보다 더 한심했다.
'어떻게 여자 9명이 사는데 이게 뭐니 진짜..'
아침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 들어오다 보니 밥을 챙겨 먹을 시간도 없고
귀찮아서 대충 그냥 끼니를 때우는 거 같았다.
동우는 3년 전쯤에 자기 모습을 보는 거 같았다.
밥 먹는것조차 귀찮아졌던 때를..
반찬들은 마트에서 산 것으로 보이는데 오래되어 말라있었고
특별히 해 먹으려고 해도 재료들도 없었다.
이건 뭐 아침을 먹는다기보다 그냥 허기를 채운다는 개념이었다.
동우는 그나마 있는 반찬으로 아침을 차리자 소녀들이 하나 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매니저오빠, 오빠는 안 드세요? 아침 안 드셨으면 같이 먹어여."
윤아가 제일먼저 식탁에 앉으면 동우에게 식사를 권하였다
"어.어.. 난 먹고 왔어
난 밖에 있을 테니까 먹고 어서 나와"
그렇게 동우는 밖으로 도망치듯 나와버렸다
식탁안..
9명의 소녀들이 식탁에 모두 모여 아침을 먹고 있었다
써니는 반찬을 깨짝깨짝거리면 투정을 부리고 있었다
"반찬들이 다 쪼그라 들었어ㅠㅠ 이번 주말에 나가서 좀 사와야겠다.
근데 저 사람이 새로 온 매니저야?"
"그런가 보네"
제시카는 밥맛이 없는지 팔짱을 낀채 앉아 건성으로 대답해주었다
"근데 생각보다 별로다 그지"
"야 시카 써니 밥 안먹을거야? 이야기 그만하고 밥이나 드셔"
태연이는 뭐가 못마땅한지 써니의 이야기를 끊어버렸다
"그럼 아까 날 깨우러 온 사람이 민호오빠가 아니고 저 오빠였어?"
"너 또 민호오빠한테 하는 거처럼 했지? 사랑한다고
너 그거 병이야 병, 잠만 자면 아무한테나 사랑한다고 그러는 거"
유리는 창피한지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제시카는 그런 유리를 타이르고 있었다.
"근데 그 뒤로 묶은 머리면 수염이며 난 첨에는 이외수선생님 젊은 모습인지 알았지 머야"
효연이의 말에 태연이를 제외한 모두가 동의하는듯 웃기 시작했고
써니도 맞장구를 쳐주었다
"그러고 보니 진짜 닳았는데 ㅋㅋ 근데 태연아 넌 안 웃겨"
"야 하나도 안 닮았어.. 그리고 순진하고 착해 보이던데 매니저 오빠 앞에서는 대놓고 그러지마."
"머야 우리 탱구 스탈이 저런 타입이였어ㅋㅋ"
"아냐 절대.. 절대.. 난 조인성 강동원이라구"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동우로 인해 소녀들은 오랜만에 즐겁게 아침식사를 할수있었다.
'나 원 참 여자가 그렇게 고팠나..
그런 진심 없는 사랑한다는 말에도 내 마음이 흔들릴 정도로...
하긴 3년 동안 실제로 본 여자는 만화방 알바생 뿐이니'
동우는 문밖에서 그런 자신의 모습에 한심하게 느끼고 있었다
꼬르륵~
아침을 먹지않은 동우는 이제서야 배가 고픈것을 느꼈고 소녀들을 기다리는 시간은 길어지기만 했다
집안에서는 소녀들의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현재 자신의 위치와 비슷한 벽으로 나누어진 집안과 집밖,
동우는 소녀들과의 왠지 모를 벽을 느낄 수 있었다
배고픔과 알 수 없는 벽 그 두가지는 동우를 더욱 더 애처롭게 만들었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금세 소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동우는 소녀들을 숙소에서 차까지 에스코트를 하였다
'여기서 저까지 먼 일이 생긴다고 이런 것까지 해야 하나 참'
그렇게 소녀들을 밴에 다 태운 후 동우도 탔다.
동우 옆에는 태연이가 타고 있었다.
연습실로 가는 동안 소녀들은 자기들끼리 이야기하느라 바빴다.
태연이만이 동우에게 가끔씩 말을 걸어줄 뿐이었다.
연습실로 향하는 중 어딘가에서 동생 주현이의 이름이 들리기 시작했다
'이제 환청까지 들리기 시작하잖아ㅠㅠ'
하지만 또 다시 들려오는 선명한 그 이름 주현..
동우는 놀란 마음에 그만 서 버렸고 사고가 날 뻔했다.
“머해요 매니저오빠? 사고 날뻔했잖아요!!"
“어 미안, 잠시 딴 생각한다고”
소녀들이 시선은 모두 동우에게 집중되었고 동우는 사과를 하느라 바빴다
얼마에 시간이 지난후 다시 차 안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동우는 주의를 기울려 소녀들의 대화를 엿들었고 서현이를 보고 주현이라고 부르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동우는 소녀들 입에서 주현이라는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 충격을 먹어
왜 서현이가 주현이라는 이유를 묻지도 못했다.
그렇게 동우는 의구심만 가진 채 연습실을 도착하게 되었다.
"다 왔다 얘들아, 밤에는 언제쯤 오면 되지?"
"오빠 폰 좀 주세여"
"어?"
"빨리요."
태연은 동우의 폰을 받더니 번호를 찍고서 통화버튼을 눌렸다.
"이게 저 폰번이예여. 저희가 몇 시에 오라고 문자 드리면 그때 오시면 되요 알겠죠?"
"어 알았어"
그렇게 한차례 폭풍이 지나갔다.
'휴 이제 끝났네 2시간이 꼭 20시간 같잖아'
동우는 곧장 겜방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네이버에서 서현을 검색하였다.
그러자 서현이의 본명이 주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6월 28일 생일까지 똑같잖아..그때는 왜 주의 깊게 검색을 못해봤을까..'
동우는 서현보다는 태연과 윤아 위주로 검색을 하다보니 서현이 막내라는 사실만 알뿐 아는것이 없었다.
동생 주현이와 이름과 나이 심지어 생일까지 같은 소녀시대의 서현..
'내 동생 주현이에게 잘 하지 못 했던 것을 서현이에게 잘해주라는 신의 장난이란 건가..
.. 이게 신의 장난이라면....'
'그래 기꺼이 받아주지!!!'
동우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비하인드 스토리
- 태연 이야기 -
며칠 전 부터인가 민호오빠가 운전을 하면서 무척이나 말이 많아졌다.
어찌나 자기 후배 자랑을 하는지
착하고 성실하다든지 매력 있다든지..
근데 이상한 게 잘 생겼다라는 말을 하지 않지..
외모에 대해선 칭찬을 안 하니까 더 보고 싶잖아ㅋㅋㅋ
나이도 민호오빠보다 2살이나 어리고 조금 기대가 되는데...
그런 부픈 맘을 안고 드디어 첫만남이 이루어졌다.
근데 7시 30분 왜 이렇게 일찍온거지..
민호오빠는 8시 넘어서 오는데..
현관문을 열자 띵~~~
모든 환상이 무너져버렸다..
'머야 저 꼴은 민호오빠보다 더 늙어 보이잖아. 27살 맞아 30넘어 보이잖아'
'저 장발은 머고 저 수염은 머야 진짜 깬다.'
저쪽에서 먼저 악수를 청하자 나도 모르게 악수를 하고 말았다.
그렇게 우린 가볍게 인사를 나눈 후 난 오빠에게 얘들을 깨워달라고 부탁했다
우리 중에서 가장 깨우기 힘든 유리를 부탁했다.
나의 환상을 깬 보복이랄까
티파니를 깨우고 나오는데 유리방에서 홍당무가 된 매니저오빠를 보게 되었다.
'순진한 면도 있네 크크'
거실로 나오는 순간 눈가가 촉촉히 젖은 오빠를 보게 되었다
내가 너무 심해나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
그것이 전부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왠지 모르게 저 눈 우수에 찬 저 눈빛 왠지 슬퍼 보인다.
또 다른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었다.
저 눈을 보고 있으면 왠지 내 마음까지 저려왔다.
특별히 연습생 시절부터 친한 민호오빠가
자기 후배 잘 부탁한다고 이야기 한 것도 있지만 왠지 그 눈빛 자꾸 신경 쓰였다.
연습실 전화번호를 줄 수도 있었지만 나도 모르게 내 폰 전화번호를 주고 말았다..
내가 왜 그랬지 ... 다시 되돌릴 수도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