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설레임...
악몽에서 깨어난 동우는 한참을 멍하니 침대에 누워있을뿐이였다.
웡~~웡~~
어딘가에서 휴대폰 진동소리가 들려왔다
'어 전화 올 때 없는데 누구지..
책방 아저씨인가?'
용준이를 제외하고는 동우번호를 알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어 전화가 오는 일은 드물었다
간혹 보험에 가입하라고 오는 여자와의 통화만 있을뿐이였다
동우는 침대에서 일어나 힘겨운 몸을 이끌고 휴대폰을 찾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너 동우 맞지?
이 새끼 어떻게 나한테 까지 연락을 안 할수가 있냐?
나 민호형이야, 이민호"
어디선가 낯이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민호형?"
갑자기 뇌리를 스치는 그 이름 이. 민. 호
동우는 고등학교시절까지 대구에서 보냈었다.
동우 옆집에는 동우보다 2살 많은 민호가 살고 있었고
민호는 동우의 우상이자 롤모델이였다.
잘생긴 외모와 큰 키 그리고 리더십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동우는 민호를 따라다녔고 그런 동우를 민호는 친동생처럼 아껴주었다
어느 날 갑자기 민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가수가 되겠다면 서울로 올라가 버렸다.
그렇게 그들은 조금씩 멀어졌고 들리는 소문으로는 어느 큰 기획사에 연습생으로 들어갔다는 것뿐이었다.
"어 형.."
"3년 전일은 나도 들었어. 그런 일 있었으면 내한테 연락을 했어야지"
그 일이 있은 후 동우는 자기 자신까지도 포기했었기 때문에
자기 주위에 소중한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지 못했다.
"미안해요 형.. 근데 어떻게 제 전화번호 아셨어요?"
"미국출장 갔다가 한인식당에서 우연히 용준이랑 만난 거 아니니 참 세상 좁더라
그래서 이야기하다가 너 얘기도 들었어.
사고얘기면 지금 니가 어떻게 지내는 것도.."
"아 그래요 용준이는 잘 있어요?
공부한다고 요새 연락도 잘 없던데"
"옛날에 봤던 그 꼬맹이 용준이가 아니라 이제야 제법 의사 같더라
놀랐어 용준이가 의사가 될줄이야"
"그놈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는데요
세상에 복수하겠다나"
민호는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동우야.. 내가 너한테 부탁할게 있어서 전화했어.."
"부탁이요?"
"그래, 올 만에 전화해서 하자마자 부탁이라니..
아주 쉬어 무조건 들어줘야 해 알았지?"
"일단 들어보고요ㅠㅠ"
"간단해 나 이번에 연수 가는데 임시로 2주일동안 내 대신 잠깐 봐주면 돼"
"연수요? 무슨 일 하시는데요?"
"그게 너 sm엔터테인먼트 라고 알지 거기서 로드매니저 하고 있거든.
이번에 나 로드매니저 졸업하거든..이제 본격적으로 매니저 연수 받으러 가는거야"
"매니저요? 농담이죠? "
"야 이 나이에 너하고 농담 따먹기 하겠냐
요새 앨범 준비하느라 행사도 없고 하는 일도 없어
그냥 아침 저녁으로 숙소에서 연습실까지 그냥 데려다 주기만 하면 돼
제발 부탁이다. 너 아님 부탁할 사람이 없다 동우야 꼭 이다 꼭 "
'갑자기 매니저라니'
동우는 의아해 하면서 민호에게 다시한번 물어보았다
"진짜로 그냥 연습실로만 데려다 주기만 하면 되는 거예요?
근데 누구 매니저인데요?"
"너 소녀시대라고 알지? 남자라면 당연히 알겠지"
"컥! 제가 소녀시대 매니저를 하라고요?"
동우는 거절 할 수가 없다.
민호의 마음을 알기 때문이다.
이렇게 간단한 일을 할 사람이 동우 밖에 없다는 것이 말이 안되기 때문이다.
이건 부탁이 아니라 동우를 위한 배려인걸 알기 때문이다.
"근데 제가 하고 싶다고 하는 게 아니잖아요. 전 그런 일을 한적도 없고"
"야 나 이민호를 뭐로 보는 거야 내 한마디면 무조건 콜이야
내가 벌써 다 얘기해났어.
넌 몸만 오면 돼 그 동안 내가 사는 곳에서 살면 되고,
담주 월요일부터니까 주말에 전화해라 올 만에 술이나 한잔하자"
"네 형..그럼 주말에 봐요."
"그럼 주말에 보자 이만 끊을게. "
'휴~ 의외로 쉽게 해결되었네..하긴 3년이란 시간이 길긴 길지'
민호는 동우가 쉽게 허락하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뚝...뚝..
'정말 고마워요 형..소녀시대라...
몇 명이더라 좀 멤버가 많은 거 같던데..
태연 윤아 정도는 알고 있는데 다른 애들은 듣보잡들이잖아'
동우는 컴퓨터에 앉아 하나둘씩 검색하기 시작했다
'임시라지만 최소한 매니저란 사람이 멤버 이름도 모르면 안되겠지
할 일도 없는데 애들 검색이나 해볼까...
음 태연, 윤아는 알고 있고 유리, 서현, 수영, 효연, 제시카, 티파니, 왜 이리 많은거야
그리고 써니 헐 이수만 조카야? 애한테는 잘 보여야겠는데, 민호형한테 누가 안되게..'
'다들 예쁘긴 예쁘네ㅋㅋ'
동우는 소녀들의 사진들을 보면서 흐뭇해 하고 있었다.
'이제 얘들나오는 쇼프로나 다운받아 볼까나
어디보자..'
동우는 한참을 둘려보더니
'어 이건 뭐지? 윤아를 닮은 야동이라?'
동우는 자신도 모르게 그 파일을 다운 받고있었다.
방금 전 윤아의 사진들을 본지라 동우는 내심 기대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곧 기대는 실망으로 변하였다.
'그럼 그렇지. 매번 또 낚이다니 아~ 아까운 내 포인트
하여튼 제목만 보고 낚이면 안된다니까'
동우는 영상을 대충 넘겨 보았다
'머 윤아는 안닮았어도 그래도 괜찮은 얼굴이네 나중에 천천히 봐야지'
동우는 그 파일을 다른 폴더에 보관해두었다.
그렇게 동우는 주말이 되기까지 소녀시대가 나오는 쇼프로들을 보면서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주말이 되자 동우는 대충 옷가지를 챙기고 민호를 만나러 집을 나섰다
'집을 비우는게 몇년만인지...정말 오랜만에 여길 떠나네'
동우는 집을 한번 둘려본 뒤 발걸음을 돌렸다.
오랜만에 만난 민호와 동우는 밤이세도록 술을 마셨다.
동우는 처음으로 필름이 끊긴다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민호와 어떻게 해서 집에 들어간지도 생각이 안 났다.
동우는 깨질 거 같은 머리를 부여잡고 일어나서 시계를 보니 벌써 저녁이었다.
'얼마나 잔 거지 도대체...아 머리 아파. 어제 언제 들어온 거야?'
모든 것이 백지였다. 오직 생각나는 건..
"얘들한테서 고생 좀 해봐라 요 녀석 ㅋㅋㅋㅋ"
이렇게 썩소를 날리는 민호의 얼굴만 떠올랐다.
'머지 이 불길한 예감은...'
윙~윙
방안에서 울리는 진동소리
"여보세요?"
"이제 일어난 거야? 밥은 챙겨 먹었냐?"
"아뇨, 형은 멀쩡하네여"
"사회생활 할려면 이 정도는 약과지"
"형 근데 어디세여? 저 혼자 버려두시고ㅠㅠ"
"쏘리하다. 나도 연예산업 좀 하자 ㅋㅋ
2주일 동안 못 본다고 여친이 난리 쳐서 붙잡혀서 나도 죽겠다
아참! 너 내일 아침 7시까지 얘들 숙소 앞으로 가야 한다.
얘들 시간 늦지 않도록 잘 데려다 주고 그 다음부터는 너 자유시간이야
이참에 시내 구경도 하고 여자구경도 하고 밤 9시정도에 얘들한테서 연락 올꺼야
그때 연습실로 가면 될 거야"
"네, 진짜 간단하네요"
"아 그리고 너 머리도 좀 만지고 수염도 자르고 원시인도 아니고 그게 먼 꼴이니,
그럼 일주일 동안 수고해라 무슨 일 생기면 바로 나한테 연락하고"
"네"
동우는 일어나 라면으로 대충 허기진 배만 채우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
하지만 동우는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
내일 소녀들과의 아니 결코 만날 수 없을거 같던..
tv속에서만 보았던 소녀들과의 만남에 설레였다.
동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노트를 꺼내어 무엇인가를 적기 시작했다.
그리고 노트 한페이지가 검게 변할때까지 쓰기를 반복했다
'내일 첫인사를 어떻게하지..
안녕.. 난 김동우야
아니야 아무리 내가 나이가 많더라도 만나자마자 반말은 그렇겠지.
안녕하세요 김동우예요..
아니야 이건 너무 식상하잖아..
.........................
.........................'
동우는 그렇게 침대에 쪼그려앉아 펜을 잡은채 잠이 들었다.
-비하인드 스토리-
민호 이야기
나 이민호
자칭 대구 f4 중에 한 명 하하하!!
집안 빵빵해 얼굴 잘생겼어 키도 커 노래도 잘 해 이건 뭐.
신은 왜 이렇게 불공평한 거야 ㅋㅋㅋ
그러나 고3졸업을 앞두고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아버님께서 경영하시던 회사가 부도 직전이라니.
어머니께서는 집을 나가버리셨고 아버지께서는 돈을 구하러 전국을 돌아다니시고 있다.
이런 날벼락이.. 자칭 대구 최고의 킹카가 하루 사이에 바닥으로 떨어지기 직전이다.
아버님께서는 친구이신 동우아버님에게 날 부탁하셨지만 난 동우아버님의 성의를 무시하고 서울로 가기로 결심했다.
사나이 가오가 있지.
이런 모습을 내가 아끼는 동우와 내 추종자들에서 보여주기가 싫었다.
난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했다.
서울로 가수가 되기 위해 갈 거라고 ...
서울로 올라간 난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었다.
그렇게 힘들게 생활하던 중 동우아버님께서 문득 찾아오셨다.
나에게 술을 사주시던 동우아버님
"민호야 남자란 자존심만으로 사는 게 아니란다.
때로는 굽힐 줄도 알아야 해.
남의 도움을 받는다는 게 부끄러운 일이 아니란다.
그걸 이겨내고 성공해서 멋지게 보답하는 게 더 중요하단다.
일단 그만둔 학업부터 계속 하렴"
그렇게 나에게 돈봉투를 내주셨다.
그리고 매 학기 등록금과 생활비를 보내주셨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간 뒤 어느 카페에서 알바를 하던 중 때마침 나에게 한줄기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떤 남자가 나에게 오디션을 보라면서 명함을 주었다.
바로 sm엔터테인먼트 .. 우리나라 최고의 기획사..
난 그렇게 sm에 늦깎이 연습생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렇게 2-3년이란 세월을 죽어라 연습하였지만 현실은 암담했다.
어린 나이에 치고 올라오는 아이들을 도저히 내가 이길 수 없었다.
가수의 길을 포기하려는데 날 좋게 봐주신 김부장님의 권유로 매니저 일을 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미국에서 동우친구 용준이를 만나게 되었고
3년 동안 폐인생활을 하고 있는 동우와 동우아버님에 관한 이야기도 들었다.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아직 다 갚지 못한 빚이 있는데......
난 일을 하는 둥 마는 둥 끝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갔다.
'그래. 용준이 말대로 일단 동우 기분전환부터 시키자.'
'데이트라...얘들이 시간이 날려나..
3년동안 혼자 지냈다는데 동우가 쉽게 승락을 할려나..'
난 일을 핑계삼아 동우를 설득하기로 마음 먹었다
일때문이라면 동우라도 쉽게 거절하기 못할꺼 같았다
난 곧장 회사로 가서 나하고 친한 팀장님에게 이야기하였다.
"저 팀장님 이번에 연수때 말입니다."
"그래 다음주인가"
"네.. 근데 그때 혹시 임시로 누가 저 대신 들어가나요?”
"슈쥬 쪽에서 한 명 보내 주기로 했네.. 근데 왜 그러지"
"혹시나 말인데요. 제가 진짜 진짜 아끼는 후배가 있는데요.
그 후배가 대신 하면 안될까요? 요새 행사도 없고 ......"
"그 친구 이쪽 일 계통으로 일해 본적 있나?"
"아뇨 생초짜이긴 한데 진짜 내가 100프로 보장합니다.
제가 모든걸 다 책임지겠습니다.
제가 또 사람 보는 눈은 있지 않습니까 헤헤헤."
그렇게 난 팀장님에게 술까지 사주면서 애원하다시피 했고 허락을 받았다.
이제 동우만 남았구나..
하지만 어려울 것 같았던 동우의 허락도 받았고..
동우 아버님 제가 동우 사람 한번 만들어 보겠습니다.
이걸로 동우 아버님께 진 빚을 조금이나마 갚게 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