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97 08-성장 =========================================================================
믿을 수 없었다. 분명 뭔가 야료가 있을 것이다.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 마탑과 신관, 첩보 부대가 목숨을 걸고 전투 현장을 조사했다. 소드 익스퍼트와 마도사 급의 강자는 예외없이 잡혔고 마나의 재능이 없는 병사들만 간신히 탈출해 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결론은 결국 검은 가시 덩굴의 마녀에게 모두 당했다는 것. 소드 오러가 땅을 여기저기 파헤친 흔적을 보아 붉은 마녀도 가세 했을 것이 확실했다. 그러나 그 외의 조력자는 아무런 흔적도 없었다. 없으니까 없을 수 밖에 없었다.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 것이오!”
“일단은 살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아...”
더욱 경악스러운 건 핏자국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10만 인간을 갈아 숲의 거름으로 만들어버린 드라이어드가 일부러 핏자국을 지울 이유가 없었다. 그렇다는 건 원정대가 모조리 잡혔다는 것을 암시했다.
그건 경악을 넘어 공포스러울 정도였다. 그만한 전력을 죽이지 않고 사로 잡을 능력이라니.. 엘레나의 능력을 모르는 대신들이 그렇게 생각할 만했다.
“협상단을 보내야 합니다.”
일단 마녀가 뭘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 하지만 마나 각성의 열매에 관심이 지대했던 귀족, 대신들은 마녀가 뭘 원하는지 어렴풋이 짐작했다.
마나 사용자가 오랜 수련으로 쌓은 마나.
보나마나 붙잡힌 이들은 지금 열심히 마나를 갈취당하고 있을 것이다. 분명 구해도 십 년 넘게 수련한 것들이 사라져 있을 터이다. 하지만 그들은 다 어느 귀족 가문의 소중한 인재들이며 가문에 기여한 공로자들이었다. 정치적 이해, 인망, 명예과 평판을 생각하면 그들을 포기하기 힘들었다.
“그렇다면.. 누구를 거래 대상으로 정할 겁니까?”
“황실 친위대를 조건으로 걸겠다.”
황제가 입을 열었다. 며칠 만에 모습을 드러낸 그의 얼굴은 폭삭 늙어 있었다.
“폐하! 그들은 제국의 기둥입니다!”
황실파 대신들이 기겁했다. 황실 친위대는 평민 중에 마나의 재능을 가진 이들을 선발해 황실이 자비를 들여 키워낸 황실의 무력 기반이었다. 그런데 그런 이들을 어찌 희생시킬 수 있다는 말인가?
“잡힌 자들도 제국의 기둥이다. 그들이 제국을 위해서 희생한 것이 적지 않은데 어찌 그들을 버릴 수 있겠는가?”
황제의 말에 대신들이 숙연히 고개를 숙였다.
바로 이것이었다. 제국이 제국이며 대륙의 패권을 잡을 수 있었던 이유. 그리고 아인종들이 넘기 너무나 힘들었던 아성의 정체.
“그리고 황녀는 버린다.”
“폐하!”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지 않는가?”
황녀는 공식적으로 버려졌다.
협상단은 빠르게 꾸려졌다. 마탑 측, 판테온 측의 인사도 포함되었다. 그들은 시꺼멓게 탄 전투 현장을 지나 차마 볼 수 없는 지옥을 마주했다.
“웁! 우욱!”
“우으으으음!”
시커먼 촉수들이 천여명이 넘는 사람들의 몸을 휘감고 있었다. 원정대는 모두 하나 같이 알몸이었는데 그들의 입과 항문이 꿈틀대는 촉수에 유린당하고 있었다. 여성기에도 촉수가 박혀 있는 것은 물론이고 남자들은 하나 같이 아랫도리가 촉수 끝에 파묻혀 있었다.
저게 바로 그 소문으만 듣던..
협상을 위해 온 귀족 몇이 서로의 귀에 속삭였다. 1차 원정대 인원들 사이에 동성애가 부쩍 늘은 이유가 바로 저것 때문인가 보다며 과연 소문은 헛소문이 아니었다며 수군댔다.
마탑에서 나온 이들은 정기를 빨아들이는 방식에 대한 혐오감 어린 호기심에 상황을 구경하다가 잡혀 있던 경쟁자들을 발견하고 비웃음 어린 미소를 지었다.
신관들은 경악했다. 대주교가! 대주교가!
그들은 신을 찾으며 눈을 감았다.
그렇게 리나의 무력 시위 현장을 지난 그들은 마침내 그녀를 만날 수 있었다. 그녀의 옆에는 말로만 듣던 붉은 마녀가 적홍색 눈을 가늘게 뜨며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협상의 내용은 간단했다. 10명당 소드 익스퍼트 하나. 8명의 마도사는 화염법사 계열로 화염의 마나를 품은 여마법사(마나양은 4서클 마도사에 맞추어서). 성녀와 대주교의 경우에는 한 명당 두 명의 교구 성봉사녀들(순결을 잃어 성녀의 자격을 박탈당하거나 성녀 후보의 자격을 잃은 사실상 신전 성노예).
100명의 소드 익스퍼트를 추가로 잃는 것이 뼈 아팠지만 전체적으로는 오히려 후한 조건이었다. 특히 쓸모도 없는 성노예로 대주교들을 구할 수 있으니 판테온의 입장에서는 남는 장사나 마찬가지였다. 다만 성녀들의 경우에는 좀 시간을 두고 풀어준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처녀성은 걱정말라고 신의 이름을 걸고 확답을 받았다. 드라이어드라도 신의 이름을 건 맹약은 함부로 할 수 없었기에 신관들은 안심했다.
그 외에 잡힌 첩보요원은 아무런 조건 없이 풀어주었다. 대량 구매로 DC해 주는 거라고 하던가? 상인 출신의 귀족이 어렴풋이 이해한 개념이었다. 비록 수련의 결과물을 허망하게 잃었지만 완전히 망가지지 않는 것 만으로도 감지덕지였다.
흡족한 협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리나와 파이린은 곧 돌아올 소중한 애인을 맞을 준비를 했다.
“꺄아악!”
페르샤의 몸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그녀의 목구멍과 아랫쪽 구멍 두개에 촉수가 박혔다. 그리고는 열심히 뽑은 정기를 그녀의 몸에 주입하기 시작했다. 이제 그녀는 최준 전용의 성노예다. 협상단에서 그녀의 몸값은 거부했느니 확실했다.
“으읍! 으으읍!”
알몸으로 촉수에 뚫리며 허리를 퍼덕이는 페르샤를 보는 파이린의 가느다란 시선이 심상치 않았다. 예민한 감성의 그녀는(누가?) 페르샤가 자신을 향해 살기 어린 눈빛을 보내며 ‘죽여!’라고 말했던 것을 잊지 않았다. 나중에 잔뜩 괴롭혀 줄 생각이었다.
“저 왔어요!”
최준이 엘레나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그녀의 앞에 할루시아가 코알라처럼 매달려 있는 건 당연했다. 할루시아는 이미 최준의 신체 일부나 마찬가지다. 덕분에 최준의 아들내미가 숨쉴 수 있는 순간은 구멍과 구멍을 옮겨가는 짧은 순간 뿐이다.
“흐응.. 얼굴이 반들반들한게 꽤나 즐거웠나 보네?”
“하. 하. 하.”
뼈있는 말에 최준의 어색하게 웃었다. 그는 도대체 어디에 있었던 걸까?
= = = = =
“네? 침입자들이 몰려온다고요?”
“그래.”
“저도 돕겠어요!”
리나의 말에 최준이 결연한 표정으로 일어났다. 할루시아가 그의 몸앞에 달라붙어 있었다.
“필요없어.”
리나는 단호했다. 최준은 풀이 죽었다.
“없는 게 도와주는 거야.”
그녀는 결정타를 먹였다. 최준은 여전히 풀이 죽었다. 첫 마디에 기가 다 죽었다. 침대 위였으면 안 그랬을 텐데..
할루시아가 힘내라는 듯이 속살을 오물거리는 것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그럼 어디로 가요? 온천에 있을까요?”
“아니. 거기도 가까워서 위험해. 그리고 우리가 준에게 시선을 땔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서 믿을 만한 이에게 맡길 생각이야.”
응? 그럼 새로운 드라이어드? 새 마누라?
최준의 침이 꿀꺽 넘어갔다.
[준, 눈치 빨라.]
이런 쪽으로는 무지 머리가 잘 돌아가는 최준이었다.
“엘레나가 안내해 줄거야.”
“응? 같이 가는 거 아니었어요?”
“우리는 준비를 해야해서..”
리나가 말을 얼버무렸다. 그런데 말꼬리를 흐리는 것이 그 당당한 여왕님 답지 않았다. 엘레나가 그런 그녀의 태도에 대한 의문을 풀어주었다.
[언니는 큰 언니를 만나는 것이 부담스러운 거에요.]
“큰 언니요?”
최준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천년 버섯의 일족 중 한 명이에요.]
신마 대전의 여파로 삼계(신계, 마계, 정령계)로 이어지는 문이 막히고 정령들은 생존을 위해서 엘프가 되거나 드라이어드가 되어야 했다. 하지만 세상은 거대한 전쟁의 여파로 풀 한포기 찾기 힘들었다. 바다 역시 싸움의 여파로 생긴 엄청난 파도로 수초 하나 찾기 힘들었다.
그러던 와중에 동굴 깊숙히 자리 잡은 버섯이 개체수가 가장 많이 남은 숙주 대상이었다.
[사실상 천년 버섯의 드라이어드가 세상 모든 드라이어드의 원류라고 할 수 있어요. 여전히 그분들 중에는 최상급 정령에서 드라이어드가 되신 분이 계세요.]
천살이 넘은 드라이어드라... 정말 지독히도 오래 먹은 드라이어드였다.
[큰 언니는 언니를 무척이나 귀엽게 여기세요. 그런 행동이 부담스러운 거에요.]
여왕님을 귀엽게 여긴다? 여황님이라도 되나?
최준의 심장이 두근 거렸다.
곧 엘레나의 뒤를 따라 최준이 걷기 시작했다. 할루시아는 걸음 걸이마다 아앙아앙 귀엽게 신음을 흘리면서 사타구니에서 물을 흘렸다. 이제 완전히 음탕한 소녀가 되어버린 그녀는 최준의 취향에(질척하고 격정적인 섹스를 할 수 있는) 완벽히 부합했다.
온천을 지나 산을 계속 올라가던 최준은 가야하는 곳이 생각보다 멀다는 것을 깨달았다.
“머, 머내요.”
[아! 집 근방에서만 지내던 준에게는 멀 수도 있겠군요.]
들어보니 하루 종일 걸어야 한 단다.
“중간 중간에 쉬어도 되요?”
최준의 눈이 반짝이며 엘레나의 사타구니를 향했다.
[오래는 안돼요. 저도 언니를 도와야해서.]
“그럼 일단 지금 쉬고 올라가요.”
[알았어요.]
최준은 할루시아를 얼른 내려다 놓고 엘레나를 나무에 밀어붙였다. 그녀의 미끈한 각선미가 최준의 허리에 얽혔고 둘의 입술이 겹쳤다. 최준이 허리를 으쌰으쌰 쳐올리기 시작했고 그의 꿈틀거리는 등 근육을 할루시아가 손가락을 물고 구경했다. 하이엘프가 성적으로 문란해졌다.
아쉽게도 최준은 오랫동안 엘레나의 허리를 붙잡고 있을 수가 없었다. 고작 밤에 자기전에 허리를 흔들 수 밖에 없었다.
다음 날 아침에는 일찍 어떤 동굴로 들어갔다. 들어갈 수록 어둠침침할 수 밖에 없었지만 엘레나의 몸이 은은하게 발광(光)하며 동굴을 비쳤다. 그 신비로운 모습에 최준이 침을 꿀꺽 삼켰다.
“저, 저기 엘레나?”
[준, 조금만 더 가면되요.]
“그니까요.”
그러니까 그전에 한판 벌여야 하지 않냐는 논리에 엘레나가 얌전히 엉덩이를 내밀었다. 최준은 다시 할루시아는 동굴 바닥에 내려놓고 조강지처의 허리를 잡았다. 시원한 동굴 벽이 그의 물건을 포옥 감싸며 조여왔다.
차가운 동굴안이 뜨거운 훈풍이 찰 때쯤 엘레나가 최준의 몸에서 떨어졌다.
[이제 그만 가야해요.]
“쩝..”
최준은 아쉬움을 가지며 다시 할루시아의 속살에 아들내미를 삽입했다. 둘의 성교 장면에 스스로의 동굴을 만지작대며 안타까워하던 하이엘프가 굵은 기둥의 침입에 허리를 파르르 떨었다.
최준은 그런 그녀의 등을 애무해 주면서 다시 엘레나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걸을 때마다 일어나는 반동에 할루시아가 결국 히아앙 절정으로 몸을 퍼덕였지만 최준이 그녀의 허리를 끌어 안아 떨어지는 일은 없었다.
엘레나의 뒤를 따르던 최준은 엘레나가 아닌 다른 발광체를 발견했다. 엘레나가 반딧불이처럼 은은한 녹색 빛을 뿜는다면 최준이 발견한 버섯은 약간 푸르면서도 은은한 하얀 색의 빛을 풍기고 있었다.
조금 더 안으로 가자 넓은 공동이 나타났다. 넓은 공동에는 나무 같이 큰 버섯, 수풀 크기의 버섯 등등 처음 발견한 발광 버섯과 같은 종류 같지만 크기가 다른 버섯들이 풍성하게 나있었다. 마치 숲을 버섯으로 표현해 놓은 듯했다.
“우와!”
그 신비롭고 아름다운 광경에 여체 이외의 예술품에 전혀 흔들리지 않는 감성을 가진 최준도 감탄할 정도였다.
[엘레나니?]
[큰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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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시던 네번째 히로인의 등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