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9 03-침략 =========================================================================
“흐응. 그래서 포기하려고?”
도도한 여왕님의 시선에 최준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럴 수는 없죠.”
그렇게 최준은 연습을 시작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1서클 기본 마법진을 그리는 것은 포기했다. 대신에 가장 단순한 원형으로 마나를 그리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다행이 아무런 타격을 주지 않았다. 왜냐면 그것은 세계의 법칙에 간섭하려는 마법진이 아니라 단순히 마나의 배열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계의 법칙에 간섭하기 위해서 마법은 1서클 마법진부터 복잡한 상징을 사용한다. 이 상징들은 신마 대전때 천사와 악마에게서 유래되었고 그것을 이용한 초기 수행자들이 마침내 세계의 법칙에 간섭하는 것이 가능해졌던 것이다.
그렇게 따지면 최준이 하는 일은 초기 마나 수련자들이 하는 일과 매우 비슷했다. 단지 의지만으로 마나를 다루는 것이다.
그러나 최준의 수련은 얼마가지 않았다.
[준. 나. 급해.]
나무에 손을 대고 엉덩이를 내민 파이린의 다리 사이에서는 맑은 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원래 그럴 필요는 없지만 음흉한 여우인 그녀는 기회가 될 때마다 준에게 시각적 흥분을 제공하고 정을 받으려고 했다.
리나? 여왕님은 그냥 최준을 침대에 눕히고 허리 위해 걸터 앉으신다.
아무튼 최준은 진도가 나가지 않는 수련에 답답함을 느끼고 파이린의 옹달샘에 답답한 마음을 풀기 시작했다. 역시 섹스가 스트레스 해소에는 최고였다.
파이린의 적당한 크기의 가슴이 최준의 아랫도리가 철썩철썩 부딪힐 때마다 흔들렸다.
최준의 수련은 겨울 내내 계속 되었다. 최준은 억울하게도 주인공 보정이 없어서 마법진을 형성할 머리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마법을 포기했다.(대신에 다른 것을 보정해 주지 않았느냐?)
그러나 심심치 않은 취미를 하나 가질 수 있게 되었는데 그것은 마나를 배열하는 것이었다. 마나의 배열은 마치 프라모델을 조립하는 것 같은 긴장감과 재미를 부여하였다. 마나의 재능을 가진 최준의 눈에는 자신이 형성한 마나의 모습이 뿌연 안개처럼 보였고 생각만 하면 갖가지 모양으로 형상을 변화 시켰다.
물론 그것은 그의 마나였기에 그의 감각에만 느껴지고 다른 존재는 볼 수도 없었다. 당연하게도 그가 구성한 마나가 다른 이에게 간섭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하지만 상당히 고무적인 효과를 하나 가질 수 있게 되었는데 그것은 파이린이 불어 넣어준 양기를 신체 내라면 어느 정도 이동 시킬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양 검지 끝에 양기를 집중시켜 정절에 바들바들 떠는 여왕님의 유두를 꼭 꼬집어 실신시킨다던가 파이린의 귀와 혀를 손가락으로 희롱하며 쾌감에 덜덜 떠는 그녀의 가녀린 육체를 훑어보며 흡족해 하는 등 다양하게 써먹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최준은 역시나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면서 자화자찬을 하였으니..
“그러면 마법진은 연습 안해?”
“아, 그건 무리.”
머리속에 기억하는 것도 골치 아픈 복잡한 도형은 딱 질색이었다. 무슨 기하학 전공도 아니고 도형이 그게 뭔가? 일정한 패턴이 있는 것처럼 있는 것 같지 않고 어떤 부분은 직선이고 어떤 부분은 정확하게 재현하기도 힘들 정도로 구불구불한 곡선이니 손으로 따라 그리는 것도 짜증 날 정도였다.
지금까지 백 번을 넘게 따라 그려보았지만 그때마다 미묘하게 틀린 부분이 있었기에 단기적인 목표로 삼기는 포기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하루 아침에 일어나서 파이린이나 리나와 한 판하고 한 번 그리고 난 뒤 해질녘까지 빈둥빈둥 섹스나 하다가 한 번 그리고 나서 해가 지고 나서는 따뜻한 드라이어드 육침대에서 잠을 자는(물론 잠만 자지는 않는다.) 일과표에 충실하기로 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완벽히 외워지지 않겠느냐는 낙관적인 태도였다.
그렇게 시간은 지나고 어느새 눈이 녹기 시작했다.
[여기 있으면 안 돼?]
“날 보고 싶으면 찾아와요.”
[그래도 돼?]
“안 될게 뭐가 있어요.”
헤어짐은 언제나 아쉬웠다. 하지만 조강지처가 기다리는 무화과 나무집으로 최준은 도도하게 걷기 시작했다. 그의 허리춤에서는 그 동안 잔뜩 모아둔 양기의 열매가 든 푸짐한 주머니가 매달려 있었고 그의 입가에는 음흉한 미소가 매달려 있었다.
= = = = =
“엘레나! 나왔어.”
오랜 외유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가장처럼 최준은 흥겨운 기분으로 집안으로 들어갔다.
[왔어요?]
그리고 눈을 반쯤 감은 엘레나를 만났다. 최준은 움찔했다. 마치 집에 돌아온 남편이 마누라에게 바가지를 긁힐 것을 예상한 것처럼..
최준은 엘레나의 반쯤 감은 눈은 사실상 도끼눈이나 마찬가지라는 것도 그동안의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그는 쭈뼛쭈뼛 엘레나에게 다가와 그녀를 보듬었다.
[준. 여기 앉아봐요.]
엘레나는 그런 준을 바닥에 앉히고는 마주 앉아서 잔소리, 아니 주의사항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준은 저의 적합자에요. 적합자라는 존재가 드라이어드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아.. 길다..
[… 그러니까 준이 이곳에 나타난 것은 저에게 운명이 부여하신 축복이며..]
아... 지루하다...
[.. 준은 자신의 몸과 안전을 좀 더 챙겨야할 의무가...]
엘레나의 잔소리는 끝이 없었다. 리나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돌아가면 각오하는게 좋을거야’라고 말했던 것의 원인이 여기에 있었나?
하지만 겨우 이정도야..
백수로 지내며 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듣기 싫은 엄마의 잔소리도 한 귀로 흘리는 스킬을 보유한 그였다. 그리고 엘레나의 잔소리는 전혀 공감이 되지 않아 엄마의 잔소리처럼 양심이 찔리지도 않아서 대충 듣기에도 문제가 없었다.
잔소리게 지루해진 준의 눈에 천조각으로 받쳐진 그녀의 풍만한 가슴과 홀쭉한 허리라인, 그리고 이쁜 곡선의 골반과 쭉 뻗은 미끈한 다리가 들어왔다. 다리사이의 천조각도 보였는데 그 너머 에메랄드색 수풀이 자동적으로 연상되었다.
[준. 집중해요.]
그래, 하면서 듣자.
준은 서둘러 엘레나를 밀어 땅바닥에 눕히고 그 위에 타고 올라갔다.
[준. 지금 제가 말하고 있잖아요.]
준은 참지 못하고 그녀의 달콤한 타액을 빨면서 서둘러 그녀의 다리를 벌렸다.
‘미안. 좀 급해요. 하면서 들을게요.’
엘레나와 생활이 편한 이유는 그녀가 자신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좀 거부감도 들었지만 오히려 자신이 원하는 욕구에 즉각 부응하고 변태같은 생각도 비난하지 않고 수용해 주니 어느새 익숙해 졌다.
[그러니까. 다시 말하면 준은 소중한 존재니까..]
‘응. 응. 알았어. 좋네.’
철벅 철벅.
이제 쌍둥이의 아버지가 되어 살기로 결심한 변태 최준은 망설임 없이 그녀의 옹달샘과 뒷동굴에 각각 아들내미를 집어 넣고 허리를 놀려 그녀의 안을 쑤걱쑤걱 쑤시기 시작했다.
아. 이 얼마만에 느끼는 시원함이란 말인가?
[… 준. 듣기 지겹겠지만 또 들으세요. 준은 자신의 위치를 자각하고 자신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잔소리를 들으며 속살을 즐기는 것도 또 신선한 경험이었다. 어차피 텔레파시로 대화를 하니 그가 허리를 쳐올리며 그녀의 입을 막고 달콤한 타액을 탐해도 그녀가 하는 말은 어차피 다 뇌에 직접 전달하게 되어 있었다.
[준은 우리에게 중요한 존재에요.]
‘응, 알아요.’
철퍽! 철퍽!
[그러니 준은 자신을 소중하게 여겨야해요.]
‘네, 당연하죠.’
첩! 첩!
[이번처럼 함부로 모르는 드라이어드를 따라가면 안돼요.]
‘네, 알겠어요.’
쑤걱! 쑤걱!
최준은 그녀의 말을 건성으로 들으면서 허리를 쑤시고 있었다. 솔직히 그건 그의 잘못은 아니었다. 왜냐면 엘레나 그녀가 잔소리를 하면서도 너무 잘 조여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국화꽃의 조임이 뿌리를 조이는 링과 같기에 최준이 허리를 흔들때마자 귀두 밑까지 문질러졌다가 다시 뿌리쪽으로 돌아갔다.
옹달샘의 조임은 속 주름이 휘감고 빨아들이면서도 사정시의 쾌감을 유지시켜 주기 위해서 전체적으로 강하게 압박해 주었다.
최준이 엘레나의 말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 결코 전적으로 그의 탓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럼 왜 엘레나는 쓸데도 없이 계속 최준의 뇌리에 잔소리를 하는 것일까?
간단하다. 인간은 반복으로 습관을 형성한다. 인간의 조건반사는 대뇌의 발달로 인해서 파블로프의 개보다 약간 더 복잡한 반응을 할 수 있다.
즉, 계속 몸조심하고 함부로 어디가지 말라는 잔소리를 하다보면 어느샌가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섹스를 하고 있는 몽롱한 와중에 귀에서 해석을 거칠 필요가 없는 텔레파시 언어라면 효과는 극명하다.
설사 최준이 새로운 드라이어드를 만나 그 드라이어드의 가랑이에 물건을 쑤시고 있을 때에도 그 드라이어드가 자리를 옮기자고 한다면 엘레나의 말이 생각날 것이다.
물론 그 이후의 선택은 전적으로 최준의 몫이지만 이미 파이린의 경우도 있겠다, 리나와 엘레나에게 걱정을 끼쳤다는 사실을 알게 된 최준은 따라가지 않는 것을 선택할 것이다. 의외로 이 음란한 적합자는 의리와 도리를 지킬 줄은 알고 있었다.
[.. 그러니까 함부로 연락도 없이 따라가면..]
끊임없는 잔소리. 하지만 최준은 전혀 싫증나지 않았다. 엄마처럼 땍땍거리는 것도 아니고 맑고 고운 음성으로 차분한 어조에 마치 어린 자식의 안전을 걱정하는 것 같은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
‘아. 이런것도 좋다.’
이런 듣기 좋은 잔소리와 질퍽한 섹스라니.. 뭔가 조합이 언밸런스 하지만 좋은 건 좋은 것이 아니던가?
그렇게 한참을 허리를 흔드니 사정감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가요!’
최준은 그렇게 소리치며 말랑말랑 촉촉하고 매끄러운 그녀의 혀를 빨아삼키며 허리를 밀어 넣었다.
아들내미의 각 머리가 직장과 대장의 경계선과 자궁구를 짓눌렀다.
그리고 엘레나는 타이밍에 맞추어 옹달샘의 조임을 풀었다. 그러자 대량의 정액이 시원하게 그녀의 자궁으로 푸쥿푸쥿 뿜어졌다.
“하아. 하아.”
최준은 그녀의 몸위에 엎어져 숨을 골랐다. 그녀의 부드럽고 말랑한 가슴을 주무르며 사정 뒤의 나른한 쾌감을 음미했다.
[.. 그러니까 준은..]
했던 얘기를 또하고 또하고.. 하지만 최준은 전혀 지겹지 않았다. 다 자신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나온 말이고 조용하고 나긋나긋한 전달방식은 전혀 기분 나쁘지 않았으며 맑고 고운 음색이 듣기가 좋았다.
약간의 휴식시간. 언제나 자신의 쾌감을 존중해주는 훌륭한 조임과 몸동작, 그리고 텔레파시 동조에 의해 자신이 사정쾌감을 느낄 때 몸을 부르르 떠는 엘레나. 최준에게 가장 익숙하고 안정적이며 휴식을 취하는 것 같은 섹스였다.
그는 생각했다. 겨울동안 보지 못했던 회포는 풀었다. 드디어 본방에 들어갈 시간이다!
그는 음흉한 생각을 하면서 양기의 열매가 든 주머니에 손을 집어 넣었다. 그리고 엘레나는 분명 그의 그런 음흉한 생각을 알면서도 제지하지 않았다. 그렇다! 적합자가 음란하면 어디가 어떻단 말인가?
최준이 양기의 열매를 씹어 삼키자 시원한 열기가 복부에서 생성되더니 하복부로 이윽고 음낭과 쌍둥이를 비롯해 회음부에 몰렸다.
[아!]
최준의 머릿속에 엘레나의 감탄사가 전달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쾌감에 상관없이 조여드는 동굴의 감각을 느꼈다.
새로운 반응이었다. 언제나 포용하고 자신의 쾌감만을 위해서 움직이던 속살이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