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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남자-17화 (17/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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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의 표정이 시무룩 해졌다. 기껏 이계에 왔는데 마법을 배우려고 하니 많은 걸림돌과 넘어야 할 ‘절벽’이 많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기분이 싱숭생숭했다.

그리고 리나는 싱숭생숭한 최준의 표정이 안타까웠다. 그렇다. 여왕님이지만 내 남자에게는 약한 그런 여자인 것이다.

“내가 한 번 마법서를 구해볼까?”

“네?”

“마나 각성의 열매를 원하는 인간들은 아주 아주 많거든.”

리나의 표정이 의미심장하게 미소지어 졌다. 그 미소에 대화 도중 수그러들던 쌍둥이가 다시 한번 불쑥 일어났다.

“저기. 리나.”

최준은 허리를 들썩이며 그녀의 하복부에 애타게 물건을 문질렀다.

“흐응. 어느 정도 체력이 돌아 왔으니 허락 해주도록 할까?”

다시 여왕님 모드로 돌아오신 리나가 성은이 망극하옵게도 미끈한 다리를 좌우로 쫘악 벌려 주셨다. 그 각선미에 눈이 돌아가는 것도 잠시 최준은 각 구멍에 쌍둥이를 밀어넣고 허리를 들썩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옆에서 고기를 굽던 파이린은 손가락을 입에 물고 부러운 눈으로 리나를 바라보았다.

= = = = =

칼 폰 자카르. 그는 자카르 공작가의 직계다. 물론 반쪽짜리에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비참한 신세지만 말이다.

‘마나의 축복을 받지 못한 마법사.’

자카르 공작가는 대마법사를 시조로 두고 그의 마법을 대를 이어 전수 받는 마법사 가문이었다. 직계는 물론 방계에도 유명한 마법사를 둔 제국의 몇 안되는 축을 이루는 가문이었다.

그리하여 그 권력과 권위는 황제도 함부로 할 수 없을 정도였기에 가주의 직위를 물려받는 것은 강대한 권력을 움켜 잡는 것이었다.

그러니 비록 직계로 태어났다고 해도 마나의 재능이 없는 칼은 자카르 가주의 수치였고 명목상 장자 계승의 원칙이 있다고 하나 언제든 교체될 수 있는 불안한 자리였다.

그러나 칼은 억울했다. 마법 이론만 따지면 그는 16살의 나이에 4서클에 도달한 천재 중의 천재였다. 단지 마나의 재능만 있다면 시조인 자카르 대마법사에 비견될 강력한 마법사가 될 수 있었다.

그렇다. 그 재능이란 놈 때문에.

“하아. 하아.”

추운 겨울 어두운 밤. 칼은 공작가 밖 이름없는 숲에 나와 초조하게 누군가를 기다렸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칼은 정면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시선을 집중했다. 불은 켜지 않았다. 혹시나 누구에게 자신이 그를 만나는 장면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은은한 달빛 아래에 짙은 회색빛 후드를 벗은 상대의 귀가 삐죽했다.

‘그레이 엘프.’

과거 신마 대전 때에 탄생한 마기의 숲에 적응한 엘프 일족이었다. 많은 것이 비밀에 쌓여 있었고 그들을 잡고자 한 수 많은 노예사냥꾼들이 마기의 숲으로 들어갔으나 어느 한 명도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그러나 그들의 존재는 이렇게 비밀적인 거래로 인해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다. 그들이 파는 물건은 비밀이 요구되는 물건이 많았다. 주로 마법으로도 감지되지 않는 독, 마기를 머금은 마정석이나 사령술사의 해골 등이 주로 그들이 파는 물건이었다.

“물건은?”

“여기.”

칼의 물음에 그레이 엘프는 손바닥 안에 들어갈 정도의 직육면체의 상자를 내밀었다.

“성능은 확실하겠지?”

“신용은 수 백년간 저희들이 지켜온 가치입니다.”

칼은 고개를 끄덕였다. 비밀스러운 물품의 거래를 하는 그레이 엘프에게서 구입자의 정보가 세어 나갔다는 말은 없었다. 그리고 구입자들조차 입을 열지 않았다. 이유는 서로만이 알고 있는 비밀 때문이었다. 상호 공유되는 은밀한 비밀은 돈과 협박보다 확실한 안전장치였다.

“이것의 존재가 알려진다면 마기의 숲은 인간들의 군대로 불타겠죠.”

그의 말에 칼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자신이 들은 그대로의 성능이 확실하다면 수 많은 귀족들이 눈에 불을 켜고 자신의 손안에 든 것을 확보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그럼 지불은...”

“여기.”

칼은 네모난 보따리를 내밀었다. 그레이 엘프 상인은 보따리를 풀어 안에서 두툼해 보이는 책을 몇 권 꺼냈다. 그리고 진품이 맞는지 확인하기 시작했다. 어두운 밤이었지만 눈이 밝은 그레이 엘프에게 어둠 속에서도 글을 읽는 것에 문제는 없었다.

“확실한 진품이군요.”

그의 말에 칼에 입맛을 다셨다. 그레이 엘프는 인간들처럼 황금으로 거래하지 않는다. 그들은 비밀스러운 물품을 거래하는 만큼 비밀스러운 물품으로 값을 치뤄야 했다.

그가 대가로 지불한 물건은 가문의 1서클부터 9서클까지의 기초 마법서 필사본이었다. 은밀하게 거래를 제안받은 이후로 필사적으로 은밀하게 직접 받아적느라 얼마나 노심초사 했는가?

물론 마법서는 비전으로 분류되며 각 마법사 계통과 마탑에서 엄격하게 관리하며 마법서의 유출은 무조건 사형이었다. 하지만 칼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가만히 있어도 잡음없이 다른 직계에서 후계자리를 주기위해서 죽을 판이었고 그는 그렇게 죽은 생각이 전혀 없었다. 게다가 마법서의 모든 것을 필사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겨우 마나를 다루는 기초만 적혀 있는 기본서만 달라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런 기본서들은 모든 마법사 계통이 거의다 비슷했다.

“그럼 이제 이것을 복용하는 방법을 알려다오.”

“그냥 드시면 됩니다.”

“뭐?”

“그리고 마나의 각성까지 약 30일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복용하시고 보름쯤 지나면 미약한 마나를 느끼실 수 있으며 30일이 되면 여타 마법사의 도제가 될만한 수준의 마나의 재능을 확보하실 수 있습니다.”

그레이 엘프의 상인의 설명에 칼을 몸을 떨었다. 그것은 전율이었다. 마법사로서, 또 자카르 가문의 직계로 대마법사가 될 꿈을 꾸면서 살았다. 그리고 마나 각성의 한계 나이인 15세가 될때까지 기대와 걱정으로 매일을 살았다. 그리고 절망했다.

그런데 다시 기회가 왔다.

“... 만일 이것이 거짓이라면 마기의 숲을 모두 태워버릴 것이다.”

“저의 생명력과 존재를 걸고 그 열매의 효능은 진실이라는 것을 맹세합니다.”

엘프의 맹세였다. 칼은 일말의 의심조차 사라지는 것을 확인하고 상자를 열었다. 안에서는 호두알만한 시커먼 열매나 나타났다.

“아, 복용하시고 나면 각성이 완료될 때까지 마치 감기 증세 같은 미열에 계속됩니다. 땀도 많이 흘리니 수분도 충분히 보충하시길.”

고객에게 주의 사항을 알리는 것을 잊지 않는 엘프 상인이었다.

그리고 그날 뒤에 자카르 가문의 적자는 심하게 앓았다. 한 달 간이나 낫지 않는 심한 감기 몸살에 걸렸지만 누구도 관심을 가지는 이는 없었다. 어차피 축출해야 할 가문의 걸림돌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가 자리를 털고 일어났을때 모두들 경악했다. 마나의 재능을 각성하고 기존에 다졌던 마법적 지식을 총동원해 약 한 달만에 3서클 마스터가 되고 4서클을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다른 직계들은 닭 쫓던 개꼴이 되었다. 그들 중에 3서클을 마스터한 이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20살이 되기도 전에.

가주인 자카르 공작의 애정과 관심이 다시 칼에게 오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그리고 가문내 각 파벌들은 다시 후계자인 칼에게 줄을 서기 위해서 충성경쟁을 시작했다.

그리고 일부는 감기와 마나 각성의 관련성에 강렬한 연구심을 느껴 일부러 감기에 걸려 연구하기 시작했고 이런 풍조는 평민에게까지 이어져 어린 자식을 추운 날에 벗기고 물을 뿌려 혹시나 마나의 재능을 각성시키고 싶은 부모들의 행위로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그런 행위는 지나친 유아 사망률로 인해서 각 왕국과 제국이 법으로 금지할 때까지 계속 되었다.

한편, 마법서를 받은 그레이 엘프 싱은 마기의 숲으로 돌아가지 않고 드라이어드의 숲으로 향했다. 이번 일의 의뢰인이 거기에 있었기 때문이다.

“리나. 오래간 만입니다.”

“안녕, 싱. 거래는 잘 됐어?”

“네. 물론입니다. 여기 주문하신 물건입니다.”

싱은 보따리를 리나에게 건냈다. 이번 일로 받은 1서클부터 9서클까지의 마법 기본서였다.

“아, 수고했어. 여기 수수료.”

리나가 수수료 명목으로 꺼낸 것은 예의 그 마나 각성의 열매였다.

“감사합니다. 언제든 또 필요하시면 불러 주십시오.”

싱은 열매를 고맙게 받고 다시 일족에게도 돌아갔다.

리나와 그레이 엘프족과의 인연은 꽤나 오래되었다. 그녀가 발아하고 검은 가시 덩굴을 완벽히 제어할 수 있을 때부터니 적어서 수백년은 되었을 것이다.

그레이 엘프족은 신마 대전의 유산인 마기의 숲에서 적응한 정령족이었다. 마기의 숲이라는 이름답게 마기가 흘러 넘치고 마기에 의해서 변이되고 강화된 몬스터들이 돌아다니는 숲이었다.

그러나 그레이 엘프족은 마기에 적응하고 마기의 파괴적인 힘을 다룰 수 있어 치열한 생존 경쟁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위협은 있었으니 바로 과도한 마기의 흡입이었다. 엘프로서 물질계에 몸을 고정한 그들은 점점 마기에 물들어 광기를 보이고 살욕만 남은 미친 엘프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그런 자들은 가족들이 피눈물을 머금고 직접 자연으로 돌려보낸다.

리나와 그레이 엘프의 인연이 시작된 것도 바로 이러한 연유에서였다. 어느 한 미친 엘프가 마기의 숲을 빠져나와 어쩌다가 리나가 있는 곳으로 왔고 마기가 고팠던 숙주의 바램으로 인해서 리나는 그 미친 엘프가 가진 마기를 말끔하게 빨아내 버렸다.

그 과정에서 과도한 마기로 미쳤던 엘프는 제정신을 차리고 리나에게 사의를 표했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마기가 폭주하는 그레이 엘프들이 리나에게 과도한 마기를 넘겨주고 치료를 받게 되었다.

그레이 엘프들은 제정신을 차리고 리나는 드라이어들의 숲에 적은 마기를 흡수하는 상부 상조의 관계가 된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제정신을 차린 그레이 엘프들이 새로운 마기 수련법을 확보함으로써 끝났지만 말이다. 마기에 미쳤다는 말을 그만큼 많은 마기를 축적할 정도로 수련을 열심히 한 뛰어난 인재였다는 의미였다.

그래도 리나와 그들간에 맺어진 신뢰관계는 끊어진 것이 아니었다. 새롭게 개량된 마기 수련법이라고 해도 어리고 미숙한 그레이 엘프의 경우에는 폭주할 가능성이 있었고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리나에게 감당할 수 없는 마기를 빨리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일방적으로 리나에게도 필요한 마기의 공급을 중단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그녀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있기도 했었다.

“흐응.. 준이 이걸 과연 이해할 수 있을까?”

리나는 1서클 기초 마법서를 읽으며 중얼거렸다. 마법사들이란 기본적으로 수재에서 천재만이 될 수 있었다. 과연 이 복잡한 수식에 적합자가 질리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선물의 가치가 떨어진다. 그것은 곧 소중한 적합자의 정을 소비해서 만든 마나의 열매가 헛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게도 했기 때문이다.

쭙! 쭈우웁!

“어! 거기! 거기!”

리나가 눈밭을 걸어 최준이 있는 동굴로 돌아오니 안에서 음란한 소리가 울린다.

파이린이 최준의 더블 배럴을 양손에 각각 쥐고는 용두질을 하며 각 귀두를 사탕 빨듯이 물고 빤다. 그리고 용두질이 절정에 달했을 때에는 두개를 한 번에 입에 넣고 정액을 삼켰다.

리나는 그런 파이린의 행위를 이해할 수 없었다. 소중한 적합자의 정을 자궁에 받는 것도 아니고 적합자의 정이 없이도 양기의 열매를 만들 수 있으면서 왜 자꾸 준의 정액을 낭비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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