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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남자-16화 (16/190)

00016  02-겨울나기  =========================================================================

[준, 이거.]

파이린은 붉은 색 열매를 하나 최준에게 들이 밀었다. 크기와 모양이 생명의 열매와 굉장히 흡사했지만 생명의 열매가 그야말로 열매와 비슷한 붉은 색이었다면 파이린이 눈앞에 들이민 것은 반투명한 빛깔에 유리구슬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뭐에요?”

[양기의 정수를 응축한 것. 기본적으로 생성원리는 생명의 열매와 다르지 않아.]

오오! 최준은 감탄했다. 역시 드라이어드. 재주도 많지.

“효능은 뭐에요?”

[준의 발기를 강화하고 양기를 성기에 집어넣어. 기본적으로 내가 준의 물건에 양기를 주입하는 것과 다르지 않아.]

“오오오!”

최준은 그녀의 말을 즉시 이해했다. 그리고 생명의 열매와의 차이점을 금새 알아 차릴 수 있었다.

생명의 열매가 정력제, 혹은 정액 생산제라고 한다면. 이 양기의 열매는 비아그라와 같은 발기제, 그리고 상대 드라이어드의 생명력을 직접 자극해 줄 수 있게 하는 드라이어드 전용 최음제 버프 효과를 주는 것이다.

“저, 저기. 파이린. 이거 좀 많이 챙겨줄 수 있나요?”

[응. 준이 원한다면.]

준의 머릿속에는 이것을 먹고 엘레나의 다리 사이를 쑤시는 영상이 떠올랐지만 파이린은 그에 대해서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양기의 열매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있어.]

“뭔데요?”

[준의 정.]

아! 그제서야 기본 원리가 생명의 열매와 같다는 말을 이해한 그였다. 그리고 그 말이 의미하는 것도 무엇인지 깨달았다.

그제서야 준은 생명의 열매를 리나에게 남용해 버린 자신이 그렇게 어리석을 수가 없었다. 생명의 열매만 있다면 일정 개수의 양기의 열매를 확보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노력해 보겠습니다.”

하지만 별수 있나? 욕심은 욕심대로 성욕은 성욕대로 끓어오르는데.

그런 준의 대답에 파이린은 허리를 움직여 삽입되어 있는 그의 쌍둥이를 주물거리기 시작했다. 또다시 새로운 한 판의 시작인 것이다.

이틀 후 영역의 정리를 마친 후 다시 파이린의 더미가 있는 동굴로 돌아온 리나는 양 볼이 핼쑥해진 준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야! 파이린!”

[….]

리나는 문제의 원인이 된 파이린을 쏘아 봤지만 파이린은 그녀의 시선을 외면하며 고개를 돌려버렸다. 솔직히 억울한 감도 적잖이 있었다. 무리하고 힘낸 쪽은 자신이 아니라 준인걸.. 물론 자신도 전신을 짓쳐오는 쾌락에 동조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세상에! 얼굴이 반쪽이 됐네.”

리나는 눈 밑이 시커멓게 변해 쿨쿨 자고 있는 그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잠시 밖으로 나갔다.

최준은 지난 이틀간 정액을 쥐어짜느라 무리를 너무 했다. 바보 같은 일이었다. 정액이란 억지로 쥐어 짠다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다 때가 되면 채워지는 것이다. 마치 소서리스의 마나처럼 쓰고 또 써도 저절로 채워지는 것이다.

하지만 정액이란 것이 기본적으로 발사 되려면 그만한 자극이 필요했고 그 자극에 드라이어드의 속살만큼 좋은 것은 없었다.

그리하여 최준은 정액이 생성될 때마다 찔끔찔끔 사정하는 방법을 택했다. 파이린의 스킬, 음낭과 음경에 양기 주입하기로 발기의 고통을 제거한 그는 쌍둥이의 두배 넓은 피부 면적으로 파이린의 앞속살과 뒷속살의 꿈틀대는 맛을 즐기면서 절정을 반복해서 도달하는 그녀의 퍼덕이는 육신을 즐긴 것이다.

그렇게 내리 이틀을 잠도 자지 않고 초 미소녀의 음란한 율동과 시각과 촉각, 청각을 비롯한 오감의 자극을 즐긴 것이다.

아래에 깔고 하다하다 지쳐 졸린 최준은 파이린을 잠시 눈을 붙인다는 것이 리나가 올 때까지 수마에서 깨어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생명의 열매로 강화되고 개선된 체질은 눈밑은 여전히 시커멓게 다크 서클을 드리웠지만 리나가 돌아올 때 쯤에는 눈을 뜨게 할 강한 체력을 주었다.

“리나?”

“준, 좀더 누워 있어.”

깨어난 그는 자신이 그녀의 풍만한 육체 위에서 편안하고 따뜻하게 잠들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준은 잠결에 몽롱한 정신에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문지르며 그녀의 허리와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손에 착착 달라붙는 것 같은 부드러운 촉감에 마음이 안정되고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똘똘한 쌍둥이가 조건 반사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했다.

“일단 먹고 푹 쉬어.”

응? 먹어?

그제서야 준은 구수한 냄새가 동굴 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가 고개를 돌여 냄새의 진원지를 보니 파이린이 나뭇가지에 큼지막한 고기 덩이를 끼운채 손 끝에서 붉은 광선을 방사해 고기를 굽고 있었던 것이다.

고기를 굽는 그녀의 입은 비쭉이 튀어 나와 있었는데 원래 준을 보듬고 있던 자리를 리나에게 빼앗긴 것이다.

물론 싸움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말싸움과 논리에서 완전히 밀려버렸다. 일단 소중한 적합자의 몸을 생각지도 않고 아랫도리를 놀린 일(잠깐. 여왕님이 그런 말 할 자격이..), 거기다가 고기를 굽는 일은 파이린이 더 잘한다는 논리 때문이었다.

리나는 익고 있는 고기에 잠시 시선을 돌리더니 검은 가시 덩굴에서 날카롭고 긴 가시를 하나 꺼내었다. 그 가시는 덩굴의 움직임에 따라서 고기 표면에 잘 익은 부위를 잘라 찍어서 최준의 입가에 가져왔다.

“정력과 체력 회복에 좋은 오우거 고기를 순수한 양기로 구운 거니까 체력 회복에 좋을 거야.”

오우거. 인간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자 귀족들에게는 탐욕의 대상이었다. 일단 그 가죽은 항마력이 있어 갑옷에 사용하는 비싼 재료였고 내장은 각종 마법적인 실험에 사용되었다.

단 한 가지 고기는 마기와 몬스터 특유의 독성으로 인해서 먹을 수 없었었지만 그것도 어느 한 연금술사가 독기를 제거하는 약품을 개발하고 나서는 정력 강화 보양 음식으로 귀족들 사이에서는 없어서 못 먹을 고기였다.

그리하여 리나는 생명의 열매도 없이 무리한 소중한 적합자를 위해서 귀한 오우거를 사냥해 온 것이다. 물론 독기는 그녀의 생체 조작으로 말끔하게 검은 가시 덩굴에 흡수된 상황. 이 독기는 차후 필요할때에 독가시로 발현될 것이다.

아무튼 최준은 미녀의 풍만한 육(肉)침대 위에 서 정력 보양 음식을 먹는 호사를 누렸다.

쩝쩝.

“맛있네요.”

“그렇지?”

최준은 미소를 짓는 리나의 얼굴에 대략 정신이 멍해졌다. 여왕님의 캐릭터가 이랬던가? 언제나 자신을 만나면 정액을 쥐어짜시는 그 분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이렇게 지쳐 나가 떨어졌다고 모든 것을 포용해 줄 듯한 연상의 여인같은 이미지를 풍기다니..

“저기 리나?”

최준은 여왕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발기된 쌍둥이를 그녀의 하복부에 문질렀다. 부드럽게 감기는 피부가 음낭과 쌍둥이들에게 문질러지자 기분의 끝장이었다.

“좀 아깝기는 하지만 그래도 준의 건강이 우선이니까. 일단은 쉬어.”

“얼마나요?”

“내가 됐다고 할 때까지.”

그렇게 최준은 벌겋게 흥분한 쌍둥이를 그녀의 다리 사이에 문지르면서 가지 않는 시간을 보냈다. 조금이라도 빨리 허리를 흔들게 하고 싶었지만 그때마다 자신의 허벅지를 감은 그녀의 미끈한 다리가 경직되면서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할 수 없이 그는 입가에 밀어 넣어지는 고기를 씹어 삼키며 그리고 간간히 목이마르면 리나가 생성하는 정령수를 마시면서 지루함을 달랬다. 그리고 옆에서는 적합자의 몸을 상하게 한 파이린이 조용히 고기를 굽고 있었다. 저것이 원적외선 오븐의 원리인 것인가?

“아참. 리나는 어떤 특기 같은 거 없어요?”

지루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서 최준은 궁금한 것을 물었다. 그동안 후희를 즐기며 리나와 엘레나에게 많은 것들을 묻기는 했지만 애시 당초 이곳은 전혀 다른 세상이었고 고작 여름 후반에서 겨울 중반으로 접어든 이계 생활동안 전혀 다른 세상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 수 있을리 없었다. 게다가 그나마 그 대부분의 시간을 섹스와 섹스와 섹스에 대한 생각으로 채웠던 문란한 그였기에 단편적인 것 이외에는 세상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었다. 그리고 리나와 엘레나에 대해서도 그녀들의 지난 세월에 대해서 묻지 않았다.

분명히 파이린의 경우를 보았을때 자신이 둘의 첫 적합자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물어보는 것은 남자로서의 그릇이 얼마나 형편 없는 것인가? 연인의 과거를 물어보다니! 연인의 과거를 알고 질투에 몸을 떠는 괴로움을 맛보느니 과거는 잊고 현재와 미래의 붕가붕가, 아니 장밋빛 생활에 집중하는 것이 정신적으로 더 안정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최준이었다.

“특기?”

“네. 파이린은 양기의 열매라고..”

주절주절. 최준은 파이린의 특기를 리나에게 말했다.

“흐응. 그래?”

다정한 연상의 누가 같던 그녀의 표정이 여왕님 같이 변하며 파이린에게 향했다. 파이린은 그게 뭐 어쨌냐는 눈빛으로 리나를 마주 보았다.

리나는 생각했다. 역시나 음흉하고 머리가 잘 돌아가는 년이었다. 적합자를 독점하기 위해서 계속 이동했던 과거를 생각하면 당연했다. 자신도 화기가 밀집된 더미들로 인해서 찾아내는데 만 하루가 걸릴 정도였다.

그녀는 파이린이 양기의 열매를 구상한 이유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봄이 되면 최준은 조강지처인 엘레나에게 돌아갈 것이고 그렇게 되면 파이린을 만나는 횟수가 줄어든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인간이었고 거기다가 리나와 엘레나의 헌신적인 이중 수발을 계속 받다보면 최준의 기억속에서 파이린은 저 멀리 떨어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양기의 열매가 도입된다면 사정은 완전히 달라진다. 신체적인 특징이 다른 드라이어드를 절정에 보내는 것은 평범한 최준의 신체로는 무척이나 어려웠다. 하지만 양기의 열매로 드라이어드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생명력을 자극할 수 있게되어 정령체 자체에도 감각을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은 여성을 절정으로 실신시켜 수컷의 정복욕을 만족시키고 싶은 최준이 파이린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여 파이린과 최준의 연이 끊어지지 않는다는 것도 의미한다.

‘흥. 양기의 열매에 적합자의 정이 필요하다고?’

그녀는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생명의 열매야 식물의 생명력이 본질인 엘레나가 동물의 육체에 간섭하기 위해서 적합자의 정이 촉매로 필요했다. 하지만 단순히 양기를 주입해 강화하는 양기의 열매에 적합자의 촉매가 꼭 쓰일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리나는 이 사실을 굳이 말하지 않았다. 입밖으로 꺼내봤자 분명 ‘준의 체질에 맞는 열매’따위의 변명을 할 것이 뻔하고 굳이 그런 불필요한 말싸움을 통해 최준앞에서 자신의 격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일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흐응. 그래서 내가 네 정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해?”

“네.”

“흐음.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마나 각성의 열매라고나 할까?”

“네?”

“그러니까 마나의 재능이 없는 사람에게 마나의 재능을 부여하는 거야.”

“마나라....”

최준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마법에 대한 열망은 아직 그의 마음속에서 사라지지 않은 것이다. 누군가의 도제가 되어 노예같이 부림을 당한다는 리스크를 지지 않는 기회만 있다면 반드시 마법을 배웠을 것이다.

“하지만 마나의 재능을 깨우쳐도 마법을 배울 수 없는데요.”

“하긴 기사들도 비전의 마나 호흡법이 있으니까.”

그 말은 즉슨 리나가 만들어 내는 ‘마나의 재능을 부여하는 열매’는 최준에게 별 효용이 없다는 말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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