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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남자-5화 (5/190)

00005  01-이계로 떨어지다.  =========================================================================

“그쪽은 적합자? 만나서 반가워요. 저는 검은 가시 덩굴의 드라이어드, 리나라고 합니다.”

그녀가 최준에게 말했다. 최준은 자신보다 머리 반 개는 더 큰 그녀에게 압도되고 말았다. 엘레나에 버금가는 폭유에 압도된 것은 결코 아니... 었다.

그녀는 검은 가시 덩굴의 이미지에 걸맞게 여왕님 같은 포스를 뿜어냈다. 회색빛 톤의 피부와 윤기 나는 검은 머리칼은 전투를 위해서인지 목까지 밖에 오지 않았다. 그리고 곤충의 키친질 껍질을 연상시키는 반들반들한 컨틀렛과 부츠를 신고 있었다.

갑옷은 입지 않고 있었는데 몸을 가리는 방어구가 적을 수록 회피율이 증가한다는 성진국 미소녀 게임의 설정을 충실히 반영한 듯 사타구니를 가리는 가죽 느낌의 팬티와 큰 가슴을 받치는 가죽 브라가 인상적이었다.

“네, 네. 그런데 말을 하실 수 있네요?”

그건 그렇고(엘레나와의 즐거운 붕가붕가로 여체에 대한 면역력이 부쩍 상승한 최준이었다. 그렇다고 리나의 가슴와 사타구니에 눈이 가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최준은 드라이어드인 그녀가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그는 드라이어드라면 엘레나처럼 정신파로 대화하는 줄 알았기 때문이다.

[검은 가시 덩굴의 드라이어드들은 검은 가시 덩굴의 마기에서부터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 육체를 더 물질화 시킨답니다. 그래서 정신감응이 조금 힘들어요. 같은 드라이어드끼리는 별 문제가 없지만요.]

엘레나의 설명에 최준은 ‘아, 그렇구나’하고 납득했다.

“엘레나, 무슨 일로 찾아온거니?”

[제 적합자에게 무기가 필요해서요.]

“무기? 네가 있는데 무기가 필요하니?”

[혹시 모르니까요.]

“그래?”

리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모든 드라이어드들은 자신의 적합자에게 무척이나 헌신적이다. 자신이 해 줄 수 있는 일이라면 대부분 해주려고 한다.

최준은 리나가 꺼내든 것을 보고 물었다.

“그 공은 뭔가요?”

“검은 가시 덩굴의 가시에 드라이어드의 능력을 첨가해 만든 무기에요. 자신이 상상하는 모습으로 변화하죠.”

“이야...”

최준을 혀는 내둘렀다. 그런 편리한 무기가 있다면 창이냐 검이냐 고민할 필요도 없었지 않았는가?

“쥐고 자신이 원하는 무기의 모습을 강하게 염원하면 된답니다.”

그는 리나가 검은 공을 넘겨주려하자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리나와 그의 손가락이 부딪혔다.

“앗!”

그런데 리나가 뭔가를 느낀 것인지 화들짝 손가락을 땠다. 그런 그녀의 태도에 최준은 의문을 품었지만 이내 이 신기한 무기에 관심을 두고 사용해 보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다시 리나에게 신경을 쏟을 수 밖에 없었다. 갑자기 그녀가 자신의 손을 잡아 얼굴 앞으로 가져갔기 때문이다.

급기야는 그의 손가락을 입에 물고 혀로 희롱하기 시작했다.

최준은 그 혀 놀림에 아들 녀석을 물리면 끝내주겠다는 망상을 잠시 하다가 급히 손을 당겼다. 엘레나가 보고 있는데 이 무슨 짓이냐고.

리나는 최준의 손가락이 입에서 빠지자 한걸음 다가 서면서 말했다.

“당신.. 적합자네..”

“네, 네.”

새삼 왜 그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갑자기 검은 덩굴들이 최준의 손목과 발목을 감아왔다. 가시가 없다는 것이 다행이랄까?

“에, 엘레나!”

최준은 당황하면서 엘레나를 돌아보았지만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군요. 준은 다중 적합자였어요.]

다중 적합자?

최준은 그 의미를 즉시 깨우쳤다. 나 설마 이 리나라는 드라이어드의 적합자도 된다는 것인가!

그럼 적합자면 적합자지 왜 손발을 묶는단 말인가? 최준은 순간 열도의 동영상들이 기억에 떠올랐다. 설마 SM인가! 나는 그런 취미는 없단 말이야!

“걱정하지마. 아프지 않게 해줄게.”

그 말에 더욱 두려움이 드는 최준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수백 년 만에 적합자를 만나 완전히 발정해 버린 리나는 성욕으로 붉게 상기된 얼굴로 최준의 바지를 까내렸다. 그의 아들내미는 공포감에 수축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앙!”

리사는 최준의 물건을 입에 물었다. 엘레나의 입과는 다르게 뜨겁도 축축하고 끈적했으며 미뢰가 돋은 혀가 능수능란하게 아들내미의 화를 돋구었다.

“에, 엘레나!”

최준은 저절로 발기하는 물건에 당황하면서 엘레나를 불렀다. 쪽팔렸다. 여자친구 앞에서 이 무슨 문란한 상황인가? 최준은 스스로 하렘과는 거리가 멀다고 스스로를 세뇌시키며 당황한 척했다. 그러나 실상은 엘레나에게서 버림받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무능한 기둥서방의 심리와 비슷했다.

하지만 다행이랄까? 엘레나는 인간이 아니었다. 나비가 꿀을 따라 이꽃 저꽃 옮겨 다니는 것이 당연하듯 다중 적합자라면 이 드라이어드 저 드라이어드 옮겨 다니는 것이 당연했다.

그래서 엘레나는 눈을 반개하며 별일 아니라는 듯이 평이한 어조로 그를 안심시켰다.

[걱정하지 마세요. 언니는 수백 년만의 적합자를 만나서 발정했을 뿐이니까요. 몇 번 사정하고 나면 풀어 주실거랍니다.]

무표정하게 눈을 반개한 그녀의 표정을 최준이 봤다면 분명히 그녀가 질투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이것이 더크드리 말하던 모에인가?!’라고 왜치며 그녀를 풀밭에 쓰러뜨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감상은 질투심이라고 하기 보다는 경쟁심에 가까웠다. 어떻게 언니에게 적합자를 뺏기지 않고 제 품 안에 둘 수 있을까? 라는 고민?

리나가 적합자를 뺏으려고 의도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녀와의 강렬한 섹스로 인해서 최준의 마음이 언니에게 향하는 것을 걱정할 뿐이었다. 그러나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엘레나의 전략은 헌신이었고 좀 더 헌신적인 태도로 그의 마음을 붙잡아 두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에게 접촉해 마음을 읽어보니 자신을 조강지처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니 고작 성욕에 물들어 자신을 떠날 생각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안심했다.

엘레나의 말을 들은 최준은 아니 이게 무슨 소린가 파악했다.

공식적인 바람을 허락하는 것인가? 아! 엘레나는 드라이어드였지! 그렇다면 평범한 여자 사람처럼 질투를 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정말로 그렇다면 여기서 리나와 성교를 해도 버림받을 가능성은 매우 적었다. ‘몇 번 사정하고 나면’이라는 문맥을 보면 그럴 가능성이 더 낮아질 것이다.

“웃!”

최준은 안심했다. 그 안심으로 살짝 긴장이 풀리자 참았던 사정감이 저항없이 터져나왔다.

푸슛! 푸슛! 푸슛!

요도구에서 세차게 뿜어진 정액이 리나의 목젖을 때렸고 리나는 저항없이 꿀꺽꿀꺽 정액을 마셨다. 아! 이 얼마만에 맛보는 적합자의 정이란 말인가?

그러나 그녀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녀가 검은 가지 덩굴을 조종해서 즉석에서 마치 새 둥지 같은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얼기설기 엮어진 천장에서 햇빛이 사이 사이로 내려오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저, 저기 이만 풀어주셔도 되지 않을까요?”

최준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손목과 발목을 감은 덩굴을 가리켰다. 엘레나의 허락이 떨어진 이상 이 새로운 미녀의 육체를 즐길 기회였다. 하지만 리나는 그의 옆 얼굴에 자신의 붉어진 얼굴을 문지르며 귀에 허스키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미안. 나 지금 많이 흥분한 상태라서 조금 거칠거야.”

최준은 어느새 그녀가 반말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전혀 위화감이 없었다. 그녀의 여왕님 포스에 압도당한 최준은 그녀의 반말은 어느새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아니! 그런데 거칠다니!

최준의 팔다리를 감은 덩굴이 움직여 그를 바닥에 눕혔다. 천장과 다르게 바닥은 가는 덩굴들이 촘촘하게 엮여 있었다.

리나는 바닥에 누운 최준의 허리에 올라탔다. 삽입이 동시에 이루어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우웃!”

최준은 미칠것 같았다. 리나가 허리를 내리자 마자 뿌리가 뽑혀나갈 것 같은 흡입력이 느껴진 것이다. 엘레나는 적절하게 자신의 쾌감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서 단단히 조여주었다는 느낌이 강하다면 리나는 자신의 정액을 갈취하기 위해 온 마녀같다고나 할까?

결국 삽입 후 5분도 채 안되어 그는 사정을 하고 말았는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아, 아파요.”

리나는 사정한 그의 물건이 수그러 드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강제로 해면체에서 빠져나가려는 혈액을 강제로 빨아당기는 그녀 내부의 움직임은 그에게 고통을 선사했다.

“아! 미안. 엘레나.”

최준이 고통을 호소하자 리나는 엘레나를 불렀다. 그녀는 리나의 부름이 무슨 뜻인지 알고는 최준의 입에 생명의 열매를 집어 넣었다.

최준은 그런 엘레나의 행동에 멍하니 열매를 씹어 삼켰다.

[자자, 괜찮아요. 해치지 않아요.]

최준은 그런 엘레나의 말에도 전혀 안심이 되지 않았다. 그의 심정을 표현하자면 이렇지 않을까?

‘브루투스! 너마저!’

= = = = =

리나의 정액 갈취는 무려 5연속 사정이 끝나고 나서야 종료되었다. 5연속 사정이었지만 시간은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자궁에 적합자의 정을 넉넉하게 받은 그녀는 바로 드라이어드의 씨앗을 수정시키기 시작했다.

하지만 널리 널리 퍼뜨리던 엘레나와는 다르게 씨앗의 크기가 탁구공만했고 몇 개 되지도 않았다. 그리고 멀리 날아가지도 않았다.

그녀가 만들어낸 드라이어드의 씨앗은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리나가 꺼낸 유선형의 손가락 마디만한 열매 안으로 들어갔다.

“.....”

그런 리나의 행동을 보는 최준은 궁금했다. 정액이 쥐여짜져서 진이 빠지기는 빠졌지만 리나가 사냥한 고기를 불에 구워먹고 거기에 생명의 열매를 통한 신체회복 덕분에 리나의 행동을 관찰할 여유가 있었다.

[다른 검은 가시 덩굴의 드라이어드를 번식시키기 위한 언니만의 노력이랍니다.]

엘레나가 설명했다.

검은 가시 덩굴은 중간계에 미약하게 퍼져있는 마기를 흡수해서 성장한다. 그렇기에 발아와 성장에 기약이 없다. 하지만 드라이어드의 숙주가 되면 발아와 성장은 해결이 된다.

그러나 검은 가시 덩굴은 애시당초 마계의 육식 식물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키메라. 개체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마기가 필수였다.

하지만 여기에 문제가 생기는데 마기에 침식당한 드라이어드는 엘프화 되어버린다. 정확히는 다크 엘프가 되어버려 드라이어드란 정체성을 상실해 버린다.

검은 가시 덩굴의 마기에 침식당해 다크 엘프가 되어버려 식물을 통제하는 능력을 상실해 버리면 옆에 있던 검은 가시 덩굴의 일용할 양식이 되어버린다.

리나가 마기에 침식당하지 않고 검은 가시 덩굴의 드라이어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천년이 넘도록 검은 가시 덩굴의 성장이 느렸었기 때문이었고 그 시간 동안 리나는 마기에 대응해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비를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사실상 검은 가시 덩굴의 드라이어드는 이 숲에서 그녀 하나 뿐이라고 할 수 있었다.

[언니가 만든 드라이어드의 씨앗이 저렇게 큰 이유는 검은 가시 덩굴의 열매가 가진 마기에 대항할 수 있을 정도의 생명력과 정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어라? 그럼 이 숲을 지키는 드라이어드는 여왕님, 아니 리나 하나 뿐인가요?”

[그렇지는 않아요. 제가 아는 것 만해도 천년 버섯의 드라이어드와 화염초의 드라이어드도 있답니다. 제 영역에 가깝지 않은 곳은 저도 모르는 분들이 숲을 보호하고 있어요.]

그렇구나. 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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