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3 01-이계로 떨어지다. =========================================================================
[하지만 체력이 허락하는 동안은 계속 사정을 할 수 있겠네요. 물론 그러기 위해서 생명의 열매를 비축해 둬야겠지만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최준에게 푹 쉴 것을 조언했다. 일단 다리가 다 나아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이다.
최준은 그녀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그러고는 그날부터 생명의 열매를 비축하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그의 요구에 헌신적인 엘레나 역시 이 작업에 협조했다.
“아앗!”
최준이 사정하는 순간 엘레나의 눈이 반쯤 감기며 입이 살짝 벌어졌다. 반정령체인 드라이어드는 몸에 신경망이 없다. 그러므로 성감대도 없다. 드라이어드가 성교로 쾌감을 얻는 방법은 바로 상대의 절정에 링크하는 방법뿐이었다.
하지만 애당초 종이 다르기에 쾌감은 느껴도 그것에 빠져들고 갈망하는 정도는 최준과 엘레나의 차이가 컸다.
그러나 엘레나는 기꺼이 최준의 성욕을 충족시켜주었다. 번식과 풍요는 숲의 정령인 드라이어드의 본질이기 때문이었다.
= = = = =
최준은 다리의 뼈가 어느 정도 아물자 엘레나가 만들어준 목발을 짚고 밖으로 나왔다.
겨우 1주일만이라고 하기에는 엄청난 회복세였지만 생명의 열매의 권능을 생각하면 뼈가 다 아물어야 했다. 하지만 생명의 열매의 효능 대부분은 뼈를 치료하기 보다는 정액의 재생에 거의 다 사용되어 버렸다. 그리고 최준은 무절제한 욕망의 해방이 가져다 준 무기력함과 다리의 부상을 좀 더 오래 겪어야 하는 어리석음을 만끽했다.
그렇다. 만끽이다. 후회는 없었다.
아무튼 목발에 의지에 조금씩 걸을 수 있게 된 그는 엘레나가 자신의 정을 모아서 어떤 일을 하는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그러자 엘레나는 자신이 드라이어드의 씨를 부리는 장면을 볼 수 있게 해주었다.
숲 속의 작은 공터 중앙에 선 그녀는 눈을 감고 손을 아랫배에 가져다 대었다. 며칠 동안 잔뜩 최준의 정을 담아둔 씨방 혹은 자궁이었다.
그녀가 눈을 감고 잠시 후. 바람도 불지 않았는데 그녀의 머리카락이 나부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초록빛 반딧불 같은 빛가루들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드라이어드의 씨앗들이었다.
[아아아!]
생명을 퍼뜨리는 환희를 느끼는 엘레나의 신음소리가 신체 접촉을 하지 않아도 최준의 머릿속을 울렸다.
‘아름답다’
그 광경은 분명히 그렇게 불릴 만한 것이었다.
하지만 최준의 물건을 받아들이면서 한번도 보지 못한 쾌감에 일그러지는 여인의 표정이, 씨앗을 퍼뜨리는 행위에 드러나자 최준은 약간의 질투심을 느꼈다.
그러면서 쾌감을 느끼는 요소가 인간과 다르다는 것을 다시 상기하며 그녀가 인간이 아닌 드라이어드라는 것을 실감했다.
그리고 다시 며칠 뒤, 최준이 단단히 벼르던 부목을 때는 날이 되었다.
그의 다리를 주무르던 엘레나는 뼈가 다 붙은 것을 확인했다.
[이제 다 나은 것 같네요. 그래도 오랫동안 다리를 움직이지 않아 근육이 많이 줄었어요. 무리하지 말고,]
엘레나의 말은 다 끝맺지 못했다. 최준이 그녀의 목을 끌어안으며 입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때까지와는 다르게 기승 위가 아니라 정상위였다. 지금까지 줄곧 그녀의 속을 들락거리면서 기승위로 그녀의 봉사를 받았던 최준은 능동적으로 허리를 흔드는 격렬한 섹스를 원했다. 엘레나가 그 동안 그의 부상을 걱정해 부드럽고 정적인(그러면서 속살은 역동적인) 섹스를 해왔기 때문이다.
최준은 자신이 누워 있던 풀잎 매트리스 위에 그녀를 눕히고 그녀의 가슴을 가리던, 아니 받치던 천쪼까리는 거칠게 벗겨내었다. 그리고 그녀의 국부를 가리던 천조각도 끌어내렸다.
연한 에메랄드 빛의 풍만한 육체가 눈앞에 펼쳐졌다.
엘레나는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최준에게 두 손을 뻗었다.
최준의 흥분은 극에 달했다. 즉시 자신도 홀라당 옷을 벗어 던진 후에 즉시 그녀의 다리 사이로 파고 들었다.
“헉! 헉!”
짝! 짝! 짝!
사타구니가 부딪히는 소리가 방안을 울렸다. 아직 아침 해가 창문으로 햇살을 드리우고 있었다.
최준은 성욕에 완전히 정신이 나가버렸다. 이때까지의 섹스가 물건만 가지고 하는 섹스였다면 지금 하는 섹스는 온몸을 이용한 섹스였다. 능동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만큼 허리를 흔드는 것도 무척이나 흥분되었다.
그는 엘레나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 타액을 흘려 넣고 빨아먹으며 허리를 앞으로 구부렸다 뒤로 구부렸다 정신 없이 흔들었다. 여성에 대한 배려는 눈곱만큼도 없이 자신의 성욕만을 채우는 형편없는 테크닉이었지만 엘레나는 인간이 아니다. 그녀는 기꺼이 자신을 향한 이 발정 난 남정네의 욕구를 받아주며 그의 허리에 미끈한 다리를 감았다.
“윽!”
꿀렁꿀렁.
다시 정액이 그녀의 안에 분출되었다. 하지만 그의 물건을 식지 않았다. 그의 물건은 끊임없이 그녀의 안을 들락날락하기 시작했는데 한 차례 사정이 끝났기에 정낭에 액이 찰 때까지 사정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 그의 사정감을 자극하는 그녀의 흡입력은 최준에게 심각한 갈증을 선사했다.
“읍!”
우물우물.
딱 적당한 타이밍에 엘레나는 입 속에서 생명의 열매를 배출에 그의 입안에 넣어주었다. 아랫도리로는 그녀의 아랫속살맛을 즐기며 윗쪽 속살로는 혀를 얽으며 그녀가 흘리는 타액의 달콤함과 팔딱팔딱 뛰는 활어 같은 그녀의 혀를 즐기던 최준은 즉시 입안의 열매를 씹어 삼켰다. 그리고 곧 활력이 몸에 차오르고 뻐근하던 뿌리의 감각이 고통에서 쾌감으로 바뀌었다.
꿀럭꿀럭!
그리고 바로 사정이 시작되었다. 최준은 머리가 아득해지는 감각을 느끼며 치골을 딱 붙여 그녀의 안쪽 깊숙이 사정하고 싶은 수컷의 욕망을 가득 채웠다.
“하아하아!”
오랫동안 움직임이 불편했기에 그의 저하된 체력은 허리를 흔드는 것만으로도 다 닳아버렸다.
최준은 좌절했다. 왜! 더 하고 싶은데! 왜 내 정력은 고작 이것뿐인 것이냐!
엘레나는 그런 그를 안고 땀에 번들거리는 그의 등을 쓰다듬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에게 시간은 많답니다.]
최준은 그녀의 말에 용기를 얻었다. 그래, 섹스할 시간은 많다. 질릴 정도로 말이다.
= = = = =
부목을 땐 최준은 엘레나의 부축을 받으며 가볍게 산책을 하며 체력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헉! 헉!”
철썩! 철썩!
산책을 하다가 엘레나의 젖가슴이 뭉클하게 자신의 상체에 달라붙으면 그녀를 나무를 짚으며 엎드리게 하고는 열심히 허리를 흔들다가 파정을 한다.
그 다음 다시 물건을 바지 안에 집어넣고 산책을 계속한다. 물건은 그녀의 안에서 빠져나올 때 이미 깨끗하게 닦인 상태고 설사 지저분한 상태로 바지 안에 들어간다고 해도 엘레나의 능력으로 온몸은 물론이고 옷까지 깨끗하게 씻어낼 수 있었다. 엘레나의 말로는 정령수의 수액이라고 하는데 각종 식물들을 키울 때 쓰는 것으로 드라이어드가 만들어내고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물이라고 한다.
양은 그렇게 많이 만들어내지는 못하지만 어디에 써버리는 것도 아니고 빨래와 씻는데 사용하는 정도는 문제없다고 했다. 뭐? 더러워 진다고?
하지만 초목의 정령이라고도 할 수 있는 엘레나에게 정령수가 빨아낸 유기물은 좋은 비료에 불과했다.
그렇게 욕구를 풀어가며 다리 힘과 체력을 키워가던 최준은 종종, 아니 자주 뒷치기 자세에서 파정하고 2차전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있었는데 흥분을 참지 못한 그가 엘레나를 돌려세우고 나무에 밀어붙인 체 거칠게 허리를 쳐올리는 것이다.
그러면 그녀는 그의 목을 끌어안으며 그의 입술에 호응하고 한쪽 다리로는 체중을 지탱하며 또 다른 다리는 그의 허리에 감아 그의 움직임을 보조했다.
산책 겸 섹스의 반복은 최준의 체력이 회복되어 가면서 마침내 3차전까지 돌입하는 수준이 되었는데 입위 자세로는 충분히 그녀의 안을 파고들지 못하니 부드러운 풀밭에 그녀를 눕히고는 다리를 위로 젖히고 열심히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엘레나의 몸은 놀랍도록 유연해서 고관절이 완전히 접힐 정도였다. 그러면 초록빛 수풀과 피부 색보다 약간 더 짙은 에메랄드 빛 옹달샘이 최준의 눈앞에 노출되고 곧 그의 아들내미의 방문을 받게 된다.
뿍쩍뿍쩍!
살 부딪히는 소리가 고요한 숲에 울려 퍼졌다.
섹스를 하지 않고 산책을 할 때에는 최준은 고요하고 밝은 숲의 정경에 빠져들었다.
원시림과 다르게 잘 관리 받은듯한 숲은 사이 사이로 밝은 햇빛이 들어와 지상도 환하게 비추어주었다.
최준은 옆을 바라보았다. 엘레나는 그의 시선을 느끼고 자신도 고개를 시선을 마주했다.
최준은 정말로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이 숲에 떨어지지 않고 사람들의 생활권에 떨어졌으면 어떻게 됐을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아니, 상상은 됐는데 항상 최악이었다. 계급 사회에서 노예가 되어버린 자신, 혹은 먹고 살기 위해서 비비적 대는 자신의 모습. 그 어느 것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전자는 사회란 시스템에 희생된 모습이고 후자는 타협해 자신의 본 모습을 잃어버린 상황이었다.
타협하지 않는 인간이 어디에 있느냐 마는 적어도 현대에서는 선택할 기회는 있었다. 하지만 낯선 세계에 떨어진 그에게는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그런 면에서 엘레나는 자신에게 어떤 강제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욕구를 들어주기 위해서 지극정성이다. 그녀의 본능과 자신의 본능이 잘 어우러진 찰떡 궁합이었다.
이 평화로운 일상에 최준은 조금 심심함을 느꼈다. 사람은 밥만으로는 살 수 없다. 물론 섹스만으로도 살 수는 없다. 적어도 현대 문명의 문화 생활을 경험한 최준은 슬슬 뭔가 섹스가 아닌 다른 일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인간 세상에 나가고 싶은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나가 봤자 언어로 고생할게 뻔했다. 그의 인생에 다른 말을 익힌다고 뻘짓한 것은 영어로도 충분했다.
“저기 엘레나.”
[준, 어서 이리로.]
타이밍이 안 좋았던 걸까?
그녀는 최준의 손목을 잡아 끌고 가장 가까이에 있는 아름드리 나무로 급하게 향했다.
최준은 그녀의 힘이 만만치 않게 세다는 것을 깨닫고는 부드럽고 온화하다는 그녀에 대한 이미지에 살짝 금이 가는 느꼈다. 반정령체는 원래 이리 힘이 좋은가?
그녀는 최준을 아름드리 나무에 밀착시키더니 자신의 몸도 겹쳤다. 그러더니 나무가 스르륵 두 사람을 빨아들이는 것이 아닌가?
최준은 놀라서 소리치려고 했으나 엘레나가 그의 입에 검지를 가져다 대어 막았다.
‘무슨 일이 생긴 건가요?’
[몬스터에요.]
엘레나가 최준과 시야를 공유했다. 컴컴한 나무속에서 다른 존재의 시선으로 대상을 보는 건 최준에게도 신기한 경험이었다. 영화관에서 3D영화를 보는 것보다 훨씬 입체적인 느낌이었다.
최준이 본 것은 검은 털이 있는 늑대 인간처럼 생긴 괴물이었다. 괴물은 날카로운 뼈가 박힌 곤봉을 들고 코를 킁킁대고 있었다.
[놀이라는 몬스터에요. 아마 준의 체취를 맡고 온 것 같아요.]
엘레나의 말에 최준의 침이 꼴깍 넘어갔다. 자연이나 인간 사회나 위험하기는 마찬가진가 보다.
[걱정 마세요. 제가 지켜줄게요.]
그녀의 말이 다시 머리 속을 울렸다. 그리고 최준은 조금, 아니 많이 감동했다.
역시 어디나 중요한 것은 어떤 인연을 만드는지가 아닌가? 인간 세상에 떨어졌다고 해도 엘레나처럼 좋은 인연을 만났다면 거기에서도 잘 살 수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