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화 (11/37)

00011  성장의 조건  =========================================================================

정해진 시간에 맞춰 신구 대면식이 시작되었다.

미진의 말을 들어서 일까?

확실히 여자 선배들 사이의 분위기는 확실히 묘했다.

그런데 그것보다 현재의 가장 큰 문제는 내가 수희한테 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보니 나는 화장실의 핑계로 몰래 나가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늘 일정이 늦어지면 어젯밤에 잤던 모텔에서 만나자고 말이다. 지금의 분위기상 서로 아는 척을 하는 것은 서로에게 좋지 못할 것 같았다.

수희 역시. 분위기를 느껴서 인지 나의 말에 동의하는 문자를 보내왔다.

화장실에 갔다 오자. 강의실에는 12월 랭킹 발표가 있었다.

“그럼. 랭킹 발표가 있겠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강당에서 선 공개를 한 후에 인터넷에 올릴 예정이죠.”

학교 측에서는 리얼함을 강조하기 위해선지 12월 AV 랭킹 발표를 강당에서 먼저 발표하는 것 같았다.

“순위가 떨어졌다고 해서. 강당 밖으로 나가시면 안 됩니다. 오늘 신구 대면식 사진 촬영을 끝낸 다음에 나가셔야 합니다. 이점 유의해주세요. 또, 신구 대면식 점심 식사가 예정 되어 있습니다. 장소는...”

사회자는 AV 랭킹 발표 전에 몇 가지 주의사항과 점심을 먹을 식당에 대해 알려주었다.

“자. 그럼. 고대하던 12월의 AV 랭킹 발표가 있겠습니다. 화면에 1등부터 100등까지 뛰어 줄테니깐. 각자의 순위를 표를 보고 찾으시면 됩니다. 그럼. 스크린에 순위를 띄워주세요.”

사회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스크린에 순위가 떴다. 순위표에는 배우의 사진과 이름이 걸려 있었다.

12월 AV 랭킹 승자는 놀랍게도 신인 배우인 강효주가 차지하였다. 최근 그녀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였다. 반면 강효주의 라이벌인 박혜미는 6등을 차지했다. 하지만 내가 본 것은 순위 발표에 따라 요동치는 여자 선배들의 눈빛이였다.

“이번에는 45위네.”

옆에서 들려오는 미진의 말에 나는 순위표를 확인했다.

“2계단 하락한 걸로 뜨네요.”

“스폰서 없이 이 정도로 버텼으면 그 동안 잘 버틴 거지.”

“네?”

“아무것도 아니야.”

미진은 웃어 보이며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그때였다. 발표와 함께 끝난 것이라고 여겼던 사회자의 말이 흘러 나왔다.

“네. 12월의 우승자는 강효주씨네요. 그런데 여러분 오늘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특별히 신입생들이 온 기념으로 1위부터 100위까지 11월 소득을 공개하기로 했답니다. 이건 외부에는 유출 안 되는 극비 자료니깐요. 신입생 여러분은 밖에 나가서 사람들에게 말하고 돌아다니시면 안 됩니다. 그럼. 11월 한 달 소득을 공개해 주세요.”

소득이 공개됐다.

1등인 강효주의 소득은 약 64억이었다.

100등인 경우도 소득이 약 3억을 넘어가고 있었다.

이것을 통해 성인 영화의 규모를 알 수 있었다.

현재 성인 한류도 불어. 그 규모와 크기는 더욱 늘어나고 있었다.

“시작되었네.”

“네?”

“이제부터 신고식의 시작이라고 여기면 돼. 기업에서 어떤 방식으로 돈 지랄을 하는 지 지켜보는 게 좋을 거야.”

미진은 가방을 챙기며 말했다.

그러자 나도 미진을 따라 나서기 위해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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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저녁이 오기까지 나는 미진의 옆에서 모든 것을 지켜보았다.

이것은 돈을 쓰는 것이 아니라. 미진의 표현대로 정말 제대로 된 돈지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일 먼저 우리가 간 음식점은 한 끼에 십 만원에서 백 만원에 이르는 고급 뷔페 집이었다. 거기다 전망까지 좋은 스카이 라운지에서 먹는 점심.

점심을 먹고 나온 신입생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선물이었다.

여자들에게는 가방 하나에 천 만원이 넘어가는 고급 브랜드 외제 가방을 주었고 남자들에게는 직접 운전할 수 있는 차를 주었다. 물론, 남자들은 등급에 따라 차의 종류는 달랐다. 하지만 차 한 대당 최소 3천 만원이 넘어가는 승용차였다.

내년에 입학하게 될 신입생의 수는 총 25명. 여자 20명. 남자 5명이라는 것을 감안하다면 이 정도의 지출만으로도 상당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난 것은 아니었다.

선물 배분이 끝나자. 다음으로 기다리는 것은 발리 해외 여행 티켓이 걸려 있는 경품 추첨이었다.

또한, 경품에 걸리지 못한 사람들을 배려한 게임도 있었다. 게임은 3주 간의 유럽 투어권이 걸려 있는 게임이었다.

이정도만 해도 충분히 놀랄만한 일이었다. 그러나 또 남아있었다.

호텔 전체를 통으로 빌려 저녁에 있을 후원 기업 회식 전까지 편하게 쉴 수 있게 해주었다. 당연히 호텔 전체를 빌린 만큼 거기에서 나오는 것들은 전부 무료였다.

“정말로. 돈지랄을 하는 구나.”

감탄했다.

대기업에서 후원 해주는 성인 대학교의 위상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놀랐어. 이 정도까지 준비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맞아.”

나는 잠시 미진과 헤어지고 올해 새로 입학할 예정인 남학생들과 같이 쉬고 있었다.

서지훈, 손준호, 송광식, 신하늘.

서지훈, 손준호, 송광식은 페라 배우로 뽑혔으며, 신하늘은 시루 배우로 뽑힌 학생들이었다.

“부럽다. 이 정도로 배려해주고 있는데... AV 남우 중에서 탑급 배우인 임도경 선배는 어느 정도일까?”

지금만 해도 일반인의 상상만으로도 할 수 없는 범위였다.

그런데 AV 남우 중에서도 레벨이 제일 높은 탑급 배우인 임도경은 얼마만큼의 호화를 누릴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건 그렇고. 다들 집이 어디야? 나는 집이 울산이라서 자취해야 할 것 같은데. 혹시 성인 대학교 근처 자취방에 대해 잘 알고 있냐 해서.”

말을 놓기로 한 까닭에 우리는 편하게 말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신하늘의 말을 들어보니. 기획사에서 지원 조건을 내밀지는 않은 것 같았다.

“지금 나도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야.”

그랬기에 나는 그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숨겼다.

이미 AV 남우라는 타이틀로 인해 눈에 띈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 보다 더 눈에 띌 필요는 없었다.

“시간 됐다. 나가자.”

호텔에서의 휴식시간은 이걸로 끝이었다.

이제는 성인 대학교를 지원해주는 회사 임원들을 만나러 가야 했다.

“이것도 통째로 빌린 거야?”

“장난 아니다.”

이번엔 서울의 유명한 클럽을 통째로 빌렸다.

그러다 보니 신입생인 여자들의 수근거림이 장난이 아니었다.

이를 보니 알 수 있었다.

돈 맛을 본 사람들은 돈 맛을 잃지 못한다는 말의 느낌을 말이다.

“들어가자.”

어쩌다 우리 신입생들의 총 인솔 책임자가 된 미진은 신입생들을 데리고 클럽 안으로 들어갔다.

“어. 미진아. 어서와. 이 아이들이 신입생들인가 보구나.”

미진을 알아본 관리자가 우리들에게로 다가왔다.

“옷이 이게 뭐냐? 그러니깐. 내가 말했잖아. 꾸미고 와서. 저기 안에 있는 사람들한테 아양 좀 떨고 해라고.”

“됐어요. 저는 지금만으로도 충분해요.”

미진은 관리자의 말을 적당히 무시하며 홀로 안내했다. 그러자 그곳에는 이미 신구 대면식에서 보았던 선배들이 와 있었다. 그것도 예쁘게 차려 입은 체로 말이다.

딱 봐도 고급 옷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클럽 불빛에 반사되어 보이는 옷의 재질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옷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그녀들이 입은 옷이 고급 옷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향수 냄새.

거기다 그녀들의 가치를 높여 줄 수 있는 향수 냄새도 은은하게 퍼져 나왔다.

그러다 보니 신입생 여자들과 쉽게 비교가 되었다.

만약. 클럽에서 누구 하나를 초이스 해라고 한다면. 신입생이 아닌 그녀들을 초이스 할 것 임에 분명했다.

그때였다.

클럽 문쪽이 소란 스러워 지더니. 한 무리가 들어왔다.

“황태자야.”

“황태자요?”

“그래.”

미진은 신입생들에게 그들을 소개해줬다.

“중앙에 있는 사람이 윤민호. I그룹의 황태자. 현재 기획사. 러브미의 상당 부분 지분을 가지고 있어. 러브미 기획사 사장인 윤아라의 친 동생이기도 해. 그 옆에는 동갑내기 친구 정성호. D그룹 황태자야. 성인 대학교를 후원해주는 사람이기도 하지. 둘 다 나이는 24살. 딱 놀기 좋아하는 나이지. 그리고 그 옆에 배 나온 아저씨는 장득수야. 바나나 슛 사장. 즉. 오늘 이곳에 대형 기획사 쪽 사람 2명과 대형 스폰서를 해줄 사람이 왔다는 소리지.”

미진의 말이 끝날 무렵.

그들은 우리 앞에 모습을 완전히 들어내었다.

“이쪽이. 신입생. 저쪽이. 곧 헌 내기가 될 애들이넹.”

“와.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신입생과 재학생의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지네.”

“그렇네요.”

그들이 하는 말의 깊이는 얕았다. 하지만 그들이 풍기는 위압감은 엄청났다.

왜냐면. 오늘 그들이 지른 돈지랄을 통해 오늘 하루 즐겁게 놀 수 있었던 것이다.

“왜 다들 서 있어요. 클럽에 왔으면 춤추고 술 먹고 놀아야죠. 안 그래요? 어이. DJ. 볼륨 좀 키워봐. 웨이터는 술 좀 나르고.”

윤민호의 말에 클럽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웨이터들은 술을 나르고. DJ는 일렉트로닉 음악을 틀며 분위기를 고조 시킨 것이다.

“정사장님. 안으로 들어가시죠.”

“그라제.”

윤민호는 장득수와 정성호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여자 선배들은 그들의 뒤를 따라 쫒아갈 뿐이었다.

반면에 신입생은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몰랐다. 결국. 그 누구도 클럽 음악과 분위기에 취한 사람은 없었다.

============================ 작품 후기 ============================

돈지랄 다음은...??

소설 배경 잡는 것만으로도 꽤나 많은 분량이 잡아먹네요.

아직 주인공은 데뷔도 하지 못했는데... 얼른 분량 뽑아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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