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2 세상이 바뀌다. =========================================================================
어렸을 적의 기억이 난다.
사람들은 여가부(여성가족부)의 폐지를 외쳤다. 그리고 몇 년 뒤. 그것은 실제로 이루어졌다.
그때는 몰랐다.
남자들이 외쳤던 이 행동이 얼마나 거룩한 것인지.
그때부터였다.
여성의 성 해방 운동이 시작된 것은 말이다.
시끄러웠다.
여성의 성 해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던 어린 시절의 나에게는 그냥 시끄러운 것들뿐이었다.
처음에는 사소한 것부터 시작되었다.
여성의 노브라 착용. 여성 상의 탈의를 통한 거리 활보 등이었다.
실제로 외국에서 먼저 외쳤던 구호들이 한국에서도 외치게 된 것이다.
사실. 외국에서 주장했던 주된 이유는 진정한 양성 평등을 위한 시위였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대대적인 홍보가 진행되었다.
“지금 광화문 광장 앞에서는 여성 인권 향상을 위한 시위가 한창입니다. 또한, ...”
“양성 평등. 그것은 노브라 착용부터?”
“한 여름날. 여자도 남자들처럼 당당하게 상의를 탈의하고 싶습니다. 로 시작된 이 슬로건. 과연 여러분은 찬성하십니까?”
사람의 말은 전달하기 나름이었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의미처럼. 언론에서 포장하는 여성 인권 향상 운동으로 포장된 이 시위는 곧 전국에 있는 여성들이 일어나는 대대적인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시끄러워.”
하지만 나에게는 그저 시끄러운 일이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참으로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성 해방을 위한 이 운동이 얼마나 거룩한 것인지... 진정 모르게 내뱉은 말이었으니깐 말이다.
이후. 성에 눈이 뜨기 시작한 것은 몇 년이 지난 후였다.
초등학교에서 친구 한명이 말한 것이 시작이었다.
“우리 형이 컴퓨터에 몰래 다운 받아 놓은 거. 휴대폰에 몰래 담아왔어.”
처음에는 친구가 말한 호기심에 관심이 갔다.
그랬다. 처음에는 호기심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곧 신세계로 인도한 첫 걸음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나는 단언할 수 있었다.
야동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고 말이다.
나 역시 그랬다.
그것은 신세계로 향한 첫걸음이었을 뿐이었다. 이후 몽정을 겪으며 나는 진정한 남자로 다시 태어났다.
그 무렵. 여성의 성 해방 운동이 확대가 되었고 음지가 아닌 양지에서 성이 이루어지도록 만들었다.
바로.
대한민국의 AV의 상업화였다.
이것은 빠르게 고착화되었다.
바로. 성인 대학교가 2년 전부터 만들어져 성공 신화를 이루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성 상업화를 막을 방법이 없어졌고. 이후에는 합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법이 개편되었다.
이 모든 것이 암암리에 로비를 벌인 것과 여성의 진정한 평등을 위한 시위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성의 상품화로 인해 청소년들에게 유해하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의 지적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여성의 성 확대 운동이 교육 현장에 이른 것이다.
그렇게 되자 고리타분했던 성 교육이. 진정한 의미의 성교육으로 탈바꿈을 한 것이다.
지긋지긋했던 성 교육에서 말이다.
예를 들면 이랬다.
1. 표현의 직접화.
[아버지와 어머니가 사랑을 나누어 들어간 정자가 난자와 만납니다. 이때 몇 십억 대 1의 확률로 난자와 정자가 만나...] 이것이 기존의 교육이었다면...
[배란. 수정. 착상을 통해 아기가 생깁니다.]
간단하게 말이 바뀌었고. 실제적으로 영상을 보여주었다.
2. 실물 비교.
영상은 학생들을 강당에 불러놓고 실습을 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내가 다녔던 중학교는 남녀 공학이었고. 이 수업이 가장 인상 깊게 남았다.
“여학생들 중에 중학생 이후로. 실제로 남자의 그것을 본 사람이 있으면 손을 들어보세요? 아무도 손을 들지 않네요. 그러면 이제부터는 전부 다 본 것으로 손을 들어야만 할 겁니다. VCR을 보시죠.”
“우와. 대박. 종류별(?)로 다 보여줄 건가봐.”
영상에는 동양인, 백인, 흑인, 동남아인, 아랍인 등 각 인종을 대표하는 남자들이 서 있었다.
“지금 영상에는 남자들이 상체만 나와 있죠? 그럼. 묻겠습니다. 남자의 거시기는...”
강사가 거시기라는 단어를 꺼내자. 강당은 이내 혼란의 도가니가 되었다. 여학생들의 탄식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가증스러운 것들.”
탄식은 그저 위장일 뿐.
여학생들도 실은 보고 싶었던 것이다. 남자의 은밀한 그곳을 말이다.
“자. 조용.”
강사는 익숙한 듯. 청중들을 조용히 시키고 말을 이었다.
“다시 강의를 시작하죠. 남자의 거시기 크기는 어떨까요? 과연 포르노에 나오는 것처럼 거대하고 우람할까요? 실제로 한 번 보겠습니다. 다들 비슷한 크기를 지니고 있죠?”
영상에는 남자의 상반신과 하반신이 풀 샷으로 담긴 영상이 나왔다. 놀랍게도 남자들은 상의만 옷을 입고 있지. 하의는 탈의된 상태였다.
“포르노와 AV에 등장하는 성기는 평균을 상위하는 크기입니다. 실제로 어마어마한 크기를 지닌 건. 비정상적으로 큰 소수의 사람들뿐이지 대부분의 남성들은 5인치에서 7인치. 즉, 12.7cm에서 17.78cm의 범위 안팎을 지니고 있습니다. 실제로 손으로 쥐어보면 이런 느낌이죠.”
“아~~~.”
“아~~~.”
강사의 손이 오그라들자. 남학생과 여학생의 탄성이 강당 안에 울렸다.
그것은 저마다 다른 의미를 지닌 탄성이었다.
강의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3. 섹스의 실천.
실제로 아름답게 남성과 여성이 섹스하는 영상을 1분 30초 단위로 요약해서 보여 준 것이었다.
섹스를 감추러 들러 하지 마세요. 그리고 신음소리를 이상하게 받아들이지도 마세요. 또한, 피임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마세요.
이 3가지 마세요를 강조하며 영상을 틀어줬다.
거기에는 대한민국 TOP 성인 배우들이 등장하여 실제로 섹스하는 영상이었다.
4. 콘돔을 비롯한 피임법의 강조.
“여러분 보셨죠? 이것이 섹스고. 아이가 태어나는 순서에는 반드시 이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직 학생인 여러분이 이 행동을 하면 어떻게 될까요?”
성에 대해 당당하게 보여주고 현실적인 질문을 던지는 강사.
강당에 모인 학생들은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아마 알아도 부끄러워서 말을 못한 것이었는지도 몰랐다.
“경제적으로 독립을 하지 못한 여러분들이 섹스를 해서 아이를 가진다면... 그것은 자연스레 낙태의 길로 들어섭니다. 그러니 여러분. 피임을 하십쇼. 그리고 섹스는 나중에 하십쇼. 저는 하지 말아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지 말아라고 하면 더 하는 것이 요즘 청소년입니다. 그러니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참으십시오. 그리고 섹스를 할 기회가 생긴다면 반드시 피임을 하십쇼. 피임은 곧 여러분을 지키는 길이고. 가정을 지키는 일입니다. 그러니 반드시 피임을 하십쇼. 아이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없다면 말입니다.”
이후. 강사는 콘돔의 사용법과 피임약. 사후 처리 방법 등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강의는 이것으로 끝이었다. 그러나 기존의 강의와 비교한 학생들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것은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강의하고 만든 곳이 성인 대학교였다.
그렇게 대한민국의 성은 자유로워졌고. 청소년들을 비롯한 젊은 세대들은 성에 대한 인식이 점차 바뀌어졌다.
강의를 받기 전.
나는 성에 있어서 보수적이었다. 그러나 이 사건 이후로는 다소나마 성에 있어서 개방적으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