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과 준영
'에어로빅 센타를 확장해야 하는데....'
백평 남짓한 에어로빅 센타는 밀려드는 주부들로 인해 너무 비좁았다.
특히 애들을 학교에 보내고 나는 오전 10시 타임은 회원들을 감당하지 못 할 정도이다.
마침 아래층이 임대로 나왔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임대보증금과 시설비로 필요한 2억원
을 마련할 길이 막막한 지영의 얼굴이 짜증스러움으로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
그렇다고 아버지에게 사정을 하기도 싫었다.
무뚝뚝한 아버지는 그렇지 않아도 자신의 딸이 몸매를 훤히 드러내 놓고 지랄 발광을 떤다
고 지영의 일을 못 마땅해 하고 있던 참이었다.
살고 있는 아파트를 담보로 잡힌다 하더라도 1억원 정도를 대출 받을 수 있었다.
이래저래 심란한 지영이 오빠인 동일에게 부탁해 보았지만 오빠의 빤한 사정은 오히려 자신
이 잘 알고 있던 터라 기대도 하지 않는다.
미끈하게 빠진 미시 한 사람이 사무실 문을 밀고 들어오자 얼굴에 웃음을 띠우며 자리에서
일어나 반갑게 맞이한다.
산부인과 원장 사모라 했던가.
이슬기란 예쁜 이름을 가진 이 여자는 서른 일곱의 나이로는 도저히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잘 가꾸어진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피부 관리에도 정성을 기울인 듯 아직도 20대의 팽팽한 탄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잇다.
165정도의 작지 않은 키에 옷 차림도 대담하여 뒷 모습을 보면 영락없이 대학생이라고 착각
할 정도이다.
지적인 우아함을 풍겨내는 여자의 얼굴을 보노라면 자신도 어느새 생각의 수준이 높아지는
듯한 착각이 든다.
웃을 때마다 눈 가에 잡히는 가는 주름 조차도 매력적인 여자다.
'역시 돈 많은 여자가 예쁜가 봐'하는 생각을 하며 앞에 앉은 여자를 바라본다.
"원장님 무슨 고민 있으세요?"
"왜요?..그렇게 보이세요?"
"글쎄요...제..눈엔 뭔가 고민이 있는 거 같네요..."
지윤은 숨길 일도 아니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한참을 진지한 표정으로 들어주는 슬기가 너무 고마웠다.
이야기를 듣고 난 슬기가
"저기...우리 시동생이 대출팀 책임자로 있는데..."하며 망설이듯 얘기한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의 지윤이 다그쳐 묻는다.
"우리 그이한테 배 다른 동생이 있거든요...이제..스물 아홉 살인데도 책임자로 있어요...지난
번에 우리 그이도 담보가 조금 부족한데도 시동생이 힘을 써서 돈을 빌려서 병원 개 보수
했거든요..."
"어머...그래요...그럼...이슬기씨가...얘기..좀..잘해..주세요...은행에..알아보니까..1억..정도 밖에..안
된다고..그러더라구요...제가...따로...섭섭치 않게..인사한다고..."
"어머!...우리..시동생은..그런거...안..받아요..."
강하게 고개를 젓는 슬기에게 지윤이 전화기를 내밀며 사정을 한다.
지윤의 애처로운 표정에 마음이 약해진 슬기가 준영의 전화번호를 누른다.
언제 봐도 듬직하고 멋지게 생긴 시동생이다.
그래서 그런지 준영의 앞에만 서면 8살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소녀가 된 듯 가슴이 떨
려서 제대로 말도 못 건네곤 했다.
묵직하게 들려오는 준영의 목소리에 전신이 노곤해 질 것만 같아 나직히 한숨 지으며 자신
임을 밝히자 가슴을 시원하게 해 주는 듯한 쾌활함으로 반갑게 인사를 한다.
조용히 용건을 말하자
"하하...이거...우리..예쁜...형수님..부탁이니..안..들어줄..수도..없겠네요...대신..형수님..나중에..맛
있는..거..사셔야..됩니다...하하..." 하는 소리를 듣고 수화기를 내려논 슬기가 기대에 찬 눈으
로 자신을 바라보는 지윤에게 상큼하게 미소를 짓는다.
"우리 시동생이 한번 찾아 온대요...담보물..실사도 하고, 또 대출 받을 분 면담도 할 겸 해
서..."
"어머...정말...고마워요..."
"아니...저한테..고맙긴요...또...실사를 한다니까..거기서..잘..못..될 수도..있는데..뭘요..아무튼...저
는..거기까지예요...나머지는..원장님이..잘..알아서..하세요..."
슬기로부터 전화 번호를 전해 받은 준영에게 전화를 건 것은 다음날 이었다.
묵직한 저음의 목소리가 너무 근사했다.
금융기관 대출 담당 직원의 파리한 모습을 떠올렸던 지윤은 그의 목소리에서 자신의 예상이
빗나감을 느꼈다.
아파트의 등기부 등본을 떼 놓으라는 준영의 말에 다음날 일찍 등기소에 가서 등기부 등본
을 뗀 지윤이 미용실로 들어가 자신의 긴 머리를 잘라내 버렸다.
어느새 언밸런스한 단발머리의 젊고 매력적인 여자가 거울 속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보
고는 만족스런 미소를 짓는다.
흰 색 끈팬티를 입고 역시 흰색의 몸에 쫙 달라붙는 얇은 바지를 입고 젖가슴에 달라붙는
나시 티를 지윤이 자신의 늘씬한 몸매를 거울에 한번 비춰보고는 에어로빅 센터로 들어섰
다.
약속된 2시가 되자 훤칠한 청년이 유리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을 사무실에서 본 지윤은 놀라
움을 금치 못했다.
자신의 선입관이 얼마나 잘 못 된 것인지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무렵, 허벅지와 가슴이
깊게 패인 다소 야한 옷차림으로 땀을 흘리며 운동을 하고 있던 이 슬기와 반갑게 인사를
한다.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아양을 떠는 듯한 슬기의 모습을 보자 질투의 감정이 슬그머니 고개
를 든다.
'이슬기도 저 사람을 좋아하나 봐..."
형수라고 해서 자신의 시동생을 사랑하지 말란 법이 없다는 것이 지윤의 생각이다.
자신도 오빠인 동일과 섹스를 하지 않았는가.
새삼스러워 다시 한번 남자를 바라보니 역시 자신의 오랜 이상형이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소파에 앉아 그가 들어오기를 기다린다.
슬기와 인사를 나누고는 다시 운동을 하는 슬기의 늘씬한 몸매를 새삼스럽다는 듯 한참을
바라보고 있던 남자가 몸을 돌려 사무실로 향한다.
그가 입맛을 다시는 모습을 확인한 지윤의 얼굴이 와락 붉어진다.
유리 문을 밀고 들어오는 남자를 맞으려 지윤이 몸을 일으킨다.
남자가 자신의 몸매를 순간적으로 아래위로 쭈욱 훑어봄을 느낀 지윤은 짜릿한 감흥을 느낀
다.
"혹시 박지윤씨 맞으세요?"
굵직한 목소리로 말하는 남자에게 열에 들뜬 듯 고개를 끄덕인다.
"아! 반갑습니다. 제가 김 준영입니다. 대출을 원하신다고요?"
건장한 몸을 소파에 걸치며 앞에 서 있는 지윤의 몸을 다시 한번 살핀다.
적당히 살이 오른 펑퍼짐한 아줌마를 상상하고 왔던 준영 역시 지윤의 모습이 충격적이다.
170센티 정도의 키에 무척 드문 아름다움을 가진데다가 몸매마져 조각상을 보듯 거의 완벽
하게 잘 빠졌다.
하얀색의 바지가 터질 듯한 여자의 하체를 채 가리지 못하는 듯 모든 굴곡을 그대로 드러내
고 있다.
도도록한 두덩이가 불쑥 솟아있고, 그 곳을 보노라면 보지 털이 보일 것만 같아 괜스레 몸
이 근질거리는 기분이다.
언밸런스한 짧은 머리도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
여자가 음료를 대접하려는 듯 사무실 구석의 키 작은 냉장고로 가더니 허리를 굽히고 냉장
고 속을 뒤적인다.
가뜩이나 팽팽한 탄력을 가지고 있을 것 같은 여자의 엉덩이가 몸을 숙임에 따라 양 옆으로
확 퍼지며 더욱 에로틱한 모습을 연출한다.
옷감이 워낙 얇은 탓인지 음부의 모습인 듯 가랑이가 도도록하게 튀어나와 있다.
지윤은 음료수를 꺼내며 남자가 자신의 엉덩이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음이 느껴졌다. 엉덩
이가 근질거리며 가슴이 두근거린다.
저런 남자의 손길을 엉덩이에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생각하며 다소 느린 동작으로
음료수를 꺼내며 남자가 자신의 엉덩이를 더 볼 수 있도록 해 준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지난 번에 입었던 미니를 입는 건데...'
손에 잡힌 음류수 뚜껑을 열어 컵에 따르고 소파로 다가가는 지윤의 몸이 휘청거린다.
"드세요..."
"고맙습니다."
준영은 지윤이 탁자에 놓은 음료수를 한 모금 마시고는 자리에 내려 놓는다.
탁가에 놓인 등기부 등본을 확인한 준영이
"일반적으로 이런 정도의 담보물로는 1억 정도의 대출이 가능합니다." 하고 사무적인 어투
로 얘기한다.
"네...저도..알아요. 은행에서 그러더라구요..하지만 2억이 꼭 필요해서.."
준영의 요구로 지난해의 매출액 집계표와 손익 계산서를 보여 주었다.
어느 덧 금융기관 직원의 모습을 되찾은 준영이 세심하게 서류를 확인한다.
고개를 살며시 가로 젖는 준영의 제스츄어에 답답해진 지윤이
"어떻게 좀 안되겠어요?...좀 도와주세요. 은혜는 잊지 않을께요"하며 애처로운 표정을 지으
며 준영을 바라본다.
힐끗 그런 지윤을 쳐다본 준영이
"글쎄요..." 하며 여운을 남긴다.
그것이 촌지를 요구하는 것이라 판단한 지윤이
"제가 충분히 인사는 할께요..." 하자 얼굴이 굳어진 준영이
"제가 그런 정도의 사람으로 보입니까?" 한다.
화난 표정의 준영을 본 지윤이 몸을 잔뜩 웅크리며 울상을 짓는다.
"죄송해요...저는 그게 아니라...흐흑"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지윤이 고개를 허벅지에 박고는 한동안 움직이지 않는다.
"내 참...저기..박지윤씨..아파트 실사 한번 해 봅시다." 하는 준영의 말에 고개를 든 지윤의
눈이 빨개져 있다.
"이제 보니..박지윤씨..울보네요...하하하"
"몰라요...너무..당황스러워서...후훗"
미소 짓는 지윤을 바라본 준영이
"어어?...울다가 웃으면 똥꼬에 털 나는데....하하하"하고 지윤을 놀린다.
"어머!..뭐예요?...호호호...정말..재미있는 분이셔.."
새삼스럽다는 듯 지윤이 준영을 바라본다.
허무감을 감춘 듯한 그의 얼굴에서 조금전의 농담은 도대체 연상이 되지 않는다.
"우리 집 가보시면 흉보실 텐데...너무..지저분..해서.."
"가보지 않고는 대출 안 해드립니다."
"어머..그럼..가 보면 대출이 되는 거예요?"
"허어..얘기가 그렇게 되나?"
"호호호..전..준영씨만..믿어요.."
대리라는 직함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준영씨라 이름을 부르자 자신에게도 준영이 무척이나
가까운 듯한 기분이 든다.
"자..그럼 일어날까요?"
몸을 일으켜 유리문을 밀고 나가는 준영의 뒤를 급히 손지갑을 찾아 쥔 지윤이 따라 나선
다.
자신의 형수에게 다가간 준영이
"형수님..꼭 맛있는거 사주셔야 합니다.." 하자
"그래요..그 대신 대출 꼭 해주세요.."하고 이슬기가 웃으며 대꾸한다.
계단을 내려오는 준영에게
"식사하실 때 나도 좀 끼워 주세요." 하자 준영이 선뜻 그러마고 대답한다.
준영의 차를 타자 대쉬 보드에 눈이 번떡 뜨일 정도의 미인이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이 걸려
있다.
"어머...이 분이 사모님?"
"하하..네..맞습니다."
"어머..너무..미인이다...정말..좋으시겠어요..이런..미인과 함께 사시니...후후..아아..이 사진 보니
까..갑자기...죽고싶어져요...호호.."
"하하하...별 말씀을....이런 미인이 죽으면 남자들은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으라고 그런 험한
말씀을 하십니까?"
"어머..그게...무슨 뜻이예요?"
"그렇잖아요...지윤씨가 죽으면 남자들은 눈 요기 거리가 사라지는 건데..."
"그럼..내가..눈요기 거리란 말이예욧"
"하하하...이를테면 그렇단 말이죠..."
"어머..미쳤어...정말...그럼..준영씨도..내..몸..훔쳐..봤어요?"
"그럼요...그것도..아주..세밀하게..."
"정말..남자들은..너무..응큼해...그래..보니까..어땠어요?"
"짜릿하던데요...아랫도리가 뻐근해 지고..."
"어머..난..몰라..어떻해...너무..해요..정말..."
어쩔 줄 모르겠다는 듯 두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려버린다.
다시 고개를 든 지윤의 눈이 눈물과는 전혀 다른 의미로 젖어 있었다.
"너무 어색해요..."
농담의 여파로 아무 말이 없어지자 어색한 분위기가 견딜 수 없는 듯 지윤이 말을 꺼낸다.
"후후...그래요?..난..좋기만..한데.."
"정마알...준영씨...짓궂다...미워 죽겠어..."
"하하하...죽지 말라니까..자꾸..죽는다고..그러시네..."
벌려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어이없는 표정을 짓던 지윤이 정색을 하고
"준영씨 몇 살이예요?" 하고 궁금한 듯 묻는다.
"남자 나이 묻는 건 실롄데....지윤씨보다 대 여섯 살은 더 먹었을 걸요?..."
"어머!..정말이예요...그럼..서른..대여섯...그렇게 안 들어 보이는데..."
"예?...그럼..지윤씨..나이가..서른이란 얘기예요? 허참..그럼..나보다..누나네..."
"어머..그럼...나보다..동생?...준영아...왜..그렇게..누나한테...까부니?...호호호?"
"죄송합니다..누님...한 살..누나도..누난가?"
"그럼...당근이지...준영이..앞으로 누나한테..까불면...혼난다..."
"이거...원..믿어지지...않는구만..."
"그래애?...누나가...그렇게...젊어..보여? 말만으로도 너무 기분 좋다..얘"
"미치겠군..."
"어머...내가..그렇게..예쁘니?..미칠 정도로 예뻐?..호호호...아이..고소해.."
주도권이 지윤에게 넘어가자 연신 재잘거리며 떠들어댄다.
어느 덧 아파트에 도착하자 지윤이 준영을 안내하여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19층을 누르자 문이 닫히려는데 저만치서 나시 티에 반바지를 입은 여자가 뛰어오며 소리친
다.
"어머...언니..일찍 오시네요..."
지윤을 잘 아는 듯 그 여자가 활짝 웃으며 인사를 한다.
살짝 패인 보조개가 아름다운 여자다.
"그래..오랜만이네....신혼재미 좋지?"
지윤이 밝게 웃으며 말을 건넨다.
5층을 누른 여자가 준영의 앞에 서자 무의식적으로 준영이 그 여자의 몸매를 위 아래로 훑
듯이 바라보자 옆에서 그런 준영을 보고 있던 지윤이 허리를 살며시 꼬집어 온다.
여자가 내리고 문이 닫히자
"어휴...정말...왜..저..여자..한번..어떻게..해보고..싶어?" 하며 따지듯 말을 한다.
"왜요?...누님이..다리 한번 놔 주려고요?"
"후후후...동생이 원한다면...내가..한번..나서보지..뭐..저..애..남편도..외항선..타느라고..두세달..동
안은 돌아오지 않을텐데..."
"정말요?...그럼..염치불구하고..부탁해..볼까..."
어느새 허리를 움켜 쥔 지윤이 세게 꼬집는다.
"하하..우리..누님이..질투를..하시나..."하며 준영이 지윤의 몸을 슬쩍 끌어안는다.
준영의 몸을 밀어내려던 지윤이
"어디...우리..누님..한.번 안아볼까..."하는 소리에 저항을 멈춘다.
준영의 굵은 팔이 지윤의 허리를 바짝 끌어안자 지윤의 늘씬한 허리가 휘어지며 사타구니가
준영의 사타구니에 바짝 밀착된다.
'어머...이게..뭐야...'
지윤은 자신의 사타구니를 짓 누르는 몽둥이의 느낌에 당황한 표정을 짓다가 그것이 준영의
물건임을 느낀 듯 얼굴을 붉게 물들인 채 가만히 안겨 있는다.
"어머...너무..커...몽둥이..같애...너무..단단해..."
엘리베이터가 19층에 도착하여 입을 벌리자 몸을 돌려 빠져나오면서 준영의 물건을 확인해
본 지윤은 갑자기 아랫도리가 찌릿하는 전율을 느꼈다.
바지를 찢을 듯이 솟아 있는 준영의 물건은 혁대를 밀어 올릴 것처럼 배꼽 근처까지 그 융
기가 계속 이어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