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화 (6/22)

"예..김준영입니다."

언제나 활달한 저음의 목소리가 매력적이다.

"응...나야...혜정이..."

"어?...아니...이게..누구야?...형수님께서 전화를 다 주시고..."

"장난하지 말고...."

"아니...장난이라니요....감히...형수님한테....너무...영광스러워서....쇤네...몸둘바를    모르겠습니

다....어!...어디 있지....방금까지 있었는데....."

"아이...뭐가.."

"하하..쥐구멍..."

"어머...호호홋"

준영의 너스레에 웃음을 참을 수 없다.

'그래 그런 사람이야...너는...항상...그랬었지...조금도 변하지 않았구나...'하며 생각에 잠긴다.

"어..형수님.....형수님...에이...쪽팔려서 잠수 탔구나...."

"내...참...하여튼 못 말릴 사람이야.."

"누가...?"

"누구긴 누구야...자기지.."

"어...시동생한테 자기라고 그러네..."

자신의 실수를 알아 차렸지만 이 기분을 깨뜨리기 싫다.

"뭐..어때...듣는 사람도 없는데...."

"기분 묘하네...듣는 사람 없으면 상관 없단 말이야...?"

"호호호..그래...무슨 상관있어?...안 그래?"

"그럼..아무도 없으면 슬쩍 끌어안아도 되겠네?"

그 소리에 아랫도리가 찡! 하고 울리는 것 같다.

"용기 있으면 해봐...자기 용기 빼면 시체잖아....호호호"

"어케 알았지?"

"왜..몰라...자기 비리 난...다..알어...후후후"

"비리는 무슨...근데 웬일이야...전화를 다 주고..."

"왜? 전화하면 안돼?...."

"안되긴...좀..뜻 밖이라 그러지..."

"언니한테 잘 해줘서 고마워...."

"으..으응...언니가 얘기해?"

"그래...너무너무 고맙다고 전해달래...이것저것..."

"뭐?  이것저것..그럼 다 얘기했단 말이야?"

"아....심심한데...지혜한테 전화나 해 봐야겠다..."

"아...안돼...살려줘...."

짐짓 애걸을 한다.

'바보야 지혜는 이미 알고 있어...'라고 생각하며...

"그래....자기 하는 거 봐서..."

"어떻게 해줄까?..응...말만 해"

"호호호...급하긴 급한가 보다...자기..이런 모습 처음보네...지혜가 무섭긴 무서운가 보지?"

슬며시 질투심이 생긴다.

"갖고 싶은 거 있으면 다 말해...내가 다 사줄게.."

"몰라...자기가...알아서...해...."

"오우케이....기다려...내가 멋진 선물 줄께...알았지?"

"호호호...기대되는데..."

전화를 끊고 나서도 한동안 그와의 통화를 생각하며 즐거워한다.

남편은 오늘도 늦는 것 같다.

벌써 2달째 계속되고 있다. 전화도  없이 고주망태가 되어 새벽녘에야  집에 기어들어 오는 

것이...

애써 무시하고 잠에 빠져 든다.

얼마나 잤을까..

혜정은 무엇인가 자기 몸을 짖 누르는 느낌에 답답하여 눈을 뜬다.

역한 술 냄새가 화악 끼치며 가랑이 사이를 거칠게 비벼 온다.

직접 손이 느껴지는 것을 보니 이미 팬티가 벗겨진 것 같다.

'아아...귀찮아...'

아무런 감흥도 일어나지 않고 단지 이 순간이 짜증스러울 뿐이다.

남자는 다짜고짜 자기 아랫도리를 벗어버리더니 곧바로 지혜의 보지에 자지 끝을 대고 밀고 

들어오고 있다.

"아..싫어요...나...준비...안됐어요.."하고 앙탈을 해 보지만 술에 취한 남편은 손가락에 침을 뭍

혀 보지에 바르고는 곧바로 밀고 들어온다.

"싫어...이러는..거..싫어요..."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탓에 보지의 살갗이 쓰리다.

남자가 침대 머리 맡을 노려보며 거칠게 풀무질을 시작했다.

"헉..헉"

점차 움직임이 빨라지더니 길게 숨을 내뱉으며  사정을 하고는 볼일을 마쳤다는 듯  자지를 

쑥 빼더니 옆으로 쓰러지듯 길게 눕는다.

"좋았어?"하고 묻는 준호를 째려보며

"웬 술을 이렇게 많이 마셨어요?"하고 물어보나 어느새 잠들었는지 코를 골고 있다.

기분을 잡쳐버린 혜정이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벗고 샤워를 한다.

남편의 흔적을 지워버리려는지 자신의 음부 부분을 신경질적으로 씻어내던 혜정의 손  끝에 

콩알만한 음핵이 만져진다.

잠시 그 것을 만지작거리자 발끝에서부터 찌릿한 기분이 척추를 타고 머리끝까지 단숨에 치

달린다.

"아아.."

차츰 거칠게 음핵을 만지작거리다가 조금전 남편이 들어갔던 구멍에 손가락 두 개를 집어넣

고 꿈틀거린다.

남편의 무성의한 성행위보다 훨씬 즐겁다.

벌써 2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자위 행위에 서글퍼지지만 주체할 수 없는 욕망에 유방을 주무

르며 몸을 비비꼰다.

"아아....준영씨....나...하고..싶어....박아...줘...준영씨...좆으로 ...내...보지를...짖  이겨줘.....아아...여

보...."

준영의 얼굴을 떠올리며 스스로의 몸을 어루만지고 있다.

한동안을 그러고 있던 혜정이 

"후우..."하는 긴 한숨과 함께 움직임을 멈추고 욕실 바닥에 철퍽 주저앉는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녀의 두 볼에 눈물이 흘러내린다.

준호 형의 방황

준호는 W증권 명동지점 과장으로 근무중이다.

대학시절 클래식 기타에 심취해 있던 준호는 축제  때 자신의 연주를 보러 온 현재의 아내 

신혜정을 만났다.

동생의 말을 들어보니 작년에 그 대학교에서 메이퀸에 선정된 적도 있었단다.

정말 예쁘고 사랑스런 여자다.

그런 여자가 자기에게 반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고, 그녀를  놓지기도 싫어서 세상물정 

알기 전에 내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서 취직을 하자마자 청혼을 했고, 그녀도 쉽게 응낙하여 

결혼에 이르렀다.

97년 말에 밀어닥친 IMF 한파로 주식시장이 침체 일로에 놓여 있어 요즘은 사는게 사는 것 

같지 않다.

매일 술을 마신다.

1주일 전인가 그날도 늦게 집에 들어가 보니 아내가 잠옷 바람에 자고 있었다.

욕망이 솟았고 거칠게 눌러 댔다.

그리고 나서 잠이 들었다가 샤워 소리에 언뜻 잠에서 깨어 물을 먹으려 나가려다 욕실 문을 

열어보았다.

그 곳에서 아내가 자위행위를 하고 있었다.

그 것까지는 참을 수 있었으나, 혜정의 입에서 준영이라는 말을 듣고는 심장이 내려앉을 정

도로 놀라고 말았다.

'준영이와 관계를 했단 말인가....'

밤새 고민을 했다. 이상한 일이다.

혜정과의 첫날밤. 듣던 것과는 다르게 혜정이는 그다지 많이  고통스러워 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결정적으로 순결의 상징인 핏물을 흘리지 않았다.

'그럼..대학 시절부터 이미...?'

준영이가 좋은 여자라고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칭찬하던 것도 의심스럽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