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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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로 도착하자마자 어둠 속에 휩싸인 다른 곳과는 다르게 사창가는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여전히 성기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아줌마는 성기가 내준 돈을 확인하며 만면에 웃음꽃을 피웠다.

"에고, 고마워! 학생."

"고맙긴요. 제가 오히려 더 고맙죠. 여기 이렇게 착한 미희하고 수진이를 보호해준거나 다름없는데."

"내가 뭘 했다고. 더 미안해지려고 하네. 그런데 왜 갑자기 지금 줘? 내일 줘도 되는데."

"내일은 떠나려고 합니다. 그동안 신세져서 고맙습니다."

"아, 그래. 이거 서운한데 이별주라도 해야지."

"바쁘신데 그럴 시간이 있겠어요? 그냥 일 보세요."

아줌마는 한사코 시간을 내겠다며 우겼다. 듣기로는 사창가의 피크 타임이 새벽부터 아침이 오기 전이라고 하는데 아줌마는 오늘은 영업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다른 아가씨들은 자기 말이라면 다 듣는다며 바로 환송회를 하자고 했다.

그러면서 아가씨들을 불러 소주와 맥주를 상자로 세상자씩 갖고 오라고 했다. 자기는 해줄 것이 이것 밖에 없다며 미희와 수진이에게 어디가서든 행복하게 잘 살라고 말을 건넸다. 다른 아가씨들도 처음에는 서먹하게 있더니 술이 들어감에 따라 친근하게 굴었다.

그녀들은 특히 성기의 도움으로 사창가를 떠나게 된 미희와 수진이를 부러워했다. 자신들도 그런 남자를 만나고 싶다며 은근히 성기에게 추파를 던지기도 했다.

"성기씨라고 했죠. 앞으로 잘 사세요. 자, 건배!"

"앞날을 위하여!"

"위하여!"

가게 내 모든 아가씨들과 아줌마 그리고 미희와 수진이까지 가세해 성기에게 고마움과 축하를 했다. 미희와 수진이는 아가씨들이 건배를 하자 뺄 수가 없었다. 그녀들은 아가씨들이라고 호칭을 하지만 나이를 따져 보면 큰 언니쯤 되어 보이는 나이 차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들이 건네는 잔을 둘은 넙죽 넙죽 잘도 받아 먹었다.

성기는 술잔을 비우면서도 이렇게 큰 판이 벌어진 것이 못내 마뜩치가 않았다. 그냥 조용히 이별주나 하고 끝내고 싶었는데 가게 주인이자 우두머리인 아줌마가 자꾸 고집을 부리는 탓에 어쩔 수 없이 허락한 것이 이렇게나 커진 탓이었다.

게다가 얼굴도 보지 못한 아가씨들이 술을 건네니 도통 거절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그 여파로 인해 성기의 속은 지금 뒤집어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더군다나 머리는 바닥이 뚫고 올라올 것 같이 보였다. 눈동자는 풀어져서 썩은 동태 눈처럼 되가지고 여자들이 주는 술잔을 입을 벌리고 받아 마셨다.

그나마 술이 센 미희가 흑기사를 자처하며 나섰다. 

"언니들. 울 오빠 많이 취했어요. 제가 대신 마실게요."

그러자 미희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녀들이 저마다 소리쳤다. 

"안돼! 그런게 어딨어?"

"안되지. 그러면. 이별주를 대신 마시는 법은 없지."

"으이구, 그래도 오빠라고 챙기긴."

"부럽다, 부러워."

"유세떨어! 오빠 있다고. 흥! 없는 년은 서러워서 술도 여자끼리만 마셔야 하냐!"

순식간에 방은 시장 통을 방불케 할 정도로 소란스러워졌다. 그 바람에 성기는 술기운 더욱 올라왔다. 자신의 왼쪽에는 미희가 오른 쪽에는 아줌마가 앉아 있었는데 아줌마가 드러난 두툼한 허벅지를 자꾸 성기에게 밀착시켰다. 비몽사몽하는 성기를 챙긴다며 성기의 오른손을 잡아채 자신의 허벅지 위에 올려 놓기까지 했다.

아줌마는 나이와는 어울리지 않게 짧은 팬츠를 입고 있어 그렇지 않아도 허벅지가 드러난 상태였는데 그 살을 성기에게 자꾸 밀착하니 성기의 내재된 욕망이 불끈거리기 시작했다.

소란스러운 상황은 전혀 들어오지 않는 아줌마였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첫날 보았던 성기의 굵고 큰 몽둥이 생각만 간절했다. 떠나기 전에 자신에게 몸보시나 해주고 갔으면 했는데 내일 떠난다고 하니 영영 만나지 못할까봐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물론 종종 들러 인사하겠다고 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말뿐임을 성기보다 연륜이 많은 아줌마는 알고 있었다.

친했던 친구들조차 만나기 힘든 세상이다. 그런 세상에서 어쩌다 한번 만나고 헤어지는 인연일 뿐인데 다시 오겠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그래서 그녀는 가게를 닫고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이었다. 전에 술을 같이 먹어보니 성기 학생이 술이 약해 그것을 이용하면 기회가 생길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오랜만에 남자의 손이 허벅지를 만지자 아줌마 역시 달아오른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녀의 동굴은 이미 샘물을 흘리고 있었다. 성기의 굵은 몽둥이를 생각하자 조건반사적으로 아줌마의 동굴도 눈물을 흘린 것이다.

다행이도 탁자가 있어 그녀의 아랫 도리가 보이지 않아 들키지 않았다. 상을 펼치지 않고 그냥 바닥에서 먹었다면 성 경험이 풍부한 아가씨들이 눈치챘을 것이다. 

"알았어요. 언니들. 그만 조용히 하자고요."

그러면서 미희와 수진이는 성기에게 잔을 건넸다. 내키지는 않았지만 아가씨들이 가만 두지 않을 기세였다. 하지만 성기의 눈은 반쯤 풀어져 술을 먹으면 곧바로 쓰러질 것으로 보였다. 그것은 아줌마도 원치않는 일이었다. 

성기와 하고 싶어하는 아줌마는 결코 그것을 바라지 않았다. 왜냐하면 남자들은 술에 떡이 되면 물건이 서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으로 익히 알고 있었다. 아무리 정력이 강한 남자라 할지라도 술에는 정신을 잃고 자기 바쁘기 때문이었다.

"너희들! 왜들 그래? 이 학생 지금 눈이 풀린 거 안 보여? 누굴 죽이려고 술 먹냐?"

그렇게 말하면서도 아줌마는 성기의 오른손을 잡고 자신의 은밀한 부위로 가져갔다. 성기가 취하지 않았다면 곧바로 손을 뿌리쳤을 텐데 이미 성기는 곤드레만드레 상태였기에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손이 움직이는 것을 내버려 둘 수 밖에 없었다.

"아이, 언니. 이별주잖아."

그녀의 말에 다른 아가씨들이 애교섞인 어조로 항의했다. 

"그러면 내가 마실게. 됐지? 너희들도 건배해."

그러면서 아줌마는 오른손으로 성기의 술잔을 받아들고 단숨에 비웠다. 카아! 이미 술은 소맥으로 바뀐 지가 꽤 되었다. 그렇기에 술이 센 그녀도 단숨에 비우니 속에서 열불이 나는 것 같았다. 잔도 일반 소주 잔이 아닌 맥주 잔이었기에 속쓰림은 한동안 지속되었다.

그녀가 비우자 이번에는 대각선에 있던 아가씨가 또 잔을 성기에게 건네주려고 했다.

"야, 너희들! 학생 죽이려고 작정했냐?"

"미희하고 수진이 행복하게 해주라고 부탁하는 술이잖아요. 언니는 별 것도 아닌 일로 왜 성질을 내요?"

오래 일한 아가씨들과 아줌마는 친자매처럼 지냈다. 그렇기에 사장이 아니라 언니라고 부르는 언니들이 많았다. 그만큼 아줌마가 정이 있어 아가씨들도 오랫 동안 같이 있을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합니다.

열심히 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는 일만 남았네요. 환송회만 끝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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