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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예나는 내년 까지만 일하고 2년 후에는 조그만 옷가게 정도를 내려고 생각중이었다. 그런 그녀가 짧은 듯 하지만 지금 입지 않으면 앞으로는 더 입지 못할 것 같아서 작년에 사두었던 초미니 스커트를 입고 온 것이다.
그 짧은 치마를 입고 앉았으니 팬티가 고스란히 보일 정도였다. 남자들의 시선도 한껏 즐기리라 여겼던 그녀 앞에 배일도가 관심도 가지지 않으니 열불이 났다. 억지로 러브 샷을 했건만 녀석은 술만 먹을 뿐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배일도의 오른 손을 잡고 자신의 허벅지를 쓰다듬게 했다. 배일도는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와중에 나긋나긋한 살결이 만져지자 화들짝 놀랐다. 내려다보니 뽀얀 허벅지 사이에 자신의 손이 들어가 있지 않은가.
그것을 깨닫자 한순간에 술이 확 깨는 배일도였다. 그 뒤로는 이예나의 허벅지를 테이블 밑에서 자신의 허벅지인양 만지는 배일도였다. 그럼 그렇지라는 만족감에 이예나는 미소지었다. 자신의 몸에 반하지 않은 남자들은 지구상에 결코 없었다. 비록 순간으로 끝난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허벅지 사이로 손을 밀어넣자 이예나는 다리를 붙여 손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다. 꼭 붙인 다리 때문에 그의 손은 합쳐진 벽들에 갇혀 옴싹달싹 하지 못했다.
"왜? 좀 만지자."
"아이, 오빠! 우리 이럴려고 데려 온거야? 술 좀 더 마시고 천천히 좀 하자."
"시간도 없는데 천천히 하기는 개뿔! 빨리하는 게 우리 국민성에도 부합되는 거야."
"국민성? 오빠 그런 어려운 단어 나 몰라. 어렵게 살아서 항상 풍족히 먹는 것을 꿈꾼단 말이야."
"그래?"
잠깐 깨었던 정신은 이미 들어간 알콜을 이기지 못했다. 배일도의 정신은 또 다시 오락가락하고 있었다. 어렵게 살았다는 말에 배일도는 뒷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냈다.
"야아, 이백만원이야. 여기서 지금 스트립 쇼 해봐! 하면 줄 테니깐."
갑작스런 그의 말에 예나와 세희등은 깜짝 놀랐다. 놀라기는 한상득과 박흥식도 마찬가지였다. 한상득이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쳤다.
"야, 일도야! 뭐하는 거야? 지금?"
그 소리를 들은 배일도는 게슴츠레하게 눈을 떴다. 피곤하기도 했지만 지금 자신의 뜻에 반하는 말을 들으니 열이 뻗쳤다.
"뭐긴? 쇼하는 거지. 우리들만의 쇼!"
그 말에 한상득과 박흥식은 순간 재밌겠다고 여겼다. 어차피 세 년 가운데 한 년은 자신들이 능욕한다하더라도 그러기 전에 이렇게 벌거벗은 몸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 말이다.
"좋아! 찬성인데."
"오빠들! 우리가 뭐 창녀들이야?"
세희는 한상득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러자 한상득은 뒤로 손을 뻗더니 지갑에서 돈을 꺼냈다.
"나도 이백만원 걸지."
"그러면 나도 걸어야지. 자 이백만원!"
박흥식도 지갑에서 수표를 꺼냈다. 역시 있는 집 자식들이라 돈에 구애받지는 않는 것 같았다. 처음 배일도만 제안했을 때는 기분이 나빴지만 액수가 커지자 그녀들은 침묵했다. 그만큼 걸린 돈이 큰 것이다.
세희와 예나는 벌써 눈빛이 동조하는 분위기를 띠고 있었다. 남은 한명의 여자 지영이가 갈등을 하자 둘이 나섰다.
"오빠들, 우리 끼리만 잠깐 애기할께."
"좋았어. 하지만 알아둬. 너희들이 하지 않으면 이 돈은 없다는 거. 너희 셋이 다 벗으면 백 만원씩 더 줄게. 잘 생각해서 결정해라."
"에이, 알았어. 오빠! 잠깐만 기다려 줘."
세희가 지영이 귓가에 속삭였다.
"야, 지영아. 눈 한번 딱 감고 벗자. 그러고 나서 이백 챙기면 되잖아. 5분도 안 걸릴 걸."
"그러자. 지영아. 하루 종일 일해도 손에 쥐는 건 별로 없잖아. 옷 벗고 이백이면 거저야."
"지영아~~~"
둘의 끈질긴 설득에 지영이는 결국 백기를 들었다. 그녀도 벗기로 했던 것이다. 일은 그 후에 벌어졌다. 그녀들은 옷을 벗기 시작했다. 다른 방과는 달리 가장 구석에 있는 방은 제일 커서 20명이 들어가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였다. 더군다나 방음 시설도 잘 되어 있어서인지 홀의 음악이 전혀 들리지가 않았다.
세희와 미연은 등을 돌린 지영이와는 달리 너무나도 당당하게 세 남자의 앞에서 나체로 변해갔다. 남자들과의 경험은 있지만 뻔뻔하지 않은 지영은 망설이는 마음을 다독이며 스커트를 내렸다.
세 여자는 팬티와 브래지어 차림으로 순식간에 변해 있었다. 그중에서 세희가 가장 음란하게 보였다. 이미 젖어서 번들거리는 액체가 팬티에 달라 붙어서 검은 수풀이 적나라하게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셋 가운데 가장 울창한 밀림으로 말이다.
한상득을 비롯한 세 명은 흡족한 듯 여자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중에 한상득은 특히 더했다. 자신이 찍었던 여자가 젖가슴의 부피가 가장 컸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둘과는 확연히 다르게 예나의 가슴은 컸다. 브래지어 마저 내리자 검붉은 꼭지가 그 모습은 드러냈다. 세 여자는 모두 꼭지가 검었다. 그 점이 남자들을 실망시켰다. 모두 경험이 풍부하겠군이라고 단정지었다.
지영이는 부끄러운 듯 두 손으로 가슴을 가리고 섰다. 그 모습에 짜증이 슬슬 난 한상득이 말했다.
"가리지 말고. 우리가 이상한 짓 안하잖아. 빨리 해봐."
그 말에 세희등은 팬티를 벗기 위해 허리를 숙였다. 조명이 있다지만 룸이어서 어두웠다. 옷을 벗는 동작이 마치 사창가에 손님으로 온 기분을 연상케 했다. 그 바람에 한상득과 박흥식은 가운데 물건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았다.
박흥식이 다가왔다.
"상득아! 약이 한알 뿐인데 어떻게 할거야?"
그들은 지금 강력한 수면제인 졸민을 수중에 갖고 있었다. 단지 딱 한알 뿐이라는 게 문제의 시발점이었다. 세 여자를 술을 먹여서 보낼 수도 있었는데 그럴려면 자신들이 먼저 갈 것 같았다. 힐탑 나이트에서 배일도가 술을 너무 마신 게 탈이었다.
그렇다고 약을 세등분해서 나누어서 먹이려면 여자들이 눈치를 채지 않아야 하는데 바보도 아닌 이상 탄로가 날 것이 틀림없었다. 그 와중에 한상득은 머리를 굴렸다.
"약은 쓰지 말자. 대신에 오늘 이 돈 한명만 몰아준다고 하자. 양주 세 병을 가장 빨리 마시는 여자가 이긴다고 말이야."
"야! 그 방법이 통할 것 같냐?"
"흥식아, 아까 재네들 봤냐? 표정이 돈에 굶주린 애들 같았어. 내말 믿어 봐. 반드시 내 말대로 될 테니깐."
"시발, 그래 네 말대로 하자."
"그나저나 일도가 또 헤롱거려서 큰일이다."
한상득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테이블에 고개를 떨군 채 있던 배일도의 입에서 우웩 소리가 들렸다. 배일도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입을 열었다.
"화장실이 어디냐? 우우....."
"나가서 철문 열면 바로야."
"알았어. 나 속이 불편해서 잠깐 다녀올게."
일어나서 문으로 가던 중에 배일도의 입에서 토사물이 쏟아졌다. 그 바람에 문에 가까이 서 있던 지영이의 몸에 토사물이 튀었다. 그것도 허벅지와 엉덩이에 말이다. 지저분하고 역한 냄새가 순식간에 룸을 가득 메웠다.
"야아, 빨리 나가."
친구라면서 일도가 속이 불편함에도 누구하나 거드는 녀석이 없었다. 그냥 말로만 어서 화장실 갔다 오라고 말할 뿐이었다. 문 앞에서 또 다시 웩웩 거리자 한상득이 벨을 눌렀다.
벨을 누르는 순간 세희등은 재빠르게 옷을 다시 입었다. 지영이만 브래지어와 팬티만을 걸치고 남은 옷은 손에 쥐고 있었다.
웨이터가 문을 열고 헐레벌떡 들어왔다. 여는 순간 역한 냄새가 웨이터의 코를 찔렀다.
"화장실 좀 데려다 줘. 여기 팁이다. 잘 부탁해! 그리고 데려다 주고 빨리 내려와 봐. 할 애기 있으니깐."
"네, 알겠습니다."
"저도 씻으러 갔다올게요. 애들아, 미안해. 좀만 기다려. 금방 올게."
"그래, 빨리 씻고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