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11 회: 5 -- >
성기는 느닷없이 이마를 가격한 물건에 맞아 비명을 지르고 넘어갔다. 한창 춤을 추고 와서 그런지 맥주를 마시며 숨을 고르는 중이었던 것이다. 미희와 수진이는 황급히 쓰러진 성기를 보며 깜짝 놀랐다.
"오빠!"
"왜 그래요?"
하지만 가만히 주변을 보고 있던 정희는 난간을 뛰어 넘었다. 그는 다짜고짜 배일도의 배를 가격했다. 전광석화처럼 펼쳐지는 발길질에 배일도는 복부를 부여잡고 쓰러졌다. 그리고는 쓰러지는 배일도의 머리를 주먹으로 가격했다.
"으악!"
"형님! 왜 그러세요?"
창자가 끊어질 듯 아파오기 시작한 배일도는 신음 소리를 내질렀다.
"으윽......아악....."
그 소리에 이맹박은 죽는 줄 알고 호들갑을 떨었다. 웨이터 이맹박의 특기는 눈치를 잘 보았고 상사의 분위기를 파악해 그의 요구 사항을 처리하는 것이 뛰어났다. 다른 누구보다도 뛰어난 점이었다. 되려 눈치없는 것들은 그의 눈에는 삽질하는 것으로 보였다.
지금도 이맹박이 보기에 정희의 솜씨가 비범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저런 솜씨는 한국의 조폭들 세계에서도 보기 힘든 것이었다. 더 이상 방치했다가는 한상득의 친구인 배일도가 진짜 이 세상을 하직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에고. 왜 그러세요. 여기 사람이 죽어가요. 여기요!"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했고 그들 눈에는 쓰러져 신음 소리를 내고 있는 배일도가 보였다. 카운터에 있던 지배인도 그 소리를 듣고 달려왔다. 정희는 어쩔 수 없이 테이블로 돌아갔다.
다행이도 싸이키 조명이라 슬라이드처럼 보일 뿐이었다. 빛과 어둠이 순식간에 교차되고 반복되는 공간이라 정희의 얼굴을 알아차릴 사람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았다.
"성기님!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열 받네. 누가 그런거야? 일부러 던진거지?"
"네, 정확히 성기님을 알아보던데요."
"일단 나가자고. 너희 둘한테 미안한데 나가야 될 것 같아."
어둠을 틈타 성기 일행은 나이트를 빠져 나갔다. 그런 것을 모르는 이맹박은 뛰어 온 지배인에게 손님이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고 떠들었다. 지배인이 보기에도 머리에 멍이 든 얼굴은 이맹박의 주장을 설득력있게 뒷받침했다.
하지만 여기에도 그렇게 썩은 곳이 아니었는지 다른 웨이터가 나섰다.
"지배인님! 아까 제가 저쪽으로 지나가다 우연히 봤는데요. 여기 쓰러진 손님이 신발을 테이블에 앉아 있던 손님에게 던졌습니다."
"뭐라고? 정말이야? 너, 이새끼! 야 이맹박! 이 손님 진상피우지 않게 잘 모셨어야 할 것 아니야! 나이트 생활 하루 이틀이야! 엉?"
그러면서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지배인이 이맹박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아윽!"
"이 새끼야! 왜 없는 말을 해서 긴장하게 만들어. 가뜩이나 여기를 노리는 다른 파의 짓인 줄 알게 만들고 말이야."
"아닙니다. 진짜로 저의 말이 사실입니다."
"그럼, 여기 이 손님 신발 어디갔어? 이 새끼가 이제보니 아주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구만. 야, 부지배인 불러! 이 새끼 자르라고 말이야."
"네?"
충격에 빠진 이맹박을 지배인은 재차 조인트를 걷어찼다. 조인트를 맞은 이맹박은 복도에 쓰러졌다.
"너 같은 새끼는 잘라야 돼! 가뜩이나 요즘 심기가 불편한데 말이야."
이맹박이 지배인의 바지를 붙잡고 늘어졌다.
"한번만 봐주세요. 잘못했습니다. 지배인님! 집에 삽질하다 다치신 아버님도 계신데......"
"잘 할거냐?"
"네, 앞으로 잘 할게요."
"육개월 동안 기본급이다. 알았지."
아무리 웨이터가 팁과 같은 부수입이 생긴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고정되지 않은 수입이었다. 웨이터로 일한다지만 한 가정의 가장이 갑자기 감봉 처분을 받는다면 그 고통은 고스란히 가정으로 전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왜, 대답을 않해?"
"하겠습니다. 지배인님!"
"저 손님 빨리 데리고 나가!"
밖으로 나온 이맹박은 술이 취한 배일도을 택시에 태워 보냈다. 가는 것까지 보고 들어온 그는 친한 오백원을 불렀다.
"야! 룸싸롱에서 일하다 온 새끼 있지? 그 새끼가 날 아주 엿먹였어."
"아, 좀전에 그 일 말입니까?"
오백원은 형처럼 대하고 있는 이맹박이 화를 내자 바로 알아차린 듯 말했다.
"너 어떻게 알았어?"
"웨이터들이 벌써 다 알아서 그 새끼 혼내고 있을 겁니다. 형님! 기분 푸세요."
"야, 나 지배인한테 존나 까였다고. 시팔 새끼!"
이예나는 술집 카페 종업원 생활을 하고 있었다. 다만 구로동이나 영등포같은 허접한 곳에서 하는 것이 아닌 청담동에 있는 술집에서 남자 손님들과 이야기 하고 술을 먹는 접대부였다. 나이는 26살이고 날씬한 미모의 소유자였다. 그녀는 스무살 때부터 룸살롱을 돌아다니며 접대부 생활을 했기 때문에 남자들에 대해서는 이골이 나 있었다.
가난한 녀석들이 한달에 한번 월급 받아서 오는 주제에 자신과 한번 자려고 그렇게 있는 척을 하는 것을 보고는 그녀는 자신의 미모를 이용하는 법을 깨달았다. 게다가 가난한 집을 벗어나고파서 방을 얻어 부모님과 따로 지내고 있었다.
여자 혼자 사는 것이 경제적인 부담도 많이 들어서 전에 있던 룸살롱에서 만난 허윤경과 함께 살았다. 허윤경은 25살로 이예나를 언니라고 부르며 따르고 있었다.
이예나는 매일 같이 남자들을 방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남자들 쪽에서 원하는 경우는 그녀가 돈이 급할 때였고, 그녀가 원해서 데리고 온 경우는 굶주린 욕정때문이었다. 그렇게 허구헌날 남자들을 바꿔가며 지낸 이예나는 허윤경에게 당당하게 말했다.
"이 짓도 잠깐이야. 메뚜기도 한철이란 말 알지? 30살만 되면 처녀막 수술하고 평범한 회사원 잡아서 결혼할 거야. 두과 봐! 보란 듯이 행복하게 살테니깐."
허윤경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 룸살롱을 나가고 있지만 자긍심까지 버리지는 않았다. 여태 3년 넘게 일을 했지만 남자들과 이차를 한 번도 나가지 않았던 것이다.
접대부 생활은 술과 담배, 화장품에 흠뻑 빠져 사는 생활이었다. 이예나는 매일 같이 술을 진탕 마시고 남자들과 2차를 나갔다. 그렇게 해서 수많은 남자들의 맛을 본 이예나는 구강 테크닉이 끝내줬다. 소문을 듣고 찾아온 남자 손님들이 점점 많아지며 그에 따라 그녀의 수입도 늘어났다.
하지만 수입이 늘어나는 만큼 그녀의 지출도 덩달아 커져갔다. 커지는 것은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스트레스도 점점 감당하기 힘들었다. 그녀는 그러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한달에 한 두번씩 나이트클럽에 가서 춤을 추고 술을 마셨다. 나이트 클럽에서 평범한 회사를 다니는 여직원으로 가장해서 남자들을 만났다.
한상득과 박흥식은 나이트를 나왔다. 하지만 한상득은 쓴웃음을 지었다. 이런 적은 결코 한번도 없었던 것이다. 그가 마음 먹고 작업해서 뜻을 이루지 못한 적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그러니 어찌 열을 받지 않겠는가! 그의 분노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박흥식이 말했다.
"상득아! 우리 딴데 갈까?"
"새끼! 아까는 취해 있더니. 깼냐?"
박흥식은 미안한 듯 상득이의 손을 잡았다.
"미안해! 야, 오늘은 내가 쏠게. 그때 거기 가자."
"거기는 물이 좋지 않잖아."
"좋지 않아도 가끔은 괜찮은 애 있거든."
그들이 말하는 그곳은 힐탑과는 달리 강남역에 있는 나이트였다. 그곳에는 3개가 몰려 있는데 수질이 중구난방이었다. 그래서 한상득이 망설였던 것이다.
"내말 믿어 봐! 미안해서 그래!"
"아, 열받네. 진짜. 아까 거기서 끝을 냈어야 했는데...."
"배일도 녀석은 잊자. 그 새끼는 왜 취해가지고 일을 꼬이게 만들어."
"그러게 말이야. 그래, 흥식아! 네말대로 거기라도 가자."
그날도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이예나는 강남역 나이트를 향하는 중이었다.
한편 밖으로 먼저 나왔던 성기 일행은 미희와 수진이를 택시에 태워 보냈다. 걱정하는 미희와 수진이의 마음은 알겠는데 그보다는 20대 초반의 남자가 참지 못하는 자존심에 금이 가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오빠! 빨리 와야 돼!"
"싸우지 마요. 오빠!"
대수롭지 않은 일도 여자와 같이 있으면 크게 보이듯 지금 성기의 마음도 그렇다고 할 수 있었다. 게다가 더러운 신발에 이마를 맞았으니 얼마나 열받겠는가.
나오는 것을 기다렸다가 덮치기로 작정한 성기는 구석진 골목에 몸을 숨겼다. 정희는 그 바로 옆에서 망을 보았다. 잠시 후 이맹박이 배일도를 부축해서 나오는 것이 보였다.
============================ 작품 후기 ============================
*****가끔 제 정치적 성향을 물으시는 분이 있던데, 전 창조한국당 당원이었습니다. 과거형이네요. 이제는 탈당했습니다. 문국현씨가......
두번째 질문, 혹시 노사모냐? 아닙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잘못한 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잘못인가요? 여성부와 사창가 와해를 들 수 있죠. 사창가를 집중 단속해서 없어졌지만 과연 실효가 있었는지 의문이 드는 정책입니다.
변태 영업만 더욱 늘어났고 일자리를 찾지 못한 국내 여성들이 해외로 가서 매춘을 하는 실정입니다. 노통이 들어서면서 논현동 일대 나가요 걸들의 원룸들이 많이 비워졌다고 합니다.
2011년 왜 현직 대통령을 그렇게 깝니까? 지곤조기라고 아십니까? 왜 일본과 통화스왑을 할까요.
일본가서 이명박대통령이 한 말이 있다고 합니다. 국내 쓰레기 언론들은 보도조차도 하지 않았던 그말!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라.
왜 93년부터 시작했습니까? 제가 보기에 잘못된 대통령은 김영삼부터니까요.
꼴통을 앉혀서 나라가 외환위기를 겪고 수많은 중산층이 무너졌습니다. 비정규직이란 단어도 그때부터 생겼습니다.
많은 의문이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제 글을 통해서 밝히지만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나라의 큰 문제는 빈부격차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야당이 30년 이상을 집권해야 합니다.
끝으로 댓글을 다시는 분들을 일일이 언급을 못해드리지만 그분들께 진짜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꼭 하고 싶네요.
며칠간 연중일 때도 댓글 다시는 분들때문에 빨리 쓰자고 다짐을 했습니다. 연중은 없습니다. 다만 직장 스트레스로 잠시 손을 놓을 수는 있습니다.
되도록이면 그런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