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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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놀리는 것 같아 화를 내고 싶은데 또 다른 깊은 곳에서는 성기에게 안기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기 시작했다. 자신의 마음을 깨달은 간호사는 화들짝 놀랐다. 성기는 코피가 멈추자 다시 고개를 내리고 간호사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가슴을 보니 명찰이 붙어있었는데 상의가 불룩한 것이 꽤나 풍만할 것 같았다. 복도를 지나가는 조무사와 간호사들도 있었지만 눈 앞의 간호사만큼 젖가슴이 풍만하지는 않았다. 이름이 김소연으로 검은 양각으로 되어 있었다. 

김소연은 점점 얼굴이 붉어지면서 숨소리만 쌕쌕거릴 뿐이었다. 김소연으로서 이런 기분이 든 적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조금 전 살짝 성기의 콧등을 살짝 만질 때부터 김소연의 젖가슴의 꼭지는 발딱 부풀어 있어 아무리 진정시키려 노력해도 원상대로 돌아오지 않았다.

"간호사님? 괜찮아요?"

성기는 심상찮게 쌕쌕거리며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김소연이 걱정되어 물어보았다. 김소연의 눈빛은 소말리아에서 겪었던 수많은 여자들이 뿜어낸 그 눈빛과 일치했다.

김소연은 지금 본능과 이성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었다. 여자인 자신이 먼저 남자에게 매달려 키스와 몸을 밀착하고픈 것이 수치스럽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성기에게 안기고픈 마음도 솟구치고 있었다. 그런 갈등으로 인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얼굴만 붉히고 있었다. 

하지만 이성은 결국 본능 앞에 무너지고 말았다. 김소연이 두 손으로 성기를 안고 입술을 가까이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성기는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우려해 김소연을 제지했다.

이 상태로 조금만 더 지나면 큰 일이 날 것을 예감한 성기는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다행이도 이곳은 2층이어서 1층과는 달리 번잡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많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구석을 보니 화장실 옆에 청소 도구등을 놓는 창고가 눈에 들어왔다. 김소연의 손을 잡고 그리로 끌고 갔다. 다행이도 자신과 간호사를 눈여겨 보는 사람이 없었다. 더 다행인 것은 문이 열려 있었다는 것이었다. 

들어가보니 대걸레와 두루마리 휴지가 빼곡히 들어 있었다. 두 사람이 겨우 서 있을 만한 공간이 되어 성기는 서둘러 문을 잠궜다. 성기의 몽둥이는 이미 바지를 뚫을 듯 발기한 상태였다. 김소연은 참을 수 없어 성기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안겼다.

밀폐된 공간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처녀 특유의 상큼한 체취가 성기의 코에 들어왔다. 숫처녀 체취가 느껴지자 성기는 자신도 모르게 숨을 크게 들이 쉬면서 안겨오는 소연이를 끌어안았다. 

하지만 자세가 너무 불편했다. 두 사람이 간신히 서 있을 뿐인 공간이어서 한 손으로 휴지가 쌓여 있는 공간을 아래로 내렸다. 성기는 소연이를 쌓인 휴지 위로 올렸고 자신들의 공간에 휴지를 밀어넣었다. 그러자 휴지 묶음이 마치 매트리스처럼 만들어졌다.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들고 있어서 올라오는 성기의 눈에 치마 안쪽 은밀한 곳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팬티가 위치한 두둑한 언덕은 살이 도톰히 올라 있어 성기의 눈을 자극했다.

"어서 날......"

"괜찮아요?"

"네, 빨리요......"

부드럽게 소연의 검고 진한 머리칼을 움켜잡고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소연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자신의 몸이 성기가 만지는 순간부터 타인의 몸처럼 움직이질 못하는 것이다. 왜 이렇게 몸은 뜨거워지는거지. 숨 조차 제대로 쉬기 곤란해지는 것을 느끼는 소연이었다.

'어쩌지? 왜 이렇게 몸이 안 움직이는 거지? 이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해주고 싶은데......아! 큰일이네. 흉보면 어떡하지? 하나도 모른다고 말이야.'

비단결 같은 소연의 머리 카락 감촉이 손바닥 가득 느껴지는 성기였다. 소연과 성기는 동시에 침을 꿀꺽 삼켰다. 성기가 얼굴과 머리칼을 만지자 소연은 몸을 움찔거렸다.

처음 느껴지는 남자의 억센 감촉과 가까이 맡아지는 땀 냄새에 소연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자신의 이상형과 거리가 있었던 외모였지만 아까 전부터 그런 마음은 우주의 블랙홀로 날려 보낸 소연이었다. 지금 그녀의 눈에는 세상 그 어떤 남자보다도 멋지고 섹시해 보이는 성기였다.

비록 그를 잘 알지 못하지만 여태 자신의 직감은 틀린 적이 없었다. 자신의 본능이 이 남자에게 복종하고 그와 뜨겁게 살을 섞으라고 계속 말하고 있었다. 성기가 손을 갖다대는 것만으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황홀경에 빠져들고 있는 소연이었다. 더군다나 숨을 거칠게 몰아 쉬며 뿜어내는 성기의 체취가 숫처녀인 소연이를 미치게 만들고 있었다.

성기가 얼굴을 쓰다듬고 있자 소연이는 빨리 진도가 나가기를 염원했다. 그런 손길만으로 자신의 육체적 욕망을 채울 수 없다는 것을 소연이는 알고 있었다. 성기가 좀더 거칠게, 아니 난폭하게 다루어도 받아줄 용의가 있는 소연이었다.

숫처녀 특유의 반응을 보이며 두 눈을 꼭 감은 채 긴 속눈썹만 파르르 떨며 뜨거운 숨만 토하는 소연이었고 그런 그녀를 사랑스럽다는 듯 얼굴과 귓볼을 애무하는 성기였다.

그런 소연이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는 듯 성기의 손이 목 뒤로 슬그머니 들어왔다. 성기는 소연이의 머리를 살짝 들며 입술에 입술을 가져갔다. 그 순간 소연이의 몸이 부르르 떨며 애원하는 소리가 붉은 입술을 뚫고 흘러 나왔다.

"빨리요......어서......"

그런 소연이의 애원하는 소리가 성기에게는 그야말로 발정제나 다름없었다. 더 이상의 자제력은 저 멀리 날려보내고 본능에 충실하기 위해 성기는 입술을 포갰다. 소연이는 자신도 모르게 급한 숨을 들이켰다.

반쯤 벌어진 도톰한 입술은 자신의 키스를 기다리는 듯 애원하는 것처럼 보였다. 가슴과 가슴이 만나 짓눌려지고 다리와 다리가 엉키고 있었다. 무거운 성기의 몸이 짓누르는데도 불구하고 소연이는 그냥 가늘게 몸만 떨고 있었다.

'왜 이럴게 하늘이 빙빙 도는거지? 원래 키스를 하면 이렇게 되는 거야? 빨리 다음으로 넘어갔으면......좋겠는데....아음.....키스도 너무 좋아. 이대로 죽고 싶어......그래서 영화에서 보면 연인들이 죽어라 키스를 하는 거였구나......왜 이렇게 달콤한 거야? 이 사람 입술에 사탕이 있었나? 뿅가는 기분이 이런 것일까?'

소연이는 능숙한 성기의 입맞춤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여태 살아오면서 단 한번의 뽀뽀도 경험해보지 못한 소연이는 능숙한 성기의 키스에 하늘이 빙빙돌고 별이 떠다니는 것을 느껴야 했다. 머리 속이 하얗게 비며 귀가 응응거렸고 어지러움을 느낀 소연은 자신도 모르게 엉덩이에 힘을 주었다.

"아아......아으......"

놀이 공원의 롤러 코스터는 절대 이런 기분과는 달랐다. 소연은 본능이 이끄는대로 두 팔로 성기의 몸을 끌어 안았다. 소연은 성기의 입술이 다가오는 순간부터 말로 형언하가 어려운 그런 기분에 미칠 것만 같았다.

성기의 키스가 영원히 이루어진다면 소연이 자신은 상상속에서나마 어린 시절 꾸었던 꿈을 꿀 수 있을 듯 싶었다. 마치 영원한 피터팬증후군에 시달리는 환자처럼 자신도 성기의 키스와 애무에 자극받아 그렇게 될 것만 같았다. 그리 된다고 해도 원망보다는 좋을 듯 싶었다.

하체에는 딱딱하고 굵직한 것이 아까부터 아랫배와 은밀한 곳을 쑤시고 있었지만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소연은 알아차릴 수 없었다. 그저 성기의 키스와 애무가 지속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아음.......으음.......더......"

그러면서 성기는 오른 손을 움직여 소연이의 치마를 위로 올렸다. 날씬한 허벅지가 만천하에 드러나며 하얀 팬티가 고스란히 드러나 보였다.

소연의 뒷 목에서 빼낸 왼손을 움직여 상의 지퍼를 풀어 내렸다. 간호사 복장은 짧은 원피스여서 빨리 입기에도 편했지만 벗기에도 편했다.

키스를 하는 와중에도 성기의 두 손은 바삐 움직였다. 마치 백조가 떠 있기 위해 수면 아래로 수없이 발놀림을 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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