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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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리에 놀란 배일도가 엉덩이에서 손을 떼어 탁자 밑으로 내렸다. 하지만 여종업원의 반응이 더 빨랐다. 내려지는 손을 나꿔 챈 여종업은 소리쳤다.

"지금 어딜 만진거냐고요? 내 엉덩이를 더듬었잖아요."

"내가 뭘 만졌다고 소리치는 거야. 자리가 좁아서 탁자로 엉덩이가 걸쳐져 있어서 잔이 떨어지지 않게 한 것밖에 없었는데."

배일도의 말에 과 동기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여종업원이 백열등을 가려 동기들의 눈에는 그 곳이 암흑처럼 보였을 뿐이었다. 검은 뿔테 안경을 눌러 쓴 김영관이 배일도에게 잘 보일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는지 먼저 나섰다.

"잘못 안 거죠. 제 친구 배일도는 그런 짓을 할 사람이 아닙니다. 혹시 아가씨가 탁자에 엉덩이가 부딪친 것을 오해할 수도 있으니까요."

김영관 옆에 있던 임인재도 끼어들었다.

"맞아. 애가 얼마나 도도한 성격인데 술집 아가씨한테......"

"뭐라고요! 술집 아가씨라고요? 전 여기 아르바이트생이라고요. 여기를 룸살롱으로 생각하시나 본데요. 전 이거 경찰서에 신고할 거에요."

배일도는 경찰서에 신고한다는 말에 어이가 없었다. 현행범도 아니고 증거도 없는 마당에 무엇으로 신고를 한단 말인가. 여자 애가 아주 순진하다고 여겼다.

주변을 돌아보니 사람들이 뭔 일인지 궁금해하는 듯 고개를 빼들고 쳐다보고 있었다. 먼 곳에 앉은 손님들은 음악소리와 여기저기 떠드는 소리에 묻혀 그들만의 세상에 갇힌 듯 보였다.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던 50대 남자 사장님이 세상을 여유롭게 관조하는 듯 축 늘어진 배를 움직이며 다가왔다.

"손님!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십니까? 예나야, 너는 어서 일하지 않고 거기 서 있니?"

배일도가 잘 되었다는 듯 입을 열었다.

"잘 오셨네요. 여기 이 여학생이 내가 엉덩이를 만졌다고 합니다. 아니 내가 뭐때문에 그런 추잡한 짓을 한단 말입니까? 여기 이 학생이 탁자와 부딪쳐놓고 나한테 덤탱이를 씌워서 돈 좀 뜯어내려고 하는 수작같은데. 사장님이 따끔하게 주의를 주세요."

"네?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눈을 동그랗게 뜬 사장은 놀란 듯 반문했다. 그러자 옆에서 듣고 있던 예나란 이름의 여학생은 억울한 듯 소리쳤다.

"아니 누가 할 소리를 하는 거에요. 보아하니 어렵게 사는 아저씨들 같은데 사과하면 용서해주려고 했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네요. 부딪친 것과 꼬집듯이 만진 것을 제가 구분 못할 바보로 보여요."

"아니, 누구 보고 아저씨래? 우리도 학생이야. 의대생이라고."

배일도 옆에 있던 김영관이 안경을 고쳐 쓰고 핏대를 높였다. 뚱뚱한 사장은 이대로 놔두었다가는 큰일이 날까 싶어 끼어들었다.

"손님, 죄송합니다. 예나야! 너는 얼른 사과하고 뒤에 가서 좀 쉬어라. 네가 피곤해져서 민감해진 것 같으니 말이다."

"아니, 제가 왜 사과를 해요? 여기 이 사람이 분명히 제 엉덩이를 만졌는데......아악!"

그녀의 말 소리는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배일도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따귀를 때렸기 때문이었다.

"보자 보자 하니까. 내가 어딜 만졌다고 시비야. 돈 필요하니?"

그러면서 배일도가 뒷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파란 색 종이 세장을 예나의 얼굴에 휙 뿌렸다.

"여기 삼백만원이거든. 돈이 필요하면 애기해! 피곤하게 없는 사실 지어내지 말고. 애들아! 가자. 그리고 사장님! 종업원 교육 똑바로 시키세요."

"나가자. 빨리!"

예나는 너무 어이가 없는 상황에서 뺨을 맞고 수표가 얼굴에 뿌려지자 더욱 기가 막힌 듯 할 말을 잃었다. 억울하고 분한 표정에 맑은 눈물이 예나의 뺨을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예나의 눈물을 본 김태원이 나섰다. 여자의 눈물은 절대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왔던 김태원으로서는 곁에서 일련의 상황을 보니 절대 예나란 여학생이 거짓으로 저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 확신했다. 

더욱 확신이 든 것은 엉덩이를 더듬었다고 지목되었던 남자가 돈을 던지고 빨리 나가려고 했다는 점이었다. 결백하다면 시시비비를 가려야지 무엇이 무섭다는 듯한 인상을 주며 가는 것은 아니었기에 말이다.

물론 김태원도 남자가 여학생의 엉덩이를 더듬는 것을 보지는 못했다. 다만 자신의 직감과 여학생의 눈물을 믿을 뿐이었다. 김재기의 발인이 끝나고 술을 한잔 걸치기 위해 왔던 곳에서 뜻밖의 일을 겪자 더욱 심란해졌다. 그러나 자신이라도 나서야 했다.

"이봐! 여기 이 여학생이 분명하다고 하잖아. 사과를 하던가 경찰서에서 진위를 밝히던가 해야지."

뚱뚱한 사장은 일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끼어드는 김태원이 못마땅했다. 일의 잘잘못을 떠나 술집에서 시비가 붙는 것은 운영하는 측 입장에서는 분명히 손해되는 것이었다. 배일도가 뿌린 수표 세장을 챙겨 예나의 손에 쥐어 주고는 팔목을 잡고 주방으로 끌고가려 했다.

배일도는 탁자를 벗어나 가려는데 사회 부적응자로 생각한 녀석들이 시비를 걸자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저런 녀석들은 아버지 말씀대로 삼청교육대로 보내야 정신을 차릴 텐데라고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왜? 당신도 돈이 필요해? 양아치가 언제부터 정의의 사도 흉내를 그랬나?"

"젊은 녀석이 싸가지가 없군."

"이봐! 내 동기가 당신들한테 그런 말을 들을 이유는 없을 것 같은데."

김영관의 말에 김태원 곁에 있던 꽁지머리가 나섰다.

"뭐라고? 양아치? 이런 씨발 놈들!"

정준교는 들고 있던 소주 병을 꺼꾸로 들었다. 여차하면 병으로 까겠다는 위협의 제스처인 것 같았다. 여태 가만히 있던 성기는 사태가 심각하자 끼어들었다. 자신이 좋아하던 부활이 이런 곳에서 저런 돈 많은 녀석들과 시비가 붙은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여기 이분이 당신들보다 나이는 많을 것 같은데 양아치라니. 아주 싸가지가 개좆이구만."

성기는 욕을 잘했다. 남자 중학교, 고등학교를 내리 다닌데다가 선생님들도 남자 학교 특성이라서 그런지 입에 걸레를 물고 계신 분들이 많았다. 

"뭐야? 넌? 나이도 어린 고딩 녀석이 술이나 쳐먹고 다니고. 부모님은 알고 계시냐? 어쭈, 날라리 누나들하고 회식하냐?"

성기의 외모는 어둔 곳에서 보면 까까머리에 피부가 고와 고등학생처럼 보일 때가 많았다. 배일도의 눈에는 고등학생이 날라리 누나들하고 술을 먹는 것처럼 보였다. 

성기는 배일도의 말에 꼭지가 돌았다. 곁에 있던 미희와 수진이 말렸지만 여기서 참으면 병신이 되는 것이라 여겼다. 여자들 앞에서 쪽 팔린 것도 있지만 부모님까지 거들먹거려서 더욱 참기가 힘들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배일도에게 다가갔다.  

"시발놈아! 내가 어딜 봐서 고등학생이냐? 그리고 너희 부모님은 멀쩡한 여자들 엉덩이 만지라고 가르쳤냐? 아주 개호로 집안이구나. 조선 시대부터 갈보였냐? 이 좇만한 새끼야!"

배일도는 성기의 거침없는 욕설에 멍해졌다. 살아오면서 이런 욕설은 처음 듣는 것이었다. 설사 욕을 하더라도 그것은 언제나 자신의 역활이었지 듣는 것은 거의 없었기에 충격을 받았다. 뭐, 조선 시대부터 갈보 집안. 그럼 자신의 창녀의 아들이란 말인가. 생각할 수록 얼굴이 붉어지고 손에 힘이 들어갔다.

하지만 주인 곁에는 늘 충견이 있기 마련이었다. 그것이 세상 살이의 이치였다. 힘 있는 주인에게 잘 보여 먹이를 잘 먹으려고 하는 녀석들 말이다. 그 말에 들어맞는 충견 김영관이 나섰다.

"뭐야? 형들한테 시발놈이라니? 나이도 어린 녀석이. 가만 안 있어?"

"개 한마리가 짖는구나. 이 시발놈아!"

성기는 말을 끝내자마자 주먹을 휘둘렀다. 뺨에 작렬한 주먹과 이어서 날아든 발길질에 김영관은 안경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주저앉았다. 

"으흑! 악!"

***** 후기까지 읽어야 스토리 이해하는데 편합니다.

============================ 작품 후기 ============================

***** 한가위! 모든 독자님들 풍성한 명절 되시기를 바랍니다.

***** 고대생들의 출교를 늦게나마 환영합니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는 의사가 되는 방법이 상당히 많습니다. 돈이 많다면 말입니다.

필리핀에서 치과 의사나 다른 과 의사 면허증으로 국내에서 의사로 일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 수가 적지도 않기에 이런 말을 하는 겁니다.

제가 제약회사 다녀서 의료쪽을 안 까는 것 아니냐?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시는 분들이 많은데, 깔겁니다. 아주 적나라하게 까겠습니다. 

저만큼 많이 아는 분도 없으니 말이죠.

수년 전에 박카스를 가지고 이세계에서 팔아 돈 버는 판타지 소설이 있었습니다. 기억하십니까? 웃기지도 않아서 저런 쓰레기도 출판되는구나. 라고 생각했던 1인이었습니다.

박카스가 음료지, 어떻게 제약 산업의 일환으로 보시는지. 박카스는 진작에 슈퍼판매가 되어야 하는 음료수입니다. 

저런 것도 의약품으로 분류하는 우리나라 정부도 한심하고 동아도 한심하고, 그것도 모르고 까대는 일반인들도 한심하고....

그러나 의료쪽을 까기 전에 분명히 말할 것이 있습니다. 건설을 먼저 까겠습니다. 제약업에서 매출 1조가 넘는 제약사는 국내는 전무한 상황입니다.

건설은 어떨까요? 제약에 비해서 1조가 넘는 건설사는 많습니다. 왜 매출을 이야기 하느냐? 

정부에서 규제하려는 리베이트 규모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시길....

천원 남는 곳에서 주는 것하고 백만원 남는 곳에서 주는 것하고는 차이가 많다는 겁니다. 건설을 아주 적나라하게 까겠습니다. 

LH공사 빚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랍니다. 왜 건들이지 않고 놔둘까요? 그것도 적나라하게 까드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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