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23 회: 5 -- >
빅토리아 공주는 좀 전에 칼 소령으로부터 한국군 의료지원단에게 의약품을 지원했다고 보고를 받았다. 기지내 혼자 사용하고 있는 방에 틀어박혀 생각에 잠긴 공주였다.
그녀의 눈 앞에는 성기가 아른거렸다. 당장이라도 그의 품에 안겨 진한 키스를 나누고픈 마음이 굴뚝같았다. 귓가에는 성기의 목소리가 윙윙거리며 들려오는 것 같았다.
공주는 성기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싶었다. 칼 소령이 어렵게 구한 성기의 사진을 들여다보며 공주는 마치 살아있는 성기의 얼굴을 만지듯 어루만졌다. 환하게 웃고 있는 성기의 얼굴은 아주 부드럽게 느껴졌다. 중국 소림사 승려처럼 보이는 짧게 커트된 검은 머리는 넓은 이마를 보여줘 마음이 넓은 사람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선한 눈동자와 책임감과 남자다움이 돋보이는 야무진 콧날은 더욱 그를 남자답게 느껴지게 했다. 그에 비해 입술은 남자의 것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도톰했다. 그 입술의 맛은 영원히 공주에게 기억될 것이었다. 초콜릿처럼 달콤했고 여운은 명화처럼 길게 남기는 그의 입술을 다시 느끼고 싶은 공주였다.
불현듯 사진에서 성기의 입술을 만지며 더욱 그리워졌다. 공주의 뇌리 속에 며칠 전 수잔이 찾아온 날이 생각났다. 그 생각만 하면 분노가 치밀어 오르며 주먹을 불끈 쥐는 공주였다.
며칠 전 수잔은 군용 지프를 몰고 혼자서 모가디슈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진 스웨덴군 격납고 기지를 방문했다. 한창 기지를 건설중이던 때라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녀의 차량 마크에 미군기가 걸려있어 더욱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수잔의 눈에 눈에 익은 공주가 보였다. 기지의 건설과는 달리 의료지원단 텐트에서 여러 사람의 호위를 받고 걷는 모습을 우연찮게 발견한 수잔은 부리나케 달려와 공주에게 막말을 퍼부었다.
"야, 니네 스웨덴군 구하려다 죽게 생긴 우리 자기 구해 놔! 이년아! 빨리!"
공주의 주위에 있던 군인들이 수잔의 양 손목을 잡고 공주의 주위로 다가오지 못하게 제지했다.
"놔! 이거 안놔! 놓으란 말이야."
수잔은 군인들의 손에서 벗어나려고 버둥거렸다. 그녀의 풍만한 젖가슴이 면티 아래에서 버둥거리는 몸짓에 따라 출렁이며 율동했다. 군인들의 팔과 가슴에 그녀의 젖가슴이 닿아 남자 군인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수잔은 발길질도 해보고 이로 깨물어 벗어나려 했지만 모두 허사로 돌아갔다.
"놔! 놓으라고. 할말이 있단 말이야."
수잔의 울부짖음에 공주는 군인들에게 손짓했다. 이에 군인들이 수잔을 놓아주었지만 여차하면 바로 달려들 기세였다. 군복을 입은 공주는 전혀 공주처럼 보이지 않았다.
일부 남자 군인들은 자신들의 공주에 전혀 뒤지지 않는 몸매와 미모를 가진 불청객 수잔을 보며 내심 감탄했다. 카키색 반바지 아래로 쭉 뻗은 두 다리가 무릎 아래서부터 시작된 하얀 양말 안으로 숨은 것까지 확인한 그들의 시선은 이제 그녀의 유혹적인 엉덩이 곡선과 날씬한 허리로 향했다.
이어 상의의 면티가 찢어질 정도로 튀어나온 탱탱한 젖가슴에 한동안 고정되었다. 저토록 풍만하면서도 허리가 날씬하다니 모두 속으로 감탄사를 연발했다. 게다가 젊고 탄력적인 건강미가 그녀에게서 주변으로 뻗어나가는 것 같았다.
"놓아 주세요! 그래, 나한테 할말이 뭔데요?"
수잔은 잡힌 팔목이 붉게 변해있어 통증이 느껴지는지 쓰다듬으며 공주에게 말했다. 어투가 상당히 가시가 돋힌 것 같았다.
"조용한 데 가서 애기하지. 이 불여우야!"
"알았어. 그만 화내고 날 따라와!"
공주는 모욕적인 언사를 받았지만 용케 참아내는 중이었다. 수잔 역시 자신이 이렇게 막말을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공주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자 그날 밤의 일이 떠올라 자신도 모르게 말에 가시가 돋히게 된 것이었다. 더군다나 자신의 님을 저들은 모른척 하고 있지 않은가. 속에서 열불이 날 정도였다. 마음같아서는 혼자서라도 흑인들이 점령한 모가디슈로 들어가고픈 수잔이었다.
독방에서 한참 애기를 나누고 나오는 수잔은 득의양양한 표정이었다. 반면 공주의 눈에서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멀어져가는 수잔의 뒷모습을 보며 떨어지는 공주의 눈물에는 서글픔과 함께 진한 아쉬움이 배어있는 것 같았다. 수잔의 말이 비수가 되어 공주의 가슴을 갈기갈기 찢어놓았다.
"난 그와 뼈와 살이 부서지도록 사랑을 나누었지. 서로의 점이 어딨는지도 잘 안단 말이야. 너 같은 애와는 달라."
"믿을 수 없어요. 믿을 수 없다구......."
"흥, 젖비린내 나는 너한테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야. 그에게는 나같은 여자가 어울린다고. 그만 포기해."
수잔은 지프에 올라탄 후 시동을 걸었다. 출발하기 전에 공주가 있던 방을 노려본 후 수잔은 엑셀을 세차게 눌러 급출발을 했다. 그만큼 그녀의 마음도 심란했다. 어린 공주에게 막말을 퍼부었지만 성기와 그녀는 미래를 약속한 사이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그의 생사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어린애처럼 순진한 공주에게 야멸차게 대한 것 같아 미안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사랑은 쟁취라고 무수히 되뇌이는 수잔이었다. 자신의 약해져가는 마음을 다독이며 전의를 불태웠다. 앞으로도 그에게 꼬리치는 여자들이 나타난다면 공주에게 했던 것처럼 모질게 굴 것이다. 그래서 다시는 자신의 남자에게 꼬리치지 않도록 할 테다.
한편 아랍에미레이트 국왕인 모하메드는 압델 라흐만 왕비의 침실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압델 라흐만 왕비의 눈에서는 눈물이 끊이지 않고 흘러내렸다. 그런 왕비의 눈물을 손으로 닦아주며 위로하는 모하메드 왕이었다.
"그만 울도록 하시오."
"흑흑흑. 우리 보이네 공주가 어찌 저한테 이러는지......흑흑흑."
모하메드 왕은 왕비를 끌어안으며 토닥였다.
"딸 자식은 다 크면 소용없소. 자기 뜻을 펼쳐서 그곳에서 살겠다는데 어쩌겠소?"
왕비는 모하메드 왕의 가슴에 고개를 파묻고 더욱 구슬피 울었다. 안 보이네 공주의 생모가 바로 울고 있는 압델 라흐만 왕비였다.
"우리 착한 딸이 어쩌다가, 어쩌다가 제 말을 안듣고......흑흑흑.... 그런 조그만 나라에 가서 살겠다고 하다니......"
중년에 접어든 왕비는 젊은 시절 대단한 미인이었는지 여전히 아름다웠다. 목소리도 고와서 딸인 보이네 공주가 어머니의 피를 그대로 이어받은 듯 했다.
"어쩌겠소. 왕족으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권리를 포기하고 간다고 고집을 부리니 말이오."
"흑흑흑....그러니 내가 더 슬프단 말이에요. 우리가 소중히 키웠던 딸이 어쩌다 저 지경으로 되었는지....."
"당신이 걱정하는 것을 내가 아니 그 항공사는 여전히 보이네 몫으로 해놓겠소. 그러니 울지 마시오."
"정말이요?"
울던 왕비는 공주의 권리를 유지시켜 준다는 왕의 말에 귀를 쫑긋 세우고 눈물을 멈췄다.
"어이구, 이 불여우가 딸 때문에 연극을 하는구만."
왕비가 품에 안겨 왕의 가슴을 살짝 꼬집었다. 그러면서 아양을 떨었다.
"흥, 누가 불여우라는 거에요. 제딸이에요? 당신 딸이자 제딸이잖아요."
"아악! 알겠소. 울다가 아양떨면 어딘가에 털난다던데."
"누가 그래요?"
"어디서 그랬는데. 소싯적에 들었던 이야기라 가물가물 하네."
"흥, 저잣거리에서 들었겠죠. 아니면 다른 왕비한테 들었을 수도 있고."
왕비가 삐진 듯 하자 모하메드 왕은 그녀를 더욱 자신의 가슴 쪽으로 바짝 끌어당겼다.
"어허, 딴 이야기는 이제 그만하지. 우리 오랜만에 빨래나 돌려볼까?"
"이이가. 무슨 빨래요?"
왕비는 얼굴이 불게 물들며 부끄러운 듯 나직이 말했다.
"무슨 빨래긴! 당신과 내가 살결로 빠는 거지. 이리 와봐!"
모하메드는 그녀의 옷 속으로 과감히 손을 집어넣었다. 말랑말랑한 젖가슴이 손바닥 가득 느껴졌다. 왕비는 왕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그날 그들은 보이네 공주의 동생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빨래소리가 하도 커 왕실의 복도를 들썩이게 만들었다고 전해졌다.
그 날이후 한국의 세탁기가 전국에 보급되었다고 호사가들은 주둥이를 놀렸다. 한국으로 간 보이네 공주로 인해 아랍의 떨어지던 출산율이 올랐다나 뭐라나!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운영자님! 다름이 아니라 요즘 노블란에 출판된 작품이 올라오는 것이 석연치도 않고 불쾌해서 이렇게 쪽지를 보냅니다.
이미 출판되어 노블란 성격에도 어울리지 않는 글을 버젓이 올리는 행태는......
이런 글들은 다른 곳으로 보내던가, 원래의 노블란 취지에도 맞지 않는 글들이 올라오는 것에 대해서 노블 1세대로서 상당히 기분이 언짢습니다.
운영진에서 권고를 수차례하시고 그래도 듣지 않을 경우 강제로 다른 곳으로 이관을 시켜주시던가 해주시기 바랍니다.
현민님의 말이 이 대목에서 떠오르네요.(제가 좋아하는 작가중 한분, Return of KINg 저)
강풀님처럼 인터넷으로도 볼 수 있고 책으로도 읽히는 작품을 쓰고 싶다고. 저 역시 이분과 같은 입장입니다.
출판된 글이면 그냥 무료로 연재하세요. 치사하게 노블란 성격에도 맞지 않는 글을 억지로 올리는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위에 글은 제가 직접 조아라 운영자님들께 쪽지를 보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