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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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는 청소하려다 물을 너무 많이 사용할 것 같아서 포기했다. 노믹스를 내보내고 성기는 여자들이 샤워하는 곳으로 들어갔다. 여자들은 옷을 벗고 있는 중이었다. 동생들을 향해 무어라 말하고는 엘리야가 급히 성기에게 다가왔다. 자히라도 그녀에게 지지 않겠다는 듯 성기에게 뛰어왔다. 

성기는 그녀들을 진정시키고 자신의 옷을 천천히 벗어 물이 닿지 않는 곳에 놓았다. 성기가 옷을 다 벗자 그녀들은 달라붙어 성기에게 비누칠을 해주었다. 여자 네명이 달라붙어 씻어주자 성기는 황홀해졌다. 하지만 이 자리에 엘리야의 동생들도 있어 조심스러웠다. 욕망을 배출하기에는 동생들 눈치가 있어 곤란한 성기였다. 아무리 자신의 욕구가 차고 넘친다 해도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엘리야가 이따 다시 들어오겠다며 동생들을 데리고 나갔다. 성기는 그 편이 훨씬 나을 것 같았다. 그녀가 동생들을 데리고 나가자 여인들이 더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그 바람에 성기의 우람한 물건이 가운데에서 덜렁거렸다. 자히라가 성기의 머리를 감겨주려고 하자 카리나도 동참해 머리를 감겨주었다. 이때 타마라가 성기의 가운데 물건에 비누칠을 해주더니 정성껏 어루만졌다. 항문까지 깨끗이 비누칠을 하고는 물로 부드럽게 씻겨 주었다. 성기는 모든 것을 맡긴다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대했다.

중간 중간 씻길 때마다 성기의 몸에 그녀들의 풍만한 젖가슴이 스치거나 툭툭 부딪쳐 성기의 몸둥이를 깜짝 놀라게 했다. 발가락까지 깨끗이 닦아 성기를 흡족하게 만들었다. 그녀들의 서비스는 마치 일본의 소프점의 점원을 방불케 할 정도로 성기에게 정성을 다했다.

성기는 먼저 나갔고 그녀들도 뒤를 쫓아 나갔다. 그제서야 엘리야가 동생들과 함께 들어가 샤워를 마칠 수가 있었다. 방에 돌아온 성기는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그 양 옆에 껌처럼 달라 붙는 자히라와 카리나였다. 타마라는 아위운 듯 자히라 옆에 몸을 눕혔다.

다음 날 새벽 5시에 일어나 부랴부랴 떠났다. 낮은 너무나 뜨거워서 활동은 자제해야 하기에 내일 부터는 해가 뜨지 않는 시간에는 이동하고 해가 뜬 후부터는 쉬겠다고 소령은 말했다. 성기는 그리하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이 기후에 정통한 사람은 이들이기 때문이었다.

여자들과 성기는 천막을 친 트럭 짐칸에 함께 탔고, 노믹스와 자비리역시 성기와 같은 트럭에 탑승했다. 가는 도중에 자바리가 이곳 이슬람 문화에 설명을 해주었다.

이따금씩 자히라와 카리나, 엘리야도 끼어들어 보충 설명을 해주었지만 성기는 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 어차피 이곳 소말리아는 떠나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어느 정도는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혼인과 관계된 설명은 성기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슬람 법, Sharia 에서 이혼은 실제적으로 매우 복잡하다고 한다. 남편은 'talaq' (아랍어로 나는 너와 해어진다) 를 세번 말하면 이혼이 성립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 남편은 이혼한 아내를 3개월의 공백기간 (iddat) 이후에 다시 재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편이 'talaq' 을 이용해 세번째 이혼할 때 그는 더 이상 같은 여자와 재혼할 수 없다고 한다.

의무조항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것으로 수입은 반드시 합법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 음식은 반드시 Halal (할랄)이어야 한다. 개인적인 위생은 반드시 청결해야 한다. 부부관계 후 남편과 부인은 반드시 목욕을 해야 한다. 신체는 반드시 조심스럽게 가려야한다. 이슬람의 고백은 하루에 다섯번 해야한다. 믿는 자는 라마단 기간동안 반드시 금식해야 한다. 

이와는 달리 권장되는 사항은 다음과 같다. 잠에서 깨어난 후 손은 반드시 닦아야 한다. (왜냐하면 잠자는 동안 손이 무슨 일을 한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을 해준다.) 화장실을 다녀 온 후 믿는 자들은 반드시 물로 닦아야 한다. 자리에 앉아 있을 동안 식사를 끝내야 한다. 오른 손은 먹는 것에 그리고 왼손은 깨끗하게 하는 일에 사용해야 한다. 잠잘 때에는 오른쪽으로 누워 잠을 자야한다. 오른 쪽 신발을 먼저 신고 그 다음 왼쪽 신발을 신어야 한다. 하품과 재체기할 때는 반드시 입과 코를 반드시 가려야 한다. 음식이 아주 뜨거울 때는 먹지 말아야 하며, 그러나 잠시 기다려 식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불편할 것 같았지만 이 문화에 적응되어 사는 사람들이 있기에 이슬람 문화가 유지되는 것이라고 성기는 생각했다. 문화의 다양성은 존중되야만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 차이를 놓고 분쟁과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깨달았다. 

일례로 에티오피아는 기독교 국가이기 때문에 친미과도정부가 들어서도록 소말리아의 내전에 간섭하고 있다고 한다. 그것은 뒤에서 에티오피아를 조종하는 미국의 뜻이라고 자바리가 설명해주었다. 

그런 일을 하나님이 원하는 것일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개신교가 늘 주장하는 대로 사랑과 평화일테지만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꾾임없이 남의 떡을 노리는 것이 큰 문제였다. 얼마나 많은 나라가 하나님을 믿어야만 그들은 만족할까! 정녕 그 답을 찾기 어려울 듯 보였다. 

성기는 덜컹거리는 차에서 심란한 듯 누워있으려 하자 카리나가 자신의 무릎을 내주었다. 그녀의 무릎을 베개삼아 잠을 청하는 성기였다. 그녀가 차안의 높은 온도로 땀을 흘리고 있는 성기의 이마를 자신의 풍만한 젖가슴를 가린 시트로 닦아 주었다. 성기는 부드럽고 물컹물컹한 것이 얼굴에 닿자 기분이 좋아졌다.

국경에 다 왔다고 해서 일어나 앉으려고 하자 자바리가 말렸다. 그냥 편히 쉬라고 말이다. 물론 성기가 말을 한 것이 아니라 그 옆의 노믹스가 여태까지 통역을 해준 덕분이었다. 

국경수비대는 허름한 판자로 이루어진 낡은 건물에서 어슬렁 거리며 나왔다. 그 낡은 건물은 검문소인데 그곳에서 국경수비대는 주로 생활한다고 했다. 성기의 눈에 이렇게 허접하고 남루한 국경수비대가 다 있나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운전을 하는 흑인 병사가 종이쪼가리를 내밀자 그들은 차량을 살피고 성기와 여인들이 있는 곳을 흘끔 쳐다보더니 손짓을 했다. 그러자 성기는 순간 긴장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태연히 있어 가만히 상황을 지켜 볼 수밖에 없었다.

차는 이내 시동을 걸고 출발을 했다. 차뒤로 뿌연 먼지가 대지를 장식했다. 국경수비대 옆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슬레이트 지붕과 양철 지붕으로 이루어진 단층 가옥들이 몇 채 있었다. 그 집들은 문이 열려 있었고 알록달록한 글씨들로 이루어진 도화지가 여기저기 걸려있었다.

한국에서 오래된 시골 풍경같아 보였다. 자바리가 설명을 해주었다. 저기는 커피가게인데 에피오피아가 커피의 원산지기 때문에 가게에서 직접 팔기도 한다고 했다. 성기는 커피라는 말에 호기심을 발동했지만 먹고 싶지는 않았다. 그보다는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었다.

가는 내내 황량한 벌판과 모래 바람이 품은 더운 공기를 마셔야 했다. 뜻밖에도 가끔 낙타와 소의 무리를 발견했는데 인도하는 무리도 소총을 소지할 정도였다.

자바리에게 물어보니 지부티로 보내는 수출품이라고 한다. 에티오피아의 낙타와 소는 효자 수출 상품으로 대부분 사우디로 수출된다고 한다. 

성기는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자바리의 설명을 계속 경청했다. 성기의 진지한 호기심에 여자들은 기쁜 마음이 들었다. 자신들의 환경과 역사에 대해 알고자 하는 것이 마치 자신을 알려고 하는 것 같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타마라가 성기의 어깨를 주물렀고 자히라와 카리나도 발과 손을 연신 어루만지고 쓰다듬었다. 엘리야가 물통을 들고 성기가 입이 마른 것같아 보이면 물을 따라주곤 했다.

에피오피아의 어린이가 기아에 허덕이는 것처럼 점점 작아진다. 작아지는 사람들은 힘이 하나도 없다. 나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 중에 가장 큰 사람도 힘이 없기는 마찮가지이다. 

사하라 사막은 안타깝게도 매년 수 킬로미터씩 그 아래쪽이 넓어지고 있다. 사하라 사막의 아래 부분의 위도 15도 라인을 따라 줄지어 늘어선 이 지역을 지리학적으로는 사헬(sahel belt, 아랍어로 '가장자리'라는 의미)이라고 부르는데 년 평균 강우량이 250-500mm 정도의 척박한 기후 풍포의 빈곤국가 지역이다.

소를 중심으로 한 목축을 위주로 살고 국민들의 성격도 낙천적이며 안분지족의 소박함을 간직한 이들 지역 발전의 최대의 걸림돌은 안타깝게도 체체파리이다. 수면병을 옮기는 체체파리는 사람뿐만 아니라 가축에게도 똑같이 치명타를 가하는, 대책이 서지 않는 공포의 존재이다.

사헬 지역은 모리타니아, 서부 사하라, 말리, 니제르, 차드. 수단,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등의 나라들이 위치하고 있다. 기후가 워낙 고온 건조하여 농경작이 힘들어 대부분의 인구가 유목생활을 하는 지역이며 그 독특한 생활양식으로 인해 부유한 나라들의 '오지체험' 프로그램등으로 안방 TV에 자주 등장하는 곳이기도 하다.

소말리아는 지상의 지옥이라고 부를 만큼 기후와 땅 모두 척박하며 정치적으로는 아직도 무정부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흑인 패션모델 나오미 캠벨은 많은 자선 동을 하기도 한다. 자신이 출간한 모든 책의 수입을 소말리아 적십자 재단에 기부하는 등 많은 자선 활동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어느새 차는 시동을 끄고 멈추었다. 자바리의 설명을 듣고 나니 벌써 첫날의 목적지에 도착한 것 같았다. 성기의 예감은 틀리지 않았는지 소령이 나타나 성기에게 말했다.

"오늘 목적한 곳까지는 도착했습니다."

차량의 고장없이 무사히 도착한 것이 천운이라면 천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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