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83 회: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얻은 깨달음과 여자들 -- >
성기는 뛰기 전에 소총을 두개 어깨에 X자로 걸쳐 메고는 또 한개의 소총을 움켜잡고 달려갔다. 성기는 100미터를 16초에 뛰었는데 오늘은 왠일이지 더 빠른 것 같았다. 그가 뛰는 방향으로 소총이 무수히 날아들었다. 하지만 수퍼맨처럼 빠르게 사라지는 성기를 맞히기란 쉽지 않았다.
성기는 호텔을 20미터 앞에두고 돌연 바닥에 엎드려 제압사격을 가했다. 그러는 와중에 두 여자는 성기를 따라 바닥에 누워 헉헉거렸다.
다행이도 성기의 이런 행동이 호텔에 들어간 구조대를 도와주는 결과가 되었다. 그들은 기관총 사격이 퍼붓는 쪽의 반대편으로 장갑차량을 대고 공주를 비롯한 나머지 여성들과 아이들을 구출하는 중이었다.
적외선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칼 에릭손 소령은 그 원안에서 선명하게 태극의 무뉘를 발견했다. 그러자 저 마크가 코리아라는 작은 나라의 국기란 것을 생각해냈다.
그가 기억하는 코리아는 88년 올림픽을 개최했고 무섭게 성장하는 나라란 것이다. 더구나 정경유착이 심해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한때 스웨덴을 방문해 FTA를 추진하려던 노태우는 거절을 당했다. 대한민국의 기업들이 너무나도 사회적 책임을 등한시하고 돈벌이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스웨덴의 정부의 지적을 경제 발전과 수출이라는 궁색한 변명으로 늘어놓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당시 스웨덴 정부청사에는 거리 시위가 날마다 열렸고 돌멩이와 오물 투척이 일상으로 벌어졌었다. 수준낮은 나라의 기업과 정부와는 협약을 맺어서는 안된다는 스웨덴 국민의 여론이었다.
스웨덴 일부 언론에서 더 문제를 삼았던 것은 지도층의 특권의식과 선민의식을 문제삼았다. 대한 민국 재벌가의 자제들의 병역 의혹을 보도하면서 더욱 여론은 한국을 부정적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정의선 기아차 사장, 최태원 SK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은 병역 면제를 받았다. 이 전무는 1991년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아 병역을 면제 받으로 알려지고 있다. 면제 사유는 승마를 하다가 낙마로 인해 허리를 다쳤다는 게 그룹 측의 설명이다.
당시 이 전무는 국가대표 선수로도 활약할 정도로 승마를 잘 했던 것으로 병역 면제 판정을 받을 정도의 허리디스크라면 최근 골프를 여전히 수준급으로 즐기다는 그룹측의 설명에 여전히 의문이 일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후계자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은 담장결제로 병역 면제를 받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과체중으로 면제 판정을 받았다. 이들이 병역 면제를 받은 시일은 이미 오래전일이 되었지만 이들의 병역 면제 또한 세간에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최 회장의 경우 테니스 매니아로 지금은 아마추어 선수급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과체중으로 면제를 받았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날씬한 몸을 유지하고 있다
칼 에릭손의 눈에는 저 병사가 대한 민국을 이끌 인재로 보였다. 구조대에게 쏟아지던 기관총의 방향을 돌려 시간을 벌었고 또한 호텔에 있던 공주와 여자들 애기를 들어보니 한국의 병사 한명이 구했다는 것이다.
더우기 토마스와 브루터를 구했고 수잔이라는 헬기 조종사까지 구했다는 점이 성기에게 강한 호감을 가지는 칼 에릭손 소령이었다. 그의 집안은 150년간 5세대에 걸쳐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아온 스웨덴의 국민 기업이자 세계적 기업 발렌베리가였다.
칼 에릭손 소령의 정식 이름은 칼 에릭손 발렌베리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손으로 성공하고 싶어 부모님의 양해하에 군에 몸담고 있는 것이었다.
발렌베리 그룹은 세계 최대 통신업체 에릭슨, 발전설비업체 ABB, 사브,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 제약업체 아스트라, 스웨덴 최대 은행 SEB, 베어링업체 SKF 등 굵직한 대기업들을 소유하고 있으며 스웨덴 증권거래소 시가총액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스웨덴 전체 GDP의 30%를 차지하는 산업 제국이기도 하다.
발렌베리는 지난 150년 동안 스웨덴의 산업과 금융을 지배해온 유럽 최고의 재벌 가문이다. 쉽게 말해 기업의 규모와 전통에서 우리보다 한발 앞서는 ‘스웨덴의 삼성’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이미 알만한 세계적 기업들도 존경하는 기업이 발렌베리였다.
하지만 발렌베리와 삼성의 위상은 커다란 차이점이 있다. 발렌베리는 소유기업만으로도 스웨덴 주식시장 절반을 차지할 만큼 막강한 경제적 파워를 갖고 있지만 적대감은커녕 스웨덴 국민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존경받는 기업이다. ‘삼성공화국’을 세우기 위해 적대적 M&A 를 서슴치 않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삼성에 대해 한국의 국민들은 적대적이기 때문이다. 정권에 빌붙어 돈을 불리는 삼성과는 차원이 다른 기업인 것이다.
삼성 그룹의 성장사 가운데 가장 치욕적인 사건을 들라면 단연 '사카린 밀수 사건'을 들 수밖에 없다. 암 유발 가능성이 있는 사카린을 밀수, 국민에게 팔아 치부(致富)했다는 점이다.
재벌밀수라고 속칭되던 이병철씨의 사카린 밀수는 그것이 박정희대통령의 한일회담 타결 후 비료공장 건설이란 이름으로 제 1호로 들여온 민간차관 중에 '사카린'같은 밀수 품목이 들어 있었다는 점, 그것도 천하가 다 아는 재벌 이병철이 돈을 벌기 위해서는 심지어 밀수까지도 불사한다는 점, 그리고 1964년 대통령 선거 직전 장기영의 소개로 박정희의 은덕을 입어 제 1착으로 한국에 상륙한 일본 미쓰이물산이 개입되었다는 점 등으로 비상한 충격을 야기시켰다.
사카린 사건이 확대된 것은 장군의 아들 김두한 의원이 국회 국무위원석에 똥물을 퍼부으면서부터였다. 1966년 2월 2일 김두한, 김대중 의원 등이 국회 발언을 통해 삼성의 사카린 밀수 사건을 집요하게 추궁했었다.
정의감과 애국의식을 갖고 외치는 소리는 장내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김대중 의원이 연설이 끝난 후 장내는 죽은 듯 조용했다. 이때 김두한 의원이 등단하였다. 그는 전날 밤 파고다공원에서 몰래 퍼온 20리터 가량의 똥물통을 들고 당당히 국무위원석으로 걸어갔다.
"장관들은 이 똥물이나 드시오! 이것은 국민들이 보내는 사카린이오! 자, 맛 좀 보시오!"
이 사건 이후 김두한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내던지고 야인으로 돌아갔다.
발렌베리의 후발산업국 스웨덴의 발전과정과 일치한다. 스웨덴은 북극권에 속하는 척박한 토양 때문에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 전 국토의 10%에 불과한 빈국이었다. 1857년 발렌베리는 스웨덴 최초의 민간 상업은행을 탄생시켜 국내외의 자금을 끌어모음으로써 19세기 말 스웨덴 산업화의 기적을 뒷받침했다. 은행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발렌베리는 유망한 기업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점차 강력한 산업왕국으로 변모해 갔다.
이후 발렌베리는 150년에 걸쳐 안정적인 승계전략, 투명경영과 사회공헌 등 성공적으로 경영을 펼쳤다. 특히 직접적인 경영권을 행사하지 않으면서도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 통신장비업체 에릭슨, 트럭업체 스카니아,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 전투기업체 사브 등 14개의 핵심 자회사를 초일류 기업으로 키워낸 것이다.
성기가 중점적으로 회사를 창업해 나가는 미래에 삼성그룹이 8000억원 사회헌납 등 이른바 ‘반삼성 분위기’를 달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는다.
발렌베리는 스웨덴에서 뿐 아니라 세계적인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발렌베리 가문의 자녀들이 헌옷을 입는다면 다들 의아해 할 것이다. 그들은 형제자매들의 옷을 대물림해서 입힌다.
또 발렌베리가의 아이들은 풀을 뽑는 등 집안일을 거들어야만 용돈을 받을 수 있다. 그렇게 어렵게 받은 용돈이라고 해서 자기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중 일부를 떼어 반드시 저축을 해야 한다. 그들은 아이들에게 이렇게 가르친다.
"돈을 번만큼 사회에 돌려주는 것이 당연하다."
'내 돈 가지고 내가 쓰는데 누가 뭐라고 하느냐'며 항변하는 우리나라 부자들과는 사뭇 다른 가치관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가문이 있다. 12대에 걸쳐 존경받는 부잣집인 경주 최부잣집이 바로 그 경우다.
경주 최부잣집’은 최치원의 17세손으로 병자호란 당시 영웅인 최진립 장군이 기틀을 세웠다. 최국선(1631∼1682) 대에 만석꾼의 반열에 올랐고, 그의 둘째 아들 최의기(1653∼1722)가 부와 가문의 전통을 확립했다.
특히 최국선의 10세 손인 최준은 전 재산을 독립운동과 교육 사업에 투자해 오늘날 영남대학의 전신을 일구기도 했다. 최부잣집’이 지금도 세인의 존경을 받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그들의 삶의 철학은 나눔과 절제이다.
이들은 자녀들에게 이렇게 가르친다.
"만석 이상 재산을 모으면 사회에 환원하고, 흉년기에 남의 논밭을 사들이지 말며, 사방 100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대대로 내려오는 최부잣집의 가훈)
돌고 도는 게 돈이라고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어느 한 쪽에 고여있는 돈으로 누군가는 방탕하게 살고 누군가는 대명천지에 굶어도 죽는다. 내 돈 가지고 내가 쓰는데 무슨 상관이냐고 할 일이 아니다.
탐욕은 죄악이다. 텀벙텀벙, 내가 물쓰듯 돈을 쓰는 동안 배고파 죽는 사람, 희망이 보이지 않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이 죄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런 면에서 저 병사는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하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칼 소령이 성기에게 강한 호감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삼성을 비난하지만 취업을 앞둔 입장에서는 반대로 취업하고픈 기업이라는.....
태안을 오염시킨 기업이 그 지역 주민들은 나 몰라라 하고,
평창올림픽을 위해서는 존나게 뛰어다닌다는....
그 평창에 허벌나게 땅을 사놔서 그렇다는.....
우리 나라 재벌들은 실은 땅투기로 돈 번다라는.....
대통령도 허벌나게 뛰어다니셨다는 평창 동계올림픽!!!!!
어릴 적에는 흑막이 있는 줄도 모르고 국제대회 열리면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왜 이렇게 얽히고 설킨 것이 많은 것일까요.
혹시 압니까? 평창 올림픽 유치하는 조건으로다 ??????를 주었는지 말이죠.
그러니 판타지 소설들 기업소설이 대부분 땅투기로 돈 버는 설정이라는.....
땅투기로 돈 버는 것을 경멸하면서도 그것을 쓰거나 부러워하는 이중적 삶이라는....
제가 까겠습니다. 그런 땅투기 하는 도적놈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