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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 회: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얻은 깨달음과 여자들 -- > (60/230)

< -- 60 회: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얻은 깨달음과 여자들 -- >

바람의 언덕 CEO 천성녀는 현재 뉴욕에 머물고 있었다. 미국 이민 2세대인 천성녀를 비롯한 한국계 직원들은 죽음을 불사하고 일해서 CNN의 베테랑 기자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실례로 CNN은 소말리아에서 미군을 따라 움직이도록 방송기자들에게 내규를 정하기도 했다. 그것을 직원들은 시크으릿이라고 불렀다. 

CNN 방송국 모습1991년 걸프 전쟁이 벌어져 미국의 F-117 기들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 맹폭격할 때, 포위된 이라크의 수도나 전투 지역 인근에서 송신되는 CNN의 생생한 영상과 소식들은 1,150만 시청자들의 눈을 TV에 고정시켰다. 

하지만 숨겨진 진실은 그 영상을 우리의 자랑스런 한국계 방송인 바람의 언덕이 찍었으나 자금난에 시달려 CNN에 거액을 받고 넘겨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때 카메라기자와 취재기자가 한아름에게 다가왔다. 카메라기자는 구릿빛 얼굴에 특이하게 백발을 하고 있어 인상적이었다. 그 옆의 취재기자는 서글서글한 눈매에 사람좋은 인상을 가져 절로 호감이 생겼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한국계 방송국 바람의 언덕에서 나왔습니다. 제 이름은 오미리입니다."

능숙한 한국말로 인사하는 카메라멘이었다. 건장한 체구에 백발을 가진 사내가 이름이 오미리라니 순간 한중령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하하, 이름때문에 많이 놀림당했죠. 괜찮습니다. 참지 마시고 웃으세요. 이름은 우리 아버님이 지어주신 건데 미국에 이민온 후 일년 만에 과로로 돌아가셨죠. 제가 막내여서 항상 저를 먼저 챙겨주시고 제일 귀여워해주셨거든요. 집안 형편이 어려운데도 갖고 싶다는 것은 꼭 해주셨으니, 이름은 지켜야죠. 그게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지키는 것이라 생각해서 아직까지 그대로 있습니다. 앞으로도 죽을 때까지 이름은 변경하고 싶지 않습니다.하하하, 너무 제 애기를 했나요. 백발때문에 이름 대신에 별명으로 불리는데 그게 좀 듣기에 괜찮을 겁니다. 백발귀로드라고 친구들이 지어주었죠."

"호호호, 이름에 그런 사연이 있으셨군요. 미안합니다. 그리고 백발귀로드 괜찮은 거 같습니다. 하얀 머리와 어울리는데요."

한중령의 칭찬에 백발귀로드란 별명을 가진 오미리는 씨익 미소를 지으며 겸연쩍어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취재기자도 한아름중령에게 인사했다.

"전 같은 방송국에서 취재를 맡고 있는 마브로스라고 합니다. 이름은 외국사람 같지만 엄연히 한국인입니다."

한아름은 이마의 땀을 손등으로 훔치고 바지에 대고 닦고는 그들과 서둘러 악수했다. 곧바로 보조개가 들어가는 미소를 지어보이며 그들에게 마주 인사했다. 

"아, 그러세요. 외국에서 만나니 더 반갑습니다. 전 의무지원단 소속 한아름중령입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저를 방문했습니까?"

아름다운 한중령이 딱딱한 다나까로 대답하자 약간은 어색하게 보였다. 하지만 그것을 무어라 할 수는 없었다. 그게 바로 군대문화이니 말이다. 

"실은 저희가 들은 소식에 의하면 오늘 대대적인 군벌들의 공격에 대응해 모가디슈 탈환을 펼친다는 정보가 있어서 말입니다. 같은 한국인으로서 알려주실 수 있는 지 말해주실 수 없겠습니까?"

"그건 곤란합니다. 군 기밀이란 것이 함부로 방송에 내보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한 우리 한국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나라에서 파견한 군인들도 많아 그들에게 피해가 갈지 걱정됩니다. 그런 이유로 노코멘트하겠습니다."

같은 한국인으로서 투철한 직업의식에 솔직히 경의를 표하고 싶은 마브로스와 오미리였다. 그들은 명함을 주고 혹시 다른 일로 연락이 된다면 언제든지 연락을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는 한중령에게 등을 보이며 사라졌다.

"잘 됐어? 백발귀로드!"

GM의 SUV 시보레 타호의 운전석에 앉아 물어보는 양밤이었다. 그는 어머니가 중국계, 아버지가 한국계인 혼혈이었다. 어머니가 화교출신인데 가문이 대단했다고 한다. 다만 아버지를 보고 한눈에 반해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쳐 미국으로 도망가서 의절이 되었다고 했다.

"안됐어. 그나저나 소말리아 해적 실상을 취재하는 것은 어떻게 되가고 있냐고 대장한테 연락왔어?"

"그게 맘대로 되나! 좀 더 기다리라고 그래야지. 이따 연락하자."

"오케이!"

바람의 언덕 방송국은 CNN조차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해적들의 실상에 더 많이 취재를 할 계획이다. 소말리아 해적의 시작은 자국의 바다를 불법어선들로부터 지키려는 자경단이 시초였다. 

자경단의 시작은 남의 나라가 자꾸 소말리아가 소유한 그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아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소말리아가 내전으로 인해 정부의 힘이 약해서 통제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자경단들이 배고픔과 가난때문에 노략질을 하게 되었고 해적으로 변질된 것이다. 물론 전부가 그리 된 것은 아니었지만 해적들로 변한 자경단의 비율이 많고 압도적인 수를 자랑하기에 더는 자경단으로 부르지 않게 되었다.

18년후에 금미호 사건이 터지게 된다. 이 사건은 금미호를 비롯한 한국 어선들의 불법어업이 단초를 제공해서 벌어진 일이다. 바람의 언덕 방송이 그 사건에서 타 방송국과 차별되는 사항을 주목했다.

금미호 기관장이 해적에게 풀려난 후 김용현 기관장이 케냐의 호텔에서 알몸으로 떨어져 죽은 것이다. 그가 아프리카 여성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려다 화대문제가 불거져 언쟁을 벌이다 여성에게 밀려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 당시 대통령은 이명박대통령으로서 방송 통제에 나서서 청해부대의 용감한 구출 작전과 자신의 결단을 부각시키는 데 혈안이 되어 있어 그 사실은 한국민들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는다.

바람의 언덕 방송관계자들은 한국민들의 이중적 태도에 심한 양심의 가책을 받았다. 일제 치하에서 수많은 자원들이 열강들에 의해 약탈되었고 부녀자들은 정신대로 끌려갔다.

작금의 소말리아 상황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식민지가 아니어서 다르다고 볼 것인가. 자국의 과거조차도 까먹는 국민은 언제나 힘있는 나라와 민족에게 뒤통수를 맞기에 바쁠 뿐이다.

그 피해는 그대로 힘없는 국민들이 져야한다는 것이 한국계 방송국인 바람의 언덕을 슬프게 한다.

모가디슈 수도에서 부상을 입은 군벌의 흑인 병사들은 빠르게 접근해오는 미군 헬기들을 피해 도망가고 있었다. 항상 그렇듯 전투로 인해 미망인이 된 여인들과 고아가 된 아이들이 가족들을 찾아 목놓아 울고 있었다.

호텔샤모에는 다국적군에 협조했던 사람들이 끌려나와 서 있었다. 성기 일행들은 바닥에 넙죽 엎드려 들키지 않도록 숨을 죽였다. 

끌려나온 사람들 가운데는 임신한 여성도 두명 끼어 있었다. 흑인 병사들이 하얀 이를 드러내놓고 총으로 사람들을 위협하며 옷들을 북북 찢었다.

*****60회를 넘고 선작수도 600을 넘었네요. 감사합니다. 이 모든 것이 독자님들 덕분입니다.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다음화는 좀 잔인한 장면이 있으니 보지 않고 넘어가셔도 됩니다.

부탁드립니다. 간이 약하신 분은 다음 화를 보지 마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 조만간에 제 글에 코멘트를 다신 모든 분들을 등장시킬겁니다. 물론 좋은 역활로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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