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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5 회: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얻은 깨달음과 여자들 -- > (55/230)

< -- 55 회: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얻은 깨달음과 여자들 -- >

그녀들의 허리에는 군용 칼과 총, 탄창등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성기는 자다말고 벌떡 일어나 눈을 동그라니 뜨고 그녀들을 쳐다보았다.

햇볕이 적은 스칸디나비아반도에 위치한 3국의 기후특성 때문인지 그녀들은 가슴이 깊이 파인 딱 붙는 의상을 입고 있었다. 특히 성기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시스루 풍의 바지였는데 이 바지로 인해 그녀들의 다리 라인이 그대로 부각되었다.

그녀들은 전신타월을 바닥에 깔고 엎드리거나 누워 일광욕을 즐겼다. 성기는 그녀들의 가슴이 왕가슴에다 미모도 뛰어나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잠시 후 3국의 남성 군인들이 나타나 그녀들에게 다정히 대화를 나누며 장난치는 모습을 보게 된 성기는 속에서 열불이 치솟았다. 자신은 그렇게 하고 싶어도 한국군에 여군은 너무나 적었으며 있어도 눈 앞의 글래머들처럼 가슴이 큰 여자들은 극히 드물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소령은 가슴은 컸지만 미모가 받쳐주질 않았으니 성기의 머릿 속에는 떠오르지도 않 았다.

성기는 순간 한국에 두고온 네명의 여자와 자신에게 아빠라고 부른 여자애들이 생각났지만 그녀들에 대한 생각은 길게 가지 못했다. 왜냐하면 자신 앞에 널브러져 있는 여자들이 금발의 미녀들에다 젖가슴이 그야말로 착한 글래머였기 때문이다.

성기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한국에 있는 그의 집은 난리가 났었다. 네명의 여자외에도 러시아 여성 두명과 일본 여성 두명이 연일 성기네 집을 찾았으니 말이다. 그의 집을 방문한 4명의 외국 여성의 출현에 원래 그와 잠자리를 같이한 김순경을 비롯한 나머지 세명의 여성은 바짝 긴장했다.

성기의 어머니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대문 앞에서 우발적으로 머리끄댕이를 잡은 그녀들은 쌍방폭행까지 치달으며 파출소까지 다녀왔다. 물론 성기 어머니도 알게 되어 머리를 싸매고 누워 성기의 마구잡이식 연애에 대해 자신이 잘못 가르쳐 아들이 저리 되었다며 한탄했다.

하지만 한국에 있지 않고 외국에 파병나온 성기는 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알고 싶어하지 않았다는 표현이 정답일 수도 있었다. 왜냐하면 노인에 의해 강제적으로 맺어진 김순경과 양순경, 차수연, 이미선 그리고 비행기에서 여인들까지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책임을 져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막상 그녀들을 떠올리면 누구를 책임지고 버린단 말인가. 

성기는 살아오면서 이처럼 고통스러운 선택을 해본 적이 별로 없었다. 이것은 마치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고 묻는 유치한 질문같기도 했다. 마음같아서는 그 옛날 의자왕이 3000 궁녀를 거느린 것처럼 자신도 그렇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만 마음일 뿐, 현실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았다.

3국의 금발 미녀들 가운데 어젯밤 소란을 겪은 네명의 여자들이 우연히 성기를 보았다. 그녀들은 바지를 뚫을 듯 치솟은 물건으로 인해 새벽의 일을 떠올리며 성기를 적의를 띤 시선으로 노려보았다.

"혹시 저 녀석이 새벽의 변태새끼?"

"맞아, 아침에 장교들한테 듣기로는 한국군 병사 한명이 그일로 징계를 받는다고 했거든. 완전군장으로 뺑뺑이를 돌리고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했으니 말이야."

"저 새끼 옆에 완전군장 있는 걸 보니 맞네!"

"아하. 저 새끼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우리를 쳐다보네."

"우리가 죽이게 이뻐서 쳐다보는 것은 좋지만, 저런 변태의 시선을 받는다고 생각하니 치가 떨려."

"나도 그래."

"나도!"

"좋았어. 내가 좋은 방법이 떠올랐거든. 너희는 내 말대로 따르면 되거든."

"좋아! 저 새끼 봐! 우리 한테 손 흔드는 거!"

성기는 아름다운 금발 미녀 네명이 자신을 쳐다보자 호감을 표시하며 손을 흔들었다. 그녀들 가운데 키가 제일 크고 가슴도 제일 큰 여성이 성기에게 걸어갔다. 성기는 힘이 하나도 없었지만 저렇게 육감적인 미인이 자신에게 걸어오자 없던 미소가 절로 생길 지경이었다. 

게다가 좀 전의 식사 때 스테이크를 잘라준 금발 미녀를 떠올리며 괜시리 금발의 모든 여성들은 마음씨가 비단결 같다고 생각하는 성기였다.

그녀는 씨익 미소를 지으며 성기 곁에 앉았다. 그리고는 손을 뻗어 솟아오른 성기의 남성을 움켜잡고서는 성기에게 난데없이 키스를 퍼부었다. 성기는 어리둥절했지만 미녀의 갑작스런 키스에 적극적으로 응하며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러자 키스를 퍼부었던 그녀가 갑자기 비명를 지르며 성기를 밀쳤다.

"캬아악! 이런 변태새끼!"

성기는 그녀의 말을 하나도 알아듣지 못했지만 비명을 지르며 비분강개의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무언가 일이 잘못되었음을 직감한 그는 일어나 그녀에게 다급히 말했다.

"쏘리, 쏘리!"

하지만 성기의 사과의 말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비명을 멈추지 않았다. 

"캬악! 악!"

그녀를 지켜보던 나머지 세명의 여성이 제일 먼저 다가와 성기의 몸을 밀치고 쓰러뜨렸다. 이어 그녀들은 마구 발로 짓밟았다. 뒤를 이어 다른 금발 미녀들도 달려나와 성기에게 발길질을 가했다.

"이 새끼가 갑자기 키스를 퍼붓고 내 가슴을 만졌어! 흑흑흑!"

성기는 수십 명의 여성들에 둘러싸여 몰매를 맞았다. 세계의 가장 아름다운 금발미녀들에게 집단 다구리를 당한 한국군 최초이자 최후의 병사가 성기였다.

성기도 마냥 눈뜨고 당할 수 없어서 가장 가까운 다리들 가운데 약하다고 느낀 다리를 물고 늘어졌다. 다리를 물린 금발 미녀는 또 다시 아비규환의 비명성을 지르며 난리를 피웠다.

"아악! 이거 놔!"

"이런 변태새끼!"

"악! 살 떨어질 것 같아!"

"변태새끼! 빨리 안놔!"

"으악!"

*****직장도 다니고 연재 작품도 많아서 연재가 늦어진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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