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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4 회: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얻은 깨달음과 여자들 -- > (54/230)

< -- 54 회: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얻은 깨달음과 여자들 -- >

성기는 열받았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이중사가 저 멀리서 밥먹으란 말을 외쳤다. 성기의 눈에는 저 중사놈이 소말리아 반군처럼 보였다. 개시키, 가만두지 않겠어. 난 분명히 아닌데 어떤 개새끼가 여자들 앞에서 바바리맨 흉내를 낸거지 라며 성기는 온갖 잡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식당으로 향했더니 3국의 여자군인과 남자군인이 땀으로 범벅이 된 성기를 쳐다보았다. 완전군장까지 했으니 이목이 집중되었다. 이소령은 이중령의 호출에 발라드 기지작업장으로 떠났고 유일한 한국군은 이중사와 성기뿐이었다. 다행히 3국의 보급 상황이 좋은지 스테이크와 감자 샐러드가 나왔다.

식당은 이미 군인들로 넘쳐나서 지친 몸을 이끌고 호텔 뒤편으로 갔더니 그늘에 침대가 놓여있고 전날 전투의 부상병들이 누워있었다. 아픈 환자를 보며 음식을 먹는다는게 그렇게 곤욕스러운 줄 여태 몰랐던 성기는 억지로 음식을 삼켰다. 좀 전에 내려놓았던 군장때문에 어깨가 빠지는 것 같아 스테이크 써는 것도 무지 힘들었다.

그가 팔 부러진 환자처럼 어색하게 스테이크를 자르는 모습을 본 흰 가운의 금발 여성이 상냥하게 다가와 말했다. 하지만 성기의 짧은 영어지식으로는 그녀가 스테이크란 말만 확실히 알아들었다. 성기는 그녀가 그것을 먹고 싶어하는 줄 알고 아쉬웠지만 스테이크가 담긴 접시를 그녀 앞으로 내밀었다.

입속에 오물거리던 이중사는 다가온 금발 여성의 미모에 당황하며 음식물이 걸렸는지 켁켁거렸다. 여자를 밝히던 이중사는 평소 벽에 붙여놓은 비키니모델과 흡사한 그녀에게 선뜻 자신의 접시를 내밀었다. 이중사의 안타까운 표정이 스테이크를 향한 것인지 그녀를 향한 것인지는 아리송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중사의 접시를 거부했다. 

"Oh, No! No!"

아름다운 그녀는 목소리도 너무나도 달콤했다. 달콤한 목소리의 주인공에게 거절당한 이중사는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오기 시작했다. 옆에 앉아 넋놓고 금발 미녀를 바라보는 성기가 뜬금없이 미워지기 시작한 이중사였다.

금발 미녀는 입가에 미소를 띠며 손짓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아니라고 노우를 연발했다. 그리고는 두손으로 접시를 집더니 무릎을 꿇고 앉아 접시를 무릎에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두 손으로 정성스레 썰기 시작했다. 성기의 눈에 그녀의 가운이 벌어진 사이로 하얀 허벅지 속살이 하얀 팬티와 함께 들어왔다. 

치마가 무릎위로 올라가 종아리와 접힌 허벅지 속살 사이로 불룩한 언덕이 보였다. 그녀는 성기가 땀을 비질비질 흘리며 생기없는 눈으로 바라보자 손을 더욱 빨리 움직였다. 그녀는 성기가 보는 것이 자신의 접힌 치마 사이의 은밀한 부분을 보리라곤 꿈에도 생각지 않는 듯 보였다. 스테이크를 보는 것이 배고파서 그러는 줄 착각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성기가 파리한 안색과 땀이 빚어낸 오해였다.

성기는 그녀의 속살을 더듬고 죽도록 핥고 싶다는 심정에 사로잡혔다. 그녀의 동굴을 가린 불룩한 팬티부분도 거칠게 잡아 찢고 수풀을 쓸어주고 싶었다. 머리칼이 금발이니 그곳도 금발일 것이라 짐작했다. 황금빛 수풀을 매만지고 핥고 강하게 움켜잡고 싶은 욕망에 성기의 몽둥이는 바지 속에서 용트림을 시작했다.

한국남성이 금발 여성과 잠자리를 같이 할 확률은 우연히 찢어진 콘돔으로 여자를 임신시키는 확률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극히 낮았다. 그러나 성기는 비행기에서 러시아 금발 여성과 뜨겁게 육체를 불살랐다. 그것도 아주 뼈와 살이 뭉게지도록 했으니 성기는 인내심을 가지고 그녀를 보았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 법이다. 내가 이곳에서 지내면서 너희 금발 여자들을 꽉콱 눌러주겠어!'

파리한 안색에도 새로운 다짐을 새기며 전의를 불태웠다. 반군이나 군벌들을 향해 전의를 불태워도 살까말까한 땅에서 성기는 엉뚱하게 여자들, 특히 흑인 여성과 금발 여성들을 목표로 뜨겁게, 아주 뜨겁게 전의를 다졌다.

그리고는 무릎위 접시에 놓인 스테이크를 다 썰었는지 그것을 다시 성기에게 주었다. 그제서야 금발의 파란 여성이 말한 것을 눈치채고는 연신 콩글리쉬로 감사의 뜻을 전했다.

"땡큐! 땡큐 베리머치!"

그녀는 성기의 발음을 알아듣는지 손짓으로 괜찮다는 표시하고 벌떡 일어나 주머니를 뒤져 물티슈를 꺼내 성기에게 건넸다. 성기의 얼굴에서는 아직도 땀이 비오듯 흘러내렸기 때문이었다. 

미녀의 손길에 불같이 질투가 샘솟는 이중사였다. 이중사는 순간 자신이 누군가를 미치도록 죽이고 싶다는 감정을 느끼자 잠시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이중사의 혼란은 길지 않았다. 금발 미녀가 순식간에 성기의 어깨를 토닥이고는 미소를 지으며 자리를 떠났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뒤태는 엉덩이가 위로 올라가 성기의 눈을 자극했다. 그녀는 침대에 누운 환자들을 돌아보며 상태를 체크했다. 가슴은 적당히 큰 글래머스타인지 가슴을 가린 가운이 팽팽하지는 않았다.

"야, 이 새끼야! 너 그거 이리 내놔! 내꺼랑 바꿔!"

성기는 말도 안되는 요구에 화가 치밀었다. 이내 분노를 가라앉히고 차분히 대답했다.

"중사님! 전 손을 움직일 힘이 없습니다. 오죽하면 저 여자가 대신 스테이크를 잘라주겠습니까!"

이중사는 이빨을 드러내며 화를 냈다. 

"그래? 그럼 내거 지금 다 썰어서 너꺼하고 바꾸자! 그럼 된거지?"

성기는 이런 시발놈! 이라며 속으로 욕했다. 아니 계급이 높다고 이래도 되는 건가! 게다가 자신은 몇시간을 땡볕에서 죽어라 돌았는데 말이다. 더군다나 30Kg을 짊어져 어깨가 빠지는 줄 알았는데.....

흐르는 땀을 훔치며 성기는 이를 악물었다. 이어 성기는 금발 미녀가 잘라준 스테이크가 담긴 접시를 이중사에게 내밀었다.

"알겠습니다. 이중사님! 전 한! 점!도 먹질 않아서 배급받은 상태 그대로입니다."

이중사의 접시에 담긴 스테이크는 반이 없어져 이중사의 뱃속으로 들어간 상태였다. 성기는 분을 참으며 억지로 포크로 찍어 먹었다.

이중사는 그녀의 체취가 담긴 스테이크를 눈을 감으며 음미했다.

"오우, 스멜~~~. 너무 좋네! 좋아! 역시 여자는 금발의 파란 눈이 최고지! 암!"

이중사는 먹으면서 연신 중얼거렸다. 그 옆에 앉은 성기는 인상을 써가며 먹었다. 우연히도 그 모습을 의무대로 돌아가는 아까의 금발 여성에게 보이게 되었다.

금발 여성은 혹시 저 군인이 어디가 아픈 것은 아닌지 걱정하며 바라보다 손목시계를 보고는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떠나는 그녀가 잠시 성기를 바라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식사를 끝낸 성기는 한시간의 휴식시간을 호텔 마당의 그늘진 구석에 드러누워 낮잠을 청했다. 아까 이중사는 행복해하며 접시를 혀로 샅샅히 핥아 먹었다. 그리고는 성기를 째려본 후 사라졌다. 사라지기 전에 성기의 머리통을 접시로 툭툭 건들고 갔다.

"이 새끼! 넌 내가 틈날때마다 두고 볼거야! 미친 새끼! 한 번만 더 미친 짓하면 잘라버릴 테니, 이따 뺑뺑이 돌고 많이 반성해라! 그래야 오늘 밤은 안할 테니까!"

"중사님! 전 아닙니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 아까 금발 미녀가 스테이크 잘라줄 때 침을 질질 흘리더만!"

성기는 속에서 열불이 치솟는 것을 참아야했다.

'침을 흘린 것은 이중사! 너잖아! 참는다 참아!'

드러누운 성기는 아까의 일이 떠오르자 날도 더운데 열받아 죽을 것만 같았다. 애써 생각하지 말고 금발 미녀에게로 생각을 옮기자 이내 입가에 미소가 걸리기 시작했다.

그 순간 가슴이 훤히 보이는 비키니상의에 군복바지를 입은 금발 여성들이 호텔마당으로 몰려 나왔다. 

**** 한달 이내로 <절대자1>을 복구할 계획입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야수를 연재하느라 성기전 연재가 늦어지는 점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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