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8 회: 인연의 시작 -- >
혈액검사를 포함한 각종 검사를 끝마친 성기는 비뇨기과 병동 703호에 입원해있었다. 산소호흡기를 단 채 의식을 읽은 모습은 여전했다.
담당교수들은 수시로 들락거리더니 두시간 전부터는 뜸해졌다. 그들이 처방한 약물을 투여하는 주치의의 시선이 절로 아랫부위로 갔다. 거기에는 담요를 뚫을 것처럼 치솟은 몽둥이가 있었다.
'이 사람, 정말로 사람인가?'
내심 의혹을 품은 주치의였다. 원래 인턴이 하는 것이었으나 교수들의 지시로 인해 주치의(레지던트)가 주사를 놓는 것이다.
주치의는 주사를 놓고나서 손목 시계를 들여다 보더니 중얼거렸다.
'참 빨리도 간다. 벌써 9시라니. 좀 있으면 폭풍의 계절하겠는데......최진실보러가야지'
그때 허리에 차고있던 삐삐(무선호출기)가 빛을내며 징징거렸다.
'아구, 또 호출이네.'
주치의는 후다닥 정리했다. 그리고는 703호를 부리나케 나섰다. 불이 꺼진 병실에서 달빛만 조용히 창문을 통해 성기의 이마를 비추고 있었다.
한참이 지난후, 보호자들도 잠들어 있는 늦은 저녁시간에 비상구를 통해 들어오는 간호사복장의 여자가 있었다. 가슴이 유달히 발달해 있는 그녀는 서둘러 간호사스테이션을 살폈다. 두 명의 간호사들이 고개를 숙인 채 차트를 정리하는 중이었다.
비상구에 나타난 그녀는 조심스레 삵쾡이마냥 발을 떼었다. 그러더니 바람처럼 703호로 소리없이 들어갔다. 잠시 형광등에 비춘 명찰에는 김혜수라고 선명히 찍혀있었다.
'휴, 성공이다.'
문을 닫고서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조용히 침대를 쳐다보니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 하지만 그녀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이 따로 있었다. 담요에 가린 남자의 아랫부분이 평평한 것이 아닌, 우뚝 솟아있는 부분이었다.
'꿀꺽. 저...저것이....말이 돼?'
그녀 역시 간호사여서 각종 의학수업과 해부도를 통해 본 남자의 몽둥이는 절대로 저런 높이까지 솟을 리가 없었다. 김혜수는 섹스 경험은 고사하고 남자의 몸 한 번 제대로 본 일이 없었다. 그렇기에 성기의 아랫부분에서 불쑥 솟아 오른 몽둥이를 보고 충격을 받게 된 것이다. 그녀는 몽둥이의 엄청남에 당혹감과 더불어 알 수 없는 기대감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잠시 충격에 빠진 그녀는 정신을 차렸다. 그러더니 침대로 다가가 푸른색 담요를 들췄다. 김혜수의 눈에 처음 들어온 것은 크고 굵은 짙은 색의 몽둥이였다.
후일 그녀는 그 때 그걸 본 첫 느낌은 ‘저렇게 크고 시커먼 것이 남자의 성기맞아?’였다고 한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후일담이었고, 김혜수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후우....."
그녀는 성기가 깨어나지 않게 조심스럽게 침대위로 올라갔다. 손을 성기의 사타구니로 뻗으며 무릎을 꿇었다. 혹시 깨어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잠시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지만, 성기는 여전히 의식불명 그대로였다.
얇은 유니폼 속으로 유방이 드러날 정도로 깊은 숨을 쉬며, 그녀는 성기의 몽둥이에 손가락을 가져갔다. 그리고는 몽둥이 끄트머리에 부들부들 떨리는 손끝을 슬쩍 갖다대었다.
'내게 용기를 주세요!'
김혜수는 누군가를 향해 간절히 기도를 올리며 손바닥을 몽둥이에 살짝 비벼댔다. 아무리 자존심이 강한 그녀였지만 온몸을 바르르 떨며 수줍은 듯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손바닥을 통해 몽둥이의 뜨거운 기운이 느껴졌다. 순간 스스로가 음탕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몽둥이가 뜨거워졌다.
그녀는 손으로 몽둥이를 상하로, 때론 좌우로 비벼주었다. 잠시 후 그녀는 조심히 두손에 침을 흥건히 젖을 정도로 내밷었다.
그리고는 몽둥이를 손으로 감싸쥐었다. 그녀는 손바닥을 통해 몽둥이의 뜨거운 열기를 느꼈다. 침이 고르게 도포되도록 부지런히 손을 놀렸다. 감싸안은 손위로 툭 불거져 나온 몽둥이를 보며 침을 꿀꺽했다.
'아아..,.너무....커...'
'이렇게 큰게 여자의 몸에 들어간다면......죽을거야....'
그녀는 중얼거리며 몽둥이를 쓰다듬고 비벼주었다.
시간은 흘러 다음날 아침이 왔다. 교수가 병동의 회진을 돌기전 주치의가 간단히 환자의 상태를 살피러 703호를 방문했다.
'뭐지? 어제는 이렇지 않았는데......'
주치의가 기억하는 환자의 상태, 특히 환자의 몽둥이는 절대로 어제의 모습이 아니었다. 뭐랄까. 비에 흠뻑젖은 옷과 같다고 해야할지, 물먹은 휴지같다고 해야할지. 알 수 없는 액체가 몽둥이 곳곳에 남아있었다.
'이상한데.어제는 분명히 마른, 그러니깐 정확히는 건조한 상태였는데.....'
주치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중얼거렸다.
'혹시 저것은 정액?'
정액일 수도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의식불명이 아닌, 꿈을 꾸면서 나타는 증상의 일환이었다. 흔히들 몽정이라고 알려져 있는 그 증상은 절대로 의식불명에서는 발현하기 어려운 것이다.
성기의 얼굴을 쳐다보며 주치의는 고개를 세차게 가로저었다. 그리고는 서둘러 703호의 문을 나섰다.
회진을 돌은 후 교수들은 다시 학과장 사무실로 모였다. 그들은 자뭇 진지한 표정이었다.
"자네들 모두, 703호 환자 상태 보고를 받았나?"
"네, 학과장님"
"그것이 진짜로 정액이라면 학계의 정설이 깨지겠군요."
"그렇습니다. 우리 서울대에서 이룬 것이라고 감히..."
학과장이 서둘러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어허, 자네들. 모두 신중해지세나. 사실이 아닐 수도 있잖은가? 신중하게 처리해서 나쁠 것 없으니 임상병리학과에서 조직검사를 비롯한 일체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모두들 조심하게."
"네, 알겠습니다."
어제와는 달리 사뭇 진중한 분위기가 학과장 사무실을 감돌았다. 하지만 그들 각자의 속마음 깊숙히 일말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었음은 숨길 수 없었다. 잘하면 유명한 사이언스나 네이처에 등록될 수 있을 정도로 특이환자가 입원한 것이다.
***이번 회에서 몽정은 의식상태의 몽정으로만 한정했습니다. 그래서 의사들은 대단히 특이한 발견이라고 호들갑을 떨게 되죠. 이게 정말 가능하다면, 진짜로 대단하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