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6 회: 인연의 시작 -- >
서울대병원의 비뇨기과 학과장실에서는 의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증상으로 입원한 성기에 대해 열띤 토의가 벌어지고 있었다.
"허, 그 참. 이런 일이 생기다니? 황당하군."
"그러게 말일세."
"김교수, 자네와 나, 여기 계신 학과장님을 포함해 국내에 내로라하는 자타공히 국내 최고의 의료진 아닌가?"
"그럼 뭐하나, 벌써 24시간째 약물로 크기를 줄이려고 했는데도 차도가 없지 않나! 오히려 더 단단해지고 있는 것 같아서 걱정일세"
"자네들!"
"네, 학과장님"
"여담이지만, 저 크기로 평생을 살라면 살 수 있겠나?"
그러자 가만히 듣고 있던 교수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피식 웃었다. 학과장 오른 쪽에 있던 김교수라 불린 중년의 사내가 차분히, 하지만 단호하게 답했다.
"절대로 못 삽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옆에 있던 중년의 교수도 말했다.
"일단 옷부터 맞는 것이 없으니 불편해서, 아마 저도 못 살겁니다."
학과장의 눈이 왼쪽에 있는 장난끼 가득한 인상의 중년의 사내에게 향했다.
"차교수는 어떤가?"
그 역시 기다리지 않고 바로 답했다.
"저 역시도 못 삽니다. 마누라가 너무 크다고 이혼 소송할 겁니다."
그러자 두 교수가 질 수없다는 듯이 외쳤다.
"제 와이프도 싫어할겁니다."
학과장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니, 여자들은 은근히 자기 남자의 물건이 큰 걸 좋아하지 않나? 자네들 생각은 어때?"
왼쪽에 있던 차교수가 웃음을 지으며 반문했다.
"그럼, 사모님은 당연히 좋아하시겠네요?"
학과장은 순간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생각해보니, 내 마누라도 싢어할 것 같네. 사람같지가 않다고 여길거야."
그러더니 학과장은 정색하며 모두에게 말했다.
"지금 우리 병원에 입원한 환자의 상태를 놓고 잠시 여담을 즐겼지만, 우리가 치료함에 있어 우선적으로 대두된 문제점을 짚고 가겠네.
그 문제는 저 환자의 상태가 과연 발기한 상태인지, 평상시 상태인지를 모른다는 것일세.
만일 저 상태가 평상시 상태라면 얼마나 발기할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과연 인간의 성기로서 가능한 일인지. 여태 학계에 보고된 바도 없으니 우리가 최우선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걸세."
"네, 학과장님"
"네, 알겠습니다."
서울대병원에서는 전설이 존재했다. 그것도 외모가 아리따운 여간호사들만 전해지는 이야기란 애기다. 1970년 이후부터 떠돌던 이야기가 이제는 전설이 되어 그녀들에게는 거의 신앙이 되고있는 것이다. 이야기의 처음 시작은 여러 말들이 더해져서 확실치는 않지만, 핵심적 토대는 바뀌지가 않았다.
그것은 입원한 환자가운데 제일 크고 굵은 몽둥이를 밤에 몰래 두손으로 정성스럽게 만지면 재벌내지는 유명한 스타나 정치계의 거물과 맺어진다는 진부한 신데렐라 이야기였다. 그 재벌은 여간호사들의 소망에 따라 어떤 때는 롯데가 되기도 하고, 삼성이 되기도 했으며 야망가득한 의사가 되기도, 인기를 끌고 있는 탤런트나 스포츠 스타가 되기도 했던 것이다.
허무맹랑한 얘기로 치부하기 어려운 것이 그녀들의 소망을 하늘이 감복해서 들어줬는지 모르지만, 실제로 롯O의 후처로 들어가 엄청난 재산을 지닌 사모님으로, 스포츠 스타의 부인이 되거나, 전도 유망한 젊은 의사와 이루어 진 것이었다.
다만 그 전설에 살이 더해졌는데, 그것이 조금 야했다. 그 거대한 몽둥이에 자기 침을 바르고 난후 1분간 정성껏 어루만진 후 몽둥이에 남아있는 침을 다시 자신의 젖가슴에 문질러야 하는 것이 추가되었다. 세월이 흘러 어느 음란한 여간호사가 일부러 말을 만들었는지 확인은 되지 않았다. 세월이 더 흘러 또 추가된 것은 반드시 미혼이며 키스와 성경험이 없는 아름다운 여자여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오늘도 병동과 외래에서 아름답다고 자부하는 여간호사 11명이 모여있었다. 그녀들의 소원이 환자보기를 황금같이하라는 직업윤리라고 외부적으로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것도 젊은 여자들이 그런 소망을 가진다고 욕하지는 말자. 여러분이 성인군자가 아니듯, 그녀들 역시 테레사는 아니니깐 말이다.
각설하고, 그녀들 가운데 178의 장신을 자랑하는 나아람이 나섰다.
"자아, 오늘 우리 병원에 환자 하나가 입원한 사실, 다들 알고 있어?"
"응, 나는 아는데..."
"뭘 안다는 거야? 그리고 환자라니?"
"나는 네가 불러서 급히 온거야 대체 뭔소리야?"
***당시의 아산병원은 현재의 아산병원이 아닌 중앙병원으로 불렸으며, 병동수도 훨씬 적었음을 알립니다. 그리고 병원은 주인공의 향후 직업과도 연관이 있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