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 회: 인연의 시작 -- >
이재오상병은 막 절정을 향해 달리는 화면을 뒤로하고 서둘러 대답했다.
"어? 왜?"
그리고는 나직히 동기에게 말했다.
"꺼, 빨리"
문밖에서 성기가 외쳤다.
"지금 중대장님이 찾으십니다."
"아, 쓰발. 지금 한창 좋았는데......"
모자를 챙겨들고 나서는 이재오상병은 짜증을 내며 마치 성기에게 화풀이를 하듯 째려보며 나섰다.
중대장은 고참들 네명에게 탄상자 스무 개를 들고가서 소비하라고 지시했다. 예비군들이 소진할 탄약인데 작년에 비가 와서 못했는데, 다음 주에 감사가 뜬다는 것이었다. 오늘 예정되어있던 사격훈련은 내일로 미뤄졌다는 말과 함께.
고참들은 속으로 투덜거렸다.
'그럼 올해 예비군 훈련때 쓰면 되는 건데...'
그러나 군대는 상명하복의 단체였다. 마침 문밖에 있던 성기는 재수없게도 고참들과 함께 사격장으로 올라야만 했다. 고참들이 중대장님에게 후임 한명은 필요하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이것들이, 지들 편할려고 날 데려가려고 하네. 속 보인다'
차마 입밖으로 내 밷지 못했지만 속이 쓰렸다. 하지만 성기의 얼굴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래서 결국은 고참들을 따라 탄상자 스무 개를 구르마를 이용해 세번을 왕복해야했다.
이미 고참들은 사격장 한켠에서 담배를 피우며 음담패설을 주고받고있었다.
"야야, 그거 봤냐? 타부3편?
"벌써 봤지. 춘기야, 너는?"
"못봤어. 집에 VTR이 없거든. 너네 집에서 같이 보면 안될까?"
"그래, 알았어. 대신에 술 한잔 사라!"
"아..알았어. 근데 그거 내용이 뭐야?"
요즘 부대내에서 한참 병들이 돌려보는 포르노에 대해 말들을 나누고 있었다.
성기도 못 본거라 귀를 쫑긋 세우고 듣고 있자, 고참이 못마땅한듯 쳐다보며 말을 했다.
"다 날랐냐?"
"네"
"그럼 이거 표적지에 부치고 와!"
"네"
고참중 한 명이 성기에게 표적지를 주며 가서 부치고 오라는 거였다. 하얀 바탕에 검은 줄이 원형으로 쳐져있는 종이를 핀을 이용해 판자에 부치는데, 바닥에 깔린 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성기는 잘못들었겠지하며 표적지를 다 부친 후에 판자 뒤편으로 갔다. 소변이 마려워서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바지 앞 단추를 풀고 거무 튀튀한 물건을 꺼냈다.
두 발을 딛고 선 바닥에 물을 주고 있는데, 갑자기 하얀 색과 붉은 색이 꽈배기처럼 둘러 친 뱀이 소변이 튀던 풀에서 튀어나왔다.
"뭐...뭐여?"
성기는 너무나 놀라서 그 자세 그대로 뒤로 넘어갔다. 그의 물건이 하늘을 향하여 곧추세워진 채로 말이다. 뱀은 혀를 낼름거리며 성기의 물건에 빛처럼 다가왔다. 그리고는 놀라서 자빠져있는 성기는 관심없다는 듯 그대로 입을 활짝 벌리며 세워진 그의 물건을 꽉 물었다.
"아악!!! 악!!!"
사격장 한 켠에서 쉬고 있던 고참들은 성기의 비명에 놀라 표적지로 달려갔다.
한편 오전에 성기로 인해 사냥감을 놓친 사내들은 1번가 뒤쪽에 있는 음식점에서 분을 삭히고 있었다. 이들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자퇴로 교육 수준이 낮았고, 취직을 하려해도 학력을 따지는 것들로 현실사회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그들의 불만에 기름을 부은 것이 93년도에 일어난 최악의 대학입시부정사건이었다.
--- 경향신문 1993.5.11. 01면 1118자 종합뉴스 ---
교육부는 지난 8일 발표한 부정입학생 및 학부모 명단과 관련, 축소·은폐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이른 시일 안에 나머지 6개 대학의 학부모 6백18명의 명단을 확보, 추가로 공개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이에 따라 학부모가 제외된 체 학생명단만 공개된 전주 우석·호남·대구한의·고신·상지대와 학생·학부모 명단이 공개되지 않은 동국대 등 6개대에 10일 공문을 보내 학부모 명단을 보내주도록 요청했다.
교육부는 또 건국·한성대 등 명단을 일부만 공개한 대학들에 대해서도 나머지 학부모 명단제출을 요청할 방침이다.
이천수차관은 “형평성을 고려해 이미 공개된 4백51명과 같은 부정행위에 연루된 학부모들을 추가로 공개하기로 한 것” 이라며 “야당측에서 대학원생·전문대생 등을 포함, 모두 2천1백66명의 부정입학생이 누락됐다고 주장하고 있어 경우에 따라 이들의 명단도 조회해볼 의향을 갖고 있다” 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교육부가 부정입학 학부모의 일부만 발표한 것은 감사 당시 확인했던 내용만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 며 “교육부는 현재 나머지 학부모들을 확인중이며 확인이 끝나는 대로 발표가 있을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민자당의 강삼재 제2정책조정실장은 이날 부정입학자 명단축소 파문과 관련, “지난 8일 당정회의에서 공개범위를 논의한 적이 없다” 며 “대학 부정입학자들에 대한 공개는 당측에서 강력히 주장한 사항인 만큼 당에서 고의적인 누락이나 은폐를 시도하지는 않았다” 고 해명했다.
한편 국회 교육위원회 박석무의원(민주)은 이날 “지난 86년 이후 대학 부정입학생수는 45개 대학 3천2백35명으로 교육부가 발표한 1천69명(주관식 채점착오 제외)보다 2천1백66명이 더 많다” 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교육부 발표에서는 감사대상에 포함된 7개 전문대,편입학 부정·입시요강 위반 등의 부정, 대학원 부정입학 등이 제외됐다” 고 밝혔다.
박 의원은 또 “이들 13개 대학에서 4년제 대학생만 가려낼 경우 7백명이 넘는다” 고 말하고 “이들 부정입학자 외에 지난 6년간 채점오류로 합격·불합격이 바뀐 수험생은 2만4천1백29명이며 이 기간 동안 밝혀진 부정기부금이 2백40억원에 이른다” 고 덧붙였다.
지존파의 조직원들은 대부분 교육 수준이 낮았고, 노동 현장을 전전하다가 살인 계획을 세워 의기투합하였다. 이들은 야타족과 부유 계층들을 매우 증오하였고, 야타족과 부유층들을 대상으로 살인을 계획하였다.
이들은 1993년 4월 막노동 숙소의 화투판에서 서로 만나게 되어 그 후 '가진 자들을 향한 맹목적인 복수' 라는 구호하에 김기환을 두목으로 당시 유행했던 홍콩 영화 <지존무상>의 이름을 따서 조직 이름을 '지존파'로 결성하였다.
이들의 강령은 아래와 같았다.
1. 우리는 부자들을 증오한다.
2. 각자 10억씩을 모을 때까지 이 범행을 계속 한다.
3. 배반자는 처형한다.
4. 여자는 어머니도 믿지 말라.
이들은 안양1번가에 위치한 뉴코아백화점에서 보수공사하러 온 것이었다. 이유는 범죄 도구와 아지트를 마련하기위해 막노동을 하러 온 것이었다. 여기서 일주일 정도 일 한 후 대전 '둔산 신도시'공사 현장에 가기로 계획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으니, 오늘 아침에 마주한 여대생과 그 좆만한 방위때문이었다. 여대생의 미모는 두목인 김기환뿐만 아니라 조직원들이 집단강간을 일년 내내 하고 싶을 만큼 뛰어났던 것이였다.
그 여대생을 생각하면 김기환은 자신에게 전과자란 별을 달게해줬던 19살 호프집아르바이생이 떠올랐다. 바둥대며 저항하던 그년의 탐스런 속살이 눈 앞에 떠올랐다. 순간 그의 몽둥이가 용트림을 하며 바지를 뚫을 것처럼 솟구치고있었다.
***지명과 인명은 설정이니 오해마시길 바랍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지도층의 부패는 과거에도.....
***잠자고 일어났더니 마법이 되고 천재를 능가할 정도로 뛰어난 주인공들의 글들은 많습니다. 거기에 더해 마냥 어줍잖은 설정도 많더군요.
저 역시 어설픈 설정이 나올 수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나름 사실을 가미한 픽션을 쓸 예정이니 먼치킨을 기대하신 분들은 조용히 창을 닫고 나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