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894화 (1,894/1,909)

-------------- 1894/1909 --------------

<-- 우부라와 구력거 --> 기린으로 돌아온 구력거는 산삼주와 산딸기주를 가지고 돌아왔다. 산딸기 주의 경우 꽤나 많은 양이라 사람들과 함께 마실 수 있었지만 산삼주는 딱 한병이었다. 이걸 보고 사람들은 산삼주가 누구를 위해 만든 것인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아직 술이 완전히 숙성되지 않은 것인지 투명한 색인 것만 제외하면 문제될게 없었다. 그리고 소식을 듣고 찾아온 민준 역시 금방 담근 것처럼 보이는 산삼주를 보며 당황했다.

"설마 이거 만들려고 부족에 다녀온거야?"

"그렇다. 내가 너한테 도움받은게 있는만큼 나도 너에게 선물을 주고 싶었다."

"그러면 그냥 밥 한끼 사줘도 되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동탁에게 들었다. 너는 진심으로 선물을 해주면 왠만한 것은 받는다고 하더군. 하지만 나는 그냥 밥한끼 사고 끝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고민을 해봤지. 어떤게 있을까 하고. 그런데 말이다 문득 예전에 산삼을 캐온 부족민이 있어 그에게 물어 물어 새로운 산삼을 캐온 것이다."

"옆에 이거는?"

"산딸기로 만든 과일주다. 이건 쉽게 구할 수 있어서 한번 만들어본 것이다. 숙성을 하면 다 함께 먹자는 의미에서 꽤나 큰 독을 가지고 만들었지."

"그래서 황소요괴한테 부탁한거구만"

갈 때는 아무런 도움을 받지 않고 떠난 그녀였는데 돌아올 때는 황소요괴에게 도움을 청한다는 장문의 글이 적혀 있었다. 남을 도와주는 걸 좋아하는 황소요괴는 흔쾌히 도와주기로 하고 오환으로 향했는데 그 이유를 이제야 알거 같았던 민준은 독 안에 들어있는 산딸기주를 살짝 맛보았다. 아직 술과 과일이 융화되지 않아 술맛 밖에 느껴지지 않았지만 숙성만 잘 하면 맛이 좋을 것 같아 엄지를 치켜세웠다.

"아직 술 맛 밖에 안날텐데 괜찮아?"

'먹어보니까 은은하게 산딸기의 맛이 느껴지는게 숙성되면 엄청 괜찮을거 같아."

그녀가 만든 것에 손을 댈 생각이 없었던 민준은 정말 고맙다고 말하고는 씨익 웃었다.

"산삼주의 경우 최소 1년은 묵혀야하니 급하게 먹지마라. 너라면 그걸 잘 알고 있을테니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

"그래. 고맙다."

수고했다는 듯 구력거의 등을 두들겨주자 그녀는 뿌듯한 듯 웃었다. 자신이 고민한 끝에 만들어 온 술을 이렇게 기뻐해주니 뇌진탕을 당했을 때 도와주었던 고마움의 표시로는 더할 나이없이 좋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럼 오늘은 수육이나 해먹을까? 저건 먹지 못하겠지만 다른 술로 마시면 되잖냐?"

"네가 음식을 만들어준다면 나야 좋다."

부족에 있으면서 고된 일을 끝내고 방으로 돌아올 때면 민준이 만든 음식과 술 한잔이 간절했다. 하지만 그녀는 꾸욱 참았다. 술을 마신다는 것은 그만큼 집중력이 흐려지는 만큼 산삼을 찾는데 방해가 될 뿐이었다. 그래서 산삼주와 산딸기주를 다 만들 떄까지 술을 입에도 가지고 가지 않았던 그녀는 무척이나 술이 고팠고 민준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다.

그날 저녁 돼지고기 수육과 보쌈김치가 상에 차려지자 처음보았던 구력거와 우부라는 눈을 동그랗게 떳다. 그녀들이 보았던 돼지고기를 삶은 요리는 양념이 된 탕에 푹 삶아서 색이 노르스름했었기 때문이었다.

"이걸 그냥 먹는단 말인가?"

"먹어봐. 괜찮으니까"

"흐음.."

예전에는 돼지고기 잡내를 전혀 신경쓰지 않았지만 민준이 만든 음식들을 맛보면서 고기에도 잡내가 난다는 걸 알았다. 특히 피를 제대로 빼지 않은 것들은 그게 심하다는 걸 알게 된 두 여인은 부족에 돌아갔을 때 가장 먼저 피와 내장을 빼는 법을 알려주었을만큼 민감하게 변했다. 그런데 민준이 꺼내준 수육은 그냥 돼지고기를 삶은 것 뿐 다른 무언가가 있는게 아니었던터라 걱정되는 듯 다른 이들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녀들은 구력거와 우부라에게 처음으로 먹을 수 있는 특혜를 준다는 듯 웃으면서 먹어보라고 했다.

"후우..이거 말이다."

민준이 만든 요리니까 괜찮겠지 하는 생각과 이건 아닌거 같다는 생각이 공존하던 두 여인은 선뜻 음식을 먹기가 힘든 듯 주저했는데 민준은 그게 답답했던 것인지 김치에 보쌈과 마늘, 쌈장을 넣어 돌돌 마른 다른 동시에 두 사람의 입에 넣어주었다.

처음에는 먹지않으려고 했지만 그동안 민준의 음식을 먹어 후회한 적은 없었기에 본능적으로 입을 벌린 그녀들은 차마 뱉어내지 못하고 씹어먹었다. 그 순간 잡내가 가득할거라고 생각했던 고기에서는 육춥이 튀어나왔고 매콤한 김치는 느끼한 맛을 잡아주었다.

"음..음음!"

맛있다는 듯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민준은 삼키지말고 술을 쭈욱 들이켜보라고 했다. 그말에 바로 따라한 두 사람은 술과 고기가 어우러진 것을 느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우와..진짜 맛있다. 이거 도대체 뭐야? 잡내도 안나고 그리고 술이랑 엄청 잘어울려"

놀라서 하나 더 집어먹어본 우부라가 다시 한만 맛있다는 듯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민준은 낄낄거리며 웃었다.

"수육이야. 잡내를 없애기 위해 어려가지 재료들을 넣어서 잡내를 없애버린거지. 술이랑 잘어울리고 이건 김치랑 같이 먹어야해"

"김치는 예전에 네가 먹여준게 있어서 알고 있었지만 완전 다른 느낌이었다."

예전에도 민준이 만들어준 김치를 먹어본 적이 있었던 만큼 김치 자체는 먹을만했다. 그런데 보쌈은 아예 새로웠다. 양념이 된게 아닌데도 잡내가 없었고 육줍까지 풍부하며 술과 어울렸으니 최고라는 말을 연신 내뱉았다. 그러자 여인들은 쿡쿡거리며 젓가락을 가져가 수육을 먹기 시작했다.

"엄청 잘 만들어졌네요"

'그렇지? 계속 끓이고 있으니까 얼마든지 먹으라고! 병사들한테는 저녓식사랑 함꼐 내주기는 하는데 이새끼들이 술을 안먹고 배길려나 모르겠네"

병사들에게는 보쌈만 나오는게 아니라 정식이라고 해서 여러가지 반찬과 국까지 나왔다. 그런데 이런 음식을 보고 술을 참을거 같지 않았던 민준은 걱정스럽게 말했는데 여인들은 이미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다름날 일과 시간을 한시간 정도 조정했다.

"귀신같네"

"그야 네가 만든 음식인걸? 술을 안마시는게 더 이상한거 같은데?"

"지금부터 술을 달리면 일찍 끝나긴 하겠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숙취때문에 밍기적거릴 가능성도 있으니 하달해둬야겠네요."

그렇게 말한 원소가 전속시녀에게 명령을 하달하자 빠르게 다른 이들에게 알렸고 순식간에 다음 날 아침은 일과가 1시간 늦추어진다는 걸 기린에 있는 모두가 전달받았다. 그리고 식당에 있던 사람들은 부담 없이 술을 마시게 되었고 자리가 없어 앉을 수 없었던 이들은 밖에 임시로 바련한 식탁에 앉아 술과 보쌈을 먹었다.

"역시 이렇게 끝나고 술 한잔 하는 것도 즐거움 중 하나지!"

껄껄거리며 웃는 병사들을 보며 흐뭇하게 생각한 민준은 여인들과 함께 술을 마셨고 구력거와 우부라는 보쌈에 빠진 듯 보쌈을 먹는 것에 집중을 했다.

"정말이지..많으니까 욕심 안부려도 돼. 그리고 아까 내가 했던거처럼 쌈도 싸먹고 하는게 좋아"

"아..그렇군..미안하다."

순간 정신줄 놓고 먹었던 두 여인은 부끄럽다는 듯 젓가락을 내려놓고 술을 마셨다. 하지만 민준이 지적한건 고기를 많이 먹는다고 핀잔을 준게 아니라 다양한 맛을 느껴보라는 취지였고 보쌈은 말대로 많이 삶고 있어서 그런지 계속해서 튀어나왔다.

"그럼 말한대로 싸먹어봐야겠군."

거의 고기 한 접시를 혼자 다먹었던 구력거는 민준이 말한대로 다시 쌈을 싸먹어보았는데 이것도 너무 맛있어서 오랜만에 과식을 하고 말았다.

========== 작품 후기 ==========

편의점에서 올립니다! 크큭

우부라와 구력거[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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