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삼국지 연희-1893화 (1,893/1,909)

-------------- 1893/1909 --------------

<-- 우부라와 구력거 --> "하아.."

요즘들어 다시 한숨이 많아진 요마는 지붕 위에서 밑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음이 심란할 때면 이곳에서 밑을 보는게 좋았는데 최근에는 자신도 모르게 백랑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가 백랑을 사랑하고 있다는 건 아니었고 민준을 사랑하게 된 후부터 눈에 띄게 달라진 모습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눈으로 쫓고 있는 중이었다. 처음 민준에게 고백했을 때는 풋풋한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몰라보게 성숙해졌다. 더욱이 예의범절까지 배우면서 여성스러운 느낌이 뿜어져 나왔으니 내심 부러웠던 요마는 또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땅이 꺼지겠군. 무슨 일 때문에 그러는건가?"

"아..청님 안녕하세요"

"그렇게 격식을 차릴 필요는 없다. 그래 무엇이 고민이라 그렇게 한숨을 내쉬는 것인가?"

"저..그게..이상하게 들으시면 안되요.."

자칫 잘못하면 오해할 수 있는 내용이라 조심스럽게 말하자 청은 조롱하지도 놀라지도 않고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부채를 펼쳤다.

"그런 고민을 하는건 이해가 된다. 몇백년을 함께 한 친구가 갑자기 신랑감을 찾아온 것만으로도 모자라 나날히 이뻐지고 또 행복해보이니 부러울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급하게 남편감을 찾는다면 평생 후회할테니 지금 그 마음을 잘 간직하거라"

"지금 이 마음이요?"

"그래. 그게 너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부러워하고 질투도 하고 고민을 하면서 더욱 성숙해지는게지."

"그럴까요?"

"그래. 너는 나이가 많긴 하지만 이런 쪽으로는 아무것도 모르는만큼 배워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나도 그랬고 다른 신수들이 그랬던거처럼 말이다."

"그럼 저도 짝을 찾을 수 있을까요?"

"사소한 것이 계기가 되어 짝을 찾을 수도 있지. 하지만 거기에 혈안이 되면 더욱 멀어지는 법이야. 그러니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거라"

"말씀 감사합니다."

"고생하는 아이를 도와주는 것도 선배로써 할 일 아닌가? 그러니까 너무 개의치말고 힘들면 언제든 이야기하거라"

웃으면서 대답한 청이 다시 내려가자 백랑은 기운을 받은 듯 자신의 볼을 짝 소리 나게 치고는 밑으로 내려왔다.

"안녕하십니까"

"구력거구나? 요즘 책을 많이 읽는다더니 정말인가보네"

"이곳에 있는 책사진들 덕분입니다. 허구의 내용이 적혀있는 소설이지만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백랑님은 무슨 걱정 있으십니까? 안색이 안좋아보이십니다."

"걱정은 아니고..나에게 맞는 반려자는 어디에 있을까 싶어서 말이야"

"그러시군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요마님이시라면 금방 찾아내실 것입니다."

"그 말을 들으니 힘이 난다. 너도 수고해"

조금 어려워하는 구력거를 보며 오래 있을 생각이 아니었다는 듯 웃으며 인사를 한 요마가 멀어지자 그녀는 책을 서고에 반납하고 방으로 돌아왔다.

"요마님도 사랑을 하고 싶은 것인가..그럴 수도 있겠지."

예전에는 그런거에 대한 관심조차 없었다. 강해져서 우부라를 이기는 것만이 관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연애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서 많은 것이 바뀌었다. 책으로 배운 것이긴 하지만 누가 누구에게 호감이 있는지에 대해 대강적으로 알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호감이 있는 상대에게 몰래 신호를 보내는 것도 확인할 수 있어 즐거웠다. 그렇다고 그들을 직접 나서서 연결해주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저 속으로 응원할 뿐이었다. 그런 것처럼 요마도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구력거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가장 잘어울리는건 민준인데 말이야."

객관적으로 따지고 봐도 요마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건 바로 민준이었다. 그가 여인들을 배려하는 것도 그렇고 요괴라고 해서 편견을 가지지 않는 것도 그렇고 정말 잘 어울리는 한쌍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그녀 본인은 정작 민준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없다는게 문제였다. 예전에는 정사를 가지는 것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화타가 궁금증을 해소시켜준 뒤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되었다. 그저 뇌진탕을 당했을 때 도와준 것에 대한 보답을 하고 싶을 뿐이었다.

"그러고보면 그녀석에게 어떤 식으로 보답을 해야할지 모르겠군. 괜찮다고 하지만 도움을 받았는데 그냥 넘어갈 순 없는데 말이야.."

은혜를 받은만큼 보답을 해주고 싶었던 그녀였지만 마땅한 방법이 생각나지 않아 그것을 물어볼 겸 여인들을 찾아가 물어보았는데 어느세 술판이 벌어져 버렸다.

"난 민준에게 어떤 선물을 해주었으면 좋을까를 물어본 것인데 어째서 술판이 벌어진 것이냐?"

"그래서 안마실텐가? 술도 들어가고 해야 진솔한 대화가 오가는 법이지"

"그거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겠다만..그래서 무슨 선물을 해야 좋겠나?"

'딱히 그 놈에게는 줄 선물따윈 없지"

"기껏 술을 사주면 답을 알려준다고 해놓고 하는 말이 그건가 동탁?"

"아 그건 나도 동의해"

'저도요."

함께 모였던 여인들이 왠일인지 동탁의 말에 동조를 하자 어이가 없다는 듯 바라본 구력거였는데 그녀들은 동탁의 말을 끝까지 들으라고 말하며 웃었다.

"우리가 네년을 놀리기 위해 이런 말을 하는게 아니다. 그 놈은 이미 가질건 전부 가진 남자다. 미녀? 우리가 있다. 돈? 이 세상 모든게 그녀석 것이라고 할 수 있지. 무력? 그놈이 그렇게 강한 편은 아니지만 최고의 무인인 여포가 있고 신수들까지 있지. 그러니 무언가 필요한 걸 해준다는 것보다는 네년의 진심을 담은 선물이면 족하다는 이야기다."

"

"내 진심 말인가?"

"그렇다. 진심. 네년이 정말 민준이놈을 생각해서 선물을 한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 그놈은 기뻐할테다. 그러니까 우리에게 조언을 구해봐야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지."

"어느정도 도움이 되는 말이었다. 고맙다. 그럼 나도 한번 고민을 해봐야겠군."

민준에게 필요한 걸 선물하는게 아니라 진심을 담는게 선물이라는 것은 솔직히 막연했다.

어떻게 자신의 진심을 담을지 어떻게 그걸 보여줄지 어느 것 하나 잡히지 않아씩 때문이다. 하지만 여인들은 거기에 대해서는 절대 알려주지 않겠다는 듯 입을 닫고 있었으니 구력거의 고민은 더욱 심해졌다.

3일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 구력거는 잠시 부족에 다녀오겠다고 하고는 짐을 탱겨 오환으로 향했다. 이곳의 생활이 실증난게 아니라 진심을 담은 선물을 떠올렸다는 말에 민준은 기다리겠다고 했고 여인들은 응원을 했다.

그렇게 부족으로 돌아온 구력거는 장비를 챙겨 평소 험하다고 했던 산으로 향하여 책자를 펼치고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

"이거로군. 그래 이거야"

한참동안 돌아다닌 그녀는 책에 적혀있는 내용 그대로의 이파리를 보며 씨익 웃었다.

"이런걸 몇개만 더 모으면 되겠군. 좋아.."

하루만에 끝날 생각은 전혀 하지 않은 그녀는 약초를 조심스럽게 캐서 가죽 주머니에 넣고 산 속을 돌아다녔다. 그렇게 2주일동안 매일같이 산으로 향한 구력거는 목표치를 채운 뒤부족으로 돌아와 약초를 이용한 술을 만들었다.

"나도 즐겁고 그 녀석도 즐거울 수 있는 건 역시 술이지"

술 덕분에 더욱 친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에 특별한 술을 만들기로 결심했던 구력거는 벌써부터 즐거운 듯 콧노래를 부르다 문득 산에 있던 다른 것들을 이용해서 술을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여 산딸기를 채취하여 산딸기 주까지 만드는 작업을 하였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봐주세요 꾸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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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수진 2017-12-29 11:10 new

보고가요

-〉 감사합니다.

풍령화객 2017-12-29 11:15 new

무림-삼국지, 현대-판타지 이렇게 돌면 될듯 ㅋ 작가에게 독방과 군만두를 지원하겠음

-〉 엄마야 ㄷㄷ;

Baramdolyi 2017-12-29 12:41 new

잘 보고 가요.

-〉 감사합니다.

우부라와 구력거[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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